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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_웹툰

2008 쌍화점

by 성공의문 2008. 12. 4.



감독 - 유하
비열한 거리(2006) , 말죽거리 잔혹사(2004)

주연
조인성 (Jo In Sung) 홍림 역
주진모 왕 역
송지효 왕비 역

금기의 사랑이 역사를 뒤흔든다!

격정의 고려말, 왕과 왕의 남자 ‘홍림’
고려 말, 원나라의 정치적 압박은 거세지고, 정체불명의 자객들은 왕의 목숨을 위협한다. 어린 시절부터 왕의 최측근에서 호위해온 건룡위의 수장 ‘홍림’은 그런 왕을 보필하며 비밀리에 왕을 시해하려는 세력을 파헤친다. 그러나 왕의 후사문제를 빌미로 원나라의 무리한 요구는 계속되고, 왕권에 도전하는 무리들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왕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거부할 수 없는 선택, 엇갈린 운명
왕의 명령이라면 목숨처럼 따르는 홍림. 왕은 고려의 왕위를 이을 원자를 얻기 위해 홍림에게 왕후와의 대리합궁을 명한다. 망연자실한 홍림과 원치않는 합궁을 해야하는 비운의 왕후, 그리고 이들을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왕. 충격과 욕망이 엇갈린 그날 밤, 세 사람의 운명은 서서히 휘청이기 시작한다.

금기의 사랑이 역사를 뒤흔든다!
합궁 이후, 홍림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누구도 끼어들 수 없었던 왕과 홍림의 사이에도 균열이 생긴다. 그리고 반역의 음모가 밝혀지면서 왕의 분노는 극에 달하는데….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버린 홍림과 왕, 그리고 왕후. 이들을 둘러싼 운명의 대서사가 펼쳐진다.

[ 프롤로그 ]

‘쌍霜 화花 점店’

쌍화점에 쌍화병을 사러 갔더니
회회아비(몽고인, 혹은 아랍인)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에 이 소문이 이 가게 밖에 번지면(소문나면)
조그만 어린 광대(심부름하는 아이)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데가 없다.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
그 절 사주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번지면
조그만 어린 상좌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데가 없다.
두레박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
우물의 용이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우물 밖에 번지면
조그만 두레박아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곳이 없다.
술 파는 집에 술 사러 갔더니
그 집의 아비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번지면
조그만 바가지야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곳이 없다.


고려가요 ‘쌍화점’이 영화 <쌍화점>으로 되기까지
고려가요 ‘쌍화점’은 고려 25대 왕인 충렬왕 때 지어진 노래로, 작자는 미상이다.
가사에 적힌 왕궁은 우물, 제왕은 용으로 풀이해 원나라의 간섭과 왕권의 동요가 만연한 당시 사회상을 풍자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혼란스러운 시대가 영화 <쌍화점>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한편, 쌍화(만두라는 뜻을 가진 ‘상화’의 음차)를 파는 가게에서 벌어지는 연인들의 세속적인 밀애를 담고 있는 내용을 들어 조선시대 성종 때는 유교의 도리에 어긋난다 하여 ‘남녀상열지사’ 혹은 ‘음사’로 취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하 감독은 신분, 제도, 조건, 윤리에 구속받지 않는 대담한 남녀의 모습이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연인들의 모습에 적합하다고 여겨 <쌍화점>이란 제목을 가져왔다.
또한 쌍화의 음차어인 상화‘霜花’는 ‘서리꽃’이라는 뜻으로, 영화 속에서 표현하려고 하는 사랑의 속성을 상징한다. 영화 <쌍화점>은 한때는 뜨겁고 열정적이었지만 차갑게 식어버리는 감정, 그리고 그로 인해 잉태되는 배신과 운명을 그리고 있다.




[ ABOUT MOVIE ]

조인성-주진모, 대한민국을 흥분시킨 꿈의 캐스팅
2008년 멋진 남자들의 조우에 정점을 찍다!

