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 이 글은 GQ의 청탁을 받아 쓴 글이다. 2월호에 게재되었다. 양이 넘쳐 일부 잘려 실렸고 여기는 원문 그대로 올린다. 이 글로 우리가 먹는 음식 맛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한번쯤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인간은, 인공제조 식품첨가물과 소금 같은 광물을 일부 먹기도 하지만, 자연의 생물을 먹고 산다. 이 생물을 크게 나누면 식물과 동물이 될 것인데, 문명을 만들기 전 인류는 먹고 죽거나 탈날 만한 것 외 모든 동식물을 닥치는 대로 입안에 쑤셔넣었을 것이다. 인간이 문명을 만들어 '동물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농사(축산을 포함하여)를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농사란 인간의 먹이, 즉 자연의 동식물을 계획적으로 가꾸는 일이다. 자연의 여러 동식물 중에 키우기 쉽고 생산량이 많으며 지속 가능한 것을 중심으로 농사의 대상들이 선택되었을 것인데, 이렇게 선택된 동식물은 오랜 기간 사람의 손길에 의해 길들여져 자연에서의 생태와는 조금 다른 재배식물과 가축으로 우리 주변에 남게 되었다.

 

인간은 동식물을 키우면서 같은 종류의 것이라 하여도 조금씩 다른 특성을 나타내는 개체군들을 발견하였을 것이다.[이 개체군을 품종이라 한다.] 즉, 한 논에 벼를 심었는데 어떤 벼는 키가 작고 알이 굵은 나락을 다는가 하면 키가 크고 나락이 작은 벼도 있었을 것이다. 인간은 이 차이를 관찰하면서 농사에 유리한 조건의 개체를 선발하였을 것이다.[이런 선발이 가장 고전적인 품종개량이다.] 그렇게 하여 일정 지역 안에서 유사한 특성을 나타내는 재배식물이나 가축이 안착하게 되었는데, 이를 흔히 토종이라 한다. 농업학자들은 이런 고전적인 방식의 품종개량으로 하나의 재배식물이 한 지역에서 주요 농산물, 즉 토종으로 자리잡는 데 걸렸을 기간을 1,000년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우리 조상 농민들은 수천 년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토종들을 만들어내었을 것이다. 한반도 토종들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분류는 최초로 일제에 의해 시행되었다. 한반도를 식민지로 경영하기 위한 자원조사라 보면 될 것이다. 이 조사에서, 한반도의 대표적 작물인 벼의 경우 토종이 350종 정도로 분류되었다. 소의 경우는 현재 한우의 상징이 되어 있는 '누렁이' 외에도 '얼룩이'인 칡소나 범소, 그리고 온 몸이 검은 흑소 등도 한반도의 토종 가축으로 있었다.

 

일제는 이 토종의 조사 이후 근대적 개념의 품종개량을 대대적으로 실시하였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 기호도가 낮은 품종을 개량의 대상으로 삼았다. 일제는 이미 일본에서 개량하여 안정화되어 있는 품종을 한국에 이식하는 방법을 썼다. 특히 가축 중에 돼지와 닭은 토종을 거의 박멸하다시피했다. 이 때문에 일제에 의한 품종개량이 민족말살정책의 하나일 것이라는 의심을 하기도 하는데, 한우는 사육을 권장하였던 것으로 보아 그 정도 고차원적인 식민지 경영을 시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또 일본 벼 품종의 유입으로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이 급격히 늘었다. 일제의 품종개량으로 한국농업이 한 단계 발전하였다는 사실은 인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과실을 결국 그들이 수탈하였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근대적 의미의 품종개량은 일종의 생명공학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원하는 동식물의 특성을 자연 상태의 교배와 수정에 의하지 않고 농작물에서 얻어낸 게놈 정보를 통해 조직배양, 꽃밥 배양, 유전자 표시자 선택 등의 방법으로 얻어내는 것이다.(이 생명공학적 지식은 설명하기 복잡한 일이니 이 정도에서 끝낸다. 독자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품종개량의 결과물에 대해 더 관심이 있을 것이다. 또 가축 분야는, 대체로 품종을 도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제외한다.)

한국에서 품종개량을 하는 주체는 정부 산하의 농업기관과 종묘회사, 그리고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육종연구가들이다. 

이들의 품종개량 목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생산성과 기호도. 즉,

 

병충해와 자연재해에 잘 버티고 결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품종과, 소비자가 맛있다 여길 만한 품종이다. 이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품종이 있으면 농업계에서는 '대박'인데,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품종이란 것이 묘하여 생산성이 높으면 맛이 없고, 맛있으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이 두 종류의 품종 중에 어느 쪽이 선택되는가는 철저히 상업적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 농사도 돈 벌자고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벼의 품종은 변화가 더디다. 정부에서 보급품종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한국 벼 품종 중 가장 혁신적이었던 것이 1972년에 보급된 통일벼이다. 통일벼는 기존의 벼보다 수확량이 40% 많았다.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주곡자급률 100%를 이루게 한 '위대한' 품종이다. 그러나 밥맛이 없었다. 여러 이유로 쌀이 남아돌게 되자 1992년 통일벼는 퇴출되었다. 이 즈음부터 벼 품종의 경쟁력은 ‘밥 맛’으로 변하였다. 일본에서 도입한 품종인 아키바레가 강세였다가 일품, 오대 등의 한국 품종이 나와 이에 경쟁하고 있다. 최근에는 역시 일본 품종인 고시히카리가 인기이다. 토종 벼라고 판매되는 것이 있는데,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제시대를 거치며 우리 땅에서 사라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만약 토종 벼라 하여도 현재의 품종보다 맛이 뛰어나다 장담할 수 없다. 쌀이 남아도는 상황이니 벼 품종은 앞으로도 맛 경쟁이 우선일 것이다.

 

고추는 '품종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국내에 재배되고 있는 고추 품종만 1,000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 품종이 이처럼 난립되어 있는 이유는 1990년대 들어 국내 종묘회사들이 외국계 회사들에 의해 병합되면서 퇴사한 육종가들이 너도나도 고추 육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고추 선택 기준을 생산지에 많이 기댄다. 그러나 고추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재배지의 환경보다 품종이 우선한다. 고추 품종마다 매운맛과 단맛에 차이가 있고 이 두 맛의 배합이 고추 맛을 결정한다. 그러나 현재 재배되고 있는 고추 품종이 워낙 다양하여 소비자가 품종별로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없다. 한 농가에서 여러 품종의 고추를 재배하고, 고춧가루 가공공장에서도 품종 구별 없이 수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추 품종의 가장 큰 문제는 내병성 품종이 크게 번졌다는 것이다. 이런 내병성 품종은 고추의 겉껍질이 얼마나 질긴지 풋고추 상태에서 손으로 잘 꺾이지도 않는다. 씹어서 삼키기가 버겁다. GQ의 표지를 찢어 입에 넣고 있는 느낌이다.

 

배추 품종도, 고추만하지는 않지만, 퍽 다양하다. 속이 노랑 것이 맛있다는 소비자 인식이 있어 '노랑' 이니 '금'이 하는 단어가 포함된 품종 이름이 많다. 그러나 맛은 다 비슷비슷하다. 배추 품종 중 유독 맛없는 품종이 있는데, CR계 품종이다. 고랭지에 주로 심는다. 고랭지는 약탈적 농법으로 지력이 강하지 못하고, 따라서 이곳의 배추는 무사마귀병에 잘 걸린다. 이 질병에 저항력이 있는 품종으로 '개량'된 것이 CR계이다. 뻐덕뻐덕하여 물에 젖은 마분지 씹는 느낌이 들고 단맛은 없으며 약간의 아린 맛이 나는 것이 CR계 품종이다.

 

이렇게 맛없는 품종이 점령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가 토마토, 특히 방울토마토이다. 토마토는 재배중에 껍질이 터지는 열과가 흔히 일어난다. 또 운송중에 서로 부딪혀 쉽게 상하고 조금만 보관기간이 길어도 쉬 무른다. 종묘회사들이 토마토의 이런 단점을 '개량'하여 겉껍질이 두껍고 질긴 품종을 내놓았고, 농민들은 이를 선택하였다. 이런 품종의 방울토마토는 입안에 넣어 씹으면 뽀도독 소리를 내며 옆으로 튕겨나가고, 껍질이 이빨 사이에 끼이면 비닐 조각을 잘못 씹은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많은 채소류가 이같은 내병성 품종으로 맛을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런 내병성 품종의 재배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한반도의 땅은 인구에 비해 좁아 집약적인, 곧 약탈적인 농업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병해충은 더 늘 것이고….

 

한국의 품종개량 기술은 유럽과 일본, 미국 등의 국가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개량한 품종보다는 외국에서 가져오는 품종이 더 많다. 넓게 보면 품종이식이지만 한반도 거주민이 그 품종을 선택한 것이니 내부의 시각으로는 품종개량이라 할 수도 있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사과 품종은 조생종으로는 료까(凉香), 히로사키후지, 시나노스위트 등이며 만생종도 미얀마후지 등 후지 계열이다. 전부 일본에서 육종한 품종이다. 이 일본 품종의 사과들의 특징은 신맛은 덜하고 단맛이 높으며 조직감이 부드럽다는 것이다. 사과 재배 농민들은 그 맛에 대해 "가볍다"고 표현한다. 


포도는 국내 생산량의 70% 이상이 캠벨이라는 한 품종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품종이다. 그 뒤를 잇는 거봉은 일본 품종이다. 국내 품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니 머스캣 등 유럽종의 포도라도 번져 다양화하였으면 싶지만 소비가 적은 탓인지 재배 면적은 넓혀지지 않고 있다. 


채소류도 외국 품종이 크게 번져 있다. 딸기는 장희, 육보, 레드펄 등 일본 품종이 주류이며 파프리카는 유럽에서 가져온다. 요즘 한 제과업체에서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수미'감자칩의 그 수미 품종은 미국 것이며, 홈쇼핑에서 인기리에 팔리는 속이 노란 호박고구마는 일본에서 온 것이다. 


