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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 부동산과 한국 부동산에 위기가 오지 않는 이유

by 성공의문 2021. 10. 10.

우선 중국 소비자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담보대출보다는 주로 선불로 지급하는 터라 디폴트로 인해 금융권이 빌려준 돈을 떼이는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언론에서도 서방 경제지를 여기저기 베껴와서 짜집기를 해놨기 때문에 복잡하게 써 놨지만, 한국인들의 피부에 와 닿게 설명하자면,

'중국은 관치금융이고, 관치 금융의 장점은 금융위기는 없다는 것이다'

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 위기가 아니라서 해서, 폭탄이 아니란 것도 아니다.

리먼 사태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부동산을 완전히 채권으로 유동화 시켜서,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금융상품을 뿌려놓은 덕분에 악성채무가 어디서 어떻게 터질 줄 몰랐던 불확실성의 위기였지만, 헝다 사태는 부동산의 소유권 자체가 국가에 있는, 완벽한 관치금융 시스템 하의 각오한 위기이다.

한국에서 시도 때도 없는 부동산 폭락 기우제를 지내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한국이 그러한 사태의 가능성이 적은 이유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부동산 거품은 차단해버리는 관치금융의 위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관치 금융 하에서 그나마 위기는 관리될 수가 있다.

문제는 지금 중국 공산당이 부동산 폭락까지 각오하고 위안화의 절하까지 염두에 둔 위기관리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예상된 위기를 벗어나서 공산당의 금융 관리능력을 벗어나는 순간, 위기는 새로운 지평을 넘어가게 된다.

말했다시피, 이것은 금융위기가 아니라 정치적 위기이기 때문이다

한국같은 자본주의 국가의 관치금융은 민간은행을 파산시킬 수 있는 부동산 폭락을 감당할 순 없지만, 토지가 국가소유인 중국의 관치금융은 시중은행의 파산까지 각오한 관치 금융이 가능하다.

문제는 중국의 몇 개 금융기관이 파산했을 때, 한국같은 나라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당장 중국인이나 조선족들이 제한없는 중국 은행의 대출을 받아서 무차별 매입하기 때문에 강남 집값이 상승한다는 변명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헝다 사태로 인한 중국금융기관들의 신용수축으로 조선족들이나 중국인들이 중국은행에서 대출받아 사 놓았다는 강남 아파트를 토해놓아야 될 지 모른다.

물론 요즘 다시 뜬다는 제주도의 땅값도 어떻게 될 지 궁금한 주제지만, 말했다시피, 개인적으로는 헝다 때문에라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봤다.

결국 이효리가 승리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크게 거시적 금융으로 말하면 복잡하지만, 보통의 한국인들이 재테크 차원에서 위기라고 할만한 사실은 이 사태가 영끌해서 사놓은 한국의 부동산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관치금융은 미국과 달리 중국 자체만 감내할 수 있는 관리를 하지, 한국같은 나라를 신경쓰지는 않는다.

요약하자면, 헝다 사태가 단순히 중국 부동산 업체의 파산이라는 금융위기라면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키거나 글로벌 패닉을 불러올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 위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러나 한국인들에게는 단순히 헝다 사태만으로도 받아야 될 충격은 다른 나라들보다 크다! 정도이다.

또 이런 이야기하면, 강남 부동산은 중국인들이 비트코인으로 사놨기 때문에 불패다!

IMF는 관치금융 하에서 일어났는 데 무슨 소리냐? 할 병신들이 출몰할 것 같기도 한데, 그런 걸 믿고 돈놀이 하다가 쪽박찬 인간들이 일개 군단은 된다.

종목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 선택이다.

 

부동산에 대한 기사가 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서울에선 부동산을 무슨 생필품이나, 소비생산이 가능한 상품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자산의 성격을 갖는다. 자산 가격을 정부가 잡겠다는 기대 자체가 무모한 것이다.

부동산이 정치적 성격을 갖는 이유는, 한국의 좌파에선, 부동산을 생필품이나 공공재 취급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시장주의자들은 부동산을 마치 소비생산유통이 가능한 상품처럼 수급으로 가격조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도 채권이나 주식같은 자산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도 정부가 주식이나 채권가격을 정부가 잡을 것을 요구하거나, 정부가 채권이나 주식의 공급을 늘려서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라고 주장하진 않는다.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부동산은 그렇지 않거나 그래선 안된다고 믿으면서도 다른 어떤 자산보다 더 투기적으로접근한다.

어떤 자산이든 폭락을 기대한다는 것 부터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자산이든 주기적 등락이 아닌, 갑작스러운 폭락은 자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뜻하기 때문이다. 오직 금융시스템이 무너질 때, 자산폭락이 나타난다.

일본의 부동산 폭락도 궁극적으로는, 일본은행들이 부실채권으로 무너져서, 더 이상 가격을 받쳐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게 버블이 터지는 것이고, 버블이 터지는 것은 부동산의 수요가 줄어든 덕분이 아니다.

자산의 수요는 소비자가 아니라, 돈의 힘이다. 돈이 없어서 버블이 터지게 된다.

한국의 부동산, 특히 강남 부동산이 폭락하지 않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철저한 관치금융으로, 버블의 팽창으로 부터 은행들을 막아놓은 덕분이다. 시장에 맡겨놓았다면, 벌써 터져도 몇 번은 터졌을 것이다. 금융위가 있는 한, 부동산이 폭락하기는 힘들다.

한국의 부동산, 특히 강남 부동산이 폭락한다면, 그것은 수급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시중은행들이 망했을 때다. IMF 때도 그랬다.사실 한국의 시중은행 중 몇몇은 경보음이 계속 나고 있는 상태지만, 그게 부동산 대출 때문은 아니다. 그러나 은행이 무너지면 부동산도 별 수 없이 폭락할 수 밖에 없다

지금 한국 부동산의 문제는 부동산 버블이나, 집값 상승여부가 아니라, 집값을 버텨주는 돈줄이 말라가고, 은행들의 경보음이 계속 나는데도 불구하고, 돈이 계속 부동산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자산의 수요는 소비자가 아니라, 신용과 유동성이다. 보급없는 진격은 불가능하다.

요약하자면, 한국의 관치금융이 거품팽창으로부터, 은행을 보호하고 강남 집값 폭락을 막아낼 순 있지만, 관치금융이 은행 자체를 보호해줄 순 없다.

은행이 무너지면, 돈줄이 말라서, 모든 자산가격은 다 무너진다. 한국 부동산의 위험은 그런 곳에 있다.

 

출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