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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정부의 농업 굴기

지난 2월, 중국 정부는 ‘중앙 1호 문건’을 발표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중앙 문건을 통해 그 해 집중적으로 추진할 핵심 정책을 제시한다.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중앙 1호 문건의 주제는 삼농(농민・농촌・농업)이었다. 올해 중앙 1호 문건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시진핑 집권 2기가 발표하는 첫 중앙 문건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올해 역시 기존의 정책 기조를 이어받아 농촌 진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2018년 중앙 1호 문건인 ‘농업진흥전략 실시에 관한 의견’은 농업을 지속가능한 혁신적인산업으로 발전시키고 농민들의 사회적 지위를 개선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농촌 지역의 산업, 환경, 문화, 자치, 민생 등 5개 영역에서 각각 산업 진흥, 생태환경 개선, 문화 진흥, 효율적 농촌 거버넌스 구축, 생활수준 향상을 달성하고자 한다. 그 중 산업 진흥 영역에서 주요 과제들을 살펴 보면 농업 생산기반 확충, 친환경·고품질농업 발전, 6차 산업화, 농식품 수출 및 해외농업투자 확대, 소농경영 안정 등이 있다.

2020년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자, 13차 5개년 계획이 완성되는 의미 깊은 해이다. 중국은 1953년 처음으로 1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할 당시부터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에 이르기까지 식량 정책의 목표,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획이 마무리되는 2020년에 모든 국민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의 샤오캉(小康) 사회 완성을 공식 천명할 계획이다. 샤오캉 사회는물질적으로 안락하며, 중앙과 지역의 발전 양극화가 일정 부분 해소되어 의식주를 걱정 하지 않는 사회로서 중등 소득 수준 이상의 국가를 의미한다. 샤오캉 사회 건설을 위한 10대 임무3 중 하나가 농업 현대화인만큼, 중국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최대 걸림돌인 삼농 문제 해결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중국의 식량 관련 이슈


식량 안보, 국가 최우선 과제

1950년 후반 약 3,400만명이 아사하는 세계 최악의 기근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 밖에도 수많은 기근의 역사를 갖고 있는 중국은 식량 안보에 특히 민감하다.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천하대란을 면할 수 없다(모택동)”, “자기 밥그릇을 자기 손으로 받들고 있어야 하는 것은 치국(治國)의 기본 개념이다(시진핑)”라는 지도부의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식량 안보는 국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이다. 그러나 2017년 이코미니스트의 ‘세계식량안보지수보고서(The Global Food Security index)’에 따르면 중국의 식량안보지수는 세계 113개 국가 중 45위에 머물렀다(1위: 아일랜드, 2위: 미국, 18위: 일본, 24위: 대한민국).

중국의 식량 부족을 야기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자연 환경이다. 먼저 중국은 전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지 면적은 전 세계 경지 가능 면적의 9%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도시화, 환경 오염, 기후 변화로 인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토지 생산성은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ha당 곡물 생산량 기준). 낮은 토지 생산성의 주요 원인으로 고령화와 낮은 기계화율을 들 수 있다. 기계화율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며, 이농 현상 역시 매우 심각하다. 계속되는 인력 유출로 최근 1만 명 당 농촌 기술 인력 수가 5명에 불과하여 미국 80명, 일본 75명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낮은 토지 생산성, 부족한 인프라 등 자국 내 생산만으로는 수요 충족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수입 또는 해외 농장에 대한 소유권 확보 등을 통해 곡물을 적극적으로 비축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곡뿐만 아니라 밀, 옥수수, 대두, 감자, 고구마, 잡곡 등 다양한 곡물에 대한 적극적인 비축을 통해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연간 소비량의 40~60%에 달하는 식량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UN 권고 안전 비축량: 17%).



