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운을 읽는 변호사] 도덕적 삶과 운運의 관계

by 성공의문 2017. 12. 21.

50년간 1만 명의 의뢰인의 삶을 분석한 일본의 한 변호사가 ‘운의 이치'를 분석했다. 니시나카 쓰토무가 쓴 책의 제목은 ‘운을 읽는 변호사'. 그는 점쟁이나 관상가는 아니지만 자신을 찾아오는 의뢰인들, 예컨대 상속과 이혼 등 분쟁 당사자, 돈을 받아달라는 채권자나 범죄자들, 법망을 피해 교활하게 성공하려는 사람과 자연스레 번창하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며 행운과 불운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했다.

그가 밝혀낸 가장 큰 운의 이치는 이른바 ‘도덕과학'이었다. 법률상의 죄가 아닌 도덕적 과실이 운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는 것. 또한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라도 갚지 않아도 운이 나빠진다고 했다. “은혜를 받는 것은 ‘도덕적 부채’로 쌓입니다. 그런데 이 부채는 갚지 않으면 금전적 부채보다 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라고 설명했다.


-운이란 무엇인가요?

“하늘의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늘이란 종교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신비한 것이지요.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운이 마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건 확실해요.”


-운을 이야기하는 선생은 정작 운좋은 인생을 살았습니까?

“교육철학자인 모리 신조 선생은 “인간이 평생 만나야 할 사람은 너무 늦지도 않고 너무 빠르지도 않을 때 꼭 만날 수 있다”라고 했어요. 내 나이 일흔넷 가까이 변호사 일을 하면서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놀랍게도 그때마다 어디선가 조력자가 나타나 구해주었습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역시나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은 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만 명 이상 의뢰인의 삶을 지켜본 결과 확실히 운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셨다고요?

“맞아요. 재판으로 문제를 해결해도 나중에 비슷한 곤경에 처해 또 찾아와요. 그런 사람은 나쁜 운이 반복되는 거죠. 반대로 법률 자문을 받으러 올 때마다 사업이 잘 되고 나날이 번창하는 운이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입니까?

“가장 큰 차이는 ‘덕’을 쌓고 있는가 여부지요.”


-덕이란 무엇이죠?

“가능한 다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남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겁니다. 덕을 쌓지 못한 사람은 작은 상황도 분쟁으로 만들고 빈번하게 소송으로 해결하려듭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겨도 계속 비슷한 분쟁이 반복될 뿐이예요. 불운을 끊어내지 못하는 거죠.”


-다툼으로 먹고사는 변호사인데도, 선생은 소송을 막는 변호사로 유명합니다. 

“설사 승소해도 분쟁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변호사 생활 50년의 결론입니다. 경험으로 보면 이긴 사람은 대부분 그 후에 도산하거나 병에 걸리거나 불행해집니다. 분쟁에서 이겨도 진 사람에게 원한을 사기 때문이지요. 진 사람은 이긴 사람을 어떻게해서든 끌어 내리려고 합니다. 저승에 가서라고 끌어내리려고 해요. 그러니까 결국 이겨도 운이 좋아질 수가 없는 거예요.” 


-오랜 변호사 경험으로 볼 때 운에 가장 치명적인 분쟁은 무엇인가요?

“상속 분쟁입니다. 상속 다툼은 반드시 자식 대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제 생각에 가장 큰 불운입니다. 한 예로 조모의 유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로 조카와 분쟁을 한 여성이 있었어요. 원하는 만큼의 유산을 받아냈지만 그것을 물려준 자기 자식에겐 안 좋은 일이 생겼어요. 그 자식은 사촌 형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어머니의 상속분쟁 때문에 도움을 받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어요.”


-한편으로 봉사와 헌신을 해도 운이 잘 트이지 않는 사람은 왜 그런가요?

“교만 때문이예요. 은연 중에 타인의 죄책감을 부추기면 고생해도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일례로 자리보전하고 누운 시어머니를 큰며느리가 10년 넘게 간호해서 유산을 상속받았는데 다른 자식들이 크게 반발했어요. 그저 돈 욕심때문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며느리에 대한 악감정이 컸어요. 어머니를 잘 모신 건 인정하지만 항상 감사하라며 생색을 낸 건 용서할 수 없다는 거죠. 타인을 위해서 좋은 일을 많이 하는데도 운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의뢰인을 만나보면 100% 교만 때문이에요. “제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는 겸손한 마음을 잊으면 봉사도 헛 것입니다.”

수많은 행운과 불운을 지켜본 74세 변호사의 지혜를 담은 책 ‘운을 읽는 변호사’. 수많은 행운과 불운을 지켜본 74세 변호사의 지혜를 담은 책 ‘운을 읽는 변호사’.


-도덕적 과실과 운을 연결지어 말씀하신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도덕적 과실이 운에 치명적인 것은 역시나 타인의 ‘원한'을 사기 때문인가요?

