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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전 경제분석가인 피터 쾨니히가 25일 '글로벌리서치'에 게재한 기고문 '서구 통화체제 붕괴인가 … 독일 정부 임박한 재난 경고, 러시아 적국 규정'에 따르면 독일 정부의 시민방위지침 의결로 시민들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쾨니히는 "두려움에 떠는 사람은 쉽게 조작될 수 있다"며 "시민들은 슈퍼마켓 진열대 상품을 싹쓸이하면서, 경찰과 군대에 더 삼엄한 보호를 해달라고 요청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같이 두려움에 떠는 상황은 정확히 미국과 유럽연합이 원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독일은 유럽의 군국주의화를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고문 전문 


독일은 미국의 주요 동맹이자 유럽 내에서 미국의 정책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독일 정부의 섬뜩한 전략은 러시아의 침략 위협에 간접적 경고 성격을 띤다. 최근 서구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병합한 크림반도를 지키기 위해 흑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펼치고 있다. 마치 유럽을 상대로 전쟁이라도 준비하는 것처럼 왜곡 보도를 일삼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되찾으려 대규모 군사와 탱크를 러시아 국경에 집결시키고 있는 건 개의치 않는다. 


물론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게 상황은 녹록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터키 대통령 에르도안은 최근 유럽과 미국을 입장을 따르던 정책에서 벗어나 러시아로 전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터키 남부의 '인지릭' 공군기지를 사용하게 해달라 터키 정부에 요청했다. 이 기지는 현재 나토가 사용하는 곳으로, 미국의 핵탄두 50기와 수많은 전투기, 헬리콥터, 최소 5000명의 미군병사가 주둔하고 있다. 터키 총리 비날리 일디리는 지난 주말 "러시아는 인지릭 기지를 사용할 수 있다"며 공식 확인하는 한편 러시아의 사용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했다. 


유럽연합 전문매체인 '유랙티브'는 "미국이 전술·전략 양용 수소폭탄인 'B61핵폭탄' 20기를 터키 인지릭 기지와 루마니아 데베셀루 기지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루마니아 외교부는 이 보도를 즉각 부인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터키 인지릭 기지는 지난해 말 국제적 주목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터키 공군은 지난해 11월 터키와 시리아 국경 부근을 날던 러시아 전투기 'Su24'를 격추시켰다. 조종사 2명 중 1명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거나 CIA의 사주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지릭 기지가 사실상 CIA 요원의 활동무대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러시아와 이란 시리아 터키 등 신밀월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과 러시아의 신밀월, 그리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오래된 친구인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의 관계 재정립. 여기에다 러시아 요청에 따라 터키가 IS가 드나드는 국경을 통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란이 하마단 기지를 러시아에 개방하면서 러시아와 이란 시리아 헤즈볼라 터키 등이 새로운 지역안정 세력권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중동에 평화가 깃들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지만 미국과 유럽이 이끄는 나토의 입장에선 매우 불편한 상황 전개다. 나토측으로선 중동을 활보할 수 있었던 특권상실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 지역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부존자원이 풍부하다. 또 '위대한 이스라엘'을 내세운 시오니즘 확장세력에게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시오니즘 확장세력은 팔레스타인과 요르단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일부, 이라크 등 현재 중동으로 불리는 지역의 1/3 정도를 장악하려는 이상적 계획을 추진중이었다. 나아가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만들기 위한 미국의 야심찬 전략인 '전방위지배'(Full Spectrum Dominance) 개념의 좌절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과 유럽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또는 2가지를 모두 사용해 과감한 행동에 나설 경우 전 세계를 대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그동안 많이 예상돼 왔다. 독일 정부가 자국민에 비상사태에 대비하라는 충격적 경고를 날린 것말고도 그 징후는 많다. 