달라지는 중국인의 소비 니즈

2000년대 들어서면서 소득 증대와 함께 중국인 1인 당 식품 소비 지출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농식품 시장 규모는 2001년 이후 연평균 10% 이 상 증가하여, 2016년 7조 2,886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식품 소비 지출과 함께 중국은 최근 새로운 의미의 식량 이슈에 직면하고 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곡물 소비가 줄고 유제품, 육류 등 축산물과 수산물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 대비 최근 중국의 1인당 동물성 단백질 소비는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최근 도・농 간의 소득 격차가 줄면서 농촌 지역의 식품 소비 역시 빠르게 서구화되고 있다. 



이처럼 달라진 중국인들의 식습관 구조 하에서 곡물을 비축하는 정부 노력은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식량 안보는 단순히 배고픔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 중국인들의 변화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이슈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 종류와 함께 품질에 대한 요구 역시 높아지고 있다. ‘건강과 안전’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 식품시장 트렌드는 저칼로리, 저지방, 저당분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또한 유기농 식품 등 친환경 먹거리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 소비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 시장이 양적인 수준뿐만 아니라 질적인 수준에서 발전하면서 식품 수급 구조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며 “고품질 식품의 공급 부족은 다른 국가에 수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3. 중국의 대응


1) 중국 정부, 생산 능력 회복을 위한 국가 정책

과거 중국 정부의 농업 정책은 작물보호제와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여 수확량을 늘려오는 등 생산성을 강조해왔다. 그 결과 생산량 증산에 비해 토양과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영농 기계화와 우수 품종 육성 등 생산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 노선을 변경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2014년부터 종자산업 발전, 농업 기계화, 농업 과학기술 혁신 플랫폼 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양링구를 농업 첨단 기술 시범지구로 지정·개발하여 스마트 농업을 구현하고 있다. 대학 및 연구소, 과학기술 시범 농가의 소통을 촉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농가들과 공유하기도 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농업 현장에 가까이 둔다. 이런 방식을 통해 생산한 양릉 인증 표준의 농산품들은 전자 상거래를 통해 활발하게 거래된다.



작물보호제와 비료의 사용량을 늘리지 않고,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유전자 변형 종자(GMO)를 활용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과거 GMO를 불허하던 입장에서 최근 적극적인 지원으로 정책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은 “GMO를 과감히 연구하고 혁신하여 고지를 선점해야 한다”며 “GMO시장을 외국기업들이 독식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깐수성과 허난성 일대에 GMO 벼와 감자 등을 재배하는 종자과학기술기지를 짓는다고 발표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 하에 유전자 관련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현재 유전자변형생물안전증서를 발급 받은 작물은 면화, 벼, 옥수수, 파파야 등 4개이며, 이 중 중국 내에서 상업적 재배가 승인된 작물은 면화와 파파야다.

2018년 1월 중국 화중 농업대에서 개발한 병충해에 강한 GMO 벼 ‘화후이 1호’는 미국 FDA의 판매 허가를 획득하였다. SAAA(국제농업생명공학정보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중국의 유전자 변형 작물재배 면적은 280만 ha로 세계 유전자 변형 작물 재배 면적(1.851억 ha)의 1.5%를 차지하며 8위를 차지하고 있다.



2) 자국의 식량 공급원을 글로벌로 확장

중국 정부는 국영 기업의 글로벌 농업 기업 인수, 글로벌 농산물의 물류 역량 확대, 해외 식량 구매나 소유권 확보 등을 통해 전 세계로 식량 공급원을 확장하고 있다. 2016년 2월, 켐차이나가 신젠타를 43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높은 인수 금액보다 업계가 주목했던 것은 인수 배경과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이었다. 신젠타 CEO 에릭 피어왈드는 이번 인수로 중국의 식량 안보 전략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첫째는 선진화된 기술과 농업 방식을 통해 자국의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는 전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글로벌 전체 생산량을 증가시키겠다는 것이다.