또, 돼지와 오리는 유럽에서 가져오고 닭은 거의가 미국 품종이다.

 

신석기시대 한반도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최근 100년 사이에 재배작물과 가축의 품종이 완전히 바뀌었다. 수입되는 농수축산물까지 따진다면 우리는 100년 전의 조상들과 전혀 다른 습생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농업의 종속을 넘어 입맛의 종속까지 부를 수도 있는 환경인 것이다.

 

품종개량에서 최후의 방법은 유전자 조작이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은 자가채종을 할 수 없다. 농사를 지을 때마다 그 품종의 종자를 사야 한다. 내병성 품종으로 겨우 버티는 지금의 한국농업 환경으로 봐서는 내병성이 완벽히 담보되어 있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 재배 유혹에 쉬 넘어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 전체가 다국적기업에 종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http://foodi2.blog.me/30103631553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최근 심한 환경오염과 농약의 과용에 따른 문제 및 GMO에 대한 우려로 무공해 식품의 선호가 날로 증가됨에 따라서 토종 유기농산물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토종을 유기농업에서 고려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신토불이의 관점에서 그 자리에서 생산된 것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운동의 관점에서이다. 또한 유기농업과 토종 유기종자를 유기농사에 적용하는 것은 오랫동안 선조가 먹고 살아온 뿌리와 근본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종은 개량된 품종에 비해 일반적으로 수량성이 낮고, 특정병에 대한 내병성도 낮으며, 키도 커서 잘 쓰러지는 등 단점이 많다. 그러나 토종은 오랫동안 한반도의 여러 가지 특수한 환경에 잘 적응되도록 농민들 특히 여성농민들에 의해 선발 육종되어 왔으며, 무비료, 무농약 등의 유기농법에 잘 적응되어 왔기 때문에 병충해에 대한 수평저항성(horizontal resistance)을 갖게 되어 갖가지 병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많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평균 정도의 수량을 낼 수 있다. 토종은 조상들로부터 먹어온 식품으로 우리의 몸에 그 성분이 녹아있는 신토불이이다. 또한 토종의 맛은 어려서부터 입에 길들여져 왔거나 선조로부터 그 맛에 길들여져 왔으므로 입맛에 잘 맞는다.



유기농업의 시작은 유기종자·토종종자에서부터 이다. 유기종자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목차: 1. 유기종자의 문제점

        2. 아시아의 유기종자

        3. 유기종자 자가 수분 방법

        4. 유기농업에서의 토종종자 적용 

        5. 토종종자의 활용 예

        6. 토종종자를 지키자!

        7. 유기종자의 전망 



1. 유기종자의 문제점


1) 유기종자란 무엇인가?

유기종자란 유기적으로 재배된 농작물에서 채종된 종자를 말한다. 즉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코덱스에서 허용된 자재만을 이용해 생산되고, 채종된 후에 종자소독이 이루어지지 않은 종자를 말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유기종자를 사용하지 않아도 유기농산물의 인증을 받을 수 있으나 미래에는 유기종자의 사용유무가 이슈로 대두될 전망이며 국제적으로도 유기종자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기종자의 개념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종자회사는 오랫동안 다수확종자를 개발하는데 주력해왔다. 벼품종은 국가기관인 농촌진흥청에서, 원예작물은 일반종자회사에서 담당해왔다. 종자를 개발할 때 종자회사는 농약과 화학비료의 이용을 전제로 한 품종을 개발해왔기에 막상 원칙에 맞추어 유기재배를 하는 농가에서는 종자회사로부터 종자를 구입해 파종하면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종자를 개발하지는 못할 지라도 우리 종자회사들은 작물의 병충해에 저항성이 강한 종자를 개발하는데 소극적이었다. 화학비료의 과다시용과 그에 따른 작물체의 병충해에 대한 면역력의 감소, 농약사용의 증대라는 연결고리에 종자도 함께 있다고 볼 수 있다. 



2) 유기종자의 문제점

유기농업이 성장함에 따라 과거에는 귀찮다고 여겨진 유기종자 운동도 이제는 공식분야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유기재배인증 농가에서는 직접 자가 채종을 하기도 한다. 이는 토종종자를 순화시키는 OT 종자에서 가능하다. 가령 토종종자를 10개 심은 다음에 8개는 수확하고 생장이 좋은 것은 원종으로 삼고 2대는 추대를 시켜 채종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F1종자는 자가 채종이 힘들다. F1종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조자를 말하며 유전학자에 의해 품종이 개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회사에서 생산 판매되는 것은 F2에서 품질이 제각각이고 품질이 떨어지므로 자가채종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시중에서 구입한 종자를 수확하고 일부를 재종하면 다음 작기에 수확량과 품질이 크게 저하된다는 이야기이다.


앞으로 유기재배가 활성화되면 유기종자는 종자회사에 상업적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기종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유기적으로 채종할 수 있는 채종포를 확보해야 하는데 적지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해외채종이 가능한 다국적 종자회사가 두각을 나타낼 공산이 크다.


식품 무역과 소매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이제 유기농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유기농이 세계를 구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보다는 자신들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유기농에 주목하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은 유기농을 더 이상 자신들의 경쟁세력으로 보지 않고, 자신들이 정복해야 할 성장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유럽의 현재 종자법 하에선, 등록되지 않는 종자를 거래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따라서 농민들이 대대로 지켜온 종자는 암시장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탈리아 유기농업 협회의 Cristina Micheloni는 농민들의 선택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현지 농업에 맞고 시장이 요구하는 품종은 유기종자로 인정받지 못했고, 유기 인증을 받은 종자는 현지 농업 조건에 특화되어 있지 않고 또한 시장이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선택은 법개정을 통해 농업의 생물학적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요소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일부 거대 종자 기업은 이미 유기종자 개발 및 보급을 시작했다. 유기 종자를 공급하는 전세계 10대 종자기업에 관한 유럽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이 되어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듀폰사는 자회사인 파이오니어(Pioneer)를 통해 유기 옥수수 종자를 생산하고, 프랑스 거대 종자 기업인 리마그레인(Limagrain)은 자회사인 아드벤타 씨드(Advanta Seeds)와 니커슨(Nickerson)을 통해 일련의 작물 종자를 판매하고 있다. 독일의 KWS사는 유기 옥수수와 사탕무를 생산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중소 유기 종자 기업을 인수해 유기종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기종자 시장에서 수익 창출의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인수 합병의 경향도 강화될 것이다.


게다가 거대 농기업은 수직적 통합을 통해 종자 시장뿐만 아니라 유기 시장 전반에 관한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최대 ‘Green Food'사와 유기농 기업인 ’China National Green Food Industry Corporation(중국 국가 녹색 식품 산업 공사)‘는 중국 국가 종자 기업의 자회사이다. 즉, 중국 최대 종자기업이 유기종자에 관한 중국 표준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인도의 경우, 인도 최고의 종자 기업인 Namdhari Seeds가 유기식품 산업에 생산 뿐만 아니라 소매를 주도하고 있다.



2. 아시아의 유기종자


1) 아시아 유기 품종 개량 현황

아시아 유기생산 시스템은 주로 병충해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량 품종과 종자는 시장에서 구입하거나, 농가에서 관행적으로 생산한 것들이다. 개량품종을 재배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적의 품종을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개량 품종의 자양분 활용 능력은 부족하지만, 일반적으로 병충해 및 질병에는 강하다. 그러나 질병의 경우도 흔히 발생하는 질병에는 강하지만, 흔하지 않는 소소한 병원균에는 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개량품종을 유기농업에 이용하려고 하는 생각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식물 품종 개량을 전문용어를 이용해 말해보면, 유전적 표현형(Phenotype: P)=유전자형(Genotype: G)+환경(Environment:E)+G×E로 표현된다. 즉, 개량품종의 우수성은 유전적 속성, 환경영향 및 개량 품종과 실제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된다. 유기농은 지금까지 E 즉 문화적 관리, 유기비료, 해충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유전자형의 중요성은 간과되어 온 것이다. 그 동안 유기품종 개량에 대한 요구는 유기농업분야에서 놀라울 정도로 도외시 되어 왔다. 대조적으로 유전자변형(GM) 작물의 경우 유전자형이 기본이며, 사실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작물 재배의 환경적 요인은 유전자 투입 환경만큼이나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필연적으로 유기농업은 유기 비료 및 생물 살충제에 관한 논의로만 점철되어 있고, 유전적 측면에서는 거의 논의 되고 있지 않다. 유전적 측면에서 보면 유기농업은 전통적 개량 품종을 수용하는데 있어 다소 보수적이며, 유전적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


아시아에서 공공부문이 주도해 유기채소 품종 개량을 진행하는 것도 최근의 일이다. 필리핀에서는 1996년에 비공식적으로 유기채소 품종 개량이 시작되었고, 기금이 마련된 것은 1999년이었다. 아시아 기타 지역에서, 특히 채소에 있어 유기 품종 개량은 ‘종자와 안심할 수 있는 채소 생산 시스템 프로그램으로서 AVRDC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전세계에서 유기 경작지가 가장 많은 호주에서 조차, OPV이든 교배종이든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던, 토종 종자를 이용해 유기종자를 생산하고 있는 수준이다. 유기 채소 품종개량에서 종자에 대한 연구 또한 최소한의 수준이다. 왜냐하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유기 종자생산은 아직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또한 시장조차 형성되어 있지 않다.


중국의 유기콩재배단지


2) 아시아 유기종자 운동의 현황


방글라데시

Nayakrishi Andolon은 뱅갈어로 신농업운동이라는 뜻이다. 농업에 기반한 생물 다양성 추구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Nayakrishi Andolon 운동은 생물학적 다양성과 유전적 자원을 보존, 보호, 개선하자는 취지로 전통적이고 토착적인 기술을 통합하는 새로운 방식의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환경, 생태계 및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을 파괴하는 활동을 반대하는 것이다. Nayakrishi 농민은 소중한 유전요소 및 방글라데시에서 아직 확보할 수 있는 생물학적 유전 자원을 수집, 보전, 재생산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들에게 종자를 관리하는 것은 농촌 공동체의 생명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종자를 보존, 재생산, 발아시키고, 수확 후 다시 종자 창고에 보관하는 것도 주로 여성이 담당한다.