<추격자> 김윤석-하정우, <공공의 적> 설경구-정재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송강호-이병헌-정우성,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차승원-한석규, <영화는 영화다> 소지섭-강지환 등 2008년 한국영화계에는 멋진 남자들의 스크린 조우가 줄을 이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이들의 거친 대결은 관객들에게 스릴과 흥분을 안겨주며 영화계를 뜨겁게 달구었다.

올해 마지막 개봉작인 <쌍화점>이 이러한 남성주연 영화의 흥행신화에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앞서 개봉한 영화들이 남자들의 욕망과 액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면, <쌍화점>은 사랑과 배신으로 엇갈려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조인성과 주진모의 드라마틱한 대결로 승부수를 띄운다.

<비열한 거리>를 통해 진정한 영화 배우로 도약한 조인성은 왕을 섬겨야 하는 운명과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번뇌하는 왕의 호위무사 ‘홍림’ 역을 맡아 내면의 연기와 거친 액션, 그리고 파격적인 노출로 좀더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리고 <미녀는 괴로워><사랑>으로 흥행배우로 거듭난 주진모는 <쌍화점>에서 원의 억압에 놓인 ‘고려의 왕’으로 분해 그동안 쌓아왔던 연기의 내공을 보여준다. 2008년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이들의 뜨거운 맞대결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소재와 장르를 다양하게 변주하는 스토리텔러, 감독 유하
평단, 관객, 배우를 모두 만족시키다!

전작 <결혼은 미친 짓이다><말죽거리 잔혹사><비열한 거리>로 관객과 평단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은 감독 유하. 그는 결혼, 학원폭력, 조폭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로 사회적인 관습과 제도 속에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 어떻게 실현, 희생, 파멸하는지를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또한 한정된 드라마 장르에서 탁월한 변주능력을 발휘하여 관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해왔다. 작가주의적 시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는 대한민국 대표감독 유하. 그가 처음 도전하는 사극 <쌍화점>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유하 감독은 배우들로부터도 꼭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은 감독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배우들의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고, 최대치로 끌어올려 그들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 때문. 엔터테이너의 이미지가 강했던 엄정화를 충무로의 대표 여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했고, 청춘 스타로 각인된 권상우와 조인성을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게 했으며, 한가인과 이보영이라는 새로운 히로인들을 발굴하여 충무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때문에 그가 <쌍화점>에서 조인성과, 주진모, 송지효로부터 어떠한 매력을 뽑아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상적인 것을 비일상적으로 만들고, 배우들로부터 그들이 가진 것 이상의 능력을 끄집어 내는 감독 ‘유하’. 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 안에서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어떻게 담아내고, 캐스팅만으로도 설레는 배우들을 어떤 모습으로 변신시켰을지, 우리가 유하 감독의 차기작 <쌍화점>을 기대하는 이유이다.


공민왕과 자제위에 얽힌 고려비사
금기의 기록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영화 <쌍화점>은 자유분방한 연인들을 묘사한 동명의 고려가요에서 제목을 따온 것으로,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조선시대에는 그 내용이 음탕하기 이를 데 없다 하여 남녀상열지사로 배척되었던 이 노래가 <쌍화점>의 제목으로 쓰인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쌍화점>은 누구도 알지 못했던 고려 왕실의 은밀한 이면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이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고려의 31대 왕인 ‘공민왕’에 얽힌 비사이다. <쌍화점>은 고려말, 대외적으로는 원나라로부터 자주성을 회복하고 내부적으로는 권문세족으로부터 왕권강화를 꾀했던 것으로 알려진 공민왕과 그의 제위시절에 존재했다는 특별관청 ‘자제위(子弟衛)’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사대부가의 자제들 가운데 미소년들을 선발하여 문무를 겸비한 최고의 인재들로 성장시켜 왕의 최측근에서 호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자제위’. 이 기구는 신돈이 정치에서 물러난 후, 공민왕이 좌절된 개혁정치를 추진하기 위해 친왕 세력을 육성하고자 설치했다는 일설부터, 공민왕의 침소까지 드나들며 시중을 들어 궁중의 풍기문란을 조장한 주역이라는 가설까지 역사적으로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렇듯 호기심을 자극하는 역사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쌍화점>은 공민왕과 이들 관계의 숨겨진 역사적 공백에 사랑, 음모, 배신 등 드라마틱한 사건을 부여하여 역사 속에 감춰졌던 금기의 기록을 운명의 대서사극으로 재현할 예정이다.