신젠타 인수는 곡물 확보를 통한 식량 안보 강화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전문가 로버트 쿤은 이번 인수를 ‘전 세계 식량 공급과 가격 체계를 바꾸고자 하는 중국의 최신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리더가 되길 원하고 있으나 아직은 역량이 부족하다. 신젠타는 GMO 등 종자 개량에 대한 기술 및 지적 재산권과 북미, 남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해외 네크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농업 기술의 후발 주자였던 중국은 신젠타 인수를 통해 생물공학 분야의 글로벌 선두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 국영 기업의 글로벌 기업 인수는 신젠타 인수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2012년 중국 식품 제조・유통 국유기업인 광밍그룹은 영국 최대 식품 회사이자 시리얼 제조업체인 위타빅스를 인수하였다. 인수 배경은 달라진 중국인 식습관과 국내에 부정 식품이 범람하는데 따른 보완책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중국의 육류 유통 전문기업인 샹후이는 미국의 최대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를 71억 달러(현금 47억 2천만달러, 부채 인수 조건)에 인수하였다. 스미스필드는 양돈은 물론 의약품 개발 및 인체 이식용 장기개발 등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샹후이 그룹 완룽 회장은 “스미스필드는 샹후이 판매망을 통해 중국에 더 많은 제품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2월 코프코(중량그룹)가 100년 역사의 네덜란드 곡물 무역업체인 니데라를 인수하였다. 코프코는 곡물을 포함한 식품 수출입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국영기업이다. 같은 해 4월 코프코는 아시아 최대 곡물거래 업체인 노블 애그리를 인수하였다. 노블 애그리는 1998년 홍콩에서 설립된 이후 아시아 일대에서 콩, 에탄올, 밀, 옥수수, 커피 등 다양한 곡물을 거래하며 업력을 쌓아 온 기업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프코의 인수를 통한 사업 영역 확장을 두고 세계 곡물 시장을 주도하는 4대 곡물 메이저 ABCD(ADM, Bunge, Cargill, Dreyfus)와의 경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즉,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 농산물 생산과 구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글로벌 농업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2017년 시틱 애그리푸드는 다우 브라질리안 콘을 11억 달러에 인수하였다. 인수 배경으로는 유전 공학 기술 획득을 위한 준비로 알려졌다. 다우 브라질리안 콘은 생식질(Germplasm) 데이터 베이스를 보유한 기업으로 종자 개량 분야에서 다량의 특허를 갖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기업 인수 외에도 중국 국영 기업들은 미국, 칠레, 브라질, 러시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호주 등의 국가에 직접 농업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해외 농지를 구입하거나 현지 농식품 기업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면서 자국의 식량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


3)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 정부 주도 하에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농업 현대화 등의 환경 변화 속에서 스마트 농업이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센서와 빅데이터, 과학적인 예측, 농업용 로봇, 농업용 무인기, 농촌 전자상거래 분야가 주요 유망 발전 분야로서 향후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분야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농작물 재배 분야

중국 스타트업인 알래스카라이프는 수명이 다한 화물용 컨테이너를 도시형 농장으로 개조해 어디서나 쉽게 신선한 채소를 얻는다. 컨테이너 안에 센서를 이용하여 작물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한다(Software-enabled crop

growing facilities designed for urban farming). 2013년 설립된 이 기업은 농업인, 수경 재배 전문가, 시스템 자동화 관리자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어디서든 소규모 상업용 농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턴키형 컨테이너 농장 솔루션 EDN(Every Day Nutrition), 새싹·어린잎 채소만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 콤팩트형 생산 시스템 EDN프레시(EDN Fresh), 클라우드 네트워크 연동 센서박스 및 앱 서비스 EDN스프라우트(EDN Sprout)가 이들의 주요 제품이다. 컨테이너형 EDN의 경우 기존 농업 방식과 비교하여 물의 5%, 토지의 1%, 전력의 30%만을 사용하여 재배가 가능하다.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어 크기·장소·목적별로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맞춤화할 수 있다. 

