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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_문화

K-POP 성공과 스타벅스 문화 공식

by 성공의문 2021. 9. 10.

Solid의 정재윤 曰, "고저차가 높은 한국식 멜로디+서양식 리듬=Kpop의 정체성이다"

스타벅스 성공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이탈리아 커피 문화를 성공적으로 미국화 했다는 것이다.

스벅 이전에는 에스프레소 같은 진한 정통 커피문화가 미국에 없었는데 그 맛을 미국인에게 설득하는데 성공한 것.

Kpop은 서양 대중음악을 성공적으로 한국화해서 성공했다. 이 유투브 오리지널 영상은 시리즈가 여러개인데, 이거 뒤로 6개나 더 있다.

다만, 아직 무료 공개가 안 되서 못 본 상태. Kpop에는 아이돌, 국제화, 팬덤, 연습생 시스템, 장르의 혼합, 그룹을 통한 멤버 조합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이 영상에서는 "Kpop은 과연 어떻게 태어났는가"에 대한 주제를 주로 시간 흐름으로 다룬다. 그래서 계보나 역사를 말하는 거 같은데, 그 안에 Kpop의 핵심이 숨어있음.

즉, 미국을 채널로 삼아서 서양 대중음악이 한국에 이식됐고, 서구식+한국식 대중음악의 혼종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Kpop이라는 것. 나 역시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고, 이 특징 때문에 개별 아이돌 그룹이나 개별 기획사들은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Kpop은 롱런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좁은 반도땅에서 Kpop이 흥할 수 있었던 3가지 요소로 나는

1) 세계 10위권의 GDP 파워
2) 동아시아 지역의 문화적 취향을 대표함
3) 서양에너지의 계속된 공급

를 꼽는다. 3가지 요소는 순서대로 중요하다. 즉, 1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은 2, 그 다음은 3이다. 또한 1이 먼저 달성되어야 2가 가능하다. 그런데 차별화 포인트로는 3이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1, 2를 할 수 있는 나라(예를 들면 중국, 일본)는 많으니까. 3을 할 수 있는가, 3이 계속 되는가가 중요함. 한국은 이게 가능했다.

GDP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문화 상품이 잘 되려면 그 나라의 경제력이 우선 강해야 한다. 곳간에서 인심만 나는게 아니고 아이돌도 나온다.

OECD멤버에 전세계 10위권 GDP, IMF 쳐맞은 후로 절치부심으로 온나라를 구조조정해서 Global Valuable Brand 5위에 오른 삼성전자(인터브랜드 2020 랭킹)같은 회사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 나라가 돈이 있고 힘이 있고 매력적인 브랜드를 보유했다면, 강력한 소프트파워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토양이 갖춰진 셈이다(이것만 가지고는 Kpop은 안 나옴).

문화적 취향이란 Kpop이 동아시아의 문화적 취향을 드러내기 쉽다는 의미다. 현재 세계 경제를 돌리는 3개의 엔진은 북미, 유럽 그리고 동아시아다.

근데 이 셋 중 가장 인구가 많고, 성장률이 높은 지역이 바로 동아시아다. 한류가 가장 먼저 수출되었던 나라가 대만이었는데, 이는 문화적 친근감으로 가능했다. 지금은 BTS가 미국을 비롯해서 전세계에 인기가 있다지만, Kpop 붐의 시작은 APAC이었고, 지금도 가장 두터운 고객층은 APAC에 있다. 가장 포텐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가장 많은 고객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게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이점이었음.

그런데 여기까지만 오면 문제가 생긴다. 1번과 2번으로 말하자면 왜 굳이 한국만 가능한가? 라는 질문이 나온다. GDP와 문화적 취향으로 놓고 보면 중국이나 일본은 왜 안 되는가?

GDP와 문화적 유산, 전통, 관련 상품으로 놓고 보면 중국, 일본은 반도를 아득히 추월한다. 그런데 대체 왜? 그건 이들이 국경 밖의 외국에까지 자국 문화상품을 어필하기에는 장애물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이 왜 문화상품을 수출하기 어려운지는 다른 토픽이고 또 내용이 음청 많으니 생략. 결론을 말하면, 이 둘은 현재 전세계의 표준과 보편이 된 서양 대중문화를 소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게 되고.

유투브 영상을 보면 미국 교포가 많이 등장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따라서 유창한 영어 인터뷰도 많이 나오고 그게 한국인이 봐도 이젠 어색하지도 않다. 한국은 미국이라는 채널을 부담없이 보유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일본과 다르다.

한국인에게 서양인=미국인이라는 관념이 있을 정도로 미국의 영향력은 한국전쟁 이후로 절대적이었다. 중국은 이게 될까? 가면 갈수록 철천지 원수지간이 되고 있는데? 바다 건너 선진문화를 수입하고 싶어도 이젠 심정적으로 불가능이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 대중문화를 제대로 수입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불가능한 상황. 일본은 좀 특이한데, 내가 보는 가장 큰 2가지 이유는, 1) 이제는 미국문화를 수입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2) 원래 일본은 introvertive하기 때문에- 이다.

일본이 국력의 최전성기를 누렸던 때는 1980년대로 그때는 지금의 중국처럼 일본 GDP가 미국의 70% 수준이었다. 글로벌 회사 탑텐을 매겨봐도 8-9개는 일본 회사였던 시절이다. 그래서 당시 일본의 대중문화 상품 또한 경쟁력이 최고였던 시기. 그때 이후로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면서 경제가 정체되었는데, 일본인의 의식 수준은 아직도 1980년대(일본은 세계 no.1이지)에 맞춰져 있다.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을 해야 사람들도 진취적이고 개방적이게 되는데, 30년간 정체되어 있으니 국내에서만 놀고 물이 고여서 대중음악도 재미없게 되었다. 근데 일본은 역사적으로 중국에서 항상 문물을 수입하는 처지였기 때문에, 일단 외부에서 신문물이 들어오면 그걸 열심히 연마하고 분석하고 숙련하면서 이이토코토리(良いとこ取り/좋은 것은 기꺼이 취한다) 한다.

