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역자 김소연 옮김
출판사 은행나무, 2010.03.24, 페이지 수 214
'살아 있음'에 대한 비밀과 미스터리! 출판사 은행나무, 2010.03.24, 페이지 수 214
우리는 살아 있다. 그런데 살아 있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동적평형』은 문학적인 감성과 철학적인 메시지로 대중과 과학을 연결시켜온 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가 이야기하는 생명의 미스터리를 담은 책이다. 저자가 전작들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던 '동적평형'이라는 개념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동적평형(動的平衡). 글자 그대로 보자면 ‘움직이는 평형 상태’라는 뜻이다. 움직이면서 평형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핏 잘못된 원리 같지만, 이 부분에서 생명의 놀라움이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몸은 매일 우리가 음식물을 먹음으로써 형태를 유지한다. 신체의 모든 조직과 세포는 먹은 음식물에서 온 것이다. 즉, 우리의 몸을 조사해보면 우리가 무엇을 먹었는지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음식물에서 만들어진 분자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몸을 이루고 있는 분자들은 모두 빠른 속도로 분해된다. 분해되어 사라진 그 분자의 자리에 새로 먹은 음식물이 새로운 분자가 되어 들어가는 것이다. 즉, 옛날 분자는 몸 밖으로 나가고 그 자리를 새로운 분자가 채우게 되는 것이다. 마치 사라진 퍼즐 조각의 자리를 새로운 조각이 와서 그림을 완성하는 것처럼.
한순간도 쉬지 않고 우리의 몸은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몸 전체에서 이 변화가 발생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그림으로 보자면 이는 매우 미미한 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의 몸이 변형되거나 하는 일은 없는 것이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 책은 후쿠오카 신이치 이론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알기 쉽게 정리한 개론서이자 교양서이다. 동적평형의 원리는 물론 살찌지 않게 먹는 법, 콜라겐 화장품의 비밀, 광우병의 원인, 타미플루의 원리 등 평소에 궁금했을 법한 소재들을 함께 다루면서 과학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우주의 정교함과 자연의 위대함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도 담고 있다.
인상깊은 구절
거기에 있는 것은 흐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의 몸은 끊임없이 변하고 간신히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 흐름 자체가 ‘살아 있다’고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쇤하이머는 이 생명의 특이한 현상에 대해 '동적평형‘이라는 멋진 이름을 붙여주었다.
- 192~193페이지
요즘 광고에 많이 등장하는 것 중에 콜라겐이라는 것이 있다. 콜라겐이 첨가된 식품 가운데는 친절하게도 '빠른 흡수를 위해' 일부러 잘게 쪼개놓은 '저분자화' 콜라겐이라는 것까지 있다. 콜라겐은 세포와 세포의 틈을 채워주는 쿠션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단백질이다. 피부의 탄력은 콜라겐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콜라겐을 음식물로서 다량 섭취하면 손상되기 쉬운 피부 탄력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나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식품으로 섭취된 콜라겐은 소화관 내에서 소화효소의 작용으로 인해 알갱이처럼 쪼개진 아미노산의 형태로 흡수된다. 콜라겐은 그다지 효율적으로 소화되는 단백질이 아니다. 소화되지 못한 부분은 그대로 밖으로 배출되고 만다.
음식으로 섭취한 단백질이 몸 어딘가로 전해져 거기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한다는 생각은 참으로 초보자적인 생명관이다. 이와 같은 구조의 '건강 환상'은 사실 곳곳에 존재한다. 단백질뿐만 아니라 음식물 속에 들어있는 정보는 소화관 내에서 일단 철저하게 분해된다. 참고로 한마디만 더 하자면, 항간에는 '콜라겐 배합' 화장품까지 범람하고 있는데 콜라겐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일은 불가능하다. 분자생물학자 입장에서 나는 '콜라겐 배합'이라는 말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약 콜라겐이 배합된 화장품을 이용한 후 피부가 팽팽해졌다면 그것은 콜라겐의 효과가 아니라 그저 피부의 주름진 곳이 히알루론산이나 요소, 글리세린 등의 보습제로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 63~64페이지
어딘가 몸 상태가 좋지 않고 왠지 피곤이 풀리지 않으며 피부가 거칠다고 느낄 때 분명 어떤 영양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각이며 영양제를 꼬박꼬박 챙겨먹는 행위는 오히려 강박적인 신경상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영양 소요량은 예를 들어 칼로리를 기준으로 했을 때 1일당 2천 킬로칼로리, 칼슘은 600밀리그램, 비타민 에이는 ....., 이런식으로 정해져 있다.