알래스카라이프는 현재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로 눈을 돌려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두바이는 대표적인 관광지로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다양한 음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두바이자체에서 생산할 수 없는 식재료에 대한 니즈가 크다. UAE 시장 공략을 위해 알래스카라이프는 2016년 Dubai Future Accelerators Program(정부 차원의 스타트업 지원)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 결과, 2017년 두바이(Dubai Municipality)와 MOU를 체결하였고, UAE의 정부기관을 포함하여 여러 고객사와 공급 계약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물에 대한 재배방식의 혁신은 기존 시설원예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샹스포도농업과학시술유한공사는 시설원예에 ‘스마트 농업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여 포도를 재배한다. 이 시스템은 온·습도 센서와 연결되어 개인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해 온실의 관개, 통풍, 온도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수집한 빅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하여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리포트로 작성되어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축산 분야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이자 최대 규모의 양돈 국가이다.13 하지만 태어나는 새끼 돼지 중 상당수가 파악이 안 되거나 열악한 사육 환경으로 어미 몸에 눌려 죽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 등 산업은 매우 낙후되어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최근 쓰촨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농업 기업인 데콘과 계약을 맺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양돈 선진화 사업을 시작하였다. 축사 천장에 달린 카메라로 돼지 몸에 새긴 번호 문신을 인식해 추적한다. 현재 이 기술은 돼지 개체 수와 새끼 돼지를 구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적외선 센서가 측정한 돼지 체온과 동작 패턴을 분석해 건강한 돼지와 아픈 돼지를 구별할 수 있는 기술 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새끼 돼지 울음소리를 이해하는 음성 인식 기술도 도입되어 다양한 유형의 돼지 울음소리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끼 돼지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한다. 또한 영상분석 소프트웨어로 농장 관리 돼지의 기침소리와 체온 정보를 분석해 돼지 구제역이나 돼지 독감 같은 전염병을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 접종 시기를 알아내는 기술 역시 도입될 예정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주요 언론들은 알리바바의 이러한 시도들이 양돈 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돼지고기를 포함하여 중국의 육류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동시에 중산층들을 중심으로 점점 안전한 식품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고 있다. 중국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IT 노하우와 축산을 결합한 시도들이 많아지고 있다. 핀테크 기업인 중안커지(중안보험의 자회사)는 농가에 위탁하여 2018년 현재 닭 1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닭에게 센서 발찌를 채워 하루 몇 걸음 걸었는지, 어떤 사료를 먹었는지 등을 블록체인으로 저장한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에 포장지 QR 코드만 읽히면 이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방목한 닭임을 입증하고 사육·유통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사육하는 닭의 수를 3년 내 2,300만 마리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회사인 징동닷컴은 2017년부터 Kerchin(몽골 소고기제조업체)과 제휴해 소를 키우고 있다. 중안커지와 같은 방식으로 소에 센서 발찌를 채워 관련 정보를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소비자가 포장지 QR코드를 스캔하면 사육에서 도축, 유통까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기존 사업인 식품 배송을 넘어 안전한 축산물을 직접 공급하여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고자 한다.


농업용 장비 분야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PwC는 드론의 산업 분야별 활용가치가 기반시설(Infrastructure, $45.2B)에 이어 농업(Agriculture, $32.4B)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하였다. 드론은 다양한 방법으로 농업에 활용되고 있다. 방제에 특화된 드론은 약제통과 분사 장치를 장착하고 항공에서 방제를 수행한다. 짧은 시간 동안 대규모의 방제를 가능하게 한다. 인력 활용이나 광역 방제의 경우 1ha당 살포량이 약 1,000L 이상 되지만 드론 방제의 경우 8~10L로 해당 부분에 집중 살포가 가능하다. 따라서 방제 효과는 향상되고 비용은 절감될 수 있다. 또한 농경지 모니터링에 사용되는 드론은 해충과 질병 발생을 예찰하고, 품질과 수확률 등을 예측하여 작물 생산성을 높인다.