숨막히도록 격정적인 정사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의 격랑을 표현하다!

<쌍화점>은 2008년 한국영화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한 영화로 예고되어 왔다. 조인성, 주진모라는 매력적인 배우들의 캐스팅과 유하 감독의 연출 외에도, 금기의 사랑이라는 소재와 수위높은 정사씬이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불러모았기 때문. 그러나 <쌍화점>의 정사장면은 단순히 시각적인 파격으로만 인식되기에는 영화 속에서 갖는 의미와 위상이 남다르다.

<쌍화점>의 정사씬은 한국영화사상 가장 격렬하고 치열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농도깊은 정사장면에는 주인공들 각각이 어떠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하게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특히 <쌍화점>은 육체적인 합일이 선행되고 이후 사랑이 완성되는 역순차적인 과정 속에서 주인공 ‘홍림’이 느끼는 죄의식, 쾌감, 고통, 열락의 복잡한 심리를 치열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하 감독은 정사씬을 촬영하는데 있어 배우들의 몸짓보다 감정의 변화에 중점을 두고 배우들의 눈빛의 떨림까지 섬세하게 포착하여 배우들의 감정을 담아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쌍화점>의 정사씬은 영화 속에서 가장 긴장감 넘치고 서사적이며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완성되었다.




[ PRODUCTION NOTE ]

비열한 거리에 섰던 거친 두 남자, 조인성-주진모
그들이 호위무사와 왕으로 변신하기까지

<비열한 거리>에서 비루한 삶에서 비상하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파멸을 자초한 삼류 조폭을 연기한 조인성. <사랑>에서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조폭의 길에 들어선 남자 주진모. 두 사람은 전작들에서 가질 수 없는 것을 꿈꾸다 비극적 결말을 맞는 비슷한 운명의 남자를 연기했고, 이 작품들로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이들이 <쌍화점>으로 만나 또한번 관객들의 환호를 받을 준비를 마쳤다.

조인성은 <쌍화점>에서 왕의 호위무사 ‘홍림’으로 분했다. 친위부대의 수장으로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촬영 전부터 승마와 검술 연습에 매진, 스크린 속에서 왕을 지키는 호위무사로 완벽하게 태어났다. 약 6개월에 걸친 훈련을 통해 검술을 배워나간 그는 워낙 운동신경이 남달라 빠르게 동작들을 소화했고, 촬영의 대부분을 대역없이 무거운 갑옷을 입은 채 무술장면과 와이어 액션을 소화해 무술감독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한 승마연습 도중 낙마하여 어깨에 부상을 입었어도 자신을 걱정하는 스탭들을 생각해 몰래 진통제를 맞으며 부상투혼을 펼치는 등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쌍화점>에 대한 남다른 각오와 열정은 ‘고려의 왕’으로 분한 주진모도 마찬가지. 영화 <무사>와 드라마 <비천무>를 통해 사극에 필요한 승마와 검술을 익힌 그였지만, 왕 역할로 인해 새로운 고충을 견뎌야 했다. 땀이 줄줄 흐르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섯 벌이나 되는 겹겹의 옷을 입고, 왕관과 귀걸이 등 무거운 장신구 등을 착용한 채 촬영에 임해야 했던 것. 또한 검술장면과 와이어 장면에서는 대역없이 촬영하는 열정을 보여 감정이 살아있는 액션장면을 담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기예에도 능한 왕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조인성과 함께 4개월간 거문고를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목할 것은 변화무쌍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 왕의 캐릭터를 연기한 주진모의 열연이다. 영화에 대한 열정과 캐릭터에 대한 무서운 집중력으로 탄생시킨 그만의 강렬한 아우라가 담긴 눈빛 연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쌍화점>을 위해 뭉친 충무로 최고의 스탭들,
재창조의 미학으로 고려를 완성하다!

