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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일상

자생하는 비비추가 꽃을 피우고 있다.

by 성공의문 2012. 7. 4.




역시 야생의 꽃은 청초하다. ^^


밭 가장자리에 사서 심은 비비추는 잎도 크고 꽃도 크고 많이 피지만 깨끗하고 청아한 느낌은 부족하다. 

과수원 곳곳에 자생하는 비비추가 이맘때 쯤에 꽃대를 속속들이 올리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부푼다. ^^


꽃도 크고 이쁘면서 눈길을 사로잡는 무엇이 있다. 여름에 꽃을 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지라 더 마음이 간다. 

지금 과수원에는 조록싸리가 꽃을 만발하고 있고 비비추도 꽃을 한껏 피우고 있다. 조금 지나면 참싸리가 꽃을 피울 것이다. 


자연은 사계절 쉬지 않고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자연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참 고민이 많다. 자연재배로 농사를 짓노라면 빈틈없이 땅을 덮고 있는 이름모를 풀들을 조절해야하는데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다. 


한해 한해 지나면서 땅의 전체적인 식물 분포가 윤곽이 잡히고 시기별로 세력의 강약을 어렴풋이 알고나니 작물과 풀의 공존을 유지시킬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지만, 또 한편에선 작물과 그 주위에 풀과 경쟁관계인지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인지를 더 알아야 함을 느낀다. 


책을 보며 익히면 좋겠지만 흔히들 잡초라고 부르는 풀들과 작물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사람도 찾기 힘들고 그런 책은 더더욱 구하기 힘들다. 


경험으로 한해 한해 농사지으며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인 것 같다.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 '비비추'

비비 틀면서 자라는 풀과의 동침!

우리집 초록정원에는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그 존재적 가치를 확연하게 드러내 놓는 귀한 식물이 있다. 햇빛을 좋아하는 비비추가 그다. 그는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꽃잎의 방향을 바꾸는 식물로 유명하다.

   

6월 쯤인가 보랏빛 길쭉한 꽃이 주렁주렁 달리는 비비추는 다른 풀꽃들에 견주어 잎이 길고 두터우며 시원시원하게 생겨서 커다란 거실창문을 통해 항상 비비추와 마주본다. 비비추는 비틀면서 나는 풀이라는 뜻으로 여겨진다.


비비추는 우리 꽃으로 약용, 식용, 관상용으로 두루 쓸모가 있다. 사포닌 성분이 있다고 하며 종자나 또는 식물체 전체를 한방이나 민간에서 이용하는데 생약명으로는 자옥잠(紫玉簪)이라 부른다. 잎은 즙을 짜서 젖앓이를 하거나 중이염을 앓을때 쓰고, 잎에서 추출한 기름은 만성피부궤양, 뿌리즙은 임파선 결핵 등에 바른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비비추는 중국이 원산지인 옥잠화와 혼동되기도 한다. ‘옥잠화’(玉簪花)는 말 그대로 옥비녀꽃이라는 말, 비비추는 보라색 꽃이 피고, 옥잠화는 흰꽃이 피며, 비비추 잎이 조금 더 길쭉하다. 유럽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화초작물로 그 품종이 수백 가지에 이른다고 하니 놀랍다. 


올봄, 우리들 동네마다 버려지는 땅이나 아파트 베란다에 비비추나 옥잠화를 한 뿌리씩 심어보면 어떨까. 모두의 마음 속에 따스한 기운이 감돌 것 같다.


네이버 테마백과를 보면 "비비추는 산지의 냇가나 그늘진 곳에서 자생한다. 관상화로 화단에 심거나 약재로 쓰기 위해 밭에 대량으로 심어 기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주로 포기나누기로 번식하며, 환경을 크게 가리지 않으나 다소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비비추와 비슷한 종류로 꽃이 흰색이면서 잎이 훨씬 큰 옥잠화와 비비추보다는 약간 작은 좀비비추, 주걱비비추가 있다. 


요즈음은 그 관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가로변에 많이 심는다. 인삼의 약효 성분인 사포닌이 들어 있어 한방에서는 결핵이나 피부궤양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담백한 맛 때문에 쌈이나 샐러드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고 돼 있다. 


