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시장에서 비(非)유전자변형(비GMO) 콩과 옥수수를 확보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우리나라가 줘야 하는 웃돈이 연간 8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제 곡물시장에서 비GMO 콩은 GMO 콩에 비해 t당 70달러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공사의 최근원 식량관리처장은 지난달 말 열린 GMO 관련 워크숍에서 연간 비GMO 콩 33억t을 수입하는 우리나라가 한 해에 지불해야 하는 가격 프리미엄이 250억원(환율 1천100원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워크숍에서 전분당(옥수수로 만든 당분) 업체 콘프로덕츠코리아의 윤종복 대표는 우리나라가 비GMO 옥수수를 수입하기 위해 지불하는 연간 프리미엄을 약 60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는 비GMO 옥수수에 붙는 프리미엄이 최근 t당 50달러 수준으로 상승한 점과 국내 비GMO 옥수수 수입량이 110억t이라는 한국전분당협회 자료를 근거로 추산치를 제시했다.
이처럼 비GMO 작물에 가격 프리미엄이 붙는 이유는 GMO 작물보다 생산비가 비싸고 유통도 별도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갈수록 GMO 작물의 생산 면적이 확대되고 있어 가격 프리미엄을 주고서도 비GMO 작물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설명이다.
2000년 당시 전세계 GMO 콩 재배 면적 비율은 25%에 그쳤지만 계속 확대돼 작년에는 74%에 이르렀다. 한국의 주요 콩 공급원인 미국은 이 기간 GMO 콩 재배면적의 비율이 54%에서 94%로 늘었다. 미국 전체 콩 재배 면적 중 6%만 비GMO 콩을 생산하고 있으며 그나마도 GMO로 전환을 고려하는 생산업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옥수수의 경우도 비GMO 작물이 드물어지면서 '귀한 몸'이 됐다.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이기도 한 미국의 GMO 옥수수 파종 비율은 지난 2001년 25%에서 2010년 90%로 증가했고, 각각 세계 2위와 3위 옥수수 수출국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GMO 파종 비율은 각각 90%와 80%에 이른다.
생산자들이 비GMO를 포기하는 이유는 인건비가 많이 들면서도 생산량은 더 적은 데다 메이저 곡물업체들이 수매와 유통을 꺼리기 때문이다.
최 처장은 "아직까지는 비GMO가 대세인 중국으로 콩과 옥수수의 수입선을 일부 전환하고 있으나 중국이 GMO 생산으로 대세가 기우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앞으로 식품용 비GMO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두부, 장류, 콩나물 등 콩기름을 제외한 식품용 콩은 모두 비GMO로 수입되나, 유전자 성분이 들어가지 않는 콩기름은 GMO가 쓰인다. 식품용 수입 옥수수의 경우 GMO가 전체 수입량의 45%를 차지한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