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소개할 연구결과는 여러분에게 그야말로 하늘과 땅이 새로 열리는 충격을 줄지도 모른다.
아마존 원주민이 아마존을 '관리'했으며, 아마존의 숲 자체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마라호 섬(아마존 강 하구 옆에 있는 큰 섬 - 옮긴이)의 남동쪽 본토에 있는, 카포르 족(아마존 원주민 가운데 하나 - 옮긴이)이 거주했던 지역에서는 수 세기에 걸친 개량을 통해 삼림 사회가 크게 바뀌었다.
윌리엄 발레의 식물 목록에 따르면 카포르 족이 관리한 숲에서는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종의 거의 절반 정도가 아직도 인간에 의해 식량으로 사용된다. 최근 들어 관리되지 않은 유사한 숲에서는 그 수치가 20퍼센트에 불과하다.
1989년에 출간되어 널리 인용된 보고서에서 발레는 물이 범람하지 않는 아마존 삼림의 최소한 11.8퍼센트, 즉 8분의 1정도는 인간에 의한 발생, 즉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한 바 있다. 오늘날 몇몇 연구가들은 이 수치를 보수적인 것으로 여긴다.
발레도 그중 하나로, 그는 10년 후 그 추정치를 더 높였다. 클레멘트는 내게 말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 아마존 밀림이 모두 다 인간이 만든 거라 생각합니다.'
고고학자 클라크 에릭슨도 마찬가지로, 남미의 저지대 열대 삼림은 이 지구에서 가장 훌륭한 인간 예술 작품 중 하나라고 볼리비아에서 내게 말했다. '내 동료들 중 몇몇은 이 견해가 꽤 급진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그렇게 믿습니다.' 고고학자 피터 스탈에 따르면, 많은 식물학자들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 세계로 사람들이 상상하고 싶어하는 아마존이 사실은 수천 년 동안 사람에 의해 관리되어 온 장소'라고 믿는다."
이 학설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 가지 사실을 더 말하고자 한다.
"엄밀히 말해 '아마존 분지'는 아마존 강과 그 지류들의 유역을 의미한다(만)." 그러니까 '아마존 분지'는 아마존 밀림 전체가 아니란 말이다.
"반면 '아마존'은 서쪽으로는 안데스 산맥, 북쪽으로는 기아나 순상지(남미 동북부의 광대한 열대 지역), 남쪽으로는 브라질 순상지로 둘러싸인 광범위한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중 어떤 것도 '아마존 열대 우림 지대'와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우선 아마존의 모든 지역에 비가 내리는 건 아니다. 어떤 곳의 강수량은 뉴욕의 연간 강수량보다 더 많지도 않다. 무엇보다, 아마존의 3분의 1은 삼림이 아니라 초원이며, 그중 볼리비아의 베니가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아마존 강과 그 지류의 범람원은 아마존 분지 전체의 5-10퍼센트를 이룬다.
오직 아마존의 절반 정도만이 고지대 삼림이다. 이곳에는 외부인들이 '아마존'이라고 하면 연상하듯이, 머리 위로 엉켜 있는 덩굴 식물, 겹겹이 드리워진 나뭇가지에 나비만한 딱정벌레와 새만 한 나비가 존재하는 곳이다."
참고로 아마존의 초원지대는 유럽계 이민자들이 아마존에 목장을 만들려고 나무를 베고 숲에 불을 지르기 전부터 있었다. 게다가 숲이 저절로 자라려면 비가 많이 내려서 물이 많아야 하는데 아마존에는 강수량이 적은 곳도 있다. 물이 많은 아마존 강을 낀 지역은 아마존 분지뿐이고 그나마도 분지 전체에서 5-10퍼센트밖에 안 된다. 아마존의 숲은 그런 곳에서 벗어난 지역에 있다.
그렇다면 아마존이 원래 인간이 들어오기 전에는 대부분이 초원이었다가 인간이 들어와서 과일나무를 심고 그 밖의 다른 나무들을 심어 가꾼 뒤부터 숲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학설이 완전히 황당한 것은 아닌 셈이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과수원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마존이라는 '자연환경' 자체를 만들고 가꾸었다. '자연에서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자연환경에 맞추어서 사는 아마존 원주민'이라는 생각은 학자들이 밝힌 현실과 맞지 않다. 기존의 아마존 원주민 상(象)은 고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 農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