장이기님의 숲해설, 비비추 이야기에는 "개울가 근처에서 자라는 여러해 살이풀 8~9월에 꽃줄기에 연한 자주색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핍니다 


비비추는 반그늘에서 잘 자라며 낮의 길이가 가장 긴 여름에 꽃이 핍니다. 꽃피는 시간은 오후5시경입니다. 예날 시골 여인네들은 비비추의 꽃이 피는 때를 맞춰 저녁밥을 지었다고 합니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꽃과 열매 등으로 시간과 계절뿐 아니라 그 해의 농사까지도 풍년일지 흉년일지 예측하는 지혜가 있었습니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편에서도 "꾸미지 않은 풋풋한 비비추를 보면 아파트 둘레 화단 목련이나 수수꽃다리, 청단풍, 꽃사과 따위 나무 밑을 비비추가 다 차지해 버렸다. 며칠째 계속 쏟아져 내리는 장맛비에 나뭇잎들은 흠뻑 젖어 늘어져도 비비추는 빗물 무게에도 흐트러짐이 없다. 꽃대는 여전히 곧추서있고, 주저리주저리 매달린 보라색 꽃봉오리들은 무심한 듯 빗속에서도 꽃 피고 지고 있다. 큼직큼직한 잎사귀는 빗물을 듬뿍 받고 더 억세고 더욱 짙푸르러졌다."면서


"이즈음엔 어딜 가나 비비추가 눈에 띈다. 큰 길가 화단에서도, 공원 나무 아래에서도, 숲 언저리나 공터에서도 비비추를 볼 수 있다. 숲 가장자리에 저절로 자라난 비비추는 봄에 새순을 나물로 뜯겼는데도 참나무 그늘 아래서 여전히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여름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비탈진 빈터에서도 비비추가 넓게 퍼져 자라고 있다." 


"비비추는 산지 냇가에서 자라는 풀이라지만 ‘까탈스럽’지 않아 아무 땅이나 가리지 않고 잘 자란다. 요즘은 공원이나 화단을 만들고 나무 아래에, 바위틈에 땅거죽을 덮기 위해 맥문동과 함께 비비추를 많이 심는다. 비비추가 아무 땅에서나 잘 자라고 번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화초란 사람 손을 많이 타야 제대로 자라는데 비비추는 사람들이 돌보거나 말거나 잡초처럼 쑥쑥 잘도 자란다. 화단의 경계를 넘어 길 가장자리까지 치고 나와 자란다. 새싹이 돋는 이른 봄부터 한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장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거침없이 내달린다." 


"비비추 잎은 모두 뿌리에서 자라나온다. 큼직하고 두툼한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해서 우직해 보인다. 비비추가 어디서나 잘 자라는 비결은 이런 단순함과 우직함 때문이 아닐까? 비비추 잎이 억세어지기 전 연한 새잎을 나물로도 먹는데 아리거나 쓴 맛이 없어서 먹기 좋다. 잎 가운데서 자라 올라온 꽃대에 꽃봉오리가 줄줄 달려서 아래에서부터 한 송이씩 꽃이 피고 진다." 


"비비추에 얽힌 옛이야기에는 오래도록 쉼 없이 꽃이 피고 지는 비비추의 성질이 잘 담겨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변방으로 부역을 간 '가놈'이라는 청년을 6년째 기다리는 '설녀'란 처녀는 때를 놓치기 전에 다른 곳으로 시집가라는 아버지의 재촉에, 마당에 핀 비비추 꽃이 다 질 때까지만 청년을 기다리겠다고 한다. 그런데 비비추 꽃은 끊임없이 새 꽃봉오리를 만들어 내고 꽃을 피워 냈다. 마지막 비비추 꽃이 질 무렵 청년은 돌아왔다." 


"비비추와 생김새가 닮은 옥잠화는 중국 원산으로 오래 전 원예용으로 들여와 심어온  것이다. 비비추보다 잎이 더 넓고 꽃도 더 큼직한 옥잠화는 자세히 보면 닮은 만큼 또 많이 다르다. 윤기 흐르는 커다란 잎과 탐스런 흰 꽃은 소박한 비비추와 달리 사뭇 귀족적인 느낌이 난다." - 새마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