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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배로 농사를 짓다보니 무투입, 무경운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작물들이 오롯이 땅의 힘만으로 자라게 되는데요, 작년에는 땅심이 부족해서 인지 파종한 토란이 성장하지 않아 수확을 못했습니다. 

올해는 땅이 어느정도 회복을 했는지 토란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걸 보며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땅을 오가며 도로 주변에 관행농 토란밭을 보면 키가 큰 녀석들은 1m를 훌쩍 넘는 애들도 있고 작은 것들도 우리밭에 토란과 비교해보면 3배이상 크더군요~ ^^;;;

그래서 알이 얼마 없을 걸로 예상을 하고 수확을 시작했는데!!!
@_@ 알도 실하고 갯수도 5~7개로 기대이상이었습니다. ^^




이렇게 부실했던 토란들이 땅 속에 토실한 알들을 품고 있었을 줄이야~ ^^ 참 고맙습니다.

작물들이 커가는 걸 보면 반드시 잎이나 줄기의 크기와 비례해서 수확량이 결정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양분이 너무 많거나 외부의 공격을 받지 않고 자란 작물들은 외형만 크게 키울 뿐 내실은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비해 비료나 속효성퇴비를 많이 투입하지만 작물들이 지니고 있는 영양분은 오히려 부족한 것도 그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인간이 똑똑하다 하지만 자연이 식물들을 키우는 시스템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작물들이 충분히 땅과 교감하며 자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지 않아야 합니다. 

유기농을 넘어서 자연재배로 돌아가는 이유도 농부와 작물이 본래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자연재배란 결국 작물을 키우는 데 있어 자연의 손길을 빌리는 것이지요. 인간은 보조적인 역활로 한발 물러나서 관찰하고 작물과 주변 식생과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게 도와주는 게 목적인 것 같습니다.
헌데 그 균형이라는 관점 또한 인간의 관점이기에 농부는 에고를 넘어 자연의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풀들과 작물은 항상 경쟁하지 않습니다. 서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부분이 많습니다. 
풀들은 일정하게 자라나며 땅을 만들고 나면 그 다음 식물에게 자리를 내줍니다. 매년 다른 식물들이 새롭게 터를 잡으며 땅은 더 풍족해집니다. 

그 속에서 작물들도 함께 풍성하게 자랄 수 있는 것이죠. 

아직은 초보농꾼이라 이런 관점들을 더 실제적으로 체험해가며 체득해야 하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첫번째는 자연을 믿는 것이고, 두번째는 작물과 자연 사이에서 최상의 선택을 하기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농부인 것 같습니다.




파종을 하고 커가는 걸 바라보며 수확을 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작물과 농부는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그 무엇으로 말이죠.

벌레에 공격을 당하거나, 성장하며 몸살을 하거나, 생생하게 커 갈때나 농부는 온 존재로 그것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수확을 하는 순간엔 그 모든 과정을 딛고 잘 커준 작물을 보면 큰 감동이 밀려옵니다. 
작물과 농부가 서로에게 빛을 주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새삼스럽게 느낀 거지만, 토란의 속살이 이제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하얗더군요.
까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정말 뽀얗다. 정말 하얗다. ^^

토란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빨간 물질을 내는 것 같습니다.
토란을 캘 때 굼벵이 같은 애벌레가 토란을 먹고 있더군요, 애벌레가 먹고 있는 토란 부위를 보면 피가 맺혀있는 것처럼 빨간액체가 모여있었습니다. 뭔가 동질감이 느껴져서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중에서 사서 먹을 때와 다르게 토란의 끈적한 점액질이 많았습니다. 
수확 후에 바로 요리를 해서일까요?
평소 좋아하고 즐겨먹는 들깨토란탕이 이번엔 더 맛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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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귀농 2년차입니다. 
저는 자연농업을 한다는 미명하에 풀을 키우며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풀이 어느정도 자라면 예초기로 베어주며 세력조절만 합니다. 그러면서 땅을 덮어주고 거름도 주는 격이죠.   
올해는 작년에 비해 키가 큰 풀들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내년이 되면 또 다르겠죠~ 땅이 살아날 수록 풀은 줄어든다고 합니다. 