“도덕과학이란 게 있어요. 법학자인 히로이케 치쿠로 선생이 창안한 학문으로 도덕을 과학적인 영역으로 연구했습니다. 도덕과학에서 인간은 살아있는 한 계속 도덕적 과실을 저지른다고 말합니다. 가령 늘 이용하는 철도나 도로도 이를 건설할 때 사고로 생명을 잃은 누군가의 희생 없이 존재할 수 없어요. 도덕과학에서는 이것을 ’도덕적 부채‘라고 불러요. 그런데 이 도덕적 부채를 깨닫지 못하고 평소에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부족하면 타인에게 작은 피해를 입어도 못 참고 달려들어요. 이웃의 상한 감정은 언젠가는 불운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어요.”

얼마전 연예인 최시원 가족의 개에게 변을 당한 유명 음식점 한일관 사장 이야기로 장안이 떠들썩했다.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루고 명망과 부를 쌓았지만, 순간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을 두고 우리는 불운을 떠올렸다. 사랑하는 가족이 죽었기에 이웃 가족과 원수가 되어 기나긴 법정 시비를 다툴 차례였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고인의 아들은 ‘돌아가신 어머니라면 소송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그 마음을 따라 싸움 대신 애도를 택한다'고 했다. 놀라운 전환이었다.

그보다 앞서 철원 총기 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도 “빗나간 탄환을 쏜 병사가 자책감을 안고 살아가길 원치 않으니 어느 병사가 쐈는지 밝히거나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말해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가족의 어이없는 죽음이라는 불운 앞에서 그들이 보인 태도는 ‘앞으로는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달라'는 당부 뿐이었다. 한일관과 철원 총기 사고의 유가족은 불운으로 기억될 사건의 방향을 틀어 그들 가족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마음의 기운을 바꿨다. 

어쩌면 행운을 어떻게 받아먹는가보다 불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진짜 운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도 바르고 성실한데 갑작스레 운이 나빠지는 경우는 없나요? 

“인생은 다 제 각자 운의 드라마가 있어요. 처음에 손해 보지만 나중에 빛을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불행은 남과 비교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성급하게 운이 나쁘다고 판단한 건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봐야지요.”


-운도 덧셈 뺄셈으로 계산된 각자의 장부가 있습니까?

“하늘의 장부라고 하죠.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라도 갚지 않으면 운이 나빠져요. 은혜를 받는 것은 ‘도덕적 부채’로 쌓입니다. 그런데 이 부채는 금전적 부채보다 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은혜를 당연하게 여기고 내놓지 않으면 오만함이 생기고, 오만함은 운을 좀먹는 곰팡이와 같지요. 그래서 받은 은혜는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갚아야 합니다. 안그러면 다툼이 생깁니다.”


-부모의 은혜를 깨닫거나 효도하면 운이 들어온다는 건 어떤 원리에 의해서인가요?

“도덕과학에서 말하는 은인의 계열을 따져봅시다. 내가 있고, 부모님이 있고, 또 부모님의 부모님이 있습니다. 10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2046명입니다. 만약 이 2천 명 남짓한 조상 중 자기 자식을 죽음으로 내몬 사람이 한 사람만 있었어도 지금의 나는 없겠죠. 부모님을 통해 내 생명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신에게 도달합니다. 

그러니 부모의 은혜를 깨닫고 효를 행하는 것은 신을 섬기는 것으로 운을 부르는 근원입니다. 윤리법인회의 창업자 마루야마 도시오 선생도 ‘근본을 잊지 말고 끝을 어지럽히지 말라’ 했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효도를 한 사람에게는 행운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한 의뢰인이 여러 형제 중에 부모님을 모시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자기가 시골에 땅을 사서 부모님을 모셨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지역에 고속도로가 나서 토지 가격이 폭등했어요. 이득이나 손실과 상관없이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과 행운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사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것만으로 운은 절반이상 타고나는 것 아닐까요?

“아니요. 유산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을 저는 많이 봤어요. 아무리 절세 지식을 총동원해서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줘도 사실 자식 인생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써야할 지 돈의 가치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 돈은 불운의 시작입니다. 인간관계의 질도 그렇고, 시기하는 사람들로 인해 평판도 나빠져요. 같은 의미로 자기만을 위해 돈을 쓰는 부자는 반드시 불행해집니다.”


-성공한 기업인이나 유명인을 만나서 인터뷰 해보면 다들 ‘운이 좋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들은 정말 운을 타고난 특별한 사람들이겠지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보다 겸손하게 운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어떻게 운이 좋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반대로 좋은 가문에서 태어난 ‘금수저'인데도 감사를 모르고 ‘불운하다'고 불평하다 추락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요.”


-반면 교활한 방법으로 남의 몫을 가로채 승승장구하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사업에 실패해서 변호사에게 상담하러 오는 사람은 대부분 얼마 전까지 큰 성공을 거둔 사람입니다. 잔머리를 굴려 돈을 벌거나 출세를 했어도 그 성공은 오래가지 못해요. 머지않아 궁지에 몰리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저는 변호사지만 하늘의 법을 더 신뢰해요.‘하늘의 법망은 크고 넓어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악인은 빠짐없이 걸러낸다’.”