세계 드론 시장(소비자용 분야)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의 DJI가 출시한 농업용 ‘DJI 아그라스 MG-1’를 출시하였다. 9.8L짜리 분사용 탱크가 붙어 있고 12분 동안 날면서 농약을 뿌린다. 1시간에 4만468㎡의 농토에 농약을 뿌릴 수 있어, 기존 인력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효율이 4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DJI는 올해 농업용 드론에 특히 주력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시사점

중국 농업 굴기의 일차적인 목표는 ‘식량 안보’이다. 중국 정부는 식량 자급률 95%를 목표로 삼고 있으나, 현재 8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향후에도 적극적인 곡물 수입, 해외 농지 구입, 곡물 관련 기업 인수 등을 통해 식량 자급률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농업 굴기의 노력은 단순히 자국의 식량을 확보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농업을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의 산업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전문가인 로버트 쿤은, 중국은 반드시 자국이 세계화를 선도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 농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이 단순히 자국의 식량 안보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농업 선진화’를 위한 기반 마련으로서, 중국 정부는 자국 농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스마트 농업을 위한 R&D와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을 갖고 있는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17, 아직은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농업 선진화’에는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새로운 발전 모델인 스마트 농업이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었고, 농업이라는 산업 특성상 단기간 내에 역량을 높이 끌어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의 경우 자국 내 관련 인력·기업·서비스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기술 영역은 다른 국가에 비해 훨씬 뒤떨어져 있다. 스마트 농업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작물 생장 모형,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은 아직 신뢰성이 떨어지고 원가가 높다. 전반적인 농업 기술 및 장비 수준 역시 기술 집적도나 산업 성숙도 측면에서 모두 미흡하다. 따라서 농업 경쟁력이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 중국 정부는 지원 또는 정책을 통해 해외의 유수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업기계 제조, 재배 신기술의 개발 및 제품 생산, 생물농약 및 병해 방제제의 개발 및 생산, 신형 비료의 개발 및 생산 등의 분야에 뛰어난 기술이나 제품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농기계 분야의 경우, 외국 기업은 중국 기업과 동일하게 보조 지원18을 받고 있으며, 중국에 공장을 건설하거나 합병하는데 제한 조항이 없다.19 이러한 정책 하에서 ‘첨단 기술을 장착한 고급 제품’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는 글로벌 농기계업체(John Deere, CNH, AGCO, ISEKI, Yanmar)들은 빠르게 성장하여 중국 중대형 농기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015년 중국 농기계 시장 규모는 4,386억 위안으로 세계 최대이다. 중국 농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외국 기업이 참여할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Buy China 정책, 중국 기업들의 빠른 모방 등의 이유로 중국은 외국 기업들이 늘 신중하게 접근하는 시장이다. 식량 안보와 직결되어 있고, 자국 농민을 보호해야 하는 성격이 강한 농업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다른 제조업과 비교하여 농업 특히 재배 영역은 오랜 경험을 통해 습득한 노하우가 핵심 역량의 기반이 되고, 이는 경쟁자가 모방하기 어렵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 한번 쌓은 reference는 새로운 해외 시장으로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신규 진입자들이 넘기 힘든 진입장벽이 된다. 

대표적으로 프리바(Priva) 사례를 들 수 있다. 프리바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온실 솔루션 기업으로, 온실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50년간 축적된 재배 노하우가 바탕이 된 제어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서, 단위 면적당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한다.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과 재배 기술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하기 어렵다. 프리바를 벤치마킹으로 삼고 있는 한국, 일본의 여러 기업들은 그들의노하우는 블랙박스 같아서 역량을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프리바는 중국 시장에 들어가 꾸준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베이징(2006년)과 상하이(2016년)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6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23 2016년, 프리바는 앞으로 양쯔강 삼각주까지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농업 육성 정책 하에서 국영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을 인수하여 글로벌 player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식습관은 달라지고 있으며 점점 더 품질에 대해 엄격해지고 있다. 새로운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을 장착한 다양한 기업들이 등장하여 달라진 소비자 니즈를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변화 속에서 농업 관련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고, 시장 참여 기회는 외국 기업들에게도 열리고 있다. 경쟁자가 모방하기 힘든 자신만의 확고한 핵심역량을 갖고 있고, 한해 농사가 달려있기 때문에 까다로울 수 밖에 없는 농민들로부터 인정받은 기업들에게, 중국은 도전해 볼만한 매력적인 시장이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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