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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생산량 예측
위성 사진의 색깔로 분석… 곡물·산림 수확량 예측, 선물투자시장 크게 좌우
병원체 서식 조건 알아내 콜레라 출몰 예보하기도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이 글로벌 경제를 좌우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구관측위성은 곡물과 산림의 수확량을 예측하며, 원유 저장시설의 석유 비축량까지 알아낸다. 전 지구적인 전염병도 예측해 제약사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세계적 기업들은 위성영상 전문업체 인수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1세대 군사위성과 2세대 방송통신위성에 이어 3세대 지구관측위성, 즉 위성 3.0 시대가 온 것이다.

223조원 곡물 투자, 위성이 좌우

지난달 초 미국 위성정보회사 랜워스(Lanworth)는 올해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을 3억4600만t으로 예측했다. 농무부 추산치 3억7600만t보다 훨씬 적은 양이다. 투자자들은 정부보다 민간기업 정보를 더 신뢰했다. 옥수수 부족사태가 올 것으로 보고, 연말 수확할 옥수수를 미리 사는 선물(先物) 시장에 대거 투자한 것. 이로 인해 옥수수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농무부도 옥수수 생산량 예측치를 낮췄다.

랜워스는 지구관측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빛 파장대별로 분석해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갈색은 가뭄으로 곡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초록색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고 판단한다. 여기에 강우량과 일조시간과 같은 기상정보를 결합해 곡물 생산량을 예측한다. 랜워스 모기업인 톰슨 로이터의 크리스 칼슨 글로벌 농업 대표는 본지 인터뷰에서 "위성정보를 적극 활용한 덕분에 2008년 이후 해마다 모든 곡물 생산 전망이 농무부 예측보다 더 정확했다" "올 6월 15일에 가뭄을 처음 예측하자 선물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이 한 달 새 45% 뛰었다"고 말했다.

지구관측 영상정보를 거래하는 글로벌 시장은 13억달러(1조4500억원) 규모. 1992년부터 미국 정부가 고해상도 위성자료의 상용판매를 허가하면서 시장이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활용처인 토지계획 외에 농업·삼림·공공보건 분야에서 특히 수요가 크게 늘것으로 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위성 랜드샛(Landsat) 상상도. 세계 곡물 파동이 일어난 1972년에 첫 발사돼 이듬해부터 곡물 생산량 예측에 쓰이고 있다. 위성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농업·삼림·보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NASA 제공
농업의 경우 헤지펀드(단기성 투기자금)의 곡물 시장 투자가 2005년 350억달러(39조원)에서 최근 2000억달러(223조5000억원)까지 급증하면서 위성정보 수요가 급증했다. 

하버드대는 위성을 삼림 투자에 활용해 금융자산이 2003년 이후 4년 만에 2배나 늘었다. 적외선 위성영상에서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어둡게 나온다. 레이더 영상은 나무의 굵기까지 알아낸다. 목재용으로 쓸 만한 나무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 미리 사서 비싸게 판 것이다.

석유 투자 시장에서도 위성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허준 연세대 교수(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는 "지난달 세계적인 위성영상업체 디지털글로브 관계자가 '미국 원유 비축량을 위성으로 파악해 이미 월스트리트에 정보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며 "석유 정제공장에서 나오는 열을 분석해 원유 비축량이 얼마나 줄었는지 역추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약·IT 분야에서도 위성영상 각광

앞으로 가능성이 큰 시장은 보건 분야. 미 뉴잉글랜드대 연구진은 지난 2009년 위성으로 방글라데시의 콜레라 출몰을 4~6주 전에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위성은 콜레라균의 숙주인 물벼룩이 언제, 어디서 번성할지를 먹이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엽록소량과 수온 변화를 추적해 알아냈다. 제약사들은 이에 맞춰 공장을 언제 돌리고 의약품을 어디부터 공급할지 계획을 세운다.

위성영상 가치가 높아지면서 전문업체 인수 바람도 불고 있다. 톰슨 로이터는 지난해 8월 랜워스를 인수했다. 2007년 노키아는 고해상도 위성영상으로 다양한 지도를 만드는 나브텍을 80억달러(8조9400억원)에 사들여 노키아L&C로 이름을 바꿨다. 이 회사 아론 다넨브링 부사장은 "지난해 노키아 휴대폰 매출은 전년대비 18% 감소했지만, 노키아L&C는 10억9100만유로(1조5900억원)로 26% 성장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인터넷 회사 구글은 2004년 3차원 위성영상업체 키홀을 인수해 이듬해 '구글어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리나라는 아직 변변한 위성영상 업체 하나 없는 실정이다. 한국은 1992년 우리별 1호를 처음 발사한 이후 20년 만에 민간에선 세계 네 번째인 해상도 70㎝급의 저궤도 지구관측위성 '아리랑 3호'와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바다 감시위성인 '천리안'을 보유하게 됐다. 문제는 소프트웨어 부족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지난 3월 "우리나라 위성정보활용 기술 수준은 주요 우주개발국 중 최하위"라며 "한국 위성 산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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