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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_문화

'재활용'에서 '새활용'으로 - 재활용품을 넘어 건축물과 공간까지 확장

by 성공의문 2018. 4. 16.

재활용의 업그레이드, 업사이클링

○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 등을 가미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

- 1994년 라이너 필츠(Reiner Pilz)가 신문사 인터뷰 과정에서 ‘낡고 오래된 제품에 더 나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업사이클링을 언급한 것이 시초.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등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업사이클링이 친환경적 생산과 윤리적 소비 양식으로 각광 받으며 전세계적으로 관련 산업이 확대

○ 업사이클링은 제품을 원형 그대로 재사용하거나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재이용하는 단순 재활용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국내에서는 ‘새활용’이라는 용어로 번역되어 사용

- 기존의 리사이클링은 폐기물을 단순 처리과정을 거쳐 재사용하거나 화학적 가공을 거쳐 원재료로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는 크지만 제품의 가치는 하락한다는 점에서 다운 사이클링(Down-Cycling)에 해당. 반면 업사이클링은 디자인과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버려지는 자원을 새로운 상품으로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와 비용은 낮지만 자원의 가치는 높아진다는 점에서 리사이클링과는 차별화되는 개념

○ 업사이클링은 디자인적 요소가 중요시되는 의류나 잡화, 가구, 생활용품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전세계적으로 확산

- 1993년 버려진 트럭 방수천, 자전거 바퀴 튜브 등을 활용하여 가방을 제작한 스위스의 프라이탁(Freitag)을 시작으로 미국의 에코이스트(Ecoist), 영국의 엘비스 앤 크레세(Elvis & Kresse), 이탈리아 위우드(Wewood), 일본 헤베아(HEVEA) 등 다양한 기업이 활동 중. 국내 기업으로는 현수막 가방을 만들고 있는 터치포굿, 폐가구 및 목재를 활용하여 가구를 제작하는 문화로놀이짱, 국내 대기업인 코오롱이 런칭한 레코드 등이 있음

[표 1] 주요 업사이클링 기업 현황

국가

 기업명

 주요재료 

 주요 생산제품

 스위스 

 프라이탁 

 패트럭, 방수천, 폐자전거 바퀴 튜브

 가방

 미국 

 에코이스트

 캔디포장지, 뚜껑, 불량포장지 가방

 액세서리

 영국 

 엘비스 앤 크레세

 소방호스, 낙하산

 디자인 소품

 이탈리아 

 위우드

 마루 바니재

 나무시계

 일본 

 헤베아 

 폐타이어 

 가방

 한국

 티치 포 굿, 문화로놀이짱, 레코드

 폐현수막, 폐가구 및 폐목재, 재고의류, 군복, 자동차 에어백

 가방 및 악세사리, 가구, 의류, 악세사리

자료: 남재석,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는 미래산업, 업사이클’, 2015.5, KB경영연구소 재정리


쓸모를 다한 공간의 새활용, 공간 업사이클링

○ 공간 업사이클링은 기존 용도로써의 활용성이 낮아진 건축물이나 공간의 고유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능과 용도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

- 버려지는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업사이클링의 개념이 건축물과 공간으로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음. 공간 업사이클링은 비교적 최근에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로 건축분야에서는 ‘재생건축’이라는 용어가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음

○ 최근 노후 건축물의 원형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새로운 공간들이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공간 업사이클링은 도시재생, 건축 등의 분야에서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

- 버려진 창고나 공장, 오래된 목욕탕, 전통가옥 등을 문화공간, 카페, 쇼룸,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활용한 사례들이 소셜네트워크나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되고 이슈가 되면서 공간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증대

[그림 3] 금속공장을 활용한 카페 어니언 [그림 4] 목욕탕을 개조한 젠틀몬스터 쇼룸

[그림 3]자료: 중앙일보(2016.11.16) [그림 4]자료: 젠틀몬스터 홈페이지

○ 공간 업사이클링은 1990년대부터 쓸모를 다하고 버려진 건축물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유럽에서 시작되었으며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

- 초기 유럽의 공간 업사이클링은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장기간 방치된 산업시설을 주요 대상으로 하였으며 기존 건축물의 원형과 역사성을 보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특징을 가짐. 업사이클링 이후 기존 건축물은 미술관, 문화시설 등 주로 시민이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하는 용도로 전환된 경우가 많으며 공공부문이 사업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

○ 대표적인 사례로는 20여년간 버려져 있던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 버려진 탄광지역을 문화, 레저시설로 활용한 독일의 졸페라인, 고가철도를 철거하는 대신 공원으로 조성한 뉴욕의 하이라인 등이 있음

-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1981년 공해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템즈강변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한 사례로 한해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로 변모. 독일 졸페라인은 석탄산업 사양화로 1986년 문을 닫은 탄광을 주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문화·레저공간으로 개발한 사례로 현재 대부분의 탄광시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는 1999년 철거가 결정된 고가철도를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보존하자는 운동이 전개되면서 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며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은 사례

[표 2] 해외 주요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

국가 

 영국 

 프랑스 

 독일

사례 

 테이트모던 

 오르세미술관 

 졸페라인

시기 

 2000년

 1986년

 1989년

현재용도


 현대미술관 



 미술관

 