인도

인도에선, 녹색 혁명 동안에 소위 HYV(생산량 증대 개량 종자)가 도입되었고, 1대 교잡종에 대한 거센 로비로 인해 지역 관습이 파괴도고, 전통환경, 경제, 문화를 지탱해오던 종자가 사라지게 되었다. 인도 전역에서 성장 중인 종자은행과 유기농업 프로젝트들이 한데 연합해 Green 재단을 창립하였다. Green 재단은 카르타나타주 농가를 도와 생산량 증대라는 경향에 반대하고, 현지 멸종위기의 토종 종자를 발굴하고 있다. Green 재단은 주로 여성이 운영하는 마을 종자은행 네트워크를 통해 종자보전 노력에 대한 공을 인정 받아 2005년 UN 이퀘이터 상을 수상하였다. 오늘날 Green 재단은 160개 마을 2,000여 농가와 약 382종의 토착 종자를 보관하고 있는 50여 공동체 종자 은행을 망라하고 있다. 최근에 43종의 핑거밀렛(기장의 일종), 84개의 벼, 24개의 수수, 44개의 마이너 밀레, 53개의 콩, 14개의 유지종자, 4개의 밀, 116개의 채소 종자를 보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벼 연구 개발센터는 빈농 및 농장 노동자와 협력/파트너쉽을 구축해 토종종자를 수집하고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위 녹색혁명의 대량 생산종(HYV)의 환경적 부작용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8개 시범농장에서 20개 작물을 3년 동안 재배 수확한 PUSSPAINDO의 실험을 바탕으로, 토종종자를 이용해 벼를 유기농으로 생산할 경우, 생산량이 헥타르당 최소 10톤에 달했다. 생산비용은 현대적인 농법에 비해 60% 이상 절약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Siyem Putih, Rajalel, Nongko Bosok 같은 우수한 토종 벼 종자가 최고의 생산량을 보였으며, 헥타르 당 10톤 또는 그 이상을 수확할 수 있다.


필리핀

필리핀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기종자운동’ 단체 중의 하나는 MASIPAG이다. 이 단체는 주로 전통 종자를 사용하는 유기 수도작 농가의 연합조직이다. 최근에 재교배 시키거나 품종 개량을 통해 토종 종자를 강화하고 있다. 혈통 선택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몇몇농가들은 이를 번거롭다고 여긴다. 소규모로는 유전 요소 선택과 강화법이 옥수수, 채소, 가금류까지 확대 사용되고 있다.

MASIPAG는 생물 다양성을 이용해 식량 안보를 추진하고 있다. 2009년 현재 개발을 위한 농민-과학자 파트너쉽은 1,090여 전통 벼 종자를 수집하였다. 1,069개의 Masipag 벼 개량종/변종을 개발했고, 75개의 토종 옥수수 종을 수집했다. 농민들은 또한 벼품종 개량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미 농민이 개량한 품종이 67개이며 273개의 벼 이종 교배종을 개발하였다.


3번 유기종자 자가수분 방법 발문: 어떻게 하면 유기종자를 자가 수분 할 수 있을까? 자가수분이 가능한 토마토와 가지, 고추, 십자화과 작물 등의 자가 수분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3. 유기종자 자가 수분 방법


토마토

토마토의 자가 수분율은 높기 때문에, 농민들은 F1 과일에서 종자를 추출하여, Tom-01이라는 표시를 한다. 파종을 해 50~100개의 F2종을 재배한다. 이렇게 재배된 종 중에서 식물과 열매 특성에 따라 선택한다. 각각의 식물에서 따로 종자를 추출하고 Tom-01-1, Tom-01-2, Tom-01-3 등으로 표시한다. 각각의 식물은 1개 계통을 표현한다. 이 식물들을 F3종으로 재배한 후, 위의 프로세스를 다시 진행한다. 이후 Tom-01-1-2, Tom-01-2-1 등으로 표시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F6 교배종까지 반복하고, F6은 순수 계통인 것으로 간주한다.


가지

가지는 이종 교배율이 약 30% 정도인 종종 교차 수분되는 종이다. 프로세스는 토마토와 유사하지만, 글라신지(glassine)봉지 또는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해 선택된 식물의 꽃봉오리를 싸서 교차 수분되는 것을 막고, ‘자가 수분’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자가 수분되 과일만 수확해 종자를 추출한다.


고추

가지처럼 고추는 이종 교배율이 높다. 식물과 열매의 특성에 따라 식물을 선택하고, 모든 열매와 꽃봉우리를 제거한다. 이후 식물을 빈 봉지로 싸서, 교차 수분을 예방한다. 선택 프로세스는 토마토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십자화과 식물(Crucifers)

십자화과 작물은 십자 모양의 갖춘 꽃(complete flower: 꽃의 4대 요소가 모두 있는 경)이 피지만, 교차 수분된다. 배추와 백채는 재래 OPV 또는 심지어 F1종으로 시작한다. 만약 일반적으로 식물의 상태가 좋다면 부정적 선별을 하여 상태가 안 좋은 식물을 골라내야 한다. 남아 있는 식물에 꽃이 피는 것은 괜찮지만 초기 볼터(bolters)를 제거해야 한다. 선택된 식물에서 종자를 수확하여 다음 번 파종을 위해 비축 종자로 보관해야 한다. 다른 종자는 신선 채소 생산에 사용해야 한다.

무와 당근의 경우 이용할 수 있는 품종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적의 조건이 아닌 상태에서 일렬로 파종해 재배해야 한다. 뿌리를 수확해 최고의 뿌리를 선별해야 하며, 선택한 뿌리를 나뭇재로 처리한다. 선택한 뿌리를 다시 심어서 꽃이 피도록 한다. 종자를 대량으로 수확해 원하는 품질을 얻을 때 까지 위 프로세스를 반복한다.


콩류

콩류는 일반적으로 자가 수분율이 높아 종자를 생산하기는 쉬운 편이다. 키가 큰 콩, 강낭콩의 자가 수분율은 높은 편이다. 



4. 유기농업에서의 토종종자 적용


한 지역이 건강하게 살게 되려면 다양한 오염되지 않은 먹을거리를 자급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지속적인 순환에 기초해야 한다. 그 순환의 근본적인 힘은 인간의 노동과 건강한 땅과 생명력 있는 종자가 지켜지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 땅을 지켜온 생명력 있는 토종종자를 확보할 수 없다면 외부로부터의 일회성 종자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농사의 근본인 씨앗을 받는 일조차도 잃어버린 농민은 가장 고귀하고 위대했던 농민의 권리를 잃고 마는 것이다.


1998년 친환경농업의 원년이 정부로부터 선포된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아직 자급용 벼농사와 작은 텃밭농사를 제외하고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넘어서지 못하는 처지이다. 경제적 판단과 이익의 확대만이 전제되는 기술적인 유기농업보다는 내용이 풍성하고 다양한 에너지와 거름, 종자, 농사방식에 까지 온전한 자연순환의 흐름을 회복시켜 가는 유기농업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 농촌의 마을마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텃밭마다 지역자급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토종 종자들이 심겨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토종은 농부가 매년 마음대로 씨를 받아서 재배할 수 있으며, 키가 커서 예전처럼 비료가 아니라 퇴비나 가축이나 사람의 분뇨만으로 재배하면 적당한 키에 적당한 수량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파종시기나 간혼작, 돌려짓기 등의 농사방법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자연순환적인 무공해 유기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제철에 나는 음식, 그 땅의 기후에 맞는 음식시스템이 건강도 살리고 에너지를 줄이며, 자연친화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토종종자를 활용해 유기농업을 발전시키는 것이야 말로 앞으로 건전한 지구환경을 지킬 수 있는 농사법이라고 할 것이다.


근래에 유기농업을 실천하면서 유기농업을 위해 유기농자재를 생산 보급하는 (사)흙살림을 비롯해 수많은 개인 농가 등 많은 귀농인들이 토종을 찾아서 유기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하고 있다. 또 슬로시티로 지정된바 있는 울진군이나 청산도를 비롯해서 한국 농촌의 곳곳에서 그 곳의 토종으로 생산하는 지역단위 유기농사가 늘어나고 있다. 유기농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에서는 대체로 적당한 토종종자를 찾기 원한다.


대부분의 귀농인들의 경우 토종으로 유기농사를 하여 식량을 자급하고 나머지를 도시소비자들에게 소비시키려고 한다. 귀농인 들을 선도하고 있는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는 ‘토종의 중요성과 보전활용’이라는 주제를 커리큐럼에 필수적으로 포함시켜 귀농자들에게 토종종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한편 적극적으로 국내 농촌마을로부터 토종을 찾아 보존 활용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유기농가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경우 귀농가들이나 소농가에서는 재배하고 있는 모든 농산물 토종을 유기농사 방법으로 재배하고 싶어 한다. 즉 식량작물인 벼, 보리, 밀, 잡고, 콩, 팥, 녹두, 기장, 수수 등이나 채소류인 배추, 무, 시금치, 파, 고추, 호박, 오이 등이다. 유기농산물을 판매 할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특별히 토종 중에서도 맛, 품질, 모양, 수량이나 내병성 외에도 각종 좋은 형질을 갖는 작물이나 품종을 선택해 규모를 늘려서 재배한다.



5. 토종유기농업 적용 예


청주 토종오이: 청주의 홍진희 씨는 1991년 농사를 시작해 10여 년간 유기농업에 적용할 토종종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던 중 2000년 여름 청원군 옥산면 가락리의 곤죽골 할머니에게서 토종 조선오이 모종 2포기를 얻어다가 자급용으로 심게 되었다. 그 후 노각오이를 수확해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모종하우스에서 오이를 키워서 파종과 채종을 되풀이하여 모양이 어느 정도 고정되고 맛이 좋은 토종오이를 선발하였다.