<스캔들><음란서생><왕의남자><황진이><미인도> 등 한국영화에서 사극은 조선시대를 주로 다뤄왔다. 이에 비해 <쌍화점>은 고려시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주목, 기존에 보지 못한 사극의 디테일을 전달하고자 했다. 고려시대를 복원하는 야심찬 프로젝트인 만큼 프로덕션 각 파트별로 충무로 최고의 스탭들이 뭉쳤다. 재미있는 사실은 경력과 내공이 만만치 않은 이 화려한 스탭들 모두 프로덕션을 시작하면서 좌초에 부딪혔다고. 문헌상으로나 유적지로나 고려시대에 대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던 까닭에 고려시대를 완벽히 고증해내는 것에 무리가 따랐지만 최고의 능력들을 발휘, 각 분야에서 영화 <쌍화점>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이루어냈다.

의상은 <스캔들>에서 주연배우들의 의상을 제작했던 국내 최고의 한복디자이너 담연 이혜순 선생과 <황진이>의 의상을 담당했던 정정은 의상팀장이 담당, 고려시대의 의상을 재현해냈다. 워낙 역사적 사료가 부족해 고려사를 다룬 문헌과 논문, 그리고 고려시대의 벽화를 참고로 해 현대적 느낌이 가미된 고려시대를 만들어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원나라 지배로 인해 몽골풍이 유행했던 시대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장예모 감독의 <황후화> 의상팀이 참여, 고려 말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냈다. 분장은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의 스타일링을 담당했던 김서영 분장팀장이 담당했다. 캐릭터별로 붙임머리를 기본으로 한 가발이 있었지만 심리적인 변화에 따라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어 분장을 통해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나타냈다. 왕후의 머리를 표현하는 가체도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해 스토리의 사실감을 높여주고 있다.

미술은 1970년대의 말죽거리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이승과 저승 사이의 가상의 공간-<중천>을 새롭게 창조해낸 김기철 미술감독이 맡아 고려시대 궁궐 안팎의 모습을 재현했다. 왕의 처소와 연등회장, 건룡장 등의 주요공간을 통해 보여지는 쌍화점의 미술은 지금껏 사극에서 보지못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촬영은 최현기 촬영감독이 맡아 <말죽거리 잔혹사><비열한 거리>를 거쳐 유하 감독과 세번째로 조우했다. <쌍화점>에서는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을 리얼하게 포착, 클로즈업을 통해 화면 가득 펼쳐지는 인물들의 표정연기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무술장면에서는 역동적인 화면을 구성하여 팽팽한 긴장감을 그대로 전한다. 음악은 영화 <추격자>를 통해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한 김준석 음악감독이 맡아 고려에서 펼쳐지는 대서사의 웅장한 선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싸움이 아닌 정서의 표현도구로 사용된 검술
사랑과 배신의 감정이 칼끝에서 살아 움직이다!

유하 감독은 등장인물들의 미세한 감정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들을 마련하였는데, 검술도 그 중에 한가지다. 유하 감독은 <말죽거리 잔혹사><비열한 거리>에 이어 세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신재명 무술감독에게 분노, 슬픔, 배신감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을 칼을 통해서 전달해달라고 주문했다.

