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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절기와 농사 - 여름 (입하에서 대서까지)

by 성공의문 2012. 1. 31.

절기 - 입하(立夏)-5/6
계절 - 여름
날짜 - 5월 1일 ~ 15일
개요 - 잡초 제거
 
입하는 말 그대로 여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과거엔 입하가 되면 농작물도 자라지만 해충도 번성하고 또 잡초까지 자라서 이것을 제거하는 행사를 권장하였다.
입하에 이르면 그간 일교차가 크고 변화 많던 날씨는 안정되고, 천지만물은 무성히 자라기 시작한다.

잎새를 띄운 나뭇잎은 윤기를 더하고 그렇지 않은 나무들은 마지막으로 싹을 띄워 푸르름의 여름으로 넘어가고자 몸부림친다.

이때 마을에는 한두 그루쯤 있는 이팝나무에서 흰 꽃이 핀다. 
꽃이 마치 흰 쌀밥 같이 온 나뭇가지를 뒤덮으며 피는데 꽃이 한꺼번에 잘 피면 그해 풍년이 들고, 꽃이 신통치 않으면 흉년이 들 징조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조상들은 쌀밥나무라 부른 이팝나무를 통해 그해의 풍흉을 점쳤던 것이다.

역시 계절의 여왕은 이때다. 
산에는 뻐꾸기 울어 예고, 들에는 온갖 나물들이 지천으로 돋아나 입맛을 돋군다.
녹음이 무성해지고 농가에서는 못자리 돌보기 등의 농사일이 한창일 때다.
"입하가 지나면 여름"이라 했지만 산간지방에서는 우박이 내려 담배, 깻잎, 고추 등 어린 모종이 해를 입기도 한다. 또 높새바람이 불어 농작물의 잎을 바짝 마르게 하는 해를 입히기도 한다.

<절기풀이>
입하(立夏) : 여름 기운이 일어 서리가 사라진다.

<농사준비>
-고추 모종내기
-옥수수 심고(중간에 먹을 용도) 며칠 후에 또 심고(나중에 먹을 용도)
-봄무 한 번 더 심기
-온갖 모종 부지런히 옮겨 붙이기- 가지, 토마토, 오이. 호박. 참외, 수세미 등
-미리 심은 모종 싹 안 난 곳 때우기- 땅콩, 동부, 유두콩 등
-들깨, 수수 모종밭 만들기
-뻐꾸기가 울면 콩을 심자.- 검은콩(서리태) 모종 옮겨심기, 메주콩 심기
-당근(3월 말에 심은 것) 북주기
-양파 - 꽃대 올라오는 것들 뽑아먹기
-찔레 순 따기,뽕 순 따기
-오뉴월 하루 놀면 동지섣달 열흘 굶는다.



절기 - 소만(小滿)-5/21
계절 - 여름
날짜 - 5월 15일 ~ 31일
개요 - 모판,벼농사 시작
 
농가월령가에 "4월이라 맹하(맹하) 소만(소만) 절기로다."라 했다. 소만이 되면 보리가 익어가며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어 옌다. 이때쯤이면 '보릿고개'란 말이 있을 정도로 내남없이 양식이 떨어져 가난하고 힘겹게 연명하던 시기다.

산과 들판은 신록이 우거져 푸르게 변했고 '추맥(秋麥)'과  '죽맥(竹麥)'이 나타난다. 음력 3.4월이면 '권농(권농)의 달'이라 하여 매우 바쁜 시기이다. 봄바람과 더불어 모판을 만들면서부터 농사일이 바빠진다. 
경운기와 트랙터를 이용한 논갈이, 모판 만들고 볍씨 뿌리기, 올콩심기, 면화ㆍ참깨ㆍ아주까리 파종, 춘잠치기, 3월에 심은 채소류 관리 및 김매기, 소ㆍ돼지 등 교미시키기가 그것이다. 절기가 소만에 이르면 남쪽 따뜻한 지방에서부터 감자꽃이 피기 시작한다. 
감자꽃이 필 때면 아이들은 권태응의 동시 <감자꽃>을 즐겨 부르며 놀았다.