2004년 봄, 지난해 좋았다고 골라놓았던 종자로 1,983㎡ 농사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처음에는 맛이나 색깔, 모양,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다양한 오이가 수확되었다. 생산량도 많지 않아 매장에만 적은 양이 공급되었다. 또 다시 많은 포기를 심었을 때 나타나는 다양한 형질의 오이 중에 고르게 품질이 뛰어난 포기를 선발한 후 종자용 오이로 표시를 하고 늙혀서 다음 해 농사의 종자로 쓰기 위해 보존을 하였다. 모종 2개를 얻어온 후 4~5년의 과정을 거쳐 유전형질이 안정된 종자를 얻어서 3년 정도 토종 조선오이를 생산·공급할 수 있었다. 현재는 도입천적과 토착천적을 병행 이용하고 유기적인 방법을 이용해 충해를 예방하고 종자는 한 해 전에 넉넉하게 확보해 사용하고 있다.



재래종파: 청주의 홍진희 씨는 텃밭에서 어머니의 손에 오랜 시간 자급용으로 심겨지던 재래종파를 채종·파종해 5년 여 농사를 해서 외대파와 다른 생육 특성이나 차별성이 인정되는 토종파를 선발하여 2009년부터 재래종파(조선파)로 품목을 독립시켜 공급하고 있다.


흙살림의 토종쌀, 잡곡 생산: 흙살림(회장 이태근)은 2007년 이후로 토종으로 유기농사를 하기 위해 토종종자를 모으고 재배하고 있다. 2009년 기준 토종 벼 40여 품종 외에 토종 수수, 옥수수, 기장, 콩, 팥 등 138 품종을 재배하고 토종 벼로는 소량 다품목화해 판매 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흙살림에서는 매년 토종전시포 방문의 날(흙살림 본부)행사를 통해 유기농과 토종종자의 중요성을 홍보한다. 2008년에는 3,305㎡의 유기농사로 ‘흙살림토종현미’상품을 개발했다. 2009년에는 토종벼 21,487㎡, 토종콩 10,743㎡(괴산군내)의 유기농 재배생산농가를 확대하였다. 벼룩기장 2,975㎡(괴산 8농가 재배확대), 또 ‘흙살림유기농토종쌀’로 브랜드를 개발하였다.


토종 흰민들레: 건강을 책임지는 먹을거리, 신비의 ‘토종흰민들레’는 경남 함안군 칠원면에 위치한 ‘토종 흰민들레’농원의 최주경 대표는 “간암을 앓으신 어머님께 흰민들레를 꾸준히 섭취하신 후 건강해지신 것을 보고, 토종 흰민들레의 결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민들레에는 유용한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며, 세계적 권위의 암센터인 ‘미국 MD 앤더슨’은 민들레가 간암 및 대장암, 유방암 등에 효과가 좋다고 발표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연구팀 역시 민들레가 간암 세포를 억제·제거한다고 말했다.


민들레 중에서는 한국의 ‘토종 흰민들레’가 노란 꽃이 피는 서양 민들레에 비해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 수배에서 수십 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토종 흰민들레는 번식이 까다로워서 일반적으로 대량 증식이 어렵고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성이 좋기 때문에, 종자로 번식할 경우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토종 흰민들레농원’의 최주경 대표는 토종 흰민들레를 대량 증식하기 위해, 흰민들레를 채집해 밭으로 옮겨 심고, 3~4년 동안 밭에서 키워낸 후 뿌리의 크기에 따라 2, 3 뿌리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17년이란 세월을 노력하여, 유기농 재배에 성공했다. 현재는 약 23,140㎡의 토종흰민들레 농원을 확보했다. ‘토종흰민들레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업체는 유기농 토종흰민들레 농축진액, 녹즙, 환, 김치 등을 판매하고 있다. 



6. 유기종자·토종종자를 지키자!


국립종자관리소 벼 보급종을 친환경농업으로 생산하고 유기종자를 생산하는 등 친환경 쌀 생산을 위한 종자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학비료와 합성화학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산물 인증기준에 맞는 유기종자를 시범사업으로 생산하여 공급할 계획이다. 친환경종자 생산을 위해 벼 채종포장에도 겨울철에 자운영, 헤어리벳치, 호밀 등 녹비작물을 재배하는 ‘푸른채종포장가꾸기사업’을 실시하여 지력증진과 대기정화에 기여토록 함과 동시에 화학비료와 농약사용량을 감축토록 하는 등 친환경 종자생산을 추진하고, 축산농가와 연계하여 총체보리를 벼 채종포에 집단적으로 재배하여 축산액비를 토양에 환원하고 청예사료를 가축에게 급이 하는 자연 순환농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친환경 쌀 생산을 위하여 미소독 종자 수요를 사전 조사하여 소독을 하지 않은 종자를 공급키로 하였다. 


농촌진흥청에서도 토종종자를 지키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진청은 2007년 미국에서 1,679점, 2008년 일본에서 1,546점의 한반도 태생 종자를 돌려받은 데 이어 독일로부터 무상으로 토종 유전자원을 돌려받게 됐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는 독일 식물유전자원연구소에서 일제시대부터 동서 냉전시대에 우리 곁을 떠난 토종 유전자원 900점을 반환받았다. 돌려받은 배추와 보리, 밀, 콩, 팥, 참깨 등 종자는 대부분 일제시대 독일과 냉전시대 옛 동독이 북한지역에서 수집한 것들로 황해도 개풍보리, 개성배추 등 과거 북한에서 재배됐지만 지금은 이름만 알려진 품종들이다. 


농진청은 종자를 경기도 수원시 서둔동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에 보존하는 동시에 이들 종자의 증식과 특성 조사를 거쳐 신품종 개발과 기능성 물질 추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7. 유기종자의 전망


유기종자운동은 아직까진 많은 부분 토종 종자의 보존 활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유기종자운동은 유기농업발전에 좀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단지 전통 종자를 보존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유기종자 개량에 뛰어들어야 한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기농업이 전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로 확대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유기종자 운동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공식적 종자 시스템을 형성하는데 적극 참여해야 한다.


오늘날 개발되고 있는 종자는 종자 개발 시점부터 출시까지 시간에 기반하여 현재부터 5~10년 이후 시장전망에 맞추어져 있다. 유기종자 분야에 있어서 쉽게 딸 수 있는 키 작은 과일들이 많이 있다. 즉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기종자 시장은 현재 종자 산업을 좌우하는 대기업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유기 농가는 자신들의 유기 품종을 선택 개발하고 유기종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기술적 측면으로 보면 아주 쉬운 기술을 이용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농가는 유기종자에 참으로 헌신해 왔다. 토종재래품종을 사용해 변종 선택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품종 개량 목적과 목표를 잘 정의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유전 물질에 관해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종자를 찾아 나선다. 자양분 및 물이 부족해 계통/식물의 뿌리로 양분과 물을 충분히 흡수 할 수 없거나, 양분 활용도가 떨어지고, 해충 관리가 부족하거나 없어서 계통/식물의 내성이 떨어지는 경우 같은 최적 조건이 아닌 상태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스트레스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유전적 능력을 갖춘 변종을 개발해야 한다. 이후 환경에 대한 품종/유전 요소에 관한 좀 더 총체적인 영향력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유기농업의 성장과 목표를 감안할 때, 유기종자운동의 전망은 밝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유기 종자 운동이 적극적으로 종자 개량에 관여하는 것은 조금 더딘 편이어서, 유기 종자 운동은 여전히 전통 재래종에 의존하고 있다. 유기종자 사업은 크게 성장할 것이지만, 만약 유기종자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면 유기 종자 사업은 거대 종자 기업에 의해 좌우 될 것이다.


자료참조: 농촌진흥청, 동아시아 유기농업 컨퍼런스 자료집

StoneHinge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

김은진 (지은이) | 도솔 | 2009-02-09



지난 10년 동안 GMO 문제에 매달려온 국내 최고 전문가 김은진 박사가 쓴 국내 최초의 GMO 종합 보고서!


GMO에는 대장균, 살모넬라균과 같은 유해 박테리아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 이 GMO를 먹은 가축들이 죽어나간다는 것, 그리고 그 배후에는 몬산토 같은 거대 생명공학농업기업이 괴물처럼 버티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아는가? 


GMO에 관한 거의 모든 국면을 다룬 완결된 구성의 이 책은 GMO 농산물이 가공식품 형태로 우리 밥상에 교묘하게 침투한 사실을 폭로하는 것을 넘어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GMO로 본 우리 밥상의 실태]

GMO는 이미 우리 밥상을 점령하고 있다. 우리 “밥상을 오염시킨 것은 가공식품이고 (…) 이 모든 가공식품들이 바로 GMO 덩어리들이다.”(9쪽) 가공식품은 대부분 수입농산물로 만들어진다. 우리나라는 식용, 가공용, 사료용으로 GMO를 수입하는데,(57쪽) 이는 식량자급률이 25퍼센트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식량자급률을 높여 식량 주권을 되찾는 것이 “GMO의 위험에서 우리를 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한다.(9쪽) 


우리나라는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가공식품은 ‘유전자 재조합’이라는 말로 표시하게 되어 있다. 두부에 GMO 콩을 썼다면 원재료명이나 제품명에 ‘유전자 재조합 콩’이라고 표시한다. 그런데 2001- 2005년 GMO 표시 실태 조사에 따르면, GMO 표시제는 유명무실화되어 있는 실정이다.(95쪽) 그 이유는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규정이 너무 많아 기업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97쪽) 2008년 12월 식약청은 모든 GMO에 대해 예외 없이 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개정안을 만들었지만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어 2012년이나 되어야 제대로 된 표시제가 가동될 것이다(109쪽).


