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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_문화

아리랑, 쓰리랑 어원과 의미

by 성공의문 2011. 12. 20.

우실하 항공대 교수는 "시베리아 남부지역에 살고 있는 에벤키족의 언어에서 아리랑(ALIRANG)은 '맞이하다'는 뜻을, 쓰리랑(SERERENG)은 '느껴서 알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뜻도 모르고 민요 후렴구로만 사용해 왔던 '아리랑 쓰리랑'은 고대 북방 샤머니즘의 장례문화에서 '영혼을 맞이하고 이별의 슬픔을 참는다'는 의미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유전학적으로도 시베리아 원주민들의 유전자와 한국인의 유전자 형을 분석한 결과 70% 가량이 전형적인 몽골로이드의 유전형을 보이기도 하였고, 부계 Y-DNA에서도 상당한 유사점을 보인다. 이 단어가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다는 점은 시베리아에서 우리 선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아리랑 몽골어 어원설
 
몽골의 에벤키(Evenks)족 언어에 아리랑, 쓰리랑, 아라리 등의 단어가 있다. 우리말에는 이미 그 뜻이 잊혀졌지만 에벤키족 말에는 그 뜻이 아직 화석처럼 살아 있다.  
 
‘아리랑 ALIRANG[aliraŋ]’의 여러 의미 가운데 ‘맞이하다(接)’, ‘영접하다/맞이하다(迎接)’는, 20세기 중반까지 지속된 어웡커족의 샤마니즘의 전통과 관련 지어 보면 ‘죽은 자의 영혼을 맞이하다/영접하다’의 의미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이점은 ‘아리랑’,‘쓰리랑’의 어원을 살펴보는 부분에서 다시 상론하기로 한다. 

그러나 어웡커족은 숙신(肅愼)의 후예(後裔)이며, 읍루(挹婁)의 유부(遺部), 말갈(靺鞨)의 근친(近親), 여진(女眞)의 방지(旁支)[27.1.1. 烏力吉圖, “鄂溫克族族源略議”, 鄂溫克族 歷史資料集 第三輯, 161쪽.] 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부여나 고구려 계통의 말과 이들 어웡커족의 말이 고대에는 같은 문화권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던 말이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보인다.

Evenks 족의 솟대

제1장. 아리랑과 아라리요의 의미

문자가 없는 어원커족의 말을 10여 년 동안 수집 연구하여 국제음성기호를 바탕으로 만든 ‘에벵키어-중국어 사전’인 鄂漢詞典(1998년)에 나와 있는 아리랑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ALIRANG[aliraŋ] 
① 接(맞이하다), 迎接(영접하다, 맞이하다) 
② 接受(접수하다. 받아들이다), 承認(승인하다. 허가하다, 받아들이다, 시인하다) 
③ 承担, 承當(담당하다, 맡다), 担負 (부담하다, 맡다, 책임지다) 
④ 包干(책임지고 맡다), 包班(맡다, 독단하다. 독점하다) 
⑤ 忍耐(인내하다), 忍受(참고 받아들이다), 容忍(용인하다) 
⑥ 主班, 主持(주최하다, 주관하다) 

‘아리랑’의 의미영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맞이하다’, ‘영접하다’, ‘받아들이다’, ‘맡다’의 의미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인내하다’, ‘참다’, ‘참고 받아들이다’의 의미영역이다. 


‘아리랑’을 ‘맞이하다, 영접하다’의 뜻으로 새기면 ‘아리랑 고개’는 ‘님을 맞이하는 고개’의 의미가 된다. 

또한 ‘아리랑’을 ‘참고 받아들이다, 감수하다, 인내하다’ 등의 의미로 해석한다면, ‘아리랑 고개’는 님을 보내는 슬픔을 참고 감수하고 받아들이는 ‘님과 이별하는 고개’라는 의미가 된다. 

우리나라 곳곳에 산재해 있는 ‘아리랑 고개’는 결국 님을 맞이하기도 하고 보내기도 하는 ‘만남과 이별이 공존하는 고개’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 된다. 

지금도 에벤키족의 말에 아리랑은 ‘맞이하다/영접하다’와 ‘이별이나 슬픔을 참고 받아들이다’의 의미로 사용된다고 한다. 

아리랑의 노랫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에 보이는 ‘아리리요’를 ‘아라ㄹ + 이요’로 분해한다면, ‘아라리요’를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어원커족의 말에는 ‘아라-르(ALAAR)’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의 사전적인 의미는 아래와 같다. 

ALAAR[alaar] 
① 花色的, 雜色的 斑駁的 (혼란한, 어지러운, 복잡한) 
② 不齊的, 不整祭的, 各式各樣的 (같지 않은, 각양각색의) 
③ 異樣的, 不相等的, 不相似的 (다른, 서로 다른) 

‘아라리요’를 ‘ALAAR + 이요’로 보면 ‘아라리요’의 의미는 ‘서로 다르구나’, ‘혼란스럽구나’, ‘어지럽구나’ 정도가 된다. 

이렇게 본다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의 의미는, 
(1) ‘참자 참자 (님과 내가) 서로 다르구나’, 
(2) ‘인정하자 인정하자 (님이 나와) 같지 않구나’, 
(3) ‘감수하자 감수하자 (님이 나와 같지 않아) 혼란스럽구나’ 등의 의미로 볼 수 있다. 

이 이외에도 여러 가지 조금씩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의 대체적인 의미는 ‘님이 나와 서로 다른 것을 참고 인내하자’라고 볼 수 있다. 

어원커족의 말에 남아 있는 ‘ALIRANG’과 ‘ALAAR’의 뜻을 살려서 본조아리랑의 가사를 해석해보면 노랫말의 뜻이 분명해진다. ‘ALIRANG’과 ‘ALAAR’의 여러 가지 뜻을 넣어서 해석해보자. 