영양 소요량은 어디까지나 '1일당' 섭취 기준이다. 대부분의 영양소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장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비록 많은 날, 적은 날이 있지만 평균적으로 대략 소요량에 맞춰 섭취하고 있다면 수지는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저장이 불가능한 영양소가 있다면 어떨까? 여기에 문제의 여지가 있다.
영양 소요량은 어디까지나 '1일당' 섭취 기준이다. 대부분의 영양소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장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비록 많은 날, 적은 날이 있지만 평균적으로 대략 소요량에 맞춰 섭취하고 있다면 수지는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저장이 불가능한 영양소가 있다면 어떨까? 여기에 문제의 여지가 있다.
단백질은 저장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단백질(정확히 말하면 그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의 흐름, 즉 동적평형이야말로 '살아 있다'는 말과 동의어이기 때문이다. 단백질의 합성과 분해 사이클은 멈추게 할 수 없으며 회전을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항상 단백질을 보급해 주어야 한다.
- 90~91페이지
각각의 세포는 장래에 무엇이 될 것인지 알지 못하며 그들의 운명은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세포군 전체를 내려다보며 어떤 세포가 무엇이 될지 조감하며 지휘하는 존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세포는 각자 서서히 전문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떤 세포는 뇌로, 어떤 세포는 근육으로, 또 어떤 세포는 피부로 분화되기 시작한다.
이 분화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굳이 의인화 해보자면 각 세포는 일단 '주변의 분위기를 파악한다'. 그리고나서 자기가 무엇이 되어야 할지 분화의 길을 선택한다고 할 수 있다. 네가 뇌가 된다면 나는 척추가 되겠다. 네가 피부가 된다면 나는 그 하부의 지지조직이 되겠다는 식으로 말이다.
각 세포는 세포 표면의 특수한 단백질을 경유한 상호 정보 교환을 통해, 즉 '대화'를 통해 각자 어떻게 분화해 갈 것인지 서로 상대방을 통제/관리하면서 분화해 나간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항상 진행된다. 즉, 세포는 '멈추지 않는다'
각 세포는 세포 표면의 특수한 단백질을 경유한 상호 정보 교환을 통해, 즉 '대화'를 통해 각자 어떻게 분화해 갈 것인지 서로 상대방을 통제/관리하면서 분화해 나간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항상 진행된다. 즉, 세포는 '멈추지 않는다'
- 121페이지
한 마리는 크고 한 마리는 작은 두 마리의 돼지를 이용한 실험이 있었다. 실험이 이루어지는 곳의 몇몇의 일정한 장소에는 먹이가 감춰져 있었다. 먼저 작은 돼지를 그곳에서 놀게 하여 시행착오를 거쳐 먹이를 발견하도록 한다.
다음 실험에서는 그곳에 작은 돼지와 큰 돼지를 동시에 풀어놓는다. 먹이가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아는 작은 돼지는 재빠르게 돌아다니며 대부분의 먹이를 먹어 치운다. 그리고 같은 실험을 한 번 더 한다.
다음 실험에서는 그곳에 작은 돼지와 큰 돼지를 동시에 풀어놓는다. 먹이가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아는 작은 돼지는 재빠르게 돌아다니며 대부분의 먹이를 먹어 치운다. 그리고 같은 실험을 한 번 더 한다.