특히 제조 ? 가공 중에 고도로 정제하여 DNA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에는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이 있다. 수입되는 콩, 옥수수, 면화, 카놀라(유채)는 국내 식품가공업체들에 의해 식용유로 가공되는데 이 규정 탓에 표시 대상이 아니다. 최근에 소비가 늘고 있는 카놀라유는 전부 캐나다산 GMO로 만들고(148쪽), 참치 캔에 들어가는 무색의 면실유는 GMO 면화씨로 만든다.(106쪽) 더구나 이 같은 유채나 면화는 표시대상 품목이 아니다. GMO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음식을 튀겨 먹는 식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다.(162쪽) 시중의 간장도 거의 수입산 콩으로 만든 것인데, 식용유와 같은 이유로 표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기업들은 GMO 콩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모든 음료수에는 과당이 들어가 있는데, 이 과당은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다. 그런데 이 옥수수 전분이 바로 GMO이다. 이것들 역시 같은 이유로 표시 대상이 아니다.(106-107쪽) 


이외에도 식약청이 식용으로 승인한 GMO 식품첨가물이 모두 14가지인데, 이들도 표시 대상이 아니다. 이처럼 GMO는 이미 우리 식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한편, GMO는 다른 경로로도 우리 식탁에 오른다. GMO는 대부분 사료로 쓰인다. 따라서 GMO 문제는 축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가 먹는 소, 돼지는 GMO 사료를 먹을 뿐 아니라 GMO로 만든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자란 것들이다. 축산업자들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성장호르몬을 이용해 가축을 1년 이내에 키워 내다 판다. 유럽에서는 소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고 자란 미국산 쇠고기를 먹은 아이들에게서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는 문제가 발생해 금수 조치를 내렸다가 WTO에 제소한 미국에 패소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일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소나 돼지에게 GMO 사료를 먹였다거나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힌 것은 표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이다.(152-156쪽)


아이들이 즐겨 먹는 돈가스나 햄버거는 GMO의 결정체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고기는 물론 기타 부재료들이 대부분 GMO를 원재료로 하는 것들이다.(157-159쪽) “2002년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암연구소인 웰컴/시아르시연구소는 (…) GMO의 알레르기 유발 문제에 관한 연구결과 보고서에서 이유기의 어린아이들이 GMO가 들어간 이유식을 먹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167쪽) 어른들보다 면역 기능이 약한 아이들에게 GMO는 더 치명적일 수가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농업진흥청과 대학교, 종자회사 등이 GMO를 개발하고 있는데, 벼, 밀, 감자, 호박, 고추, 마늘, 배추, 오이, 콩, 참깨, 들깨, 양배추, 토마토, 상추, 수박, 사과, 감귤, 인삼 등 우리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작물들이 그 실험 대상이어서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165-166쪽) 


GMO가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

“GMO의 안전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만드는 방법부터 알아야 한다. 첨단과학이므로 굉장히 그럴듯해 보이지만, 만드는 방법은 반생물적이다.”(25쪽) 예를 들어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제초제 내성 GMO를 만든다고 하면, 그것이 옥수수든 감자든 해당 식물세포에 제초제에 견디게 하는 기능이 있는 유전자(대부분 미생물에서 분리해 냄)를 집어넣는 방법을 쓴다. (그 유전자는 다른 생물체에서 빌려온 것이므로 결국,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생물체가 아닌 정체불명의 인공 생명체가 탄생하게 된다. 이 생명체가 생태계에 옮겨져 농작물로 재배될 경우 주변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짚어봐야 한다[131-136쪽, 194쪽 참고].) 


그 특정 기능 유전자를 식물세포에 집어넣는 방법은 그야말로 불결하고 반생명적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아그로박테리움법의 경우는, 먼저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과 같은 유해 박테리아에서 분리해낸 플라스미드(항생제 내성 정보를 갖고 있는 유전자로서 나선형이 아닌 원형 구조를 갖고 있음)에 유전자를 끼워 넣은 다음 아그로박테리아처럼 스스로 식물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박테리아에 넣어 식물세포에 침투시킨다. 이 식물세포를 항생제가 녹아 있는 액체 속에 집어넣으면, 항생제 내성 정보를 지닌 플라스미드와 결합한 그 유전자가 식물세포에 자리를 제대로 잡은 경우 그 식물세포는 살아남게 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항생제 액체 속에서 죽고 만다. 이 과정을 통해 제초제 내성 유전자를 지닌 GMO가 성공적으로 얻어진다. 유해 박테리아에서 항생제 내성 정보를 가진 플라스미드를 분리해 이를 특정 유전자와 결합시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전자의 안착 여부를 검사하는 수단으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이용하는 것인데, 이 유전자가 GMO 섭취를 통해 인체에 들어와 활성화된다면 세균에 감염되었을 경우 항생제가 듣지 않아 사망하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25-27쪽)


GMO의 태생적 한계와 예측불가능성

위의 예처럼 성공한 GMO들은 삽입 유전자는 같아도 그 유전자를 삽입한 위치는 저마다 다를 수 있다. 특정 유전자가 콩이나 옥수수 등의 작물에 들어가서 제구실을 할 수 있는 자리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여기서 GMO의 태생적 한계가 드러난다. 블루길이라는 외래 어종이 국내에 유입되어 처음에는 한곳에만 머물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우리나라 전역의 저수지를 점령했듯이 삽입 유전자도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삽입 유전자는 콩이나 옥수수의 원래 유전자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 자리가 따로 없다. 단지 인위적으로 자리를 만들어주면 마치 제자리인 양 꿰차고 앉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인데, 과연 그 자리에 얌전히 있을지, 블루길처럼 마구 설치고 다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말없는 물고기들이 블루길에 당하는 것은 낚시꾼들 덕에 금방 발견했다지만, 콩이나 옥수수와 같은 식물의 경우 사람들이 그 만행을 알아채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걸릴 것이다. 마치 광우병이 발현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처럼 말이다. (40-41쪽) 


국내에도 GMO가 시험 재배되고 있다

“일단 새로운 종자가 개발되면 과학자들은 그것을 시험 재배해보고 제한된 조건 속에서 얻은 결과를 가지고 종자를 보급하게 마련이다.”(57쪽) 저자는 본인이 직접 방문한 몇 군데 국내 GMO 시험재배장의 실태를 고발한다. 농촌진흥청 시험재배장의 경우에는 격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GMO 꽃가루가 근처의 비슷한 식물에 날아가 교차 수분될 우려가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농촌진흥청 등에서 벼, 감자, 고추, 들깨 등 우리가 주로 먹는 농작물들이 GMO로 개발되어 노지에서 시험 재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모른다는 사실이다(60쪽). 


제주대학교(골프장용 제초제 내성 GMO 들잔디 재배), 고려대학교 등 대학에서도 일반인들의 눈에 띄지 않게 시험 재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격리가 되지 않으면 인근 생태계로 퍼져나갈 위험이 크고, 인도처럼 인근 농지에서 200미터 이상 격리를 한다 해도 꽃가루가 퍼져나가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2006년에 미국에서는 GMO 쌀 사건이 발생했는데, 2000-2002년 안전성 평가를 위해 시험 재배되던 것이 퍼져나가 4년 만에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다. “스코틀랜드 작물연구소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GMO 작물이 심어진 곳에서 26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벌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적이 있다. 유전자 이동은 생태계 내에서 너무도 당연히 이루어지는 것이다.”(117쪽)이런 사례들을 통해 GMO의 안전성은 연구 ? 개발 단계에서부터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61-64쪽). 


GMO의 유해성을 드러내는 사례들

GMO 면화로 유명한 인도에서는 2006년에 GMO 면화밭에서 기르던 가축들이 면화 줄기를 먹고 떼죽음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소식은 2007년과 2008년에 국내에서도 TV로 방송이 되었고, 2008 5월 전분당협회가 물엿·포도당·과당 등 식품첨가물 제조용으로 미국산 GMO 옥수수를 수입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되었다. 전분당협회는 식약청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반론을 제기했다. 즉 미국에서도 소, 돼지, 닭이 GMO 옥수수나 콩을 사료로 먹고 있지만 괴사했다는 보고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단순 비교는 무의미하다. 인도 농가에서 기르는 가축은 미국처럼 식용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므로 최대한 빨리 키워 GMO의 영향이 나타나기도 전에 바로 잡아먹는 미국의 가축들과 달리 더 오래 살기 때문에 GMO를 장기간 섭취한 결과가 실제로 나타난 것이다.(84-86쪽) 


“1999년 5월 미국의 코넬대학교에서는 살충성 GMO 옥수수인 Bt 옥수수의 Bt 유전자가 원래 죽이려고 했던 나방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군주나비의 유충까지도 죽인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 발표는 2000년 8월 아이오와주립대의 연구 발표에 의해 재확인되기도 했다”(117쪽). 세계 최초로 GMO의 위험성을 알린 영국의 푸츠타이 박사는 1998년 유전자 조작 감자의 안전성 실험을 했다. 그 감자는 렉틴을 강화한 것으로서, 그는 이 감자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했다. 이 감자를 쥐에게 먹인 결과 면역 체계에 이상을 가져오는 등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가 소속된 로웨트연구소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고, 푸츠타이 박사는 해고되었다.(120쪽)


과학자, 기업, 정부 간의 결탁

푸츠타이 박사는 GMO 문제의 또 다른 중요 측면을 건드렸다. 그는 2007년 미국 브라운대학교에서 출판하는 한 계간지의 부탁을 받아 GMO와 관련해 과학자들이 보이는 비양심적 처신을 주제로 글을 썼지만 결국 실리지 못했고, 편집 부주간은 멀리 인도로 발령이 나게 되는 일련의 사건을 겪는다. 그가 쓴 글은 과학자들이 어떻게 기업이나 정부와 결탁하는지, 그로 인해 실험 결과가 어떻게 왜곡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122-123쪽) 과학자들이 GMO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유전자 삽입 과정에서 4만 번 정도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므로 그에 맞는 실험실과 재정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과학자들은 학교, 기업, 정부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연구에 임하지만, 그 대가로 뭔가를 해주어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연구결과를 왜곡하고 학자적 양심을 속이는 일이 발생한다.(216-218쪽) 