아군과 적군을 혼란케 하려고 조작된 군사적 충돌이 중동에서 벌어질 경우 미국 주도의 나토와 러시아는 전면 대립에 접어들게 될 것인가. 예를 들어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가 최근 5년 만에 처음으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하사카' 지역에 폭탄을 투하했다. 이곳은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관할하는 지역이다. YPG는 미국과 나토가 돈을 대 데려온 용병들로 구성돼 있다. YPG 지도자는 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인 '모사드'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리아의 폭격은, 시리아 군인은 물론 민간인까지 살해하고 있는 YPG의 도발에 대한 반격이었다. 시리아 정부는 "우리 영토에 대해 외세가 개입한다면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즉각 "미국-나토군 전투기가 시리아 정부군에 보복하겠다"며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이 미국과 러시아의 직접적 충돌로 이어지게 될까. 만약 충돌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중동을 넘어 3차세계대전으로 번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군사충돌까지 감행할 것이라는 건 현재로선 믿기 힘들다. 현재 러시아의 제공, 제해권이 미국에 앞선다는 평가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예외국가' 미국 입장에서는 중동 상황을 총체적 혼란으로 이끌기 위해서 '양심의 가책'을 뒷전으로 미뤄둘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를 뒤흔들 또 다른 재난 시나리오는 금융과 관련된 것이다. 서구의 정관계를 주무르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자손 제이콥 로스차일드 RIT 캐피탈 파트너스 회장은 최근 "서구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역사상 유례없는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같은 실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는 지도에 없는 길을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차일드 회장은 자신의 발언 배경을 자세히 소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초저금리의 의도치 않은 결과로 글로벌 국채의 30%가 마이너스금리로 접어들었다"며 "무제한적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달러 대신 금과 유럽 국가의 통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차일드의 금 투자 발언 배경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비밀스런 가문 출신인 그가, 왜 대중앞에 나서 자신의 투자전략을 공개했을까. 숨은 의도가 무엇일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월가 등 글로벌 금융 삼각편대가 내놓을 다음 수순을 알고 있기 때문인가. 혹시 금본위제로 되돌아가는 징후를 포착한 것인가. 어찌됐든, 미국과 러시아가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이후 20~25년 동안 비밀리에 공들여왔던 일도 바로 금고에 금을 쌓아두는 작업이었다. 러시아 최고 경제학자로 꼽히는 세르게이 글라지예프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국 통화 루블화 총가치의 2배에 달하는 금을, 중국은 위안화 총가치를 완전히 커버할 수 있는 양의 금을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2위 금생산국이다. 미국 역시 금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미국이 정확히 얼마만큼의 금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몇달 전만 해도 유로존과 유로화의 분열 상황을 거론하는 건 금기시됐다. 하지만 영국민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투표 이후 유럽과 유로화의 붕괴가능성은 각종 공개토론회의 단골 주제가 된 상태다. 금기시됐던 걸 과감히 말하게 되면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역시 이같은 점을 잘 알고 있다. 미국 금융엘리트들은 브렉시트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금본위제로 복귀하는 건 현재까진 공상에 불과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개연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금본위제가 되면 달러의 가치는 곤두박질치게 된다. 달러에 의존하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갈 것이다. 금고에 쌓아둔 달러자산도 연기처럼 허무해질 것이다. 


20년 전만 해도 전 세계에 유통중인 달러는 총통화 대비 80%에 달했지만 현재는 60% 정도다.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부분 유럽 국가들은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금도 확충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금가치 상승에 베팅하기보다 유로화 이전 자국통화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금의 가치는 전적으로 국제결제은행(BIS)이 좌우하며 BIS는 로스차일드나 록펠러 가문, 월가의 소수 대마불사은행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ECB와 국제통화기금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다 채권-채무국 사이의 부채조정을 자처하는 중재자로 나서려 할 것이다. 기존 달러부채가 금으로 어떻게 환산돼 정산돼야 하는지 결정하려 들 것이다. 


독일 선제적 위기경보, 물밑 거래 있나?