그러면 이번에는 큰 돼지가 작은 돼지 뒤를 따라다닌다. 그러다가 작은 돼지가 먹이를 발견하는 순간, 재빨리 몸을 던져 작은 돼지를 제치고 먹이를 차지한다.
실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실험을 한 번 반복한다. 그러자 작은 돼지는 총명하게도 먹이가 있는 장소로 곧장 가지 않고 모르는 척을 하며 그냥 돌아다닌다. 결국 큰 돼지는 작은 놈 뒤만 따라지는 데 지쳐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자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작은 돼지는 먹이가 있는 장소로 가 결국 먹이를 차지했다.
- 203페이지(브리스톨대학의 연구결과)
목차
시작하며 파란 장미
프롤로그 생명현상이란 무엇인가
우울한 보스
노벨상이냐 억만장자냐
생명현상이란 무엇인가
제1장 뇌에 장착된 ‘편견’
사람은 왜 ‘착오’를 일으키는가
크릭의 마지막 도전 테마
기억물질을 찾기 위한 엥거 박사의 노력
기억이란 무엇인가
정보전달물질 펩티드의 암호
시간 도둑의 정체
인간의 뇌에 고착된 편견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
착각을 넣는 메커니즘
왜 배워야 하는가
제2장 당신은 ‘당신이 먹은 것’ 이다
소화=정보의 해체
뼈는 곧 당신이 섭취한 음식이다
정보를 내포하고 있는 음식
위의 내부는 ‘신체의 외부’
인간은 생각하는 편이다
생명활동이란 아미노산 배열의 헤쳐 모여
콜라겐 첨가 식품의 허상
‘머리가 좋아지는’ 식품?
중국집 증후군
제3장 다이어트의 과학
분자생물학이 말하는 ‘살찌지 않게 먹는 법’
폭식과 조금씩 자주 먹기
자연계는 시그모이드 곡선
‘살이 찌는’메커니즘
지방으로 변환시켜 저장하는 과정
인슐린을 제어하라!
‘기아’, 인류 700만 년의 역사
과유불급
제4장 그걸 먹나요?
부분만 보는 사람들의 위험
소비자에게도 책임은 있다
안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
장대한 인체 실험
탐욕스러운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
유전자 조작 작물의 대의명분
‘파란 장미’의 교훈
전체는 부분의 총화가 아니다
제5장 생명은 시계장치인가?
만능세포의 신비
생명의 구조를 밝히는 방법
단백질 설계도의 재설계
수정란을 ‘정지’ 시키는 방법은 없는가
‘분위기 파악 못하는’ 세포
암세포와 만능세포의 공통점
녹아웃 마우스의 완성
‘에비스마루 1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만능세포는 재생의학의 히든카드?
제6장 사람과 병원체의 싸움
끝없는 숨바꼭질
옮는 병과 옮지 않는 병
세균학의창시자 로베르트 코흐
종의 차이란 무엇인가?
카니발리즘을 기피하는 이유
‘여과성 병원체’의 발견
자기복제능력을 갖는 ‘물질’
종을 넘나드는 바이러스
수수께끼의 병원체
이상형 프리온 단백질은 흔적이다?
제7장 미토콘드리아 미스터리
모계로만 계승되는 에너지 산출의 근원
우리 체내의 또 다른 생물
포스의 원천
15번 퇴짜 맞은 논문
엽록체도 별개의 생물이었다
‘삼켜졌다’는 흔적
미토콘드리아 DNA를 활용한 범죄 조사
아프리카에 존재했던 전 인류의 공통 태모
제8장 생명은 분자가 ‘머무르는‘ 상태
쇤하이머가 시사한 것은 무엇인가
테카르트의 ‘죄’
가변적이며 지속 가능한
‘동적평형’이란 무엇인가
많은 실패가 의미하는 것은
안티 안티에이징
왜 사람은 소용돌이에 휘말리는가
저자 - 후쿠오카 신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