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
이전의 글에서도 밝혔지만, 저는 지금을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에 우리의 대처 방식도 새롭게 바꿀 것을 요구하는 시기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왔었고, 변화의 단서들은 이미 전부터 우리에게 나타나곤 했었습니다.
다만, 이전의 패러다임에 빠져있던 우리들은 이러한 단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습니다.
결국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서들을 보아도 정작 변화를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인식하든, 하지 못하든 패러다임의 변화는 계속 진행되어 왔었다는 점입니다.
2. 독점에서 다양성으로
저는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 중 한 가지로 "독점의 약화" 즉 "다양성의 약진"을 생각합니다.
지금까지가 독점의 시대였다면, 독점의 시대는 점점 그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독점에서 다양성의 시대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독점은 그 힘이 강력합니다.
앞으로도 독점은 여전히 적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독점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독점의 영향력, 힘은 지금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들 것이 분명하며, 또 실제로 독점의 영향력은 상당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TV, 신문 등 거대 언론매체의 영향력이 점점 떨어지고, 다양한 매체(블로그 등)가 그 자리를 대신해 가고 있습니다.
광고는 점점 그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다양한 사용자의 적극적인 평가가 점점 더 힘을 얻어가는 형국입니다.
기획사에 의하여 철저하게 기획된 수퍼스타 중심의 문화에서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매니아 스타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권위있는 전문가가 독점적으로 주도하던 형태에서 일반인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시도하는 해석이 환호를 받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거대 생산품을 일괄적으로 소비하던 패턴을 벗어나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이를 존중하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독점이 점차 그 힘을 잃어가고 다양성이 그 자리를 메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바로 여러분의 지금 행동에서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이미 기존에 강력한 독점적 매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까지 찾아와서 글을 읽고 토론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경제 정보에 대한 기존 매체의 독점적 영향력이 여러분에게서부터 이미 약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3. 패러다임의 변화에 휩쓸린 경제
경제 또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진입하였다고 봅니다.
사회 전반에 흐르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이제 조금씩 경제 분야에도 미치는 것으로 봅니다.
다만 경제 분야는 우리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인데, 다른 분야와 다르게 과격한 형태로 변화를 시작했기에 우리가 크게 인지한 것이라 봅니다.
경제 또한 이미 독점에서 다양성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 중심의 일극 체제에서 다양성의 시대로 옮겨갈 조짐을 보이며, 자국 통화 중심 체제에서 타국 통화까지 이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종이돈 체제에서 새로운 거래 수단이 등장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동안 별 비판없이 받아들이던 독점 경제 시스템 즉, 미국 소비 중심 경제 체제, 달러 중심의 경제 체제, 자국 화폐 중심 경제 체제, 종이돈 체제 등의 독점 시스템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내가 꼭 그것을 따르고, 써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결국 각자가 이러한 독점의 시대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구하기 시작할수록 경제적 독점 체제 또한 다양성의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바로 여러분의 지금 행동에서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이미 헷지라는 이름으로 자국화폐의 독점적 지위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종이돈 체제의 독점적 지위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의 독점적 정보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4. 언제까지 우물 깊이만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지금은 패러다임 변화의 진입 시기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제임스 즉 미국 소비 중심의 경제 시스템에 의존하여 경제성장을 해왔습니다.
그러한 패러다임에 잘 적응하여 꽤 큰 이득을 얻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패러다임, 게임의 규칙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제임스의 위 용량이 줄어들었듯, 미국의 독점적 소비 중심 경제, 달러 중심 경제 등이 분명 약화되면서 새로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아직 그것이 어떠한 형태일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임스의 위 용량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미국의 소비에 의존하여 성장해온 경제 체제 또한 상당 부분 약화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제임스에 의존적인 경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과연 어디에 관심을 두어야 할까요?
제임스의 위 용량이 다시 나아지기를 기다리며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에너지를 써야 할까요,
아니면 제임스의 위 용량에 의존적인 부분을 줄여 우리 스스로 변화에 적응, 선도하기 위해 에너지를 써야 할까요?
옆집 우물에 물 길러 갔는데, 우물 바닥이 너무 깊어졌으면, 두레박 줄 짧은 것을 탓해야 할까요, 아니면 우물 깊은 것을 탓해야 할까요?
변화는 어디에서부터 올까요?
바로 내 두레박 줄을 고치는데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우물 깊은 것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제임스의 위 용량에 목숨 걸고, 제임스의 위 용량이 되돌아 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보자 하는 식입니다.
물론 당장은 버틸 수 있겠지요. 버티기가 힘을 발휘하고, 제임스가 잠깐 과식하면 경제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버티는 과정에서 자본은 계속 소비되고, 행여 버텼다 하더라도 제임스의 위 용량이 줄어든 만큼 우리의 경제 또한 쪼그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의존성에서 탈피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패러디임은 계속 변화하는데, 그 패러다임에 맞추어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 계속 버티기가 지속될수록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고, 그만큼 기회를 잃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신경써야 하는 더 중요한 것은 제임스의 위 용량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여 앞서가느냐의 문제입니다.
