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암호화폐라는 개념 자체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UC 버클리 암호학자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은 RSA 암호를 활용해 화폐를 암호화하는 공식을 개발했다. 이 개념을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DigiCash라는 기업을 설립했지만 경영 능력 부족으로 1999년 사업이 종료되었다.
1998년 Wei Dai 라는 사람은 익명이며 분산화된 전자 화폐인 b-money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Nick Szabo 라는 컴퓨터 공학자는 비트코인의 블록 암호화 및 검증 구조의 근간이 되는 Bit Gold를 만들었다.
첫번째 암호화폐는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개인 혹은 집단에 의해 개발된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PoW 시스템을 정착시켜서 채굴 방식을 SHA-256 해시 함수를 거래의 검증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비트코인은 오픈 소스로 모든 프로그램 코드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이름만 바꾼 아류 화폐부터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한 화폐까지 수 많은 암호화폐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하였다.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비트코인 아류 가상화폐들이 등장했다. 그 중 수십개 정도만 실제로 투자/통화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 후 비트코인 시스템을 차용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암호화폐들이 개발되다 2015년에 이더리움이라는 화폐가 개발되어 현재 무서운 속도로 비트코인을 따라잡고 있는 중이다.
조폐와 송금
해시 함수를 계산하여 블록체인에 새로운 블록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조폐와 송금을 한다. 이 때 거래 내역을 전자서명하여 블록체인에 추가한다.
조폐와 송금 방법에는 POW(proof-of-work, 작업 증명), POS(proof-of-stake, 지분 증명), POI(proof-of-importance, 중요도 증명) 등이 있다. POW는 비트코인 등 대다수의 암호화폐가 채택하고 있으며 작업 증명에 필요한 "암호화 해시 함수"를 계산함으로써 그에 대한 대가로 암호화폐를 받는다. POS는 암호화폐를 만들 때나 거래의 수수료를 받을 때 각자 가진 암호화폐 비율에 따라 지급받는다. POI는 각자의 거래 실적에 따라 중요도를 계산하여 중요도가 높은 사람에게 더 많은 마이닝 수입과 수수료 수입을 지급한다.
BlackCoin같은 경우 초기엔 POW를 쓰다가 일정 채굴량이 넘어가면 POS로 전환되고, POI는 NEM같은 암호화폐에서 사용된다.
송금자, 수신자, 송금 금액 등의 정보를 숨길 수 있는 zero-knowledge proof(영 지식 증명)의 경우 Zcash에서 쓰인다. 영 지식 증명의 경우 개인 키 등의 정보를 직접적으로 제시하여 송금자를 확인하는 대신에 여러 번의 질의 응답을 통하여 일정 횟수 이상 계속 맞는 답을 한다면 송금자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파일코인(Filecoin)은 자신의 컴퓨터 저장 공간을 제공하면 그에 비례해서 파일코인을 준다. ICO(initial coin offering) 1개월만에 역대 최대 액수인 2억 5,700만 달러(약 2,893억원)를 모집하는 기록을 세웠다.
버스트코인(Burstcoin)은 POC(proof-of-capacity, 용량 증명)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그래픽 카드나 CPU의 연산력 대신 HDD의 남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버스트코인을 받을 수 있다.
안전한 보관 방법
거래소에서 구입한 비트코인을 Electrum 등으로 생성한 자신의 컴퓨터의 지갑으로 전송한 후, 송금에 필요한 개인 키(private key)를 TrueCrypt로 암호화한 공간에 저장하면 안전하다. 암호화된 볼륨을 여러개 복사하여 USB 메모리, SD 카드, 이메일, 클라우드 등에 저장하면 USB 메모리 분실이나 고장에 대비할 수 있다. 암호화 볼륨의 암호를 영어 소문자, 대문자, 숫자, 특수문자를 모두 넣어서 12자리 이상으로 만들면 USB 메모리를 분실해도 꽤 안전하다. 이러한 오프라인(offline) 암호화폐 저장소를 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라고 부른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돈을 목적으로 하는 해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목표물 중 하나라 해킹을 자주 당하며, 마운트 곡스(Mt. Gox) 파산 사태처럼 거래소 파산이나 BTC-e처럼 당국의 암호화폐에 대한 출금 규제 등으로 언제든지 계좌에 있는 비트코인이 내 것이 아니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렉트럼 등으로 자신의 컴퓨터에 생성한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옮겨놓으면 외부 요인과 상관없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자신의 컴퓨터도 거래소보다는 안전하지만 해킹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거액의 암호화폐는 오프라인 보관소인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전쟁이 났을 때 해외로 대량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는 달러나 금과는 달리 비트코인은 구글 등 해외 서버의 이메일이나 클라우드에 키 파일을 TrueCrypt 등으로 암호화해놓고 올려놓은 후 몸만 나가면 돼서 해외로 거액의 자금을 안전하게 가지고 나갈 수 있다.
