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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마을 사람들

강원도의 설악산 밑에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특별한 마을이 있다. 마을 공금으로 10억 원을 가지고 있고, 올 한해 마을 예산만도 2억 7백 여 만원! 모두 마을과 마을 주민을 위해 쓰이는 돈으로 마을에서는 각 가정에 매년 100만원을 지급한다. 게다가 한 달에 한번 쓰레기봉투도 사서 주는데, 과연 어떤 마을인가? 


강원도의 백담마을, 마을 주민들은 모두 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 기업의 주주들. 마을에서는 버스회사와 특산물 판매장이라는 두 개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해 만 무려 20억 원의 매출을 냈다. 덕분에 50여 명이 일자리를 얻었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모두, 마을 기업 사업 덕분이다. - SBS 현장21



ㆍ황태 등 특산물 팔아 일자리 창출에 수익을 나눠 '신나는 마을'로

지난달 17일 강원도 인제군 용대2리를 찾았을 때 주민들은 눈을 치우는 중이었다. 시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정연배 용대2리 이장(49)은 “우리 마을에서는 트랙터로 눈을 치우는 주민들에게 기름값과 일당을 준다”고 말했다. 마을기업을 운영한 덕이다. 


마을기업은 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것으로,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운영한다. 수익도 추구하지만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하며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사회적 가치도 실현한다. 기업의 성격과 운영 방식, 목표 등이 사회적 경제의 취지에 부합한다. 마을기업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과 함께 사회적 경제의 주축으로 꼽히는 이유다. 


용대2리는 설악산 백담사 아래에 자리해 백담마을로 불린다. 백담마을에는 ‘용대2리주민백담마을영농조합법인’(백담마을기업)과 ‘용대향토기업’ 등 2개의 마을기업이 있다. 2011년 설립된 백담마을기업은 지난해부터 지역 특산물인 황태와 마가목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억원. 용대향토기업은 백담사~마을 간 버스를 운행하는 업체이다. 1996년 버스 1대로 시작한 것이 10대로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은 16억원이다. 마을기업으로선 매출 규모가 크다. 하지만 매년 3~5%씩 성장하는 것이 더 눈에 띈다. 두 기업 모두 백담마을 전체 197가구의 세대주 모두가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주민들은 추석, 설 등 명절에 배당금 형식으로 20만~30만원씩 받는다.


백담마을은 마을기업을 통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주민들이 단합하는 계기도 됐다. 정 이장은 “예전에는 마을 회의나 행사 때 120명가량 참여했는데 마을기업을 통해 수익을 얻고 이를 분배하면서 상황이 달라져 요즘에는 160~170명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마을기업을 하면서 마을 운영에 대한 주민 참여도가 20% 이상 늘어난 셈이다. 영세한 노인들에게 일거리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 것도 의미가 크다. 노인회관에서 만난 윤석매씨(75)는 “마을에서 일거리가 있다고 영세민들 나오라고 하면 나가서 김을 매고, 청소하고, 꽃을 심고 돈도 번다”고 말했다. 윤씨는 2011년 가을 3개월 동안 마을 일거리에 참여해 260만원을 벌었다. 윤씨는 “일할 데가 없어서 그렇지. 나가서 일하면 재미있다. 그렇게 번 돈으로 속초에서 오는 손자한테 용돈도 주곤 한다”고 말했다.


강원 인제군 백담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17일 마을 내 발효장에 모여 

지역 특산물인 마가목 열매가 담긴 병을 들어보이고 있다.


시골 마을에 젊은이도 돌아와 ‘함께 잘살자’ 신바람

마을기업이 지역 네트워크 역할, 공동마케팅도 진행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 마을버스 사업도 쾌속운행


■ “마을기업 덕분에 취직도 하고 행복해요”