잡초를 키우는 이유 중 하나는 비독층을 제거하기 위해서인데요. 비독층이라는 건 관행농을 오래 지속하다보면 매년 농기계가 땅을 갈면서 기계의 하중에 의해 토심 30cm 아래가 딱딱해지게 되고 그 부분에 비료성분이 쌓이는 걸 말합니다.(무경운도 같은 이유죠) 
이 비독층으로 인해 작물의 뿌리가 깊게 뻗지 못하고 비료독으로 인해 병도 잘들고 약해지니 해충의 공격도 많이 받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가 올 경우 수직배수가 안되는 문제도 크구요~ 

두번째 이유는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잡초라는 건 결국 자연스러움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이기도 하죠. 단일 식물만 있다면 그것을 좋아하는 해충과 병균도 잘 차려진 밥상을 마다할 이유가 없으니 공격이 심해질테고 그러면 사람들은 각종 화학약품으로 막으려 들지만 어찌 자연에 힘에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장기적으로는 더더욱... 

그리고 단일식물이 많은 영역을 쓰고 있다면 조화로움에 어긋나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균형을 위해 자연의 힘이 작용하는 것이라고도 생각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그럴 경우 더더욱 자주 가보고 많은 관찰을 해서 땅의 순환을 통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면의 철학과 사상이 받쳐줘야 할 것 같구요... 

아래는 작물과 주변의 사진들을 올려봤습니다. ^^ 재밌게 봐주세요~ 




요즘 쇠무릎 꽃이 한창입니다. ^^ 관절이 약해서 시간내서 효소를 담아볼까 합니다. ㅎㅎ 




자생하는 밤나무 입니다. 작년에 해거리를 하더니 올해는 많이 열렸네요~ 2번의 태풍에도 제법 붙어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스스로 잘 자라는 나무들을 보면서 사람이 재배하는 작물도 그렇게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기적의 사과를 재배하는 농부처럼 저도 그런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이 녀석도 자생하는 산감나무 입니다. 작년에 따 먹었다가 혼쭐이 났던 기억이 있네요~ ^^;; 처음 한입은 즙도 많고 아주 달더니 그 뒤에 입이 쪼그라들 정도의 떫은 맛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올해는  작년 해거리로 인해 많이 열려서 감식초를 담을 계획입니다. 






쥐눈이콩이죠~ 일명 약콩이라고도 하는데 잦은 비에 잘 여물지 모르겠네요~  
작물은 심는 시기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잡초가 힘을 받기 전에 심으면 콩이 먼저 우점을 해서 잘 자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에서 보면 식물공동체, 즉 군락을 이루는 효과를 내는 것이겠죠.




아로니아(블랙초크베리)라는 관목 과수입니다. 주 작물이기도 합니다. ^^ 
지구 상에 존재하는 식물 중에서 항산화물질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몸이 약해서 저와 가족들도 먹을 겸해서 키우고 있습니다. ㅋㅋ




위 사진도 아로니아 입니다. 
관목의 특징은 뿌리에서 지속적으로 가지를 내는 것인데 같은 종의 관목이라도 다른 특성들이 나타납니다. 원 가지를 지속적으로 키우는 경우도 있고 두개의 가지를 키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원 가지가 벌레나 병으로 부터 공격을 받아서 잎이 많이 없어진 경우에는 뿌리에서 새로운 가지들을 키워서 생존을 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과수를 키우게 되면 원 가지 1~3개를 두고는 뿌리에서 나는 가지들을 지속적으로 잘라주라고 하는데, 그래야 빨리 크고 열매도 수확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에너지가 분산되면 아무래도 빨리 크지도 않고 열매도 부실하다는 원리죠... 

하지만 저는 그냥 둡니다.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쓰는 지를 지켜보는 거죠. 그리고 나무마다 다양한 방법들을 택하는 걸 보면서 배우게 됩니다. 

많은 공격을 받고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경우 그것을 버텨낼 힘을 내부에서 키우게 되는 것이죠. 
아로니아가 가장 많은 항산화물질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북유럽에 극강한 추위와 강렬한 자외선에서 버티기 위해 스스로 그런 유전적 힘을 만들어낸 것이라 합니다. 




멧돼지의 횡포입니다. ㅡㅡ;; 땅콩을 심었는데 이지경으로 만들어놨네요~ 

작년엔 고구마, 올해는 옥수수와 땅콩... 하지만 올해는 옥수수와 땅콩을 어느정도 수확을 했습니다. 
ㅋㅋ 작년엔 속수무책 당했지만 ~ 




아주 말끔하게 정리를 해놨죠~ ^^;; 멧돼지의 성격이 이리 깔끔한가 봅니다. 내년엔 뭘 심을지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율무는 참 손이 안가고 잘 크는 작물 같습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잘 자라고 많이 맺히네요~ 작년에 자랐던 곳 주위에 스스로 종자가 떨어져서 나는 것들도 제법 있더군요~ ^^




작두콩 입니다. 무지 크죠~ ^^ 이건 제가 알르레기 비염이 있어서 먹기 시작하면서 직접 키워서 먹을 생각으로 심었습니다.
주 증상이 콧물과 재채기인데 끓여먹으면 증상이 멈추는 효과가 있더군요~ 근데 안 먹으면 다시 콧물과 재채기가 난다는...ㅋㅋ




밭 경계를 따라 흐르는 냇물입니다. 지난 가뭄에 마르지 않는 냇물의 덕택에 잘 버텼네요~ ^^ 
헌데 비가 너무 많이 오니 넘쳐서 보수를 해줘야 했습니다. 