투자
현재는 암호화폐가 실생활에 쓰이는 화폐로 사용되는 경우는 매우 극소수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주식과 비슷하게 투기의 목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투자라고 우기는 사람도 많지만 돈으로 돈을 사서 거래한다라는 시점에서 변동성이 너무 커서 현재는 투기 취급. 비트코인이 화폐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많은 코인들은 화폐말고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나라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는 중이며, 특히 그 중에 선두인 비트코인 조차도 화폐로 인정한다는 반응을 보이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불법으로 규정하여 한때 비트코인-달러 환율이 폭락한 일도 있다. 하지만 영국에선 2014년 중앙은행에서 공식적으로 암호화폐를 연구한다고 선언하는 등 영향력은 증가하는 중이다.
2017년에 접어들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여러 국가에서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암호화폐의 대규모 채굴 풀이 있는 중국에서도 차세대 암호화폐에 주목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중단 조치를 해제했고, 일본에서는 주요 은행의 비트코인 채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도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결제 시스템까지 출현하면서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여전히 투자/투기의 성격과 미래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하나, 유럽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에 주목하면서(정확히는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에 주목)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도 이더리움의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과 푸틴의 만남이 성사됨으로써 국가 차원에서 관심이 있음을 드러냈다.
한국에서는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소 거래량으로 2위, 4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로 거래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투자/투기의 성격으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다만 2017년 6월 기준으로 공중파 뉴스에 가상화폐가 언급이 되고, 네이버 실시간 순위(10위권 이내)에도 나타나면서 점차 가상화폐를 또 다른 투자 수단이나 미래에 유망할 기술로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종류
암호화폐 종류는 무려 1천 종 가까이 되기 때문에 여기에 다 기재할 수는 없고 나무위키에 문서가 생성된 것들만 아래에 나열한다.
비트코인(BTC)
라이트코인(LTC)
이더리움(ETH)
이더리움 클래식(ETC)
에오스(EOS)
리플(XRP)
대시(DASH)
넴(XEM)
참고로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를 알트코인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민간에서 자생한 위의 암호화폐들과 달리, 러시아 정부가 2017년 10월 16일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국영 암호화폐 크립토루블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채굴할 수 없고 정부 주도로 공급하는 모델이 되며, 암호화폐 전반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암호화폐 거래소는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거래소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관련 법률이 제정되지 않아 명확한 규제 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대다수의 외국 거래소들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화폐로 인정하여 환전시 부가가치세(소비세)를 물리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하게 판례(유럽연합)나 법(일본)으로 규정되었다.
거래소 목록 - 대한민국
빗썸(Bithumb): 대한민국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코인원(Coinone): 원화로 거래 가능한 대한민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코빗(Korbit): 원화로 거래 가능한 대한민국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코인피아(COINPIA): 원화로 거래 가능한 한국의 비트코인 및 라이트코인 거래소이다.
코인플러그(Coinplug): 원화로 거래 가능한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소이다.
유빗(야피존이 이름을 바꿈.): 55억원을 해킹당한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업비트: 2017년 10월 오픈베타를 시작한 두나무의 비트코인 거래소이다. Bittrex와 제휴관계이다.
코인네스트: 원화로 거래 가능한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중국 기술을 들여와서 만든 거래소라 인터페이스 전반에 번역투를 느낄 수 있다. BT1, BT2 토큰 거래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거래소 목록- 해외
Mt. Gox: 세계 최대 거래소였으나 해킹으로 파산.