자주꽃 핀 건 자주감자 
파 보나마나 자주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감자
파 보나마나 하얀감자

이 노래처럼 하얀꽃 핀 것은 하얀감자가 달리고, 자주꽃 핀 것은 자주감자가 달린다.
아이들은 이 동시에다 그들 나름의 신명나는 후렴을 지어 부르며 놀았다.

조선꽃 핀 건 조선감자
파 보나마나 조선감자
왜놈꽃 핀 건 왜놈감자
파 보나마나 왜놈감자

자주감자는 일명 '돼지감자'라 불렀다. 생명력이 왕성해 한국토질에 잘 되었으니, 맵고 아려서 어린애들이 잘 안 먹으려고 했다. 그러니 돼지감자는 자연히 어머니들 몫이었다. 하얀꽃 피는 흰감자는 맛이 좋아 아이들이 즐겨 먹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때문에 평지에서 연작하기가 어려웠다. 
자연 맛은 떨어지지만 소출이 많은 자주감자를 심었다. 요즘에야 고랭지 지역에서 재배한 씨감자가 있지만 당시만 해도 씨감자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1970년대 이후 대관령, 봉화에서 바이러스에 강한 흰 씨감자가 생산되면서 흰감자가 대대적으로 보급되었다. 그러자 자주감자는 차츰 사라졌다. 지금은 어디선가 홀로 자주꽃을 피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절기풀이>
소만(小滿) : 작물이 자라서 약간의 곡식이 여무는 때. 보리가 누렇게 익어간다.

<농사 정보>
-덩굴 채소들 타고 올라갈 섶을 대주자.
-콩 싹 사이사이에 수수 모종을 옮긴다.
-메주콩 심기
-늦옥수수 심기
-밭에 심은 작물들 뒷정리 - 이빨 빠진 곳 새로 심기.
-수박 모종 본밭으로
-참깨 심기(참깨는 더워지면 심는다. : 빨리 자란다.)
-모내기 계속
-모가 허리를 펴면 논에 오리(또는 우렁이)를 넣어주자.
-복숭아 봉지 씌우기
-딸기(익는 것) 거두기
-햇양파, 햇마늘 초벌 거두기
-앵두 따기
-첫 오디 따기

<농사 속담>
가지 꽃과 부모 말은 허사가 없다.→ 가지는 결실률이 매우 높다.

<기타사항>
모내기에 쓸 막걸리 빚기
아카시 꽃 효소(찔레꽃도 함께) 담그기 



절기 - 망종(亡種)-6/6
계절 - 여름
날짜 - 6월 1일 ~ 15일
개요 - 농번기
 

망종은 보리를 먹게 되고 볏모를 심는 시기다. 망종은 말 그대로 까라기 종자라는 뜻이니 까끄라기가 있는 보리를 수확하게 됨을 의미한다. 망종이 일찍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고 늦게 들면 나쁘다고 했다. 

망종까지는 보리를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 갈아 콩도 심게 된다.
망종을 넘기면 모내기가 늦어지고, 바람에 보리가 넘어져 수확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보리는 "씨 뿌릴 때는 백일, 거둘 때는 삼일"이라 할 정도로 시간이 촉박했다. 

보리를 수확한 후에는 보리깍대기를 태워야 모내기하기에 편리하다.  그리고 모를 심어도 빨리 사름(뿌리 활착)하게 된다. 그래서 보리수확이 끝난 논마다 보리깍대기 태우는 연기로 장관을 이루게 된다.
농가에서는 이맘 때 쯤이면 보리수확과 모내기가 연이어져 부척 바쁘게 된다. 
이때의 바쁨을 일러 "발등에 오줌 싼다"고 말한다.
 
망종 때는 농사일이 끊이지 않고 연이어져 일을 멈추는 것을 잊는다고 '망종(忘終)'이라고도 했다. 
말 그대로 농번기의 최고 절정인 것이다. 보리수확과 타작이 끝나는 망종 때부터 모내기가 대대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이모작을 하는 남부지방에서는 보리나 밀을 베랴, 논을 갈고 써래질 하고 모심으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렇게 바쁘다 보니 자연 "불 때던 부지깽이도 거든다, 별보고 나가 별보고 들어온다."는 말까지 생기게 되었다. 이때의 바쁨을 이 문구는 동시 '오뉴월'에서 이렇게 감칠맛 나게 표현했다.