독일이 자국민에게 선제적으로 위기 경보를 발동한 것은 무언가 물밑에서 진행되는 거대한 상황을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과 거래를 맺었을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통화가 만들어지든, 아니면 이전의 통화로 돌아가든 최소 반년의 적응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독일은 이같은 움직임을 예상하고 미리 대비해왔을 수 있다. 따라서 자국민에게 최소 열흘치 식량을 준비하라고 통고했을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예기치 못한 통화시스템 상 재난이 닥쳐도 독일은 이에 적응하는 시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막대한 파생상품이 터질 가능성도 있다. 월가 대마불사 은행들이 연준의 묵인아래 거래하고 있는 파생상품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최소 700조달러에서 최고 1000조달러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같은 중소규모 투자은행의 파산만으로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생겼다. 전 세계가 고통을 받았지만 미국은 달러패권을 지켜냈다. 현재 파생상품 대부분은 달러로 표시돼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 문제가 생긴다면, 서구 전체가 맞닥뜨릴 현실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난 7월 중국 시진핑 주석은 공산당 창당 95주년 기념식에서 미국 경제의 붕괴와 유럽연합의 분열 가능성을 환기시키며 "새로운 세계 질서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천명했다. 이같은 발언을 다룬 주류매체는 없었다. 


서구는 현재와 같은 금융통화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는 점을 애써 무시해왔다. 러시아와 중국은 달러와 유로를 벗어난 통화시스템을 고안해냈다. 연준과 BIS, 월가 대마불사은행들의 조작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시스템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개발한 통화시스템은 회원국 경제규모에 따라 통화가치와 규모가 정해진다. 부당한 경제제재와 협박, 위협, 노골적 금융전쟁 등에서 자유로운 통화체제가 현실화를 기다리고 있다.

- 출처: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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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한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 생각이 올바를 때, 역사의 흐름은 퇴보하지 않는다. 미래를 약속하는 언어들이 출렁이는 2012년, 온 지구를 가로질러 30여 개국에 선거가 있다. 변화의 시기, 한 생각은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힘의 논리로 억압하지 않는 생명의 순환을 이어가고자 <오마이뉴스>는 세계의 지성들을 만난다. 그들의 통찰력을 빌어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내면의 지혜를 깨우려 한다. 한 생명이 밝아지면 세상은 그만큼 희망을 얻기 때문이다. '깨어나자 2012' 인터뷰 시리즈는 그 노력의 하나다. [편집자말]



전 세계 유전자 조작 작물 종자 가운데 90%를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 몬산토는 잡초가 햇빛을 훔친다고 주장한다. 인도의 어머니들은 쌀가루를 가지고 만다라와 같은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들 때 문지방 위에 있는 개미를 위해 먹을 것을 남겨둔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감을 거두면서도 나무 꼭대기에 까치밥을 남겼고, 산에 사는 스님들은 땅 속에 사는 미물이라도 죽을까봐 뜨거운 물을 함부로 버리지 않았다. 


세계를 대표하는 에코 페미니스트인 반다나 시바 박사는 여성의 세계관이 곧 풍요의 세계관이라고 말한다. 이 풍요의 세계관으로 다른 생물과 다른 종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줌으로써 식량 주권, 식량 안보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 시대의 리더는 성별과 관계없이 여성처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월 31일, 세계화 국제 포럼의 샌프란시스코 본부에서 나눈 반다나 시바 박사와의 대화 2부다. 



"식량 독재는 정치적 독재와 가깝게 연결돼 있습니다" 


▲  반다나 시바 ⓒ 안희경


- 지금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지는 유전자 변형 식재료를 식품 포장에 명기하는 법안을 지원하고 있으신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게 깊게 감명을 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지구와 지구에서의 삶이고, 두 번째는 자유입니다. 유전자 변형 식재료라는 걸 명시하자는 데에는 이 두 가지 이유가 모두 해당됩니다. 우리 농작물의 유전자를 조작하고, 우리의 씨앗을 가져가 특허내는 회사들에게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당위를 말하는 겁니다. 


자유의 관점에서, 우리에겐 모든 민주 사회가 가져야만 하는 알 권리가 있어요. 지금 당신이 먹고 있는 음식에 독이 들어 있고, 그 음식을 만든 기업은 독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으려고 하루에 100만 달러를 쓰고 있다면, 이는 어떤 상황일까요? 바로 음식 독재, 식량 전체주의입니다. 이 식량 독재는 정치적 독재와도 굉장히 가깝게 연결돼 있어요. 


