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땅주인이 쓰다가 버린 주름관이 있었다. 크기가 커서 어디다 버리기도 애매하고 쓸 일도 없어 그냥 두고 있었다.
그러다가 요긴하게 쓸 일이 생겼다.
딸기를 작년부터 재배하고 싶어 벼르고 있었는데, 딸기를 재배할 때 바닥에 심으면 병도 잘들고 딸기가 맺혀도 흙에 닿으면 무르거나 썩는다고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구멍을 뚫은 플라스틱관에 딸기를 심고 나무지주를 세워 올려놓고 재배하는 것을 TV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있어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선 나무지주를 세워 박는다 해도 바람이 세차게 불면 넘어 질 것도 같고 야생동물로 인해서도 넘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고정시키는 작업도 번잡할 것 같고 생각이 많아져서 실행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번뜩이는 생각에 저 관을 반으로 짤라 땅에 박아서 심으면 되지 않을까라는 방법이 생각난 것이다.
그래서 바로 실행에 옮겨봤다.
우선 톱으로 잘라 두개를 만들었다.
나무톱으로 잘릴까라는 의문이 있었으나 톱이 좀 버벅되기는 하지만 쓱싹쓱싹 반동을 이용해 자르니 무난했다.
어떤 태풍에도 끄덕없을 만큼, 그리고 딸기가 땅에 닿지 않아야 하니 그점을 고려하여 적당한 깊이로 땅을 파고.
통을 바로세우고 흙을 덥어준다. 단단히 고정시켜야 하니 호미 손잡이 부분으로 힘차게 찍어가며 틈새를 다져줬다.
작업을 끝내고 흔들어보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ㅎㅎ ^^
이렇게 작업을 마치고 4월쯤 근처에 있는 딸기농장에서 모종을 구입해서 심을 계획이다.
우선 저 통에 흙을 채우고 모종을 4~5개정도 빙 둘러가며 심으면 될 듯 싶다.
통의 바닥엔 굵은 돌을 채우고 냇가에 있는 마사정도의 흙을 그위에 넣고 마지막엔 근처에 있는 비옥한 표토로 채우면 환상의 조합이 완성되는 것이다.
통의 깊이가 있으니 쉽게 마르지 않을 것 같고 비가 많이 와도 바닥이 땅이니 물빠짐도 원할하고 건조할 시에는 냇가가 옆이니 물뜨기도 좋고. 올해 딸기 농사는 잘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몰려온다.
추가 - 2012.04.15
드디어 딸기 모종을 사서 심었다. ^^ 아래 블로그 링크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