엄마는 아침부터 밭에서 살고
아빠는 저녁까지 논에서 살고
아기는 저물도록 나가서 놀고
오뉴월 긴긴 해에 집이 비어서
더부살이 제비가 집을 봐 주네

모심기는 또 얼마나 괴로운 일이던가.
논에 물이 많으면 심어도 모가 곧 뽑히고, 적으면 구덩이가 쉽게 드러나 뿌리가 마르고 만다. 또 모를 심으면 며칠간 모 끝이 하얗게 마르는 죽사름을 시작한다.
못자리에 있다가 옮겨오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잠시 죽은 듯이 있다가 뿌리를 내리며 다시 기운차게 살아 오르기 위해서이다.

<절기풀이>
망종(亡種) : 보리와 밀의 환갑날. 보리가 익어가고 한여름에 접어들면서 가무는 날이 많다.

<농사정보>
-꽃 피기 시작하는 고추, 가지 돌보기.- 끈 묶기, 곁순 따주기
-어린 싹들이 풀에 치이지 않도록 돌보기.
-메주콩 심기, 수수 모 본밭으로
-붉은 팥, 콩나물 콩, 고구마 순, 들깨 모종 심기.
-논매기 끝에 애벌 김매기하기.
-마늘쫑 따기
-보리, 밀, 양파, 마늘, 감자를 차례차례 거두어들인다.
-씨 받기- 조선배추, 겨울초, 갓, 대파 등
-오디, 뽕잎 따기(먹을 건 먹고, 남은 건 저장)
-약쑥 베어 그늘에 말리기

<농사 속담>
거친 두벌이 꼼꼼 애벌보다 낫다.
→ 김은 풀이 어렸을 때 자주 매라. 
절기 - 하지(夏至)-6/22
계절 - 여름
날짜 - 6월 16일 ~ 30일
개요 - 병충해 방제작업
 
하지는 일년중 낮이 가장 길다는 날이다. 하지가 되면 묵정밭과 산야는 희디 흰 개망초꽃으로 뒤덮힌다. 
과거 보온용 비닐 못자리가 나오기 전 남부 이모작 지대에는 하지 '전삼일·후삼일'이라 해서 그때가 모내기에 적기였다.

지금은 보온용 못자리 설치로 모내기가 빨라져 하지 때가 되면, 모는 새 뿌리를 내리며 날마다 더욱 굳어진다.
늦모내기가 대체로 끝나는 하지부터는 비료치기와 벼 병충해 방제작업에 들어간다. 장마와 가뭄대비도 해야 하는 만큼 이때는 일년 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쁜 때이다. 
메밀파종, 누에치기, 감자 캐기, 고추밭매기, 마늘 캐기 및 건조, 보리수확 및 타작, 보리수매, 모내기, 모낸 논 웃거름 치기 등이다. 그루갈이용 늦콩심기, 또 대마수확이 이루어진다. 

대마를 하는 농가는 모내기보다 더 바빠 대마철은 아예 잠을 못 잔다고 한다. 보리타작한 농가는 할매단지에 가을추수 후 넣어둔 쌀을 꺼내고 보리를 넣어 잘 모셔둔다. 벼농사의 경우 모내기가 끝나면 김매기(지역에 따라서는 논매기라 한다)가 뒤따른다. 벼가 패기까지(출수기) 두세 번에 걸쳐 김매기가 이어진다. 
처음 매는 김을 초벌매기(애벌매기라고도 한다)라 한다. 
초벌매기 후 3주 쯤 지나면 두벌매기가 이어지고 잡초가 많은 논이나 알뜰한 농가, 일손이 많은 농가에서는 세벌매기까지 하게 된다.

<절기풀이>
하지(夏至) : 여름 기운이 온 세상에 뻗친다. 여름의 한 가운데.

<농사 정보>
-장마에 들기 전에 밭마다 김을 매 풀을 잡는다.
-콩나물 콩 심기
-조, 기장, 녹두, 유두 콩 심기
-새가 파먹은 콩 싹 새로 심기
-들깨 모종 마저 내기
-검은 콩 윗순 지르기
-보리 베기, 밀 베기
-양파 뽑아 매달기
-감자 캐기
-오이, 풋고추 소출이 시작됨.
-애호박 따기
-감잎차 만들기

<농사 속담>
소농은 풀을 보고도 안 매고, 중농은 풀을 보아야 매고, 대농은 풀이 나기 전에 맨다.

