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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홍콩이 부동산 지옥이 된 이유

by 성공의문 2021. 11. 9.

홍콩은 어쩌다 이 모양이 됐을까?

Boom & Bust in Hong Kong

홍콩은 어쩌다 이 모양이 됐을까?
여기서 이 모양이라는 것은 세계 최고로 비싼 부동산 지옥을 말한다. 홍콩 부동산이 비싼 것에는 태생적인 이유가 있는데,
1. 원래 땅이 부족함(70%는 국립 공원 지역, 나머지 지역도 경사 급하기가 성균관대 수준)
2. USD에 페깅되어 있는 HKD
3. 상당히 높은 공공주택 수요
4. 중국 본토에서 유입되는 부동산 수요
요약을 하자면, 수요가 넘쳐날 조건은 많은데, 공급은 아주 제한적이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이 거의 항상 올라감. 아주 심플. 홍콩 정부도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는데, 성공한 경우는 못 본 것 같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Private Sector는 공급 추이가 꽤 일관성 있게 흘렀는데, 정부 측에서의 공급은… 왜 그랬었는지 지금 와선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게 들쭉날쭉 했다. 가격이 엄청 하락한 적이 있긴 하다.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때;; 결국 홍콩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화 노력은 헛수고였다는 뜻. 어디랑 닮았네…

홍콩 건물의 아주 특이한 사항은 1)쪽상가(소규모 테넌트)가 많다는 것이다. 2) 이 쪽상가의 분포가 CBD에까지 퍼져 있어서 럭셔리한 고층 빌딩의 1층 구석 어딘가에 가끔 이런 쪽상가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지막 사진 같은 식이다. 왜 저런 이상한 현상이 벌어질까를 생각해 보고 내린 나름의 결론은 이렇다. 홍콩이 아무리 GDP가 높아도 못 사는 사람은 존재한다. 사실, 홍콩은 GINI 계수가 높기로 악명이 높아서 다수는 working poor일 것이다. 즉, 그런 사람들이 찾는 저렴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 그래서 저런 쪽상가가 생길 동인이 있다. 그런데 면적이 증가하면 임대료는 확실히 증가하지만, 매출은 확실하게 증가한다는 보장이 없다. 므로 최적 면적이 최소 면적 즈음에서 수렴하는 것. 그것이 쪽상가 발생의 원인. 쪽상가의 Spillover는 홍콩 지형과 관계가 있다. 땅이 부족해 아파트를 20층, 30층 넘게 짓는 것은 할 수 있지만, Retailer는 안 된다. 20층짜리 백화점 봤는가? 기껏해야 5층 내외다. 쇼핑 공간은 수직 동선을 안 좋아한다. 쇼핑몰은 수평으로 퍼져야 한다. 다른 곳이라면 이른바 zoning을 사용해서 수평적으로 commercial area를 수용할텐데, 홍콩은 안 된다. 뻗을 공간이 없음. 그렇다고 수직으로 층층이 쌓아올린다? 이것도 안 됨. 그래서 자리를 찾지 못한 쪽상가들이 CBD로 여기 저기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게 바람직한 현상이냐… 하면 당근 아니지. 아주 기괴하다고 봄. 그래서 홍콩은 살기에 불편한 환경이라고 본다. 아, 물론 1주일 관광객 입장에선 재밌겠지. 와 여긴 참 골목이 신기하다… 하면서.

이런 미친 환경이 결국 Retailer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홍콩에서 대규모 메가 몰이란 사실상 불가능함.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에서 전개되는 축구장 뺨 치는 메가몰을 만들려면 리카싱이 기둥 뽑아야 한다. 그래서 홍콩 쇼핑몰은 참~~ 재미가 없음. 쇼핑몰 주변의 외부 환경은 재밌다. 아기자기 하고. 특색 있고… 하지만 일단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상당히 김이 빠짐. 이 정도 수준이면 KL이나 방콕에도 있음.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