BTC-e: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하는 거대 거래소였으나 돈 세탁 혐의로 자산 압류되고 폐쇄됨.
Poloniex: 가장 투자자들에게 지지받는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로 꼽히고 있었으나, 최근 서버 문제로 이용자들이 이탈한 듯 하다.
Bittrex: 가장 다양한 알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이다.
Coinbase: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Bitstamp: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암호화폐 거래소.
OKCoin: 세계 최고 거래량을 자랑하는 비트코인 거래소 였으나,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현재는 거래량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BTCChina: 중국에 자리한 세계 3대 비트코인 거래소였으나 역시 중국 당국의 규제로 거래 규모가 급감하였다.
Bitfinex: 홍콩 거래소 중 하나, 작년 여름 해킹사건으로 큰 혼란이 있었고 최근 피해보상이 마무리되었다. 현시점에서 전체 비트코인 거래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거래소이다.
bitFlyer: 일본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 여러 알트코인들이 상장되어있으나 비트코인 거래량이 90% 이상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Coinhills: 전세계 7위의 코인 거래소이다.
Chbtc: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Kraken: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이지만, 왠지 유로의 거래규모가 제일 큰 거래소. 유로 거래액으로는 GDAX-Coinbase보다 크다. 2013년경 아주 잠깐 한국에도 서비스한 때가 있었다.
가상화폐 명칭에 대해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에서 암호화폐를 가상화폐라고 잘못 부르는 경우가 많다. 금본위제도하에서 금과 교환이 가능한 화폐가 아닌 이상에야, 정부에서 발행한 지폐도 종이조각에 불과하지, 실물에 기반한 어떤 실질적 가치를 지니는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가치를 교환한다는 점에서, 지폐도 본질적으로는 가상 화폐이다. 또한 암호화폐를 가상화폐라고 부르면 게임 머니 등 가상세계에서 쓸 수 있는 돈이나, 온라인에서의 전자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지불 수단과 헷갈릴 우려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가상화폐와는 다른 개념이다. 가상화폐라는 개념에는 다양한 종류의 화폐란 개념을 구현만 한 것들을 포함한다. 게임상 사이버머니나 사이버뱅크 거래 역시 가상화폐로 취급된다. 그 중 실제로 화폐화될 수 있는 개념을 전자화폐로 통칭하며 여기엔 페이팔 같은 결제시스템 역시 포함되는 말이다. 그리고 그 중 암호화되어 화폐의 생산주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진 것들을 암호화폐라고 부른다. 다만 암호화폐라는 개념이 대중에 생소하기 때문에 그냥 암호화폐를 가상화폐라고 부르는 경우가 꽤 많은 실정이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스스로를 가상화폐 거래소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공식적으로 그냥 코인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차이는 종속성이다. 대부분의 가상화폐는 모종의 중앙 화폐 시스템을 갖추어 합리적인 경제체제를 기획해야 하고, 그러자면 화폐에 대한 모든 권리를 중앙으로부터 컨트롤해야만 했다. 그 말은, 다시말해 중앙이 비합리적으로 운영한다거나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거나 갑자기 모든 돈을 들고 잠적한다거나 하면 법적 조치를 취할지언정 자신의 재산이 물거품이 되는 광경을 지켜봐야만 한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그런 종속성이 애초 성립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 가상화폐의 경제체제의 낮은 신용성 때문에 초래할 수 있는 문제들을 차단할 수 있다.
집단지성, 탈중앙화된 자율조직, 암호화 등 혁신적인 기술과 이데올로기로 현재 여러 국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일단 이때까지의 가상화폐나 대안화폐보다 훨씬 우월한 지위를 가지게 되었고 그때문에 화폐의 기능을 충족시키고 있으나, 역시 화폐만한 안정성과 통제수준을 가지기 어려워 현재까지 사회 널리 인정받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검은 돈으로 쓰이는 일이 많아지면서 우려를 초래하기도 하는, 여러모로 뜨거운 감자같은 면모 역시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법적으로는 화폐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고 확보하기도 쉽지는 않아보이는 상황.