미국 내에서 재배하는 GMO 옥수수가 옥수수의 원산지인 멕시코의 토종 옥수수를 오염시킨 사건이 일어나자 버클리대학교의 두 연구원이 2001년 이를 《네이처》지에 보고하지만 그들의 논문은 결국 실리지 못했다. 《네이처》지의 광고주인 노바티스 사의 입김 때문이었다. 이후 미국의 여러 잡지들은 과학자들을 주무르는 기업, 특히 농생명공학기업의 음모에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실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는 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는 학교가 기업에 유리한 연구 결과를 내놓는 것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와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135-137쪽)


저자는 2008년 5월 독일 본에서 열린 바이오안전성당사국 총회에 참석했다가 보게 된 과학자들의 비양심적인 행태를 고발한다. GMO를 옹호하는 과학자들은 회의석상에서 안전성 문제는 논외로 하고 오직 GMO가 식량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만을 강조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GMO는 지금까지 식량 증산 효과가 없었다. 어느 농민도 생산성 향상을 얘기하지 않는다. 다만 제초제나 살충제 절약 효과만이 있을 뿐이다. GMO를 개발한 과학자와 기업만이 아프리카처럼 식량문제가 심각한 곳에서 GMO 작물이 구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미국은 콩 재배 면적의 94퍼센트가 GMO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콩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오히려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줄어든 경우가 많다.(75-76쪽, 185-186쪽) 


한편, 정부와 농생명공학기업이 얼마나 깊은 유착 관계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미국 정부와 몬산토 사의 관계를 들 수 있다. 저자가 나열한 사례들을 보면 몬산토 연구원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 옮겨 몬산토 사의 보고서를 검토하는 등 경악을 금치 못할 사례들이 부지기수다(257-261쪽).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서울대학교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이 정부, 대학, 기업 삼자의 결탁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약 10년간 10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자본을 지원 받아 약 50개의 GM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17개 대학과 기업의 GMO 연구개발도 지원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안전성 평가에 관한 연구는 단 2개뿐이다.(262쪽) 한 가지 사례를 더 들자면, 제주대학교와 공동으로 제초제 내성 잔디를 개발해 특허를 받은 금호환경생명과학연구소는 몬산토와 결탁한 금호석유화학의 산하에 있다가 전남대로 이관되었고, 이때 연구소 소장은 소속을 제주대학교로 옮겨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제주대학교의 유전자 조작 잔디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141쪽).


GMO의 대안: '토종 씨앗 지키기'

농생명공학기업들은 이처럼 정부의 권력과 과학자들의 투항을 등에 업고 종자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종자의 70퍼센트는 서울종묘, 흥농종묘, 중앙종묘 등 국내 종자회사를 인수한 신젠타와 몬산토가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시장 점유율 20퍼센트를 차지하는 농우종묘는 토종 종자를 지키겠다는 기존 입장을 버리고 농우바이오로 개명한 뒤 GMO 종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경기도 여주 근방에서 바이러스 저항성 수박과 고추를 시험 재배하고 있다.(290-291쪽) 


이렇게 가다가는 결국 우리도 인도처럼 종자상에 가면 GMO 종자 외에는 일반 종자를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인도의 반다나 시바는 세계적인 GMO 반대 운동가로서 자국의 토종 종자를 발굴하고 재배하여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주고 있다.(249, 289쪽) 우리도 ‘토종 씨앗 지키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토종 종자 전문가로 잘 알려진 안완식 박사를 주축으로 ‘토종씨드림’이라는 모임이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다(335쪽). 저자는 이 모임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이 운동은 저자가 6년에 걸친 “대안 없는 GMO 강의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느끼던 차에” 이르게 된 희망의 대안이다(333쪽). 



관련 기사를 소개합니다.  

김은진 교수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콩의 98%가 GMO이지만, 중요한 것은 나머지 2%의 재래종 Non-GMO 콩을 자국민이 소비하고, 98%의 GMO 콩은 모두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고 맞받아치는 한편 “동물실험 역시 최소 10여 년은 지나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데, 2~3년만 지나면 다 잡아먹을 텐데 어떻게 확인이 가능한가”라고 말해 방청객들의 야유와 함께 공분을 샀다.

http://www.thinkfood.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874 

 

김은진 교수는 유전자조작농산물 반대운동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야유를 보낸 저 방청객들은 식품제조업체 사장님들이겠죠? 

저를 비롯해서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상식은 이런 것일 겁니다.

유전자조작농산물이 정말 해로운지, 해롭다면 어느 정도인지, 아직은 모르지만 적어도 유해성이 의심된다면 일단 식품으로 쓰이는 것을 보류해야 되지는 않겠는가 말이죠. 

 

수은을 넣어 만든 백신제조업체는 극미량의 수은이 인체에 별 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이 내놓은 자료를 보여주면서 소비자한테 믿으라 하면,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나요? 마찬가지로 유전자조작농산물이 그동안 제대로 검증받지도 않은 채 이미 우리 식탁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위험성이 확실하지 않으니 ‘GMO’ 표시를 하지 말라구요?

  

위에 나온 카놀라유는 유채씨 기름입니다.

유전자조작농산물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옥수수, 콩, 유채라고 합니다.

옥수수는 가축의 사료로 쓰이니까 육식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고 있구요, 콩도 간장과 된장, 그리고 햄과 소시지 같은 데 쓰이기 때문에 이미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콩기름, 옥수수기름이 식용유로 쓰이는 건 아시죠? 카놀라유도 그렇구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지구에서 농민은 1만 년 이상 자연과 협력하며 다양한 기후와 문화에 알맞은 수천 종의 작물을 개량해 왔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수천 종의 벼를 재배하고, 안데스 지역에서는 3000종 이상의 감자를, 파푸아뉴기니 5000종 이상의 고구마를 재배했다. 그러던 것이 현대에 들어와 산업형 농업이 시작되면서 유전자 침식과 유전자 도둑질로 위협을 받고 있다.


온 세계의 25~30만 종의 식물 가운데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1~5만 종이다. 이 가운데 농민이 7000종을 재배하고, 또 그중에 단 30종의 작물이 세계 칼로리 섭취량의 90%를 제공한다. 그러한 작물 가운데 4종(쌀, 옥수수, 밀, 콩)이 세계 무역을 통하여 인류에게 칼로리와 단백질의 대부분을 제공한다.

이에 대해 국제농촌진흥재단의 호프 샨드Hope Shand는, “이 주요 작물들이 세계 경제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소수의 종에 집중되는 경향은 세계 식량 공급에서 식물 종의 다양성이 가지는 중요성을 감추고 있다. 만약 우리가 여성들의 요리 그릇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또 지방의 시장을 조사하여 재배되지는 않지만 가사에 이용되는 종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아주 다른 그림이 떠오를 것이다. (Human Nature: Agricultural Biodiversity and Farm-Based Food Security," Rural Advancement Foundation International, 1997)


이제는 세계 시장이 지역 시장을 대체함에 따라 대규모 단작이 다양성을 대체했다. 중국에서는 1만 종의 밀이 재배되었는데, 1970년대에는 1천 종으로 축소되었다. 멕시코는 다양한 옥수수가 있었으나 현재 20%만 살아남았다. 미국은 7000종 이상의 사과가 재배되었으나 지금은 6000종 이상이 멸종했다. 필리핀도 이전에는 농민들이 수천 종의 벼를 재배했으나 단 2종의 녹색혁명 품종이 전체 재배면적의 98%를 차지한다.


1996년 유엔 식량농업기구에서는 식물 유전자원에 관한 라이프치히 회의를 조직하여, 종의 다양성과 토종 종자의 대규모 상실을 초래한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새로운 작물 품종의 도입을 꼽았다.  


-"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에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10만6199km. 그가 모는 2006년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누적 주행거리다. 매년 평균 1만5000km쯤 달린 셈이다. 직장인 출퇴근용이라면 회사가 좀 멀겠다 싶은 정도다. 아니면 주말 여가활동에 꽤 투입됐던지. 그런데 차주가 정년퇴임을 한 지 10년도 넘은 70대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자동차는 한 번도 고장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 그런데 바퀴는 수도 없이 바꿨단다. 단순히 멀리 다닌 게 아니라 험한 곳만 골라 다닌 모양이다. 차주가 등산 마니아인가, 낚시꾼인가? 이 차는 어딜 그렇게 돌아다닌 걸까.》


밖은 영하 10도까지 내려가 있는데 안완식 박사의 집에는 꽃이 만발했다. 그는 실내에서만지내는 겨울의 답답함을 이 꽃들로 달랜다고 했다. 화성=김창덕 기자


차주는 한국의 대표적 토종연구가인 안완식 박사(72). 귀농을 꿈꾼다거나 토종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토종의 대부.' 이쯤 되면 벌써 견적이 나오지 않는가. 그렇다. 안 박사와 그의 SUV는 토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한 백발 신사가 처음 운전석에 앉았을 때 그의 SUV는 동네공원이나 마트만 오가는 '나태함'을 꿈꿨겠지. 설마 비포장도로에서 거친 일생을 보낼지 상상이나 했을까. 문제는 주인의 다음 목표다.


"내가 의식이 있는 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겁니다. 토종이 있을 만한 곳은 전부 가서 모든 종자를 수집하는 게 남은 꿈이죠."


불쌍한 SUV, 앞으로도 쉬기는 글렀다. 할 일이 태산같이 남았으니 말이다.


○ 평생 토종과 함께한 삶


안 박사가 '토종'과 처음 인연을 맺은 시기는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촌진흥청은 1976년 종자저장고를 지어 당시 작물시험장, 원예시험장, 축산기술연구소, 농업과학기술연구원 등에 흩어져 있던 종자들을 한곳에 모았다. 그러나 종자관리시스템은 후진성을 면치 못했고, 심지어 책임자 직제도 없이 10년이 흘러갔다.


