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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Green 리빙그린 - 먹을거리와 에너지 위기 시대에 살아남는 친환경 생활 지침
그레그 혼 (지은이), 조원범, 조향 (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전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Green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Living Green’, 즉, 친환경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이루어지며 결국 내 삶 속에서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를 매우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 친환경 생활 안내서이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갑자기 지독한 새집 증후군(화학 물질 과민증)을 앓으면서 쇠약해진 심신의 건강을 원래대로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친환경 지침들은 먹는 음식에서부터 목욕용품과 화장품 등 각종 몸에 바르는 제품들과 입는 옷, 사무실과 집 등 주거 환경에 이르기까지 내 몸 안팎 모두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실제적인 방법들을 알려준다.


-리뷰-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제 1장은 저자가 이와 같이 '리빙그린' 운동을 펼치게된 원인이 되어 주었던 개인적인 경험담에서 시작된다. 피츠버그 도심 한 복판에 새로지은 14층 짜리 건물에서 일하게 된 저자는 새로 깐 인조 카펫과 페인트, 사무실의 가구등에서 용해되어 나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휘발성 화학 물질들로 인해 빌딩 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을 겪게 된다. 빌딩증후군의 특징은 우리 몸이 합성 화학 물질에 대한 내성이 약해져서 눈의 화끈거림, 집중력 상실, 두통, 관절통 등을 겪게 되는 것 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저자는 먹는 것 부터 유기농 식품으로 바꾸어 먹고, 일터인 사무실 가구를 천연 소재의 것으로 교체하고, 매일 매일 환기를 충분히 해 주고, 가정에서도 유독 물질을 배출하는 압축판자 등이 사용된 가구들을 모두 없애는 등의 노력을 함으로써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 이 경험이 토대가 되어 저자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 만들고, 좀 더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리빙그린' 운동을 펼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제일 간편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환경 운동의 첫 걸음이 바로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것임에 착안하여 제 2장에서 저자는 자연스레 먹거리 부터 살피고 돌아본다. 다음으로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의 문제만큼 중요한 무엇을 입을 것인가의 문제가 3장에서 다루어 지고, 4-5장은 가족이 살고 있는 울타리와 건축물과 관련하여 친환경적인 설계와 에너지 효율 등이 다루어진다. 6-7장은 그린 퓨쳐라는 주제하에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그리고 글로벌 경제 시대의 소비자의 선택이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총체적으로 되짚어 보고 있다. 

이 책은 무분별한 소비와 낭비를 반성하는 계기를 줄 뿐더러,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한의 만족과 기쁨을 누리는 참살이의 지혜를 깨우쳐 주는 훌륭한 환경 지침서 이다. 진정한 웰빙의 생활 비결과 방법이 바로 이 책 속에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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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와이즈먼

우주식민지를 개척해야 한다는 스티븐 호킹의 주장과 앨런 와이즈먼(Alan Weisman)의 인간 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Us』(이한중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은 극단을 달린다. 그래도 인간이 사라진 세계에 대한 상상은 인간의 영역을 지구 대기권 바깥으로 확장하자는 제안보다 현실적이다.

우리 모두가 사라질, 그것도 당장 사라질 확률은 꽤 희박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른 생물들은 다 남고 인간만 사라질 가능성은 더 희박하지만, 그래도 제로보다는 높다.

그렇다고 인간 없는 세상에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나는 이 책의 몇 가지 점들이 유감스럽다. 우선, 약 4만 8,000년 전 호주 대륙을 시작으로 인류가 신대륙에 발을 디딜 때마다 마주친 동물들이 멸종했다는 이른바 ‘전격전 이론’은 근현대인의 책임을 회피하는 ‘물귀신 작전’이다.