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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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 최근 비트코인 부족으로 이를 구입하는 이가 거의 없는 상황. 이는 큰 폭으로 오른 비트코인이 일반 통화로 성장하는데 저해 요인. 비트코인으로 지불하고자 하는 이들이 적은 현상은 가상통화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
- 게다가 해당 문제는 비트코인 가치가 2017년 들어 1000%나 오르고 있으며,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노출. 무엇보다 거래 가능한 증권 이용이 늘고 있어 비트코인이 미래 결제시스템으로 자리 잡기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
- GFI의 John Spallanzani, 현재 비트코인 투자자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소액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하여 현실세계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보유하여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언급
- 상품 구입에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비트코인의 특성 외에도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등 일부 기업의 비트코인 매출이 총매출에서 1% 미만이라는 요인도 결제시스템의 대체가 되기 어려운 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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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https://medium.com
디지털의 이상향 '가상화폐'
이더리움 공동개발자 조 루빈 “인터넷을 더 탄력적이고 공정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어”
이더리움 공동개발자 조 루빈은 IT 업계 거물과 연관된 고정관념을 대부분 허문다. 영양음료 소일렌트와 고급 수제 커피를 연료 삼아 돌아가는 스타트업 환경에서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루빈의 책상 위에는 초콜렛 시럽 한 병이 놓여 있다. 그는 수시로 자신의 커피 컵에 시럽을 추가한다.
부하 직원과 함께 쓰는 책상 위에는 서류가 어지럽게 널려 있고 컴퓨터 몇 대와 초콜릿 자국이 있는 빈 머그잔이 놓여 있다. 루빈은 그 앞 회전의자에 앉아 가상화폐 업계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에 새로운 네트워크 인프라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 블록체인에는 해킹이나 위조가 거의 불가능한 거래원장뿐 아니라 당사자끼리 직접 거래하는 P2P(개인간) 채널이 있다. 에어비앤비(숙박공유 서비스)나 페이팔(온라인 결제 서비스)처럼 수수료를 걷어가는 문지기는 배제된다. 그는 가상화폐의 미래가 비트코인 같은 통화거래에 그치지 않는다고 내다본다. 이더리움이 인터넷 혁신의 촉매제가 돼 더 탄력적이고 공정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하나의 강력한 개체가 시스템이나 그 관문을 통제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루빈은 블록체인을 이용해 기술을 통한 권력의 민주화를 추구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지배하지 않는 인터넷의 미래를 상상해 보라. 또는 적어도 이용자 데이터에 대한 그런 막강한 기업들의 통제력이 약화된 미래를 상상해 보라. 거래 책임이 모두에게 투명하게 드러나는 한편 가상 ID 통제권은 개인에게 남는다. 이 같은 블록체인의 미래에는 이용자가 생성한 콘텐트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본인이 직접 챙김에 따라 IT 업계는 착취적인 사업 모델을 밑바닥부터 새로 수립해야 한다.
이더리움 전도사들은 이 같은 디지털 이상향의 건설에 매진한다. 루빈은 그런 꿈을 향한 구체적인 단계를 진척 시키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동료 미하이 앨리지 이더리움 공동개발자는 “우리는 대부분 ‘쿨한’ 일을 하려던 젊은 ‘해커’였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루빈은 ‘다른 편에서’ 일할 때 얻은 경험으로 ‘좋은 일’을 하려는 ‘은퇴한 은행가’에 더 가까웠다. 그는 초창기 핵심 멤버들에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
이더리움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사용량과 인기도 면에서 비트코인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이더 토큰(가상화폐)은 가격 면에서 비트코인 다음으로 ‘비트코인 캐시’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더리움은 비탈리크 부테린이라는 신동이 작성한 논문을 토대로 2015년 세상에 나왔다. 루빈은 비트코인에서 영감을 얻은 부테린의 아이디어를 코딩으로 구현한 개발 팀의 일원이었다. 당시 캐나다 토론토의 52세 컴퓨터 과학자였던 그는 스타트업 콘센서스 시스템(콘센시스)을 창업했다. 아랍에미리트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파트너들이 현실세계의 블록체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도왔다.
앨리지 공동개발자는 루빈을 가리켜 가상화폐를 주류로 이끄는 핵심 인플루언서(트렌드 선도자) 중 한 명으로 묘사했다. 루빈은 블록체인 공간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부드럽게 유도하는 양치기 역할을 했다.