-조직에 운을 쌓으려면 ‘유능한 사람’보다 ‘믿음이 가는 사람’을 채용하라고 했는데, 단기적인 성장 효과를 신봉하는 한국의 조직에서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일본에서는 어떤가요?

“유능함은 사장이 시장에서 손익만 따지는 것과 같지요. 손익만 따지는 회사는 고객의 마음을 얻기 힘들어요. 일본도 성장 위주의 경제활동을 강요한 지 오래되었지만, 그 부작용이 오늘날 여실히 나타나고 있어요.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마음을 얻지 못하면 즉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정치로 세상을 바꿀 기회를 얻지 못해요. 유능한 사람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조직의 운을 바꿔줍니다.”


-회사나 집안의 운을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구성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세요. 내 지인인 여자 사장은 사원이 제안하거나 말을 걸어오면 어떤 내용이든 평가하지 않고 “좋네요”라고 긍정한답니다. 실현 가능성이 없어도 일단 믿고 반응해주니, 젊은 직원들이 늘 적극적이고 결국 알아서 해결책을 찾아간다더군요. 그 회사는 정말 잘 운영되고 있어요.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야구선수들이 캐치볼 훈련을 하듯이,서로의 말을 듣고 “아 그래? 그랬구나”라고 되받아주기만 해도 상대는 말을 이어갈 수 있어요. 아내가 “꽃구경 다녀왔어” 하는데 “한가해서 좋겠다”라고 딴소리를 하면 다툼이 생기겠죠.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먼저 들어주고 긍정하면 절로 성장합니다. 한마디로 귀로 운을 트는 거죠.”


-개인이 자기 운을 개선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입니까?

“운이 방향을 틀려면 운좋은 사람, 타인의 행복을 생각하는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끼리끼리 모입니다. 서로 끌어당기는 법칙이라고 할까요. 저도 예전에 소매치기 한 명을 변호하게 되었는데, 그 의뢰인 주변 사람들을 계속 오면서 소매치기 전문 변호사처럼 되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소매치기 주변에 소매치기들이 모여 있었던 거죠. 그 뒤로 그 일을 사양하게 되었어요. 어느 분야에나 마찬가지입니다.”


-선생은 주변에 가까이하는 운 좋은 사람이 있습니까?

“자동차용품 판매업체 옐로우햇의 창업주 가기야마 히데사부로 씨예요. 그는 슈퍼마켓에서 식품을 살 때 일부러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을 산다고 합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쌓여 슈퍼마켓이 손해를 보면 결국 서비스가 나빠지고 소비자들도 손해를 테니, 기왕이면 나부터 먼저 해결해주자는 생각에서지요. 택시를 타면 항상 “거스름돈은 됐어요"라고 합니다.”

니시나카 쓰토무 변호사도 가기야마 씨를 본받아 안 팔리는 그림을 사는 취미가 있다고 했다.

“어쨌든 작은 일에서부터 지역 사회의 운을 먼저 생각하니 사업이 잘 될 밖에요. 지금 옐로우햇은 매출액이 1조원이 넘는 대기업으로 번창했습니다.”


-국가나 민족에도 운이 있다고 보십니까?

“국가, 민족에도 운이 존재합니다. 과거의 국가 지도자가 무엇을 했는지, 국민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살펴보면 그 역사가 행운과 불운을 증명해주고 있어요. 도덕적 과실을 깨닫고 더 많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 활동하는 국가와 민족은 앞으로가 더 좋은 운명입니다.” 


-좋은 운을 유지하기 위해 선생은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을 하고 있습니까?

“운은 인연에서 옵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면 큰 목소리로 인사합니다. 연말엔 꼭 자필로 연하장을 써요. 지금도 매년 2만 장씩 쓰고 있어요. 그리고 생명의전화 상담원으로 10년째 근무하며 연간 1만 명을 상담하고 있습니다. 내 나이 74세지만, 양로원의 경청 봉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100만큼 일하면 보수로 80을 받고 20을 타인에게 돌려줍니다. 잠자리에 들때는 늘 나한테 베풀어준 은인을 생각해요.”


-중년 세대에 비해 지금 한국의 청년 세대는 나아질 희망이 없으니 ‘운이 없다’라고 체념하곤 합니다. 장기 불황에 직업도 구하기 어려우니까요.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운은 조건으로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신비롭고 막연한 것도 아니에요. 나의 운은 항상 남의 운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마음을 지니면 예외없이 좋은 운이 들어옵니다. 무엇보다 ‘도덕적 과실’을 깨닫고 사세요. ‘남들 다 하니 괜찮아’라고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도덕적 잣대를 갖고 살아야 불운을 피할 수 있어요. 따지고 보면 불운만 피해도 얼마나 감사한 인생인지요!”

출처: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