비판적 책읽기와 독자의 눈 틔워주기

‘ 전격전 이론’은 동물 전멸의 책임을 옛날 옛적의 원주민에게 떠넘긴다. 불도저로 북미와 남미의 숲을 밀어버린 개발업자, 숲을 개간한 농장주, 숲을 불태운 목장주 들과 땔감용으로 베어낸 농민들에게 균등한 책임을 묻는다. 그러면서 미국의 백인들이 자행한 버팔로 대량학살은 은근슬쩍 넘어간다.
나중에 유럽인의 질병이 대륙 전역에 퍼지면서 인디언들이 거의 멸절되자 버팔로가 급격히 늘어났다. 버팔로는 멀리 플로리다까지 퍼졌고, 그곳에서 서쪽으로 이동 중이던 백인 정착자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남겨둔 극소수를 제외하고 버팔로가 거의 다 사라지자 백인 정착자들은 인디언의 조상들이 태워놓았던 대평원을 잘 이용했다.

‘아프리카의 역설’ 또한 ‘원주민 책임론’과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아프리카의 대형 포유류는 왜 아직 멸종하지 않았을까? 그건 아프리카에선 “인간과 거대동물이 함께 진화했기 때문이”고, “다행히도 아프리카의 거대동물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남는 적응력을 갖춘 형태를 나름대로 발전시”킨 덕분이란다. 과연 그럴까?

앨런 와이즈먼은 외국의 여느 환경운동가나 생태계 보존과 생물다양성에 관심 있는 학자들처럼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른 비무장지대(DMZ)를 낭만적으로 본다. “한반도의 분단은 미국이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바로 그날인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소련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남북 분단의 기원은 약간 허탈하다.

군사분계선의 정의는 잘못되었다. “군사분계선은 비무장지대에서 양측이 접근해서는 안 되는 한가운데 지점의 초소들이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는 선을 말한다.”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그러니까 군사분계선(휴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에 있는 GP들을 잇는 선을 가리키는 용어는 딱히 없다. OP들을 연결한 선은 남방한계선과 일치한다.

그래도 비무장지대의 앞날에 대한 앨런 와이즈먼의 예측은 정확하다. 전쟁터를 평화공원으로 바꾸자는 DMZ포럼의 제안은 “달콤한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DMZ를 넘보는 개발 세력들에게 먹혀버리기 쉬운 전망이기도 하다.” 평야지대인 서부전선과 철원 인근의 민간인통제구역은 진즉에 부동산 바람이 불었다.
나중에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지역 토지의 원소유자 후손들이 땅을 되찾으려는 요구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몹시 위험천만한 곳이 야생동물의 피난처가 되었다는 DMZ의 역설을 “특별한 행운”이라 하기에는 분단의 질곡과 그것이 남긴 상처가 너무 크고 깊다.


한편, 자발적인류멸종운동(VHEMT)에는 맬서스 인구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앨런 와이즈먼이 인용한 이 운동의 창립자가 한 말이다. “ 적극적으로 번식하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중국의 경우 출산율이 1.3퍼센트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매년 1,000만 명이나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근, 질병, 전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성장률을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이렇듯 인간 없는 세상』은 비판적 책읽기의 대상으로 알맞을 뿐만 아니라 읽는 이의 눈을 틔워 주기도 한다. 흙과 모래와 석회 반죽을 섞어 만든 콘크리트는 로마인들의 발명품이다. 마사이족의 전통 의상 ‘슈카’의 유래는 이렇다. “전통 의상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19세기에 스코틀랜드 선교사들이 나눠준 특유의 격자무늬 담요가 시초였다.”

철 (Fe)은 금속이자 비금속(卑金屬)이다. 철은 쇠붙이다. 비금속(非金屬)은 아니다. 비금속(卑金屬)은 귀금속에 대비되는 공기 중에서 산화하기 쉬운 금속을 통칭한다. 본뜻은 이렇지만, 비금속(卑金屬)은 귀금속보다 값싼 천한 금속이다. 스테인리스스틸도 산소와 짠물에 노출되면 삭기 시작한다. 여기까진 사소한 상식으로 볼 수도 있겠다.

한 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두 섬 모두 찌그러진 플라스틱 병, 폴리스티렌 부표 조각, 나일론 뱃줄, 라이터, 자외선에 분해된 온갖 상태의 고무, 각양각색의 플라스틱 병마개, 일본제 로션 튜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흩어진 무수한 플라스틱 조각들이 카펫처럼 깔려 있었다.

