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서 자라는 식물은 결코 성장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2일 보도했다.
독일 율리히 연구소 과학자들은 의료 진단용으로 사용되는 자기공명영상(MRI) 기술을 이용해 화분 속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촬영한 결과 이들이 "화분의 크기를 감지해" 스스로 성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실험생물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연구진은 사탕무와 보리 등 80종의 식물을 화분에 심어 놓고 이들 식물의 뿌리 속에서 물 분자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3D 영상을 통해 관찰하고 다시 전보다 2배 큰 화분에 옮겨 심어 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봤다.
그 결과 큰 화분에 옮겨 심은 식물은 이전보다 50% 더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모든 식물들은 화분 크기로 성장에 제약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화분의 크기는 클수록 좋았다고 말했다.
씨앗을 심은 뒤 빠르면 2주 만에 식물의 뿌리들은 화분의 가장자리까지 뻗어 나갔는데 가장자리에 이르면 이들은 성장을 중단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모든 식물은 화분을 벗어나려는 것처럼 보였으며 4분의3 이상은 뿌리가 화분 안의 공간 중 바깥쪽 절반에 뻗어있고 화분의 안쪽 공간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과거의 연구들은 한정된 공간에 얼마나 많은 화분 식물을 키울 수 있는가에 집중돼 있었다면서 이 연구는 이와 반대로 식물의 최대 성장 잠재력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한 학자는 "연구 결과를 보자마자 집안의 식물들을 모조리 큰 화분으로 옮겨 주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