지난해 2월 문을 연 백담마을기업 특산물 판매장은 165㎡(53평) 규모이다. 황태포·통황태·황태채 등 황태 가공품과 마가목 열매·효소 등을 판매한다. 마가목은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로 열매·잎·나무껍질 등이 약용으로 쓰인다. 용대2리 주민들은 15년 전 마을에 마가목을 심기 시작했다. 용대2리는 기후가 마가목이 자라기 좋다고 한다. 매년 가을엔 마가목 축제도 연다. 판매장에서 총무·회계 등 운영을 담당하는 신덕환 백담마을기업 사무장(29)은 “원래 용대리는 황태로 유명했다”며 “그런데 최근 마가목이 기관지와 천식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홍보가 많이 돼 황태 못지않게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마가목 판매 초기에는 월 판매량이 1~2봉지였으나 지난해 가을에는 월 40봉지로 늘었다. 말린 마가목 열매도 300g씩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신씨는 백담마을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불과 2년 전만 해도 마을에서 살면서 마을기업에 다닐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지방대에서 소방방제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인천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내 쇼핑몰에 취직해 옷을 판매했다. 매일 12시간씩 일했지만 월 10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그는 “쇼핑몰에서 일을 배워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려 했지만 쇼핑몰이 한 달에 수백개씩 생기고 사라지는 현실을 알게 된 뒤 그 생각이 쏙 들어갔다”며 “장사가 잘된다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건 상위 1%의 쇼핑몰뿐이었다”고 말했다. 


쇼핑몰 일을 그만둔 뒤 김포에 있는 주물공장에 취직했다. 1년간 인천에서 통근했고, 그 뒤 1년 동안은 공장 옆 사무실을 개조한 곳에서 자취했다.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7시까지 일해야 했다. 그는 “오전 7시 출근이라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비몽사몽간에 밥을 먹고 출근하고, 퇴근하면 잠자기 바빴다”며 “하루 종일 10~15㎏ 무게의 거푸집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느라 언제나 몸이 녹초가 됐다”고 말했다.


2011년 초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황태 중간 가공사업을 할 생각이었다. “월급쟁이는 일을 잘하든 그렇지 않든 다 똑같은 것 같았다. 내 것,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귀향 후 가공 사업 정보를 수집하던 중 마을기업이 생겼다. 마을기업에서는 판매장을 운영할 사무장을 모집하고 있었다. 그는 “사업 경험이나 쌓자는 생각에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마을기업에서 일하게 된 것을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다른 일을 할 때는 일하는 것이 싫었다. 생산직은 나한테 할당된 분량만 일하면 월급이 따박따박 나왔다. 주말에 일하는 것도 싫었다”고 말했다. 주말에 일터가 아닌 나이트클럽에 가서 놀고 싶었지만 이제는 밤을 새우면서까지 일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마을기업이 내 것은 아니지만 운영을 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일하는 분들이 조금 더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 등을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씨는 백담마을기업과 용대향토기업이 사회적 경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반 사기업이 용대리에서 이 두 마을기업과 유사한 사업을 할 경우에도 마을 주민을 고용하고 급여를 제공하겠지만 주주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고용과 급여를 최소화하려 할 것이라고 신씨는 말했다. 그러나 마을기업은 주민들이 주주이기 때문에 가급적 최대의 고용과 급여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씨는 마을기업이 마을 간 네트워킹과 상호 발전의 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용대리 인근의 진동1리, 가리산리에도 마을기업이 설립돼 있으므로 이들 기업이 서로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진동1리 마을기업은 산나물을 재배하고 있지만 관광객 등 이를 구매할 소비자들의 발길이 없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기간에 일정한 수수료를 내고 용대리 마을기업 판매장에서 팔 수 있다. 용대리와 진동1리 모두 이익을 거두는 공생관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마을이 잘살면 면이 잘살고, 면이 잘살면 군이 잘살고, 군이 잘살면 도가 잘사는 것 아니겠느냐”며 “결국 마을기업은 강원도 전체가 잘살 수 있는 기틀이 된다”고 말했다. 인제군의 마을기업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공동마케팅 등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삶은 본질적으로 변했다. 마을기업, 사회적 경제가 가져다준 변화다. 우선 도시에서 자취 생활을 하던 때와 달리 부모와 함께 집에서 생활하다보니 먹는 것이 달라졌다. 신씨는 “늦은 시각에 불이 꺼진 집에 들어가 밥을 차려 먹고 있으면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식사라고는 밥이랑 참치 통조림, 3분 요리가 전부였지만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청국장을 자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담마을로 돌아와 몸무게가 5㎏ 늘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가족 간 유대 강화와 이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이다. 그는 “타지에서 생활할 때는 어머니가 아파도 마음대로 오지 못했는데 지금은 ‘엄마, 같이 병원 가자’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150만원가량의 월급을 받는 그는 적금을 제외한 급여의 대부분을 어머니에게 드린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신씨는 도시에서 일할 때 여가생활이라고는 한 달에 한 번 서울로 가서 친구와 저녁을 먹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백담마을에서는 자주 여가를 즐긴다. 신씨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가족과 함께 속초에 가서 외식, 영화 관람 등을 즐긴다. 그는 “지난달 태어나 처음으로 어머니와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갔는데 어머니가 굉장히 좋아하셨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영화 보고 밥먹는 것이 소소한 행복 아닐까”라며 미소를 지었다.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주민들이 설립, 운영 중인 