농진청 맥류연구소에서 밀을 연구하던 안 박사가 종자 관리를 책임지게 된 때는 1985년이었다. 그가 맨 처음 한 일은 세계의 유명한 유전자원센터를 모두 둘러보는 것이었다. 배우고 나니 길이 보였다. 그러곤 50만 점 규모의 저장고를 경기 수원에 다시 지었다. 토종이라 할 만한 종자를 모으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전국에 배치돼 있던 농촌지도사 7000여 명을 활용해 한꺼번에 토종 종자 5000여 점을 모으기도 했다. 안 박사의 노력은 1991년 종자 관리를 위한 유전자원과 신설로 이어졌다.


1997년에는 한국토종연구회(2000년에 사단법인화)도 만들었다. 해외 장기출장 때문에 초대 회장을 타인에게 맡긴 그는 2∼5대 회장을 내리 지내면서 토종에 관한 학계와 농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헌신했다. 2002년 농진청에서 정년퇴임을 한 뒤로도 일을 쉰 적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의 토종 사랑은 은퇴 후 더 깊어졌다.


○ 땅에서 보존해야 진짜 토종이다


사실 안 박사 자신도 처음엔 '탁상공론'의 중심에 서 있었다. 종자를 발견하면 저장고에 보관만 했고, 토종이 무엇인지 토종을 어떻게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해 학문적으로만 접근하려 했다. 한국토종연구회도 대학교수나 연구원들이 주도하다 보니 어느새 농민들이 설 자리는 좁아져 있었다.


그러는 동안 토종은 눈에 띄게 줄어갔다. 우리 종자가 하루하루 소멸되는데 실험실에서, 책상머리에서 고민할 틈이 없었다. 2002년 퇴임 즈음에야 그걸 깨달았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 고민하던 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측에서 안 박사를 찾았다. '종자주권' 지키기 운동에 그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안 박사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종자와 관련된 일을 평생 하겠다고 마음먹은 터였고, 종자주권이나 식량주권도 누군가는 나서야 할 문제였기 때문이다. 대부분 아들딸뻘인 사람들과 함께였지만 나이는 중요치 않았다. 그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토종을 찾아다녔다. 토종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심포지엄을 진두지휘하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2007년엔 새로운 영역으로 활동범위를 넓혔다. 토종 보존을 위해 뛰어다니면서 연을 맺은 사람들과 함께 '씨드림(Seed Dream)'이란 인터넷 카페를 만든 것이다. 직접 만든 카페 이름에 그는 큰 애착을 보였다. "'씨앗의 꿈'이란 뜻도 있으면서, 우리말로는 '씨를 드린다'는 의미도 되니 얼마나 좋은 말입니까. 다른 사람들도 정말 이름을 잘 지었다면서 치켜세워줬죠. 하하하."


씨드림은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 회원은 현재 4800여 명. 평상시는 토종이나 전통농법 등에 관한 정보교환이 주요 활동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매년 3월의 '씨앗 나눔' 행사다. 회원들은 자기가 확보한 종자들을 직접 가져와 다른 회원들과 필요한 만큼 주고받는다. 카페 운영위원들이 직접 증식한 종자들을 회원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다. 안 박사는 늘 "토종일수록 농가에서 직접 재배해야 보존다운 보존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농가 1토종 갖기 운동'도 그런 이유에서다.


○ 겨울이 괴로운 70대 젊은이


안 박사는 매년 큰 조사를 1건씩 수행해 왔다. 큰 조사란 1박 2일 또는 2박 3일간의 조사를 10번쯤(일주일에 1번) 하는 것을 뜻한다.


"2010년에는 충북 괴산군에서 360여 점을 찾았고, 2011년과 지난해는 전남 곡성군과 경기여주군을 샅샅이 뒤져서 각각 330여 점, 160여 점을 확보했습니다. 2008년엔 제주, 강화, 울릉도 3개 섬을 다니면서 450점을 수집했고요."


걸쭉한 무용담도 곁들였다. 거의 포기하려던 '삼층거리파'(괴산군)와 '분홍감자'(강화도)를 우연히 들른 농가에서 극적으로 찾은 사연이나 차 오른쪽 뒷바퀴가 낭떠러지에 빠져 간담이 서늘해졌던 기억도 꺼냈다.


겨울이면 안 박사는 몸이 근질근질해 미칠 지경이다. 현장을 나가기도 힘들지만, 나간다 한들 종자를 발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종자 조사엔 9∼11월이 가장 좋은데, 그때까지 기다리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그래서 얼음이 녹으면 어디든 움직여볼 작정이다. 조바심 탓인지 겨울엔 시간이 더 더디게 흐른다.


요즘 같은 때 그의 적적함을 유일하게 달래주는 건 매화와 동백이다. 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그는 매화 10여 종과 동백 70여 종을 키우고 있다. 하얀색, 분홍색, 붉은색 꽃들이 가득한 이곳은 '한겨울의 무릉도원'이나 다름없다. 특히 그의 매화 사랑은 남다르다. 전국을 누비며 350종이나 되는 매화를 수집한 다음 250종을 골라 '우리 매화의 모든 것'(눌와·2011년)이란 책을 펴냈을 정도니까.


인터뷰 말미 그의 전화벨이 다시 울렸다. 씨드림 카페 운영자가 수원역에 도착했다는 연락이었다. 씨드림은 지금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좀 더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활동을 하려면 법인화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사람, 도무지 언제까지 일을 벌여나갈지 종잡을 수가 없다.

화성=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농업이 문명을 움직인다- 역사를 바꾼 고대 농법의 수수께끼

요시다 타로 (지은이) | 김석기 (옮긴이) | 들녘




한국에서는 전국귀농운동본부의 안철환 선생님에게서 "위험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전통농업의 본래 목적이다."라는 견해를 들었는데, 이 책을 쓰면서 세계 각지의 전통농업도 '생산성'과 '안정성'을 저울질했을 때 안정성과 지속성을 중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효율이냐 위험이냐'라는 본원적인 질문은 농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칼럼에서 잠시 소개한 '회복력'이란 개념을 이 자리를 빌려 약간 보충하여 설명하고 싶습니다. 원자력발전 사고를 계기로 일본의 선진적인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회복력이 화재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회복력이란 자연재해와 재해 등의 충격을 받았을 때 공황을 일으키지 않고 유연히 대응하는 힘 또는 타격을 모두 흡수할 수 없어도 즉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능력, '극복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오염된 하천과 호수도 오염 유입을 중지시키면 다시 정화되고 다친 사람도 세월이 충격을 완화시키듯이, 자연에도 사회에도 개인에게도 회복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회복력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어느 한계를 넘으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그림을 봅시다. 2009년 회복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지구 체계의 경계, 인류가 안전히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탐구하다'에서 발표한 그림입니다. 과학자들은 지구환경에는 아홉 가지 넘을 수 없는 한계(그림 안쪽의 선)가 있는데, 그 가운데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의 감소, 질소순환의 변화는 인류의 부하로 인하여 이미 지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이외의 두 가지는 농업과 깊은 관계가 있기에 그 경고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지구의 생명은 38억년 전 탄생한 이후 전례 없는 대멸종의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공룡의 멸종으로 유명한 2억 5000만년 전의 폐름기 말에도 모든 생물종의 90~95%가 멸종하는 등 지구의 역사에서는 과거 5번 정도 대량 멸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멸종 속도는 과거보다 100~1000배나 빠르고, 더욱이 이번 세기의 멸종 비율은 10배 이상으로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질소의 혼란도 심각합니다. 인간은 대기의 질소를 공업적으로 암모니아로 전환시켜 화학비료(8000만 톤/년)를 생산하고, 콩과작물을 재배하여 고정(4000만 톤/년)시키고, 화석연료를 연소(2000만 톤/년)시켜서 질소의 자연적인 순환을 교란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25%인 1년에 약 3500만톤이 한계라고 합니다.


인도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미네랄인데 인 오염으로 인한 부영양화로 작은 호수의 바닥이 산소가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듯이, 풍화로 자연적으로 유입되는 양을 넘어서 바다로 인이 흘러 들어가면 '해양 무산소 사태'를 일으킵니다.


폐름기의 대량 멸종은 이것이 요인의 하나였다고 생각되는데, 겨우 20% 늘어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인류는 화학비료로 쓰려고 인을 1년에 2000만 톤이나 땅속에서 캐어 900만 톤이나 바다로 유입시키고 있습니다. 무산소 사태를 일으키는 22만 톤의 40배나 되어, 지금 유입되는 양의 1/10 이하로 억제하지 않으면 앞으로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농지 개발도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지구에서는 얼어붙은 땅을 제외하고 약 12%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데, 그 이상 개발할 수 있는 곳은 앞으로 3%(약 4000억 평)이라고 합니다. 그럼 그 이상 개발하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면 아마존의 열대우림을 무리하게 개발하면 지구 표면의 에너지 균형이 변하고 제트기류에도 변화를 일으켜, 티베트의 기온과 강수량이 변화하며 중국과 인도의 수자원에도 영향을 준다는 모의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구는 안정되어 있는 듯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위약한 체계입니다.


이 책의 칼럼에서도 소개한 캐나다의 생태학자 버즈 홀링 박사는 "지금과 같은 초밀도 정보사회는 사고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상태이다."라고 훨씬 이전부터 경고했습니다. 인터넷에서 홀링 박사의 경고 내용을 읽을 때마다 이번 일본의 원자력발전 사고도 미리 예언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건너뛰어 처음 방문한 한국에 대한 저의 첫 번째 인상은 옛날 일본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학창시절을 보낸 30년 전의 일본처러럼 전통적인 공동체의 장점도 남아 있고, 또 경제적인 경쟁력도 있으며 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하는 등 사회에 성장에 대한 꿈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편 지금의 일본은 세계화 속에서 공동체의 기반은 끊어지고, 경제적인 활력도 잃고 젊이이들도 경쟁에 대한 의욕을 잃었으며, 사회 격차는 벌어지고, 이번 원자력발전 사고로 더욱 몰락해 나아가지 않을까 예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앞에 이야기했듯이 지구 환경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일본이 더 이상 경제성장을 하더라도 좋을 것이 없고, 한국도 실패한 일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그 뒤를 따를 것이 아니라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살아가려면 에너지도 식량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런 회복되지 않는 지구의 경계를 넘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계속 늘어나는 에너지와 물과 식량 수요를 충당하여 인류가 살아남을 것인가? 


