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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WSJ 사설 - 최종단계 접어든 북한 핵전략

by 성공의문 2013. 2. 15.

븍한 지도자 김정은 Associated Press


12일(화) 오전 세계가 감지한 인공 지진파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경고였다. 북한이 미국과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 미사일 배치라는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또 하나의 신호다. 이를 막고 싶다면 서방은 새로운 사고와 보다 엄격한 조치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진전상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고, 항상 그렇듯 믿을만한 정보도 부족하다. 하지만 화요일 소량의 방사능이 대기중에 방출됐다면 미국과 우방들은 이번 핵실험에 사용된 폭탄(혹은 폭탄들)이 농축우라늄으로 만든 것이라는 의구심을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는 몇 가지 이유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북한은 두 군데 이상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하벙커에서 앞으로 더 많은 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북한과 마찬가지로 우라늄 기반의 무기프로그램을 추구하고 있는 이란이 있다. 이란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북한의 협조가 핵탄두 개발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이번 핵실험은 자체적으로 핵폭탄을 만들만큼 충분한 우라늄을 확보하기 전임에도 사실상 이란의 첫 핵실험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우라늄 농축이 끝난 후에는 탄두 설계 및 실험이 양국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하는 데 최대 장애물이다. 우리는 세계적 핵확산 네트워크를 구축한 파키스탄의 A.Q.칸 박사가 우라늄 기반 소형 탄두 설계도면을 밀매했다는 것을 안다. 이란이나 북한이 이것을 샀다면 화요일 첫 실험에 사용했을 수 있다.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는 뜻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세계가 북한을 핵국가로 인정하고 나면 정치적 파장이 지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자국이 북한 핵폭탄의 1차 목표물이 아닐 거라는 데서 위안을 찾으려는 듯 보이지만, 한국이 식량과 에너지 원조로 북한의 환심을 사지 못한다면 북한이 한국에 대해 더욱 공격적이고 예측불가능하게 나올 것은 불보듯 뻔하다.

한편 미국 정부가 뭐라고 안심시키려하든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안전 보장에도 물음표가 붙게 될 것이다. 이를 본 일본은 자체적으로 핵억지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 영유권 문제에서 보이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의 핵억지력 보유를 좌시하지 않을 거라 예상되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경고만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이런 중국의 태도는 변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지난주 중국 관영매체는 북한에 대해 눈에 띄게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어쩌면 보다 엄중한 대응을 위해 여론을 조성하는 것일 수도 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즈는 사설에서 북한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것은 “한반도 전체가 미국에 더 가까이 이동한다 해도 심각한 결과는 없을 것”이라며 북한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 미국에 전략적 이익을 줄 것이라는 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역사적, 전략적 애착을 완전히 버릴 거라고 믿긴 힘들더라도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폐기하는 것이 자국에도 득이 된다고 중국 지도층을 다시한번 설득할 만한 가치는 있다. 원하기만 한다면, 중국은 단연코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우방들 역시 자체적으로 움직일 준비를 해야만 한다. 유엔 제재와는 별도로 임의로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말이다. 북한과 사업하는 개인이나 기업을 상대로 경제 제재를 가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됐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2007년 제재조치가 좋은 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협정을 맺는 것으로 임기 말을 장식하고자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과 헛된 시도를 하기 전까진 통했던 전략이다. 일본은 인력, 자금, 물자가 북한으로 가는 것을 더욱 조일 수 있다.


궁극적인 대북 제재의 목적은 자원을 고갈시켜 핵폭탄을 포기하든지 그대로 추락하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가는 것이다. 군사 공격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겠지만, 초기에 협상테이블에 올려 실제로 필요해질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해야한다. 중국은 오바마 정부가 북한의 핵프로그램 종식을 핵심 국익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극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불안정해지는 것은 중국 영토일 것이다.

- 오늘의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