문화/레저시설

기존용도


 화력발전소 


 기차역 


 탄광


국가 

 핀란드 

 미국 

 중국

 사례 

 카타야노카호텔 

 하이라인파크 

 라오창팡

 시기 

 2007년

 2009년

 2006년

 현재용도


 호텔 


 공원 


 복합문화공간

 기존용도


 감옥 


 고가철도 


 도축장

자료: 조선일보(2017.7.11)


국내 공간 업사이클링 동향

○ 우리나라의 경우도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도시재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공간 업사이클링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

- 공공부문의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로는 정수장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선유도공원, 옛 서울 역사를 복원하여 문화공간으로 활용한 문화역 서울284, 석유비축기지를 활용한 문화비축기지,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조성한 서울로 7017 등이 잘 알려져 있음. 기존 구조물과 기능을 디자인적 요소로만 활용하던 초기 접근 방식은 원형복원, 시민참여 확대, 폐자재의 재활용, 지역경제 활성화 등 보다 다양한 목적의 적극적인 방식으로 진화

[표 3] 우리나라 공공시설의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

서울 

 선유도 공원

 2002년


 정수장→

생태공원

 주요 시설물 원형

을 보존하고 본래

의 기능을 감안하

여 새로운 용도를

부여

 서울 

 문화역 서울284

 2011년


 철도역사→

문화시설

 근대 건축물로서

가치가 높은 서울

역사의 원형복원

작업 후 문화공간

으로 활용

 서울 

 문화

비축기지

 2017년


 석유비축기지→

문화시설

 시민아이디어 공

모를 통해 활용방

안을 마련하고 해

체된 내외장재 등

을 재활용

 서울 

 서울로

7017

 2017년


 고가도로→

공원

 도로로 단절된 지

역의 연결과 지역

경제활성화 방안

함께 고려

자료: 서울특별시

○ 소비트렌드 변화와 개성 있는 공간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카페, 리테일, 숙박업소 등 상업시설까지 공간 업사이클링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

- 과거에도 노후한 건물이나 공간이 패션쇼 등 일회성 행사에 활용되어 왔지만 독특한 분위기와 디자인이 집객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상업공간에서도 공간 업사이클링이 확산. 현재까지 상업시설의 공간 업사이클링은 디자인적 요소에 대한 선호가 큰 카페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매장,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상업공간에도 적용되기 시작

[표 4] 상업시설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

서울 

성수동

대림창고

 2015년

 정미소, 창고→카페

 

 제주 

 엔트러사이트 

 2015년

 전분공장→카페

 

 부산

 브라운핸즈 마산점

 2015년

 버스차고지→카페

 

 제주 

 눈먼고래 

 2014년

 전통가옥→게스트하우스

 

자료: 리엔_건축전문블로그, 경기도시공사, 디자인하우스 행복이 가득한 집(2015년 9월호)

○ 우리나라 공간 업사이클링의 전개 과정은 사업주체, 사업규모, 기존공간의 활용방법, 용도의 다양성 등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음

- 추진 주체측면에서는 초기 공공주도의 사업이 기업이나 개인 등 민간부문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사업규모도 대규모 공공사업 중심에서 소규모 사업으로 확대. 기존 공간의 활용방법 측면에서 물리적구조물을 디자인적 요소로 활용하는 소극적 활용에서 공간의 역사성, 스토리 등을 콘텐츠로 활용하는 적극적 활용으로 변화. 용도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박물관, 공원,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 중심에서 상업공간이나 주거공간까지 다양성이 확대되는 추세


도시재생과 공간 업사이클링의 미래

○ 도시의 외연적 확산과 신규개발 중심의 관리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도시재생이 도시정책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으며 공간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증대

- 정부는 국정과제로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추진 중이며 기존 전면 철거방식의 재개발·재건축 대신 보존과 쇠퇴한 도시기능의 회복,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주요 정책방향으로 설정. 공간 업사이클링은 자원의 재활용, 공간의 고유한 정체성 보존, 이용가치의 제고, 명소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효과적인 도시재생방식으로 주목

○ 단일 시설이나 개별 건축물 단위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간 업사이클링은 도시재생사업의 확대와 함께 지역차원의 도시재생 수법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

- 현재까지 공간 업사이클링이 제한된 용도와 공간적 범위를 가지는 개별 시설이나 건축물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면 향후 도시재생 사업 추진과 함께 공간적 범위가 확장되고 용도 역시 보다 다양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 실례로 소규모 공장들이 밀집해 있던 성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는 최근 기존 건축물을 활용한 카페, 공방 등이 늘어나면서 지역 차원의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로 주목받고 있음. 한편 건축기술의 발전, 가치소비의 확산, 소셜네트워크의 보편화와 1인 미디어의 확산 등 여건 변화는 공간 업사이클링 확산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

○ 성공적인 공간 업사이클링을 위한 핵심적인 요소는 디자인, 스토리텔링, 콘텐츠 등

-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로 주목 받고 있는 공간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건축물의 원형이나 기능을 새로운 용도에 맞는 효과적인 디자인적 요소로 활용한 것이 주효. 한편 최근의 사례들은 기존 공간이나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 중요한 사건, 사업추진과정 등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해당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 유사한 형태의 공간 업사이클링 늘어나면서 개성 있는 공간으로서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대안으로 공간 업사이클링 사례를 주목할 필요

-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서 공간 업사이클링의 홍보 및 집객 효과가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유휴 부동산 및 노후 건축물 등의 가치와 활용성 제고를 위한 대안으로 검토가 가능

-출처:KB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