저는 그 어떤 독재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유전자 변형 식품을 통해 우리는 독을 주입받고 있습니다. 점점 더 건강을 무너뜨리게 될 거에요. 제가 이렇게 미국에 와서 보면, 사람들의 몸이 균형에 맞지 않는 모습을 봅니다. 이는 질병에 시달리는 겁니다. 인간으로서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먹기 때문이죠." 


- 물고기와 이종 교배를 통해 수퍼 딸기가 나오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그래도 단일 교배를 통해서 식량 증산을 하는 수퍼 씨앗의 경우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 않나요? 한국의 경우 식량 증산에 도움을 준 육종학자들의 헌신과 성과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물리학자이지만, 농업을 택한 이유는 이 수퍼 씨앗이라는 아이디어가 너무나 많은 배고픔과 가난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유전자 조작이 된 씨앗은 더 많은 음식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지난해 우리가 'GMO 유전자 조작 왕국에는 옷이 없다'는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그 누구도 바보로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기에 침묵하는 겁니다." 


-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우화에 빗댄 것이네요.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박수치며 '황제께서는 정말 멋진 옷을 입으셨습니다'라고 하는 거죠. 그 황제 자신도 거기 속해서 말이에요. GMO 유전자 변형 수퍼 씨앗의 이야기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와 같은 맥락입니다. 유전자 조작 씨앗은 '불임 씨앗'입니다.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씨앗을 뿌리는 거에요. 1세대 밖에 자라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음 해에 또 그 씨앗을 사야 해요. 미국 법정에서 종자에 대한 소유를 인정했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유전자 변형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면서 모든 변형 씨앗이 상품으로 기업 독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도 그 씨앗들은 1회용일 수밖에 없구요. 생산물은 수확되고 유통되지만, 정작 농사짓는 농민은 계속 종자, 비료, 살충제 비용을 지불해야 하니까 빈곤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겁니다." 



"농업 부문에서 유전공학은 완전히 길을 잘못 든 겁니다" 


- 앞서 1부에서 말했던 농업의 산업화, 세계화의 핵심에 있는 것이 유전자 변형 종자, 그리고 제조된 식품이네요. 결국 이는 기업의 논리, 경제 숫자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소수의 이윤을 불리는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농업 부문에서 유전공학은 완전히 길을 잘못 든 겁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고과당 콘시럽이라는 완전 가짜로 제조된 설탕을 먹이고, 정말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어요. 이렇게 중독성이 있는 것을 음식이라고 해서는 안 되는데, 그들은 그것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대안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 선생은 대표적인 에코 페미니스트입니다. 많은 남자들은 흔히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질색을 합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여성인 저도 페미니스트라는 말보다 휴머니스트라는 말이 평화를 부른다는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에코 페미니즘의 경우 급진적 관점의 페미니즘과는 달리 상생을 이야기하는 듯한데요. 

"저는 기본적으로 여성은 수동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여성은 제 2의 성이 아닙니다. 열등하지 않아요. 그리고 자연은 죽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가부장제의 전체 구조는, 자연은 착취되기 위해서 죽는다고 바라봅니다. 문제에 접근함에 있어서 이런 기본 틀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여성은 이차적이라고 여깁니다. 우리 여성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여성은 두뇌를 가지고 있고, 가슴을 가지고 있고,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은 죽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방금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를 보여 주세요. 죽어있다는 자연이 이처럼 뉴욕 시티를 휩쓸어 버릴 수 있을까요?" 


- 자연은 살아있고, 여성은 머리, 가슴, 손을 갖고 있는 생산의 주체라는 말씀인데, 선생께서는 여성의 핵심적인 힘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네, 그럼요." 


- 남자가 아닌 여성이 주체가 되는 건가요? 

"여성과 여성처럼 생각하는 남자가 할 수 있습니다. 남자들이 더 문화적이고, 단일한 체제를 유지하고, 지배력에 대해 더 사려깊고 우월하게 만들어졌다는 어떤 유전적인 실증은 없습니다. 남자들이 보다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입증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여성이 이와 같은 능력을 키워내는데 있어서 혜택을 덜 받고 있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돌보고 나누는 가치는 아직 여성이 더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들 또한 그런 가치를 배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생물적인 것이 아니라 의식에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에요." 