<기타사항>
웬만한 곡식은 하지까지만 심으면 가을에 양은 적어도 거두기는 한다.
풀 잡으려다 벌에 쏘이지 않도록 주의할 것. 



절기 - 소서(小暑)-7/7
계절 - 여름
날짜 - 7월 1일 ~ 15일
개요 - 장마, 태풍, 가뭄 대비
 
'작은 더위'라는 소서부터 본격적인 더운 날씨로 접어든다. 이맘때가 되면 벼는 출수기를 맞는다. 벼논에서는 잎도열병과 멸구를 방제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농가에서는 장마기와 가뭄기가 겹치는 이때 논물관리와 무너지기 쉬운 논둑 관리, 그리고 가뭄에 대비해 양수기를 설치해 놓는다.

<농가월령가>에

젊은이 하는 일이 
김 매기 뿐이로다
논밭을 갈마들여
삼사차 돌려 맬 제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 막혀 기진 할 듯

했듯이 김매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농약살포는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땅을 죽이고 자연을 죽이는 농법에서 벗어나 자연에 순응하며 벌레와 지렁이와 공생하는 생태농법, 유기농법이 보다 더 활발해져야 한다. 농사에 있어 진짜 농군이라면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이 있으니, 그것은 '무농약', '무제초제', '무화학비료'이다. 농약을 쓰지 않으려다 보니 메뚜기와 각종 병충해가 들끓어 이를 감당할 농법을 개발해야 하고, 제초제를 쓰지 않으니 사흘이 멀다고 김매기와 피사리로 허리 펼 날이 없고, 화학비료를 쓰지 않으려다 보니 퇴비와 유기질 비료를 만드느라 일손을 다 뺏겨야 한다. 
허나 진짜배기 농사꾼,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농군이라면 이런 수고를 수고라 여기지 않을 것이다. 남들이 바보 같은 짓 한다고 손가락질 할지라도 대대로 물려줄 땅임을 안다면, 묵묵히 정농의 원칙 아래 굵은 땀, 진실의 땀을 흘리며 한 뙈기의 논이라도 정성스레 대할 것이다.

<절기풀이> 
소서(小暑) :  나무들은 짙푸르고 풀들이 무성하다. 여름 햇살이 고추, 가지에 영근다. 태풍이 몰려온다.

<농사정보> 
-장마, 태풍 등으로 온갖 병해를 입기 쉽다.- 굴뚝물(목초액), 현미 식초, 백초 효소 등을 이용해 작물이 병충해를 이기도록 도와준다. 
-토마토 윗순 지르기 
-호박 구덩이에 웃거름 주기 
-비 오기 앞서 고추, 토마토에 웃거름 주기 
-마지막 김매기 
-모내기 한 후 40일, 벼가 포기 나누기를 마치고 알차기에 든다. 
-감자 캐기 마무리 
-장마 대비 알곡 갈무리- 해와 바람이 좋은 날 볕에 자주 널어 말린다. 나물 말린 것도 함께. 
-밤꽃에 벌레가 생기면 풍년든다

<기타사항> 
장마 대비 장 갈무리- 골마지가 끼나, 쉬가 슬지 않나 잘 살펴본다. 고추장, 쌈장도 마찬가지.  



절기 - 대서(大暑)-7/23
계절 - 여름
날짜 - 7월 16일 ~ 30일
개요 - 무더위
 
큰 더위'인 대서는 겨울인 대한으로부터 꼭 6개월이 되는 날이다. 일년 중 가장 더운 시기로 특히 대서 이후 20여일이 일년 중 가장 무더운 시기이다. '불볕더위', '찜통더위'도 이때에 해당된다. 밤에도 열대야 현상이 일어나며 더위 때문에 "염소 뿔이 녹는다."고 할 정도다. 