백담마을기업 지역 판매장에서 직원이 황태채를 포장하고 있다.


■  용대향토기업과 또 하나의 마을기업 예고

용대향토기업에서 백담사와 마을을 오가는 버스를 11년째 운행하는 유성종씨(41)는 백담사 왕복버스를 운전하기 전에는 화물차를 몰았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화물차 운전을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갖기 위해 2년 동안 당구장, 포장마차 등 사업에 도전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러던 차에 용대향토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다. 그는 “외지에서 일할 때보다 급여가 많지는 않지만 내가 태어난 곳에서 일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용대향토기업은 눈이 오는 12월부터 2월까지는 버스 운행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유씨는 급여를 받는다. 영리 추구가 목적이 아닌 주민을 위한 마을기업이기 때문이다. 수당을 뺀 실수령액만 180만원이다. 여름, 가을 등 성수기 때는 시간외수당을 포함해 230만원대의 월급을 받는다. 그는 “화물차를 운전할 때는 일주일에 2~3일씩 집을 비우고 했는데 마을에서 일하니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늘어 아내가 든든해한다”고 말했다.


백담마을은 또 하나의 마을기업을 준비 중이다. 저소득층·60세 이상 고령층이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판매장 옆에 황태, 마가목 등을 가공하는 가공장을 만들었다. 정 이장은 “마을기업의 주목적은 고용 창출”이라며 “다음달에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임금 등을 지원받으면 15명 안팎을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경향신문




백담마을 주민출자 버스사업 … 급여 월 2백 넘어


[99%의 경제]

설악산 백담사 입구 ‘백담마을’


용대향토기업

백담사~백담마을 7.2㎞ 왕복운행하는 마을버스

1996년 백담사서 사업권 받아 주민 25명 3백만원씩 출자

직원 18명 모두 마을주민 급여 모두 월2백만원 넘어 운행못하는 겨울에도 기본급 이익금 상당액 마을발전기금

그 돈으로 공장…판매장…

늘어나는 주민들 살림·인심 넉넉해지면서 2009년 303가구→2011년 315가구

유치원·초등생 80여명 중고생 40명 어린이집 40명 아이들 북적

일자리가 넘치고 아이들 웃음이 있는 마을!



지난 6일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백담사 입구의 용대2리 백담마을을 찾았다. 산골짜기에 자리한 마을회관 입구에는 한 달째 ‘버스 기사 모집한다’는 용대향토기업의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 기본급 100만원에, 실제 급여는 200만원에 이른다고 했다. 시골에서는 아주 좋은 일자리다.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이 하나 있었다. 마을에 2년 이상 거주한 주민이어야 한다.


용대향토기업의 박문실 대표(가운데)가 마을을 찾아온 

이기원 한림대 교수(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용대향토기업의 박문실(54) 대표는 속이 타들어간다. “단풍 성수기가 닥쳤는데 큰일입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 사무실의 총무부장까지 운전대를 잡고 있어요. 주민 한 분이 버스운전기사 자격 취득을 준비하고 있는데, 빨리 일할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용대향토기업은 백담마을에서 백담사까지 7.2㎞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 마을버스 회사이다. 말 그대로 마을 주민들이 출자해 세운 알짜 공동체 기업이다. 마을 반장 등 25명의 주민이 300만원씩을 출자했다. 1996년에 버스 2대로 시작한 사업이 지금 10대로 불어나, 매출이 16억원에 이른다.