- 사회적 리더라면 하나의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것인데, 여성적인 행동이 이뤄낸 성과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처음 참여한 운동이 히말라야 지역에 있는 마을에서 벌어진 벌목 반대 투쟁이었습니다. 오래도록 삶의 터전이 된 아름다운 곳인데, 인도 정부는 기업의 편을 들어 벌채를 허용했죠. 산에서 돈이 되는 것은 나무를 베어 파는 거라고 여겼으니까요. 그때 여성들이 떨쳐 일어났습니다. '나무를 끌어안자'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당신들이 나무를 죽이려면 먼저 우리를 죽여라'라고 버텼습니다. 그 운동은 '칩코'라 불렸고, 그 의미는 '껴안는다'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높은 히말라야에서 벌목을 중단시켰어요. 그리고 지금 지구 저편 에쿠아도르에서는 아마존 열대 우림을 지키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사무실을 만들고 국제 협력 기구로 국제 연대를 이뤄내며 생태 운동을 하는데, 파차마마 동맹입니다. 파차마마는 어머니 지구의 이름이에요. 지구는 살아있는 그 자체로 우리의 어머니이고, 우리는 이를 잘 새기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에코 페미니스트로 나아가는 첫 번째 인식이에요." 



"세계은행의 진실은 그들이 국제 노상강도라는 겁니다" 


▲  반다나 시바 ⓒ 안희경


- 자연의 아픔을 느끼며 삶의 터전을 지키는 것이 보다 더 대안적이라는 것을 인지한 여성의 공감 능력이 해낸 일이군요. 여성에게 하고 싶은 당부는 무엇인가요? 

"첫째, 보통의 여성으로서 열등하다고 느끼지 않는 겁니다. 둘째, 소외감을 느끼지 말자는 거구요. 셋째, 그대의 가슴이 그대의 마음에게 말을 하도록 허락하자는 겁니다."


- 여성 스스로 내면에서 울리는 여성적 소리, 그러니까 온 생명과 소통하는 그 공명에 귀 기울여야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한국의 여성학자들이 선생을 바라봄에 있어서 세계화를 페미니즘과 연결해내는 위대한 활동가라고 합니다. 선생께서는 일찍이 세계은행의 진실에 대해 알려왔습니다. 

"세계은행의 진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자이고, 주요 국가들의 의존도를 유지하려고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들이 빌려주는 1달라는 제3세계 국가에서는 3달러의 가치를 지닙니다. 이들은 국제 노상강도입니다. 1997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한국의 자산을 사유화했잖아요? 이를 확장해서 철강 회사인 포스코가 인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늘날 포스코의 실제 오너는 한국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이고 워렌버핏이죠. 그가 5%의 주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중국으로 철강 수출을 하려고 합니다. 광산에서 항구까지 넓은 육로 이동로가 필요하기에 농민들을 수탈했습니다. 농민들은 저항했고, 죽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세계은행으로 인해 생겨났습니다." 


- 한국의 언론에도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아직 인도에서 진행중인 갈등이군요. 

"매우 긴 이야기죠. 오리사에 있는 주민들을 이주시키려고 했고, 이에 맞서 주민들은 저항했습니다. 경찰이 무력으로 어린이와 여성을 공격하려고 투입되어 있는 동안 저도 마을에 함께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살해당했어요. 그들이 차지하려는 광산 지역은 그 부락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름다운 숲과 폭포가 있는 곳입니다." 


- 제가 잊고 있던, 또 그리 잘 알지 못하던 사안이라 갑자기 당혹하기도 하고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다른 측면에서, 포스코는 한국의 산업화에 있어서 동력이 되어준 기업이고, 공익적 활동으로 신뢰를 얻고 있기도 한데요. 