회복력 연구의 대가 오스트레일리아의 브라이언 워커 박사는 그 해결책은 '효율화'에 있지 않다고 단언합니다. 효율화와 합리성으로만 돌진하면 위험이 높아져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경고합니다.


이 책의 칼럼에서도 이야기하는 '영고성쇠' 곧 자연 생태계의 순환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을 무리하게 경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합니다. 홍수를 댐으로 무리하게 막더라도 언젠가 그것을 뛰어넘는 큰 홍수가 일어납니다. 산불을 계속 억제하면 타기 쉬운 낙엽이 쌓여서 오히려 큰불이 일어납니다. 해충의 발생을 농약으로 방제한다면 더욱 피해를 높입니다. 


세계 각지의 생태계를 연구한 회복력 연구자들이 제창하는 철학은, 기존의 서양적인 자원 경영의 발상과는 매우 다른 언뜻 보면 쓸모없어 보이는 '중복성(필요 최저한도가 아니라 중복되고 여분이 있는)'을 소중히 하라고 합니다.


이 '회복력'을 주제로 2005년 가을에는 영국 남부 데번주의 작은 마을 토트네스에서 기후변화와 석유 생산정점이란 '두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소도시 전환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영국 각지는 물론 유럽 각국 및 오세아니아와 세계 각지에서 운동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자 여러분, 생태학을 검토한 회복력 연구자들이 도출한 최첨단 공동체 만들기와 사회 관리의 결론이 우리 동아시아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은 김석기 씨의 전문이기도 한 '동양철학', 특히 노장사상과 묘하게도 닮아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이 책은 농법이 중심 주제인데, 만약 전통농법과 생태농업의 추진만이 아니라 원자력발전을 버리고 에너지 절약에 노력하며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고, 금전적인 경제 성장이 아니라 문화적인 사회 발전을 목표로 하고, 서울대나 연세대에 진학하기 위한 시험공부를 위한 학력이 아니라 예술과 음악을 누리기 위한 교양 육성을 목표로 하고, 또한 재해 등의 위험에 강한 사회 만들기를 국가의 목표로 삼으면 어떻까?


이야말로 회복력을 갖춘 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 모델의 하나가 오랫동안 내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쿠바입니다.


카트리나보다 강한 허리케인이 몇 번이나 찾아왔지만 만전의 준비와 공동체의 상부상조에 의하여 쿠바에서는 거의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자 요시다 타로.




'농업이 문명을 움직인다. 귀농총서' 30번째 신작. 


고대 농업 기술과 선주민들의 지혜를 돌아보고, 장단점을 찾아 비판하고 또 수용하면서 그것들이 지금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살핀다. 또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위한 지속가능한 농경법을 다룬다. 


저자 요시다 타로는 국내에 이미 소개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의 저자이다. 그는 2010년 9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 농수산대학과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쿠바의 전통농법, 멕시코의 밀파 농법, 아스테카의 치남파스 농법을 소개했다. 그때 들녘출판사와 (사)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는 “전통농업에 대한 책을 내고 싶다.”며 집필을 의뢰했다. 한·일 양국의 전통농업에 대한 관심이 빚어낸 역작이라 하겠다.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프롤로그_변경 농업의 탐색을 권유

현대농업은 석유로 움직이는 공업이다 | 2012년을 경계로 문명은 전환한다 | 문명 전환의 열쇠는 변경과 고대에 잠들어 있다


Ⅰ. Back to the Future

1. 왜 생태농업과 전통농업인가

유기농업이 번성하기에 생태농업으로 전환 | 농업생태계의 구조를 활용한 생태농업

라틴아메리카에는 500가지 농법이 있다

2. 세계 농업유산

위기에 처한 전통 유산 | 인류에게 진정 가치 있는 것은

3. 생태농업과 전통농업을 평가하는 국제평가

녹색혁명에도 유전자조작에도 미래는 없다 | 생태농업을 평가하는 유엔 식량 고문 | 구미의 농업사관을 넘어서

전통농법 칼럼1 왜 가을이 되면 산이 물들까 ―질소와 에너지


Ⅱ. 미래의 유산 ―마야, 아즈텍, 아마존, 잉카

1. 고대 농법의 부활로 마을을 되살림

농업의 근대화로 마을을 버리고 떠난 농민들 | 세계에서 가장 앞선 농법 밀파·솔라

2만 종의 옥수수를 보전 | 풀투성이 옥수수밭 |고대 수로의 부활로 토양침식을 막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이 사람들을 설득하다

2. 거대 도시를 부양한 물위의 채소밭



책소개


전통농업은 아직까지도 변경농업, 혹은 문명의 한계지에서나 가능한 농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탈석유화를 달성함으로써 생태농업을 정착시킨 쿠바, 재래품종을 적절히 섞어지음으로써 식량과 환경은 물론 홍수문제까지 극복한 아즈텍의 전통농업, 토종종자의 부활로 마을을 되살린 인도의 전통농업 등은 현재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 유일하게 지속가능한 체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농법에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줄이고, 토양침식을 막으며, 병해충을 방제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 살릴 수많은 슬기가 깃들어 있다. 


이 책은 ‘고대 농업 기술’과 선주민들의 ‘지혜’를 돌아보고, 장단점을 찾아 비판하고 또 수용하면서 그것들이 지금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살핀다. 또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위한 지속가능한 농경법을 다룬다. 저자 요시다 타로는 국내에 이미 소개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의 저자이다. 그는 2010년 9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 농수산대학과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쿠바의 전통농법, 멕시코의 밀파 농법, 아스테카의 치남파스 농법을 소개했다. 그때 들녘출판사와 (사)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는 “전통농업에 대한 책을 내고 싶다.”며 집필을 의뢰했다. 한·일 양국의 전통농업에 대한 관심이 빚어낸 역작이라 하겠다.


전통 농업이 희망이다 

석탄도 원자력도 석유를 대신해서 공업사회와 현대농업을 유지할 만한 힘이 없다. 안타깝게도 석유 생산은 2012년을 기점으로 생산량이 정점에 달했다가 급하락할 전망이다. 따라서 종자 생산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농사의 전 과정을 석유에 의존하는 현재의 농경법으로는 인류의 식량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식량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미래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다. 저자 요시다 타로는 “옛날로 돌아가면 좋은 것이 있을까, 전통 농업으로 모든 세상사가 쉽게 해결될까?”라고 물음을 던지면서 쿠바, 마야, 인도, 스리랑카, 뉴기니, 발리 등 각 나라의 전통 농업을 소개한다. 


전통농업이란 몇 천 년에 걸쳐 시행착오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복잡한 농업생태계 안에서 축적하여 온,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한 기술이다. 불행히도 과거의 이러한 뛰어난 지혜의 대부분이 선진국에서는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는 아직 수많은 노하우가 남아 있다. 그는 또 전통 농업으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사례들을 충분히 소개하면서 현대 사회는 이제 ‘전체론’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즉 농업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삶 자체가 ‘전통으로 회귀하든지 근대 과학을 추진하든지’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에서 벗어나 과학이든 사회든 경제든 ‘통합’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위험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전통농법의 본래 목적인 바 세계 각지의 전통농법도 ‘생산성’보다는 안정성과 지속성을 중시했음을 밝히고 있다. 


회복력을 갖춘 전통사회 

자연재해나 재해의 충격이 있을 때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고 유연히 대응하거나 가능한 한 빠른 시간에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능력을 회복력이라 한다. 자연과 사회, 개인에게도 회복력이 있지만 어느 한계를 넘으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특히 기후변화·생물다양성의 감소·질소순환의 변화는 이미 한계를 뛰어넘었고,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농지개발도 한계에 이르렀다. 질소순환 및 농지개발의 한계는 인간의 에너지원인 식량생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세계 각국의 전통농업은 우리 인류가 오래 전에 잊어버린 공동체와 전통사회의 미덕을 일깨우면서 동시에 가장 생태적이고 자연친화적인 농경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멕시코의 밀파 농법, 아스테카의 치남파스 농법, 토종종자 부활로 마을을 살린 인도농업, 생산성과 생물다양성 보존에 성공을 거둔 스리랑카, 두둑을 이용한 이어짓기로 수확량을 보장한 뉴기니의 흙무더기 농법 등 고대 전통사회에서는 자연의 특성, 지역과 기후의 특수성을 십분 수용한 전통농업을 발전시켰다. 또한 이들 공동체의 일원은 자연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다 같이 사는 사회문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생산성에 목을 매지 않아도 공동체가 충분히 먹고 살만큼 식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명실공히 자연과 조화한 농경에 기초한 평등사회를 구현했다. 그야말로 자생력과 회복력을 갖춘 사회체계였고, 진정한 의미의 문명사회였다고 할 수 있다. 


변경 농업의 탐색을 권유하다

저자는"문명의 기초는 사람을 부양하는 먹을거리이다. 먹을거리를 낳는 것은 농법이다. 따라서 농법이야말로 문명의 요람이라 해도 좋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메소포타미아가 염해鹽害로, 고대 그리스가 토양침식으로 멸망했듯이 문명의 중심지는 농법에 따라 변동한다. 20세기의 개막과 함께 시작되어, 평원을 지배한 석유농법도 석유생산정점(peak oil)과 함께 물거품처럼 사라질 운명이다."고 주장한다. 또 유전자조작과 녹색혁명에 더 이상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제 전통농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 영화의 땅에 매장된 전통농업에서 미래 문명을 뒷받침할 농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전통에 묻힌 슬기를 되찾아오는 것, 고대인의 지혜를 재발견하는 것은 후퇴하는 것도 아니고 시대착오적인 노스탤지어도 아니다. 환경 파괴, 인구 증가, 빈부 격차, 빈곤의 증대 등 목전에 다가온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이다. 석유생산정점과 함께 도래할 총체적인 전 지구적인 위기를 탈석유 시대 농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보면 어떨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문명의 돌파구는 정녕 과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