“운전기사 12명, 검표와 개표 직원 3명, 사무실 직원이 3명이에요. 18명의 마을 주민 일자리를 창출하지요. 지금 같은 성수기에는 임시직원을 6명 더 씁니다. 용대향토기업은 우리 백담마을을 살린 보물단지입니다.” 경리 일을 하는 김희연(37) 주임은 14살, 8살, 6살 세 아이를 둔 엄마 직원이다. “춘천에서 살다가 8년 전에 고향 마을로 돌아왔어요.” 18명 직원의 급여는 모두 월 200만원을 넘어선다. 버스운행을 하지 못하는 겨울철 석 달 동안에도 기본급을 받는다. 영리보다 공동체를 앞세우는 향토기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용대향토기업은 이익금의 상당액을 마을발전기금으로 내놓는다. 연말이면 가구당 20만원씩의 이익배당금도 지급한다. 마을발전기금 출연액은 지난해에 4억원이었고, 올해도 2억8천만원에 이르렀다. 백담마을은 그 돈을 또다른 주민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요긴하게 쓰고 있다. “마을 회관의 상근자가 5명이나 돼요. 이장과 정보화마을 사무장, 체험 사무장, 도서관 사서, 미술교사이지요. 우리 5명의 급여가 마을발전기금에서 나옵니다. 도서관 사서는 베트남 이주여성이에요.”(정연배 이장·48)


올 11월부터 가동하는 마을의 가공공장과 지난 2월에 문을 연 판매장을 세우는 데도 용대향토기업이 큰 몫을 했다. 각 4억원에 이르는 건축비의 절반이 용대향토기업의 마을발전기금으로 충당됐다. “황태와 마가목 가공품을 생산하는 가공공장에서는 17명이 일할 겁니다. 앞으로 25명까지 고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판매장에서도 3명이 일해요.”(정 이장) 마을 앞을 관통하는 도로변에 설치한 판매장에서는 반년 만에 이미 5천만원이 넘는 흑자를 냈다. 연말까지 1억원의 순수익을 기대한다. 특산물과 가공품을 마을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백담마을에서는 마을 노인이나 장애인 주민에게도 마을 축제 등의 가벼운 일자리를 맡기는 미풍양속을 만들었다. 6~7일 이틀 동안 열린 ‘마가목 문화축제’에서는 84살의 윤석매 할머니가 아이들의 팝콘 봉지에 옥수수와 참기름을 담아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할머니에게도 젊은 일꾼들과 똑같이 3만5천원의 일당과 3천원의 간식비가 지급된다고 했다. “이제 우리 마을은 살 만해졌습니다.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잘 만들어나가는 게 앞으로의 꿈입니다. 새로 문을 여는 가공공장도 사회적 기업으로 꾸려나갈 생각이지요.” 정 이장의 포부이다.


살림과 인심이 넉넉해지면서, 백담마을은 새로 집을 지어 들어오는 주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백담사 유명세를 타고 주민들이 운영하는 펜션과 판매점·식당들도 많아졌다. 2009년 303가구 668명에서 지난해 315가구 678명으로 인구가 늘어났다.

뭐니뭐니해도 백담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만 80여명이고, 중고생까지 합치면 120명에 이른다. 어린이집에도 40명의 아이들이 북적거린다. 마을 회관에서는 수준 높은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습부진아를 이끌어주는 선생님도 초빙한다. 마가목 문화축제 첫날인 6일의 하이라이트 또한 아이들의 ‘방과후 페스티벌’이었다. 밴드와 사물놀이, 댄스 등 아이들의 공연 경쟁이 이어졌고, 관중석의 앞자리는 100명 가까운 아이들이 차지했다.


“용대향토기업의 버스사업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백담마을의 살림살이는 인근 마을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백담사에서는 어려운 마을 돕자고 버스사업권을 넘겨주었고, 마을에서는 그 사업의 이익금을 잘 활용했습니다. 주민 일자리 늘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 넘치는 마을로 살려냈습니다.” 인제군의 마을리더 교육을 이끌어온 이기원 한림대 교수는 백담마을을 ‘아이들과 어르신이 존중받는 마을공동체’의 모범사례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백담마을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마을총회에서 투명하게 합의로 끌어내는 전통을 만들어냈습니다. 용대향토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 또한 마을총회이지요. 백담마을 성공요인을 꼽자면, 그게 첫번째예요. 신뢰를 통한 합의, 그리고 배려이지요.”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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