5. 자본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좌우
저는 패러다임에 잘 적응하고 이를 선도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자본이 몰려오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현재 미국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자본으로 하여금 새로운 둥지를 찾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물론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상당 기간, 상당한 자본이 미국을 떠나 새로운 둥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본이 어디에 안착하느냐입니다.
미국에서부터 이탈하여 나오는 자본이 어느 경제 체제에 둥지를 트느냐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것이 향후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향후 이탈하는 자본을 유인할 수 있는 경제 체질을 갖추는 것이 향후 오랜 기간 동안의 주도권을 가지게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자기 자본을 확보해야 합니다.
자기 자본 없이 외국 자본을 유인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아무리 사업계획서가 좋다 하더라도 무일푼인 사람에게 자본이 몰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무일푼인 사람에게는 이자가 높게 책정됩니다.
그만큼 위험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자가 높으면 고수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은 몰릴지 몰라도 안정적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자본의 비율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 자본이 안정적으로 있어야 외국 자본도 안심하고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 패러다임에 묶여 있으면서 버티기 위해 자기 자본을 자꾸 소진한다면 어찌 될까요?
향후 외국 자본의 유인 요소를 스스로 줄여버리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앞으로도 버블 경제와 부동산 버블의 패러다임이 유지된다고 하면 지금의 버티기 정책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대는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는 시대에 그동안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자기 자본을 버블 유지에 투자하는 것은 향후 외국 자본의 유인을 막아서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곤란합니다.
자기자본의 규모는 외국 자본의 유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새로운 경제 체제에 맞지 않는 것은 과감히 도려내야 합니다.
특히 지금의 버블 중심의 경제는 이제 그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 명백합니다.
이를 지금 도려내지 않는다면 향후 빨리 달려야 할 때 이것이 족쇄가 되어 우리 경제를 묶어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더 달릴 수 있는데,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쓰다 보니 정작 달리기에는 힘을 쓰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 않는 것이 있어야 비로소 하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놓거나 줄여야 비로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IMF 시절 구조개혁하겠다고 해놓고, 잠깐 하는 듯 하더니 1년만에 경제가 나아지는 듯 하자 주인만 바꾸는 식으로 땜질식 구조조정했습니다. 그러다가 9.11 테러가 일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확장 시기가 찾아오니 다들 자산 가격 상승에 취하여 구조조정은 뒤로 미루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도 살아남아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지 않습니까?
자동차 산업이 그러하고 반도체 산업이 그러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너도나도 부동산에 뛰어들고 나니 기업인도 기업하기 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정열을 쏟고 노동자도 노동하기 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정열을 쏟는데, 얼마나 우리 경제가 빨리 성장할 수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이 생산적인 일을 등한시 하는 경제 구조라면 패러다임의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으며 또 적응했다 하더라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겠습니까?
과거의 패러다임에 묶여 있으면서 단순히 주가가 좀 올랐다는 이유로 만약 기존의 체계에 안주하려 한다면 무슨 비전이 보여서 자본이 들어오겠습니까?
한 번의 실수는 그렇다 쳐도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해서는 곤란합니다.
지금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이고, 새로운 둥지를 찾는 자본이 늘어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단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지금 괴롭다 하더라도 미래의 안정적 자본을 유인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구조 개혁에 더욱 고삐를 당겨야 합니다.
패러다임이 변화하는데 과거의 패러다임에 묶여 지금의 구조를 유지하는데 자본을 소비하는 국가
VS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 대응하여 지금 뼈를 깎는 구조 개혁을 통해 새로운 변화에 자기 자본을 투입하는 국가
여러분이라면 이 두 국가 중 어디에 자본을 투입하겠습니까?
6. 패러다임에 부적응하는 것은 안 보일까?
투자란
지금 소비를 억제하고서라도 미래에 얻을 것을 생각하여 자본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외국 자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아직 패러다임의 변화에 부적응 상태임에도 만약 주가가 오른다면 이는 마냥 즐거운 일일까요?
우리의 상태가 장기적으로 패러다임의 변화에 부적응 상태라면 외국 자본의 유입도 장기적이 아니라, 단기적일 뿐입니다.
그래도 분명 다행입니다.
단기적으로라도 들어온다면 그만큼 시간과 기회를 번것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주가에 있지 않습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우리가 과연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가, 앞으로 다가올 기회를 위해 자기 자본을 확보하는지, 행여 낭비하지는 않는지, 구조 개혁은 속도를 내는지, 행여 조금 나아졌다고 풀어져버리지는 않는지.
이런 것에 주된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만약 주가가 오르면 기회와 시간을 더 얻었으니 더욱 자기자본 확보와 구조 개혁에 힘을 써야 하며, 만약 주가가 떨어지면 기회와 시간을 얻지 못했으니, 더욱 자기자본 확보와 구조 개혁에 힘을 써야 할 뿐입니다.
기회를 얻든, 못 얻든 주가가 어떻게 되든, 우리가 자기자본 확보와 구조 개혁에 신경쓰고 매진할 때 비로소 우리의 두레박 줄을 바꾸는 것이고, 그럴 때 우리 뿐 아니라, 우리 미래세대까지 비로소 시원한 우물물을 마실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by 양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