바다에 떠다니거나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쓰레기의 양은 실로 엄청나다. 태평양에서 쓰레기장이 되어버린 북태평양 환류의 면적은 거의 아프리카 대륙에 맞먹는다고 한다.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와 조수가 바위를 모래로 만드는 작용이 플라스틱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크고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이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는 것은 각국 정부의 관리부실 때문일까? 그런 것 같진 않다. “관리라는 말은 결국 가만히 두면 언젠가는 쓰러져 숲의 거름이 되어줄 거목을 베어내기 위한, 그리고 팔기 위한 입발림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겹쳐 읽다

『인간 없는 세상』은 다른 책들과 겹쳐 읽을 수도 있다. 1978년 탄자니아의 올두바이 협곡에서 메리 리키 팀이 발견한 것은 젖은 재에 찍혀 있는 350만 년 전 직립원인의 발자국이다(69쪽).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부모와 아이 것으로 추정되는 두 발자국을 실제로 볼 수 있다(『코스모스』 특별판, 680쪽).

『인간 없는 세상』의 348쪽부터 356쪽까지의 내용은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칼 세이건: 코스모스를 향한 열정』(동녘사이언스)에도 나온다. 그런데 보이저 호에 탑재한 어딘가 있을 외계지적생명체에게 보내는 골든 레코드에 관한 두 권의 설명 가운데 서로 다른 내용이 있다. 『인간 없는 세상』에선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가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나온다.

드 레이크는 디지털미디어가 유행하기 이전 시대에 이미 금을 입힌 구리로 만든 30센티미터의 아날로그 디스크에다 소리와 이미지를 함께 기록하는 법을 고안해냈는데, 거기에다 축음기 바늘을 달고 가능하면 작동법을 알려주는 그림을 함께 넣어주기로 했다. (349-350쪽)

반면,『칼 세이건: 코스모스를 향한 열정』에선 “그림을 LP판에 집어넣는 장치”를 사용하여 앞의 작업을 실행한 기술자가 등장한다. 물론 이 책에서도 프랭크 드레이크가 그림들이 축음기 레코드 홈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쓰고 있다.

드 레이크는 고주파 텔레비전 신호를 저주파 오디오 신호로 바꿀 수 있는 기계를 찾고 있었다. 오디오 신호가 테이프에 한번 녹음되면 어떤 레코드 스튜디오에서도 그것으로 레코드를 만들 수 있었다. 드레이크는 발렌틴 보리아코프라는 이름의 일급 하드웨어 해커를 데려왔다. 보리아코프는 갓 창업한 회사인 콜로라도 비디오에 재직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설립자들은 사람들이 앞으로 언젠가는 텔레비전 그림들을 전화선으로 보내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텔레비전 신호를 오디오 신호로 바꾼다는 뜻이다. 그들은 최근에 그것을 위한 장치를 설비하였고, 또한 레코드를 도울 마음도 있었다. (434-435쪽)

인간이 사라지면 지구는 지금보다는 한결 평온할 것이다. 가까운 사례를 든다면, 적어도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인하여 바다와 바닷가가 오염되고, 거기에 사는 생물들이 떼죽음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유조선 옆구리가 찢어져 유출된 엄청난 양의 원유를 덮어쓴 바닷가에 자원봉사자들의 행렬이 물결을 이뤘다.

그들의 봉사정신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시민들이 나서서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래는 미국의 언론운동 활동가 셸던 램튼과 존 스토버가 공저한 『거짓 나침반』(정병선 옮김, 시울, 2006)에 인용된, 보수적인 어느 논평가의 논평을 확증하는 홍보업계 저술가의 발언이다.