● 본조아리랑의 해석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 
참자 참자 님이 나와 다르구나.( 님이 나와 달라 혼란스럽구나) 
(님이) 이별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감수하자 감수하자 님이 나 같지 않구나. (님이 나 같지 않아 혼란스럽구나) 
(님이) 이별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제2장. ‘쓰리랑’․‘쓰리’의 의미 

에벵키족의 언어사전을 보면 

SERERENG 
①知覺(지각하다), 察覺(살펴서 알다), 感到(느껴서 알다), 感觸 (감촉하다), 感知(감지하다), 感覺(감각하다) 
② 醒(술, 마취 등에서 깨다, 잠에서 깨다), 醒悟(깨닫다), 覺醒 (각성하다) 
③ 小心(조심하다), 謹防(주의하다, 유의하다) 

SERIRENG: 醒(술, 마취 등에서 깨다, 잠에서 깨다), 睡醒(잠에서 깨어나다) 

어원커족의 말에서도 우리의 모음조화(母音調和)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어서, ‘SER-’ 뒤에서는 ‘-RANG'이 아닌 ‘-RENG'이 접미사로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SEREBUNENG: 感受(감수하다), (感應(감응하다). 
SEREBUNG: ① 感性(감성) ② 感覺(감각). 
SEREBURENG: 使知覺(지각하게 하다), 使感覺(감각하게 하다). 
SERENGE: 感覺(감각). 

‘SERERENG’의 독음(讀音)을 우리말로 표기하면 ‘써러렁’ 혹은 ‘쓰러렁’과 거의 같고, ‘SERIRENG’은 ‘써리렁’ 혹은 ‘쓰리렁’과 거의 같다. 
‘쓰리 쓰리랑’은 ‘알았네 알았다네’ 혹은 ‘깨어났네 깨어났어’ 정도로 옮길 수 있을 것이다. 

제3장. ‘아리’의 의미 

에벵키족의 언어사전을 보면 
‘아리’와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는 아래의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ALIḠ’로 ‘고개, 산허리, 산등성이’를 나타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ARI’로 ‘요정․귀신․유령․망령․도깨비’ 혹은 ‘혼불․도깨비불’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들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아래와 같다. 

ALIḠ[aliɤ] : 山腰(산허리, 산기슭), 山坡(고개) 
ARI[ari] : ① 妖精(요정), 魔(귀신, 유령, 망령, 도깨비) ② 鬼火(혼불, 도깨비불), 磷火(도깨비불) 

첫째, ‘아리’를 ‘ALIḠ’로 볼 수도 있다. ‘ALIḠ’에서 보이는 ‘Ḡ’의 발음은 우리나라의 ‘그’와 ‘허’의 중간쯤 되는 발음으로 한글에는 없는 발음이다. 굳이 한글로 발음을 표기한다면 ‘아리그’와 ‘아리흐’의 중간쯤 되는 것이다. 

‘아리(ARI)’의 이런 의미는 지금도 내몽고 북부의 강 이름과 지명에 남아 있다. 곧, 내몽고 동북부의 어룬춘(鄂倫春)자치기(自治旗)에 속하는 아리허쪈(阿里河鎭)과 주변의 아리허(阿里河)라는 강 이름이 그것이다. 
아리허(阿里河) 즉 아리강(阿里江)은 에벵키족 말로는 ‘아리 베라’(ARI BERA)라고 하는데, 베라(BERA)는 강을 나타내는 말이다. ‘아리 베라’라는 이름은 강기슭에 혼불, 도깨비불 혹은 반딧불(燐火)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북방 샤마니즘을 공유하고 있는 에벵키족 등 동북방 소수민족들은 우리의 부여-고구려족들과 마찬가지로 2차장을 지냈다. 

1차로 시신의 탈골을 위해 풍장(風葬) 혹은 수장(樹葬)을 지낼 때 나무기둥 위에 시신을 얹는 샤만의 무덤을 브리야트족은 
‘아란가(ARANGA)’ 또는 ‘아란고(ARANGO)’라고 부르며, 
야쿠트어로는 ‘아랑카(ARANGKA)라고 부른다. 
여기서의 어간 ‘ARAN-’은 영혼과 관련되고 샤만과 관련된 말들로 서로 같은 어원을 지니고 있다. 

또 쉬로코고로프(S. M. Shirokogoroff)에 의하면 쿠마르첸(Kumarcen), 비라르첸(Birarcen) 그리고 흑룡강 유역의 러시아 남부지역 여러 에벵키족들의 말에서 어근 ‘AR-’는 ‘되살아나다(to revive)’ 혹은 ‘숨쉬다(to breathe)'의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1) ‘ARENKI’란 말은 혼령이 죽은 뒤에 아직 저승에 이르지 못하고 떠도는 영혼(ghost)를 가리키는데, 저승으로 가지 않고 ‘되돌아온 혹은 되살아난(revive) 혼령’으로 몸을 갖진 못했으나 힘을 갖고 있는 혼령을 말하며, (2) 브라르첸(Birarcen) 에벵키족의 말 ‘ARRAN’은 ‘되살아나다(he rivives)’란 뜻이라고 한다. 

또한 만주족 샤만 이야기인 니샨샤만전(尼山薩滿傳)에서 죽은 아들의 시신 앞에서 통곡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곡(哭)을 표현한 노래 가사에는 ‘아라(ARA)'라는 후렴구가 매 문장마다 붙어있다. 다른 노래에서는 ’아라 코라(ARA KORA)'라는 후렴구가 나오기도 한다. 

‘아리(ARI) 아리랑(ALIRANG)’은 ‘영혼을 맞이하다/영접하다’의 의미로 옮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