콘센시스는 수십 개국에 200여 명의 직원을 둔 세계의 선도적인 블록체인 컨설팅 업체로 널리 평가 받는다. 루빈은 “작지만 급성장하는 생태계에서 우리는 자석처럼 인력을 빨아들인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한 주에 여러 명씩 늘어난다. 앞으로 5명, 10명, 30명씩 불어날 것이다.”
뉴욕 본사는 브루클린 부시위크 지역의 창고에 자리 잡고 있다. 창고 외벽은 커다란 새 그림과 그래피티로 덮여 있다. 안쪽으로 들어서니 소란한 사무실에 전투적인 스타트업의 시끌벅적한 분위기, 다양한 언어, 칠판에 판서하는 소리, 요란한 타이핑 소리가 넘쳐난다.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24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루빈 측은 그의 순자산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앨리지 공동개발자는 “이더리움 초창기에 참여한 사람은 대부분 순수한 열정과 호기심을 따라 움직였다”며 “돈은 ‘잘 될 경우’ 생기는 부수적인 효과로 봤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뉴욕 증권거래소와 도이체방크 같은 좋은 직장을 떠나 루빈의 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때로 블록체인 마니아들이 루빈의 실용적인 접근법에 이끌려 초대 받지도 않고 불쑥 찾아와 같이 일하게 해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그런 실용주의는 기업계에서 얻은 다년간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루빈은 1987년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뒤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그 뒤 소규모 첨단기술 스타트업을 몇 군데 돌다가 가상화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1년께부터는 조금씩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로 블록체인의 열렬한 추종자가 된 것은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을 이용해 어떻게 훨씬 더 다양한 P2P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지 설명한 부테린의 이더리움 백서를 읽은 뒤였다.
루빈은 2014년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부테린을 만났다. 해변의 작은 별장에서 일부 뜻 맞는 개발자들과 몇 차례 철야 회의를 가진 뒤 새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법률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미국 지역 책임자가 됐다. IT 업계에서 금융은 가장 규제가 심한 분야로 손꼽힌다. 따라서 가상화폐 네트워크의 출범은 특히 까다로운 작업이다. 그 프로젝트에서 루빈의 안목이 프로젝트를 현실적으로 이끄는 돛 역할을 했다.
앨리지 공동개발자는 “초기에 루빈과 법률전략 문제에서 긴밀히 협력했다”며 “그는 주로 미국측 변호사들을 상대한 반면 나는 주로 영국·스위스 변호사들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앨리지 공동개발자는 루빈이 초기에 자기 돈으로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한 공동개발자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이더 토큰 ‘예약판매’에 착수했다. 오늘날 모든 최초코인공모(ICO,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본조달)의 효시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이더리움의 종자돈을 가상화폐로 조달하기로 했다. 전통 방식으로 벤처자본을 조달하지 않고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 크라우드펀딩(불특정 다수 대상의 자본 조달)하는 방식이다. 루빈은 “전통 방식은 프로젝트와 완전히 상극이다”고 설명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더 많이 깨달으면서 권력분산이 강력하고 중요한 힘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상의하달식 명령과 통제를 조직원칙으로 삼지 않고도 얼마든지 소통하고 합의에 이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루빈 창업자는 이더리움이 더 이용하기 쉽고 글로벌화된 네트워크를 이용해 곧 경제를 재편하리라 확신한다. 단 하나의 인터넷이 모두를 지배하지 않고 많은 네트워크에서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꽃 피우게 된다. 비트코인은 최초의 실질적인 가상화폐였다. 이제 이더리움 애호가들은 달러 같은 법정통화는 할 수 없었던 일을 가상화폐가 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 애쓴다.
예컨대 블록체인을 이용해 음악 배급 플랫폼을 음반사와 미디어 중개자들이 아니라 뮤지션과 팬들이 지배하도록 만들 수 있다. 곡들이 기본 MP3가 아니라 블록체인 파일로 저장돼 뮤지션들이 자신의 곡들을 통제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신인 뮤지션들이 팬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음악활동으로 기본 생활비를 벌 수 있게 된다. 뮤지션의 승인 없이는 아무도 블록(거래 정보 묶음)을 복사 또는 공유할 수 없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우조 뮤직(Ujo Music) 외에도 루빈 팀이 지원하는 이더리움 프로젝트는 부지기수다.