기 름을 뒤집어 쓴 후에 ‘구조된’ 거의 모든 새가 결국은 죽는다. 정화 작업의 주요 목표는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뭔가 쓸모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활동은 대개 상징적인 조치일 뿐이지만 기업이 환경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는 정작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은 뒷짐을 지고 있으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에서도 사고 당사자들이 이 원칙(=오염자부담원칙)을 회피하기 위해 분주하다고 한다.”(<한겨레> 2007년 12월 18일자 34면)
탐욕적 생활방식에 대한 경고

“1년에 상어가 사람을 15명 정도 공격한다면, 인간은 상어를 1억 마리씩 잡고 있습니다. 정정당당한 싸움은 아니지요.” (보존 해양생물학자 엔리크 살라)

“게놈 수준에서 볼 때 산호와 우리의 차이는 적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같은 곳에서 왔다는 분자 차원의 강력한 증거지요.” (미생물학자 포레스트 로워)『인간 없는 세상』은 “너무도 탐욕적인 우리의 생활방식”에 대한 경고다. 탐욕적이고 거만하며, 때로는 심한 엄살까지 부리는 우리가 과연 타성에 젖은 생활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 대오 각성한다면 모를까, 나는 극히 회의적이다. 『인간 없는 세상』은 꽤 읽을 만한 책이다.

『가비오따스』(황 대권 옮김, 월간말, 2002)에 대해선 박병상 선생의 서평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박병상의 「남미 오지에 건설한 이상주의자들의 공동체」는 시민에게 권하는 100권의 환경책 서평 모음집 『환경책, 우리 시대의 구명보트』(환경과생명, 2005)에 실려 있다.

이 책은 자연의 원금을 축내지 않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에 대한 취재 보고서나 무미건조한 기행문이 아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안데스 산맥과 이어진 해발 3,000미터의 고원, 생활 기반은 물론 도로도 제대로 개설되지 않은 오지 중의 오지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고자 의기투합한 이상주의자들의 힘겹지만 아름다운 시행착오의 경험담이다. 환경 문제에 천착하는 저널리스트 앨런 와이즈먼이 발품을 팔아 썼고 농업 중심의 생태 공동체를 실현하려는 황대권이 옮겨서 그런지, 전하는 메시지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현장으로 독자를 안내해 함께 고민하고 안타까워하게 만든다.

 


앨런 와이즈먼 저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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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없는 세상 | 원제 The World Without Us (2007)
앨런 와이즈먼 (지은이), 이한중 (옮긴이) | 랜덤하우스코리아




-책 소개-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상' 수상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앨런 와이즈먼의 과학논픽션. 타임지로부터 "전 세계가 함께 읽어야 할 올해 최고의 논픽션"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전 세계 20개국에 번역 출간되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에서 영화화를 결정하는 등 출간 이후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은이인 앨런 와이즈먼은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적 탐험을 떠난다. 그리고 인간 없는 세상의 모습이 어떠할 것이며, 인류와 함께 사라질 것들과 인류가 지구상에 남길 유산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선다.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비롯하여 터키와 북키프로스에 있는 유적지들,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등 전 세계의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고생물학자 · 해양생태학자 · 지질학자 · 한국 비무장지대의 환경운동가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 인간이 사라진 이후의 세상을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리뷰-

와우~!! 이 책은 논픽션이면서도 판타지 소설같다. 인간이 없어진다는 가정하에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오로지 상상에 의한 세계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상상이라는 것이 터무니없는 공상과학 영화 속의 모습이 아니라, 철저한 조사에 따른 사실 가능한 상상의 모습이다.
책의 내용이 끝나고 뒷장에 나오는 어마어마한 참고문헌이 이 책의 진실성(이건 사실성과 구분되어져야한다!)에 대해 말해준다.

논픽션이라 그러면 이내 딱딱함을 생각했는데, 책장이 휙휙 넘어갈만큼 흥미롭게 쓰여져있다. 서평 바로 뒤에 나오는 '인간 없는 세상 연대기'가 일단 흥미를 끌었다.

