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있는 양갱 전문점 ‘오자사’.
캄캄한 새벽부터 사람들은 모퉁이에 있는 작은 가게로 모여든다. 가게 앞을 메운 사람들의 행렬은 끝이 없다.
직원이나 가족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모두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는다. 새벽부터 이어지는 이 행렬은 40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줄을 선다고 해서 모두 양갱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루에 만들어지는 양갱이 150개뿐이기 때문이다.
오자사는 3.3㎡(1평)밖에 안되는 작은 가게다. 양갱과 모나카 두 가지 제품만 팔지만 연 매출 40억원을 기록하는 ‘기적의 가게’다.
'1평의 기적'은 아버지에 이어 오자사를 경영하면서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가게로 만들어낸 이나가키 아츠코 사장의 성공 비결과 경영 철학을 담았다.
60여년 전 반평도 채 안되는 노점에서 시작한 오자사가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은 맛과 서비스에 대한 엄격함에 있다.
이나가키 사장은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아무리 평범한 음식이라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저 그런 평범한 음식이 될 수도,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유일한 음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경기가 점점 나빠지고 취업이 힘들어지면서 갑자기 회사에서 밀려난 퇴직자나 청년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작은 가게라도 한번 해볼까’ 하고 무턱대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맛본다. 누구나 사업에 뛰어들 수는 있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나가키 사장은 그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돈이 없고 기술이 모자라거나 특별한 아이템이 아니어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구나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음식을 팔더라도 제조나 서비스, 직원 관리 등에서 분명한 경영철학과 마인드를 갖춘다면 단 1평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자사는 양갱을 파는 작은 가게에 불과하지만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회사로 선정되어 책에 소개되기도 했고, 그 밖에도 다양한 신문과 잡지에 수차례 소개되었다. 대기업의 경영자들이 견학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오자사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60여 년 전 반 평도 채 안 되는 노점에서 시작된 오자사가 지금까지 꾸준히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가장 큰 이유는 오자사의 맛과 서비스에 대한 엄격함 때문이다.
오자사는 하루에 양갱을 150개만 만들어 판매한다. 사람들은 왜 더 많이 만들어 팔지 않느냐, 좀 더 판매해서 돈을 벌면 규모도 더 키울 수 있을 텐데 왜 그러지 않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하루 150개만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팥은 작은 가마솥에 한 번에 세 되만 넣고 삶아야 맛있게 삶을 수 있다. 팥을 삶아 몇 번의 과정을 거친 뒤에는 동 냄비에 옮겨 담아 숯불에 올려 온 정성을 다해 졸여야 한다. 이렇게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세 시간 반. 그러다 보니 하루에 세 가마솥 이상을 만드는 것은 무리다. 작은 가마솥에 해야 하고, 과정이 고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서 하루에 할 수 있는 양은 150개를 넘지 못한다. 그 이상 생산하려면 큰 솥을 써야 하고 과정을 줄여야 하는데, 이는 오자사를 믿고 오는 고객들을 속이는 일이며, 그러면 오자사 양갱은 여느 양갱과 다를 바 없어지고 만다. 하루 150개는 오자사가 손님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오자사의 자부심이다.
또 다 만든 제품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그날 팔 물건도 과감하게 내다버린다. 고객들에게 최상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오자사의 의무이며, 그러지 않는 것은 오자사의 존재 이유를 저버리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자사는 이처럼 ‘오자사에서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양갱’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제품 생산에 충실했다. 그런 열정은 결국 최고의 제품으로 이어졌고, 고객들은 맛있는 양갱과 모나카를 먹기 위해 자연스럽게 오자사를 찾게 된 것.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매출을 높이기 위해 상품의 종류를 늘리는 데 주력한다. 좀 더 다양한 제품군을 마련해 많이 파는 것이 매출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자사는 규모가 크지 않은 가게나 중소기업은 상품의 다양성만으로는 큰 회사들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상품의 종류를 늘리기보다는 상품의 질을 높임으로써 고객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나가키 사장은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아무리 평범한 음식이라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그저 그런 평범한 음식이 될 수도,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유일한 음식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빨리빨리’, ‘남들보다 먼저’ 가야만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유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 가는 것이 시대를 읽고 변화에 대처하는 길이라 믿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것만이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주변에서 이게 좋다고 하면 그리로 따라가고 뭐가 유행이라 하면 그걸로 바꿔볼까 흔들리는 사람은 진정한 성공을 이룰 수 없다. '1평의 기적'은 유행을 좆지 말고 자신만의 신념을 갖고 꾸준히 한길을 가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비결임을 보여준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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