이 사고방식이 2천년이 넘게 일본 역사에 녹아있음. 이이토코토리의 좋은 예가 일본식 카스테라다. 카스테라는 유럽에서 넘어왔지만, 그걸 엄청나게 갈고닦아서 이젠 일본 스타일의 음식이 되었다. 그래서 이이토코토리의 결말은 신문물을 일본화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본 특유의 치밀하지만 보수적인 태도, 변화에 느린 특징을 낳게 됨.

또한 결국 일본화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원적으로는 배타성을 지닌다. 일본은 이게 디폴트 세팅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더욱 개방성과 진취성을 배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안 그러면 천천히 히키코모리가 될 수 밖에 없는 경향성을 가짐. 그런데 현재의 일본은 바로 이렇게 축소되고 퇴행하는 루트를 밟고 있다.

한중일 교포 분포를 보면 재밌는게,

<한국: 한국계 동포 총 749만명(2019), 인구대비 14.48%>
1위 미국 254만
2위 중국 246만
3위 일본 82만
4위 캐나다 24만
5위 우즈베키스탄 17만7천
6위 월남 17만2천
7위 러시아 16만9천
8위 호주 16만7천
9위 카자흐스탄 10만
10위 필리핀 8만5천

<중국: 해외화인 총 5천만명(2018), 인구대비 3.57%>
1위 태국 1,145만
2위 말레이시아 900만
3위 인도네시아 767만
4위 미국 514만
5위 싱가폴 257만
6위 캐나다 176만
7위 미얀마 163만
8위 필리핀 135만
9위 한국 107만
10위 일본 92만

<일본: 일계인 총 380만명(2018), 인구대비 3.02%>
1위 브라질 200만
2위 미국 146만
3위 중국 14만
4위 필리핀 12만
5위 캐나다 10만9천
6위 페루 10만3천
7위 호주 8만9천
8위 태국 7만
9위 독일 7만
10위 프랑스 6만9천

이걸 보면 알 수 있지만, 일본이란 나라는 순혈주의가 강해서 남과 잘 섞이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브라질은 1900년대 초부터 일본이 농업이민을 브라질로 추진했기 때문에 제일 많음. 그런데 이렇게나 많은데, 과연 이들이 일본문화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가 의문.

그냥 떨어져서 각자 살기만 한다면 힘들게 이주해서 살고 있는데 cost 대비 benefit은 국가적 차원에서 별로 없다는 것. 또 브라질과 미국을 빼면 교포 숫자가 확 떨어진다. 내가 만났던 일본인들도 일본회사가 아무리 돈 많이 준다고 해도 해외에서 expat으로 살려고 하는 사람들을 못 봤음. 회사가 보내니까 마지 못해 하고 기한 채우면 바로 돌아감.

이유를 물어보면 딱히 명확하게 대답을 못 함. 그냥 일본이 편하다, 일본인은 일본에서 살아야 하는 거 같다- 이런 대답 나옴. 고생은 하지만 연봉이 확 뛰고 후에 커리어 경험으로도 좋으니까 서로 해외로 보내달라고 하는 한국인과 아주 대비된다.

밖에 나가 있는 자국민 외에 내 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숫자도 중요하다. 일본 거주 외국인은 총 293만명(2019기준)으로 인구 대비 2.33%다. 중국 거주 외국인은 자료가 없어서 옛날 2010 숫자 밖에 못 찾음. 근데 그게 고작 60만명. 14억 대비 0.4%에 불과. 10년이 지난 2021에는 외국인 숫자가 많이 늘었겠지만, 요새처럼 외국과 살벌하게 척지는 중국이면 탈출하는 외국인이 더 많을 거 같은데.

반면 한국 내 외국인 숫자는 2019 기준 252만으로 인구 대비 5%에 도달했다. 외국인 비율이 5%를 넘게 되면 다문화 국가로 분류됨. 즉, 이걸 보면 알겠지만 한중일 중에 한국이 외국과의 인적교류가 가장 높다. 문화는 제품이랑 달라서 서로 융합하고 섞여야 발전하는데, 이걸 가장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이 바로 사람과의 교류다. 물건은 백날 아이폰 수입해봐야 중국인이 미국문화를 체화할 수 있을리가 없지.

1) 해외거주 교포의 인구대비 비율이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4배 이상 높고, 2) 그러면서 해외교포 인구 1위가 미국이며, 3) 국내 거주 외국인 비율도 한중일 중 가장 높은 게 한국이기 때문에 서양 대중음악 에너지를 계속 공급받기에 유리한 포지션이다. 이는 마치 심층 해류의 대순환 같은 거라서 이 구조가 쉽게 변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출산율 하락으로 외국 문화와의 교류, 영향이 높아지면 높아졌지.

그래서 GDP와 동아시아인의 취향은 중국, 일본이 잡을 수 있어도 그들이 과연 스타벅스처럼 서양 대중음악을 한국만큼 제대로 소화해서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들 수 있을까? 를 상상해보면 머릿속에 잘 안 그려짐.

이 부분이 중국과 일본이 단기간에 카피할 수 없는 Kpop만의 특성이다. 그리고 이 특징은 일개 아이돌 그룹이나 기획사가 카피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심지어 중국 정부도 못 따라한다. 공식이 다 알려진다 해도 이걸 어떻게 따라해? 저 거대한 인구의 흐름을 무슨 수로 바꿈? 이래서 나는 Kpop의 장기적 성장 포텐이 높다고 본다.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