인간이 사라지고 단 이틀만에 뉴욕엔 지하철이 다닐 수 없을 만큼 물이 찬단다. 일년 후가 되면 전기가 끊어져 매년 1억마리씩 송수신탑에 감전되어 죽던 새들이 살기가 좋아지고, 10년 후면 집들이 무너지고, 20년 후가 되면 파나마운하가 막혀 남북아메리카가 하나로 이어지며, 100년 후가 되면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하던 동물들의 수가 늘어나는 반면, 고양이가 야생화가 되어 너구리같이 작은 동물들의 개체수는 줄어든단다.
300년 후엔 댐에 흙이 차 물이 범람을 하고 500년 후엔 온대지역이 밀림지역이 될 거란다. 천년 후엔 인간이 만든 건축물 중 영불해협터널만이 유일하게 남아있을 것이며, 3만 5천년이 지나야 토양에서 중금속인 납이 씻겨 나간단다.
하지만, 수십~수백만년 후에야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생길거란다.
그리고 45억년 후가 되어야 열화우라늄-238이 반감기를 맞게 되고 50억년이 지나면 팽창하는 태양에 지구는 불에 탈 것이란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것중 그 때까지 남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전파란다.

책의 내용은 이 연대기의 순서대로 흘러가는데, 책장 곳곳에 정말 내가 알지 못했던 환경에 관한 지식들이 널려있다.

특히나 흥미로웠던 내용은 우리가 흔히 쓰는 각질제거제(알갱이가 들어있는)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죽이고 있느냐-하는 것이었다. 각질제거에 좋다는 그 알갱이들은 미세한 플라스틱으로 플랑크톤과 크기가 비슷하단다.
그래서 그걸 플랑크톤으로 착각하고 먹은 작은 물고기들은 소화가 안 돼 내장이 막혀 죽는단다!
그리고 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금의 바다에는 이런 작은(각질 제거제 뿐 아니라 모든 작은) 플라스틱들의 양이 동·식물성 플라크톤보다 많단다!!
이 플라스틱들이 50년대 이후에 개발된 제품이라는 게 더 무서운 일이다. 이는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이미 들어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지하철로보다 하수도가 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뉴욕처럼 오래된 도시는 하수시설보다 지하철이 후에 생겨 밑에 위치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처럼 방공호로 쓰기위해 깊이 판 나라들도 있으니...
아무튼, 인간이 사라지면 지하철로로 흘러들어오는 물을 하수도로 펌프질해 올려주질 못하므로 단 이틀만에 지하철로엔 물이 차고 곧 그 자리에 강이 생길거란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무서운 현실.
지금도 북한의 보유로 세계가 긴장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인들은 두려움을 많이 못 느끼고 있는 핵.
비단 핵폭탄만이 아니라 원자력발전까지.
인간이 없는 세상에서는 오히려 원자력발전소가 더 위협적이란다.
핵폭탄을 터뜨리려면 정확한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데 자연에서는 충족되기 어렵다고.
허나, 원자력발전 가동을 멈추지 못하고 갑자기 인류가 사라진다면, 냉각수가 고갈되는 순간 엄청난 재앙이 시작되는 거란다.
그러면서 20년 전에 일어났던 구 소련의 체르노빌원자로 폭발사고에 대해 몇장에 걸쳐 기술한다.
반경 몇십키로에 걸쳐 죽음의 땅이 된 그 곳은 아직까지도 황무지로 남은 곳이 많다고.
다른 대도시로 방사능 구룸이 퍼지기 전에 인공강우로 그 지역에 비를 뿌려댔지만, 주변 소나무 숲은 순식간에 말라버렸고, 땅은 더이상 농작지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다.
이 무서운 땅에 인간은 발을 들여놓지 않으며, 다만 새들이 돌아와 지저귀는 모습을 방진복을 두겹씩 입은 사람이 지켜볼 따름이란다.
헌데, 인간이 사라지고 나면 세계적으로 흩어져있는 441개의 원자로가 연쇄 폭발을 일으킬거란다.
그러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

과연 표지에있는 전세계인이 읽어야할 최고의 논픽션이란 타임지의 말이 거짓이 아닌 책이었다.
책의 종반부에 자발적인류멸족운동가들의 말을 빌어 이야기하는 부분은 좀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현재의 인류가 꼭 생각해봐야할 환경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냈다.
어느날 갑자기 인류가 사라지진 않겠지만(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이 책은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면 어찌해야하는지를 생각케하는 좋은 책인 것같다.
-대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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