특히 무더위를 초ㆍ중ㆍ말 삼복으로 나누어 소서ㆍ대서라는 큰 명칭으로 한 것도 무더위의 경종을 농민들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대서 때는 뜨거운 태양과 많은 비로 인해 벼를 비롯한 모든 작물이 잘 자라 "오뉴월 장마에 돌도 큰다."고 한다. 이때는 더운 날씨 때문에 많이 발생하는 병의 문고병과 이화명흑나방 등을 예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논두렁의 웃자란 풀들이 벼를 덮어 생육을 방해해 논두렁 풀도 베어준다. 논두렁에 심어둔 두렁걸이 콩. 팥도, 고구마 밭의 풀 등도 이때 메고 복 돋아 주어야 한다. 농가에서는 대서가 낀 "삼복(삼복)에 비가 오면 대추나무에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여름철 잦은 비와 고온 다습한 날씨는 벼에 바람 한 줌 통할 수 없게 한다. 
이렇게 되면 벼 줄기가 썩어 들어가게 되는데 이 병을 문고병(또는 몽고병)이라 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많은 벼들이 서로의 어깨를 맞댄 채, 함께 있으면서도 썩지 않고 잘 자란다. 그것은 벼들 스스로 최소한의 자기 존재를 지켜나갈 수 있는 거리와 여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사회를 구성하고 살 듯, 벼들도 자기 세계를 지키며 그렇게 사는 것이다. 음력 6월은 보리, 밀을 위시해 노지용 수박, 참외 등 각종 과일들이 생산되는 시기이다. 벼를 비롯해 그동안 경작한 농사는 가을의 수확을 기다리는 시기로서 농군들의 일손도 다른 달보다 한가한 때이다.

오월에 이어 유월에도 이모작 지대와 특수작물을 수확한 논에서는 늦모내기가 이어진다. 연이어 그간 심어둔 호박, 고추, 콩 등을 솎아내고, 김을 매고 흙을 북돋워 준다. 퇴비 만들기, 삼베하기, 논 물빼기와 물대기도 소서ㆍ대서 절기의 중요한 일이다. 
7.8월은 본격적인 장마시기로 쌀 생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특히 집중적으로 오는 태풍과 비도 문제이지만 장기간 계속되는 장마는 냉해와 병충해 등을 유발해 벼의 생육에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 7.8월이 벼와 옥수수, 밤, 감 등 작물의 알곡이 열리는 시기이기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가뭄이 심해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벼논은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다. 벼들이 누렇게 타들어 가면 농민들의 마음도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장기간 한발이 계속되면 마을 단위로 기우제를 지낸다. 그것도 신통치 않으면 장을 옮겨 섰다. 비가 내리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인 것이다.

농민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단지 안에 도마뱀을 잡아넣고, 병에다 버들가지를 꽂아두며 비가 오길 원했다. 쌀농사에 가장 무서운 복병은 가뭄과 냉해이다. 과거엔 가뭄이 가장 큰 피해를 입혔으나 오늘날 저수지의 축조로 천수답이 많이 사라지고, 양수기 등 농기계의 발달로 가뭄은 그다지 심각한 해를 입히지 못한다. 그보다는 장기간 날씨가 차가워지고 비만 내리는 냉해는 현대과학으로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 그저 구멍 뚫린 하늘을 쳐다보며 원망의 삿대질을 해댈 뿐이다. 얼마나 복장 터지고 심장이 상했으면 "냉해가 진 해는 이삭이 달리지 않아 벼를 붙잡고 운다."고 했을까?
여름철 때 이른 잦은 강우와 냉해는 잎도열병, 이삭도열병 등 각종 병ㆍ충해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절기풀이> 
대서(大暑) : 큰 더위.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고, 저녁에도 더워 잠들기 힘들다.

<농사정보> 
-해나면 곡식 볕에 말리기 
-김장배추밭 장만 
-메밀 심기 
-가을 당근 씨 넣기 
-추석 무렵 먹을 김칫거리 심기 
-양파 씨 넣기 
-올벼 논에 이삭이 패기 시작하면 오리를 논에서 빼낸다. 
-대추나무 웃거름 
-토마토, 오이 수확 
-애호박, 단호박, 수박, 참외 수확 
-들깻잎 따기 
-부추 꽃대 생기기 전에 부지런히 베어 먹자(오이소박이 만들기) 
-토마토 병조림 
-복분자 채취

<기타사항> 
개복숭아 효소(또는 술) 담그기 
누룩 디디기 
홍화 씨 거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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