"저는 세계은행이나 포스코가 한국의 부를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절대로요. 한국의 부는 열심히 일한 한국인들이 만든 겁니다. 그 당시 정부 정책이나 국제 은행의 돈은 '힘들여 일한다면 한국인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그 때 하고도 또 다르죠. 사람들이 힘들여 일하더라도 이득은 월드 뱅크만이 챙길 수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은 더 가난해 지구요. 


한국인들에게 전달하는 저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겁니다. '여러분은 인도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죽음에 기반한 번영을 갖고 싶은가요? 우리는 하나의 인류입니다. 이는 나는 오른 손의 번영을 돕기 위해서 내 왼손을 자를 거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지구의 민주주의는 포스코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 선생께서는 세상을 설명하면서 '망' 또는 '피륙'이라는 비유를 합니다. 저 또한 작은 변화가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 책 가운데 <지구의 민주주의>라고 있습니다. 지구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영감을 얻고 쓴 거지요. 흙은 식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식물은 건강을 퍼내주고자 연결되어 있구요. 우리의 식량이 자라나는 데는, 변화가 있던 없던 간에 기후가 연결돼 있습니다. 기후가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또 식량을 갖을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지구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모든 생명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말하는 겁니다. 지구는 하나의 커다란 가족이니까요. 그러나 제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삶에 뿌리 내린 민주주의입니다. 자본주의의 돈이 힘을 조절하는 그런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우리가 요즘 벌어지는 선거를 보면 누가 돈을 더 가졌느냐에 따라 좌우되고 있어요. 그러나 민주주의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 성립돼야 합니다. 지금처럼 '기업의, 기업에 의한, 기업을 위한 민주주의'여서는 안 됩니다.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식물의 것을 훔칩니다. 


우리 지구의 민주주의는 포스코와도 연결되어 있고, 환경과도 연결되어 지는 것이며, 배고픔을 없애는 것, 이러한 모든 것이 하나의 삶의 피륙 속에 상호 연결되어 있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경제는 경제를 죽였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국민을 대변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국민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그런 정치인을 갖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죽음의 문화가 아니라 생명의 문화의 일부분임을 기억합시다." 


- 그럼, 지금 바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씨앗을 살려야죠."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반다나 시바 박사와 안희경 작가


▲  반다나 시바 ⓒ 안희경


인터뷰이(interviewee) 

반다나 시바(1953년~ )는 인도의 사상가이자, 환경 운동가이며 에코 페미니스트다. 인도 델리에 기반을 두고 토종 종자 보전과 생태적 환경 운동을 하는 나브다냐(Navdanya는 '9개의 씨앗'이라는 의미로 생명과 문화의 다양성을 보호한다는 상징을 담았다)를 이끌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세계화에 대항하는 국제 조직인 세계화 국제 포럼의 대표이기도 하다. 


반다나 시바 박사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철학박사를 받았다. 그녀는 대학에서 핵물리학을 공부할 당시 두각을 나타냈으나, 인류에 미치는 핵의 영향을 보며 기층 민중의 삶을 보다 근원적인 상생의 길로 나가도록 하고자 행보를 바꾸었다. 인도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여러나라에서 벌어지는 개발과 기업의 이윤만을 앞세운 행위에 원주민들과 함께 연대해 활동하고 있다. 


반다나 시바는 지금까지 20여 권의 저서를 출판했다. 그 중 <에코 페미니즘>, <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들>, <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 등의 책이 한국어로 소개돼 있다. 반다나 시바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강연과 대중 활동을 지원하며, 스페인 사회당의 정책 그룹인 과학위원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그녀는 또 하나의 노벨 평화상이라 불리는 'Right Livelihood(바른 생활, 正命) Award'를 수상했다. 


인터뷰어(interviewer) 

안희경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불교방송 PD로 활동할 당시, 1998년과 2000년에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했다. 2002년 미국 이주후 여러 매체에 미국의 시사 문화와 명상 트랜드를 다양하게 소개해왔다. 또한, 세계의 석학 및 현대미술 거장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을 뒷받침하는 근원적 삶의 자세를 드러내 진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의 환경을 지키는 책 <우리가 머무는 세상>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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