토사자의 꽃입니다. ^^ 이제 필려고 준비를 하고 있네요~ 




주변에 칡이 너무 많아서 제어하는게 힘든데, 토사자가 칡의 천적이라는 걸 얼마전에 알았네요~ ^^ 
토사자가 씨를 맺으면 모아서 칡 주변에 뿌려줄까 생각 중입니다. ㅋㅋ




들깨도 잡초처럼 잘 자랍니다. 특별한 관리가 필요없을 정도죠~ ^^




녹두입니다. 해독작용이 탁월하다고 하죠~ 낙안읍성 놀러갔다가 주민들이 담벼락에 키우는 토종종자를 얻어다 심었습니다. 헌데 새들이 많이 먹는 바람에 크고 있는 것들이 얼마 없네요~ ㅜ.ㅜ




고라니가 콩잎을 아주 좋아합니다. 너무 좋아하면 이렇게 되죠~ ㅜ.ㅜ 콩이 맺혔다가 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토란과 들깨와 풀들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토란은 땅에 거름기가 있어야 잘 자랍니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잘 자라네요~ 작년엔 거의 성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작년에도 거름을 전혀 하지 않았고 올해도 물론이지요~ ^^;;; 이걸 보면 땅은 스스로 힘을 키워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잡초와 벌레들이 함께  도우는 거겠죠~ 




참취꽃입니다. 이곳엔 참취가 유난히 많아서 작년에는 귀농 첫해라 나물로만 먹고 올해는 적응이 좀 됐는지 묵나물도 만들고 장아찌도 담았습니다. ^^ 




땅두릅입니다. ^^ 꿀이 많아서 꽃이 피면 벌과 벌레들이 무더기로 모여있어서 좀 무섭기도 합니다. 가까이서 향기를 맡으면 진한 꿀향이 납니다. 나무두릅보다 몸에 좋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글쎄요~ 제 취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향이 너무 진해요~ 




땅두릅 꽃사진을 찍고 있는데 청개구리가 있어서 한컷~ ^^ 




산에 많은 초피나무 입니다. 흔히 산초와 혼동을 많이하죠~ 




칡입니다. 처음엔 쉽게 봤다가 요즘 걱정거리 중 하나입니다. ㅜ.ㅜ 너무 잘자라고 모든 걸 덮어버리는 능력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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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수확의 기대에 부풀었던 마음을 처참하게 무너트린 멧.돼.지...
말로만 듣던 멧돼지의 습격, TV에서나 보던 일이 나에게 현실로 체험되니 그저 탄식이 나올 뿐이다.
이후엔 온통 머리 속에서 멧돼지를 막을 방도를 찾는 생각들로 가득찬다.

자연농법, 무경운, 무농약, 무비료, 무거름.
귀농 첫해 늦봄에 농사 시작이라 계획도 없이 이것 저것 시기에 따라 심는 다고 바뻤다.

고구마를 좋아해서 장날에 호박고구마순을 사다가 심고, 옆 냇가에서 부지런히 물을 길러다 주는 정성을 더했다.
토란도 사서 심고... 토란은 멧돼지가 안 먹는다고 하더니~ 3발작에 하나씩 띄엄띄엄 심었건만 이리도 풀이 무성한데, 잘도 찾아서 쏙쏙 파먹었다. 무지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고구마 밭은 기계로 경운을 한듯이 두둑을 잘도 갈아놨다. ㅡㅡ;;
부인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어디? 라며 찾지도 못한다. 멧돼지의 반듯이 땅가는 솜씨에 우리가 만든 고랑인 줄 알았단다. ㅋㅋ

좋은 경험이었고 내년 농사는 가람막을 꼭 설치해서 작고 알차게 해봐야겠다.



 

멧돼지의 땅가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이 녀석을 훈련을 시켜서 땅을 갈면 소에 쟁기를 달아 가는 것보다 훨씬 편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ㅎㅎ
돼지가 개보다 똑똑하다는 소리를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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