때문에 <쌍화점>에서 ‘검’은 싸움을 위한 호신의 도구이기 보다는 등장 인물들이 서로의 믿음을 확인하거나 감정을 분출시키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한다. 누구도 끼어들 수 없었던 왕과 호위무사 홍림의 관계 속에 균열이 생기고 감정의 대립이 커질수록 검술의 동작들도 격렬해진다. 칼을 겨누는 방향과 부딪침을 생각하지 않고 매섭게 휘두르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왕과 홍림의 격한 감정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몸과 몸이 직접적으로 부딪히지 않고 검이라는 도구에 힘을 실어야 하는 검술은 호흡이 완벽히 맞지 않으면 자칫 대형사고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와 연습 없이는 불가능했다. 조인성과 주진모는 약 5~6개월 간의 혹독한 검술 트레이닝을 거쳐 힘의 강약과 감정의 수위를 조절하는 방법을 익혔고, 제작진은 조금의 실수도 범하지 않도록 촬영에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절도 있으면서도 유연하고, 차가우면서 뜨거운 감정이 격돌하는 검술 액션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2008년 대미를 장식할 초대형 프로젝트 <쌍화점>
숫자로 보는 6개월간의 웰메이드 대장정

상반기에 <놈놈놈>이 있었다면, 하반기에는 <쌍화점>이 있다. 2008년 4월 12일부터 10월 4일까지 6개월간 총 121회차 촬영을 마친 <쌍화점>은 한국영화의 빅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76억원의 제작비뿐만 아니라 수많은 스탭과 엑스트라가 동원되었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장소를 헌팅했다. <쌍화점>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는 제작 과정을 숫자를 통해서 공개한다.

50,000km의 촬영 거리
조선시대에 비해, 문화유산이 부족한 고려시대를 재현하기 위해 <쌍화점>의 제작진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녀야 했다. 촬영을 위해 이동한 거리만도 총 50,000km 이상.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세트장(대전, 전주, 용인, 부안 등)과 테마파크(삼한, 부안)를 비롯, 지리산 자락의 화엄사, 단양의 두산활공장, 영주 소수서원, 축령산 등 수십 곳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2,500여 벌의 의상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쌍화점>은 그 시대의 복식을 완벽히 재현하기 위해 주조연 배우의 의상은 물론 엑스트라의 의상과 간단한 소품까지도 모두 자체 제작했다. 이렇게 제작된 총 의상수만 해도 무려 2,500여벌. 그 많은 의상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대형 의류창고를 따로 제작해야 했을 정도. 이 의상들 중에서도 왕과 왕후의 연등회 제복의 경우는 한벌당 약 2,000만원을 호가하여 특히 보안에 신경써야 했다고 한다.

500자루의 칼
왕과 홍림을 비롯하여 호위부대 건룡위까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검의 수량은 총 500점이 넘는다. 이 수는 금속으로 제작된 60개의 진검과 가검, 목검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쌍화점>에 필요한 각종 소품을 제작하는 데에 무려 5억원이라는 비용이 소요되었다.

1,000여 명의 배우와 스탭, 엑스트라가 총동원된 대규모 연등회씬
<쌍화점>에서 배우와 스탭, 엑스트라가 가장 많이 동원된 장면은 왕후의 회임을 기원하기 위해 성대하게 펼치는 연등회 축제장면. 고려시대의 가장 화려한 연례축제로 알려진 만큼 <쌍화점>의 촬영, 미술, 의상, 무술 등 모든 스탭들이 가장 공들인 장면이기도 하다. 36인의 건룡위가 추는 검무를 비롯, 고려의 왕을 맡은 주진모가 직접 고려가요 ‘쌍화점’을 부르는 등 시각적, 음악적 볼거리가 가장 풍성한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 중 하나이다.

36인의 건룡위 캐스팅 첫째 조건은 키 180cm 이상
왕을 호위하는 친위부대 건룡위는 사대부 자제들 중 미소년으로 선발되었다는 설정만큼,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는 건룡위 역할의 필수조건. 특히 건룡위의 수장인 조인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키가 180cm이상 되어야만 했다. 제작진은 키 180cm이 넘는 수많은 배우들의 오디션을 보면서 모델 출신인 심지호, 임주환, 여욱환 등을 캐스팅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