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관점에 대하여, 기본 법칙, 근원 법칙이 우선 우리 자신의 의식 속에 대응하여 나타난다는 점이 정당화되어야만 한다. 우리를 자연이라는 모체(母體)로부터 떼어 내어 '자아'와 '세계'로 대립시키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괴테는 그의 논설 <자연>에서, 그 방식이 얼핏 보기에는 상당히 비학문적으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이 점을 고전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녀(자연)의 품속에 우리는 살고 있어도, 그녀가 낯설기만 하다. 그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속삭이는데, 비밀은 탄로하지 않는다." 괴테는 그러나 그 이면도 알고 있다. "인간 모두 그녀 안에 존재하고, 그녀는 우리 모두 안에 존재한다."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스스로를 소외시킨 것이 진실인 것처럼, 우리가 자연 속에 존재하고 자연에 속한다고 느끼는 것도 진실이다. 이것은 우리 안에 살고 있는 자연 그 자체의 효과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자연을 향한 길을 다시 찾아야만 한다. ·········· 우리가 스스로 자연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존재 안에 어떤 것을 함께 가지고 왔음에 틀림없다.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이 자연 존재를 다시 찾아내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다시금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먼저 우리 내부의 자연을 알아야만, 우리의 외부에서 자연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자연의 동일형이 우리의 인도자가 될 것이다. 이로써 우리의 진로가 보인다. ·········· 우리는 우리 자신의 존재 깊숙이 하강하여서,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도피하면서 구해 내어 온 바로 그 요소를 찾으려고 한다.
우리의 존재에 대한 연구가 그 수수께끼의 해답을 가져와야만 한다. 우리가 스스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만 한다. 우리는 그저 막연한 '자아'가 아니라, 여기에는 '자아' 이상의 것이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