종합적으로 볼 때 디지털 여권부터 블록체인 기술 전문 코딩 아카데미까지 이더리움의 용도와 관련해 어떤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든 가상화폐에 관한 꿈을 실현한 성과는 루빈 팀이 단연 발군이다.
이더 토크 시세는 지난 한 달 사이 크게 출렁거리다 8월 14일 토큰 당 299달러 선을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의 12.40달러에 비하면 엄청나게 오른 가격이지만 지금은 시세가 약간만 떨어져도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퍼져나간다. 루빈 진영은 단기적인 가격변동에 연연하지 않는다. 루빈 창업자는 부풀어 오른 시세를 두고 “자율 조정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전체 생태계의 가치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여름 가상화폐 붐이 일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더리움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싱가포르는 이더리움 기반 법정통화 방안을 실험했다. 지금은 경제지 포춘, 온라인 매체 Mic, 남성지 GQ 같은 대중매체에서 이더 토큰 구입 방법 소개 기사를 흔히 볼 수 있다. 몇 달도 안돼 이더리움은 블록체인 기술을 주류 반열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비트코인도 못했던 일이다.
루빈 창업자는 시세변동과는 상관없이 이더리움이 상승세를 지속하며 용도가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가상화폐를 적절한 시세에 붙잡아둘 방법은 없다. 시세는 항상 급등락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시세가 얼마나 일직선으로 움직였는지를 보면 놀랄 정도다. 크게 내려 앉은 적이 별로 없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출처: 뉴스위크
이미지: www.bitco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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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중국ㆍ일본 거래소 모두 한국 진출
투자자 보호할 규제는 ‘무풍지대’, 법적 근거 없어 관리 주체도 모호, 금융위, 뒤늦게 유사수신 지정키로
비트코인 가격 사상 첫 1만달러 돌파
전세계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국내 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폭발적인 거래규모 증가에도 불구, 규제가 거의 없는데다 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칫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고스란히 투자자가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비트포인트는 한일 합작법인인 비트포인트 코리아를 통해 29일부터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오다 겐키 비트포인트 대표는 “일본은 가상화폐 차입(레버리지) 투자가 인정돼 세계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런 장치가 없이도 점유율이 10~15%로 커 앞으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지난 10월엔 미국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렉스가 국내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업비트’를 설립했고 중국 최대 거래소 ‘오케이코인’도 내달 한국에 진출한다. 중국 2위 거래소인 후오비의 린 리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빗썸 등과 경쟁하기 위해 한국에 거래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가 속속 찾아 드는 건,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량이 일본(62.04%), 미국(18.96%)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데다 사실상 가상화폐 규제의 ‘무풍지대’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9월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찾는 것을 전면 금지하면서 거래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일본이나 미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서버 용량 및 자본금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인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반면 국내엔 이렇다 할 ‘안전장치'가 없다. 현행법상 가상화폐 거래소는 금융업이 아닌 인터넷쇼핑 업체처럼 통신판매사업자로만 신고하면 된다. 하루 조 단위의 거금이 오가지만 보안이나 서버 안정성 등에 대한 특별한 지침도 없다. 지난 8월19일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이뤄진 하루 거래액(2조6,018억원)이 전날 코스닥 거래액(2조4,357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거래소를 만들 때 별도의 기준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법률상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리감독을 담당할 주체도 모호한 상태다.
지난 12일 빗썸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지만 정부 규제가 미치지 못하다 보니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법적 근거 미비를 이유로 그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금융당국도 피해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중 가상화폐 거래업을 유사수신업으로 규정하고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조달(ICO)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을 정부입법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가상화폐 거래 부작용을 막는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여전히 거래소 인가제(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다. ‘가상화폐는 재화로 인정되지 않아 금융업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를 금융업으로 포섭할 경우 이를 정부가 승인하는 것처럼 비쳐 과도한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일본처럼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제를 시행하는 등 안정성을 높일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황수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거래소 설립자격 제한, 자격요건 강화 등 개선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코인당 1만달러(1,083만원)를 돌파했다.
출처:한국일보
이미지: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