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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가격 변동성 · 적정성

by 성공의문 2018. 3. 19.

암호화폐의 적정 가치


1. 개방형 블록체인 구조의 특징 및 문제점


가. 경제적 효용 창출과 보상의 불일치

개방형 블록체인이 갖는 구조적 특징을 하나만 꼽으라면 불특정 다수에게 거래의 인증을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개방형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의 목적이 신뢰를 형성하는 데에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 구조는 상당히 모순적일 수 있다. 신뢰 형성에 가장 중요한 거래 인증 및 유지를 신뢰할 수 없는 불특정 다수에게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일견 모순된 이 구조는 거래 인증의 대가로 채굴자들에게 주어지는 암호화폐가 경제적 가치를 갖기에 유지될 수 있다. 단순히 전자 정보 덩어리인 암호화폐는 거래소에서 일정한 가격을 형성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갖게 된다. 암호화폐를 거래소에서 구매하는 이들은 해당 개방형 블록체인을 이용하기 위해서 혹은 투자의 목적으로 암호화폐를 구매한다.


이 두 수요 중 압도적인 것은 투자 목적의 구매다. 블록체인을 이용하기 위한 거래의 경우 블록체인을 이용한 뒤 남은 암호화폐를 다시 법정화폐로 교환하여 환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암호화폐 가치 급등을 설명하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암호화폐를 구매하여 블록체인을 이용한 뒤 남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이용에 따른 별다른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더욱 쉽게 설명하기 위해 블록체인 이용자 A가 해외에 거주하는 동일 블록체인 이용자 B에게 암호화폐를 매개로 송금하는 경제 활동을 예로 들어보자. A가 B에게 송금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금융기관을 통한 전형적 송금법과 암호화폐 거래를 통한 송금법이 그것이다. 금융기관을 통한 전형적 송금법을 사용할 경우 대개 2~3일가량 소요되며 송금 은행과 수신은행에서 각각 수수료가 부과되는 등 여러 경제적 비효용이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A는 암호화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 A는 자국에 위치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법정통화를 코인으로 환전한 뒤 이를 B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송금하고, 이를 B가 다시 자국 법정통화로 환전하면 되는 것이다. 일부 암호화폐의 경우 이와 같은 거래는 수시간 안에 처리될 수 있고, 이에 드는 수수료 또한 기존 금융기관의 그것에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거래에서 이용자들은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법정화폐 기준)와 암호화폐를 송금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송금 수수료(암호화폐 기준)를 지급한다. 이 중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해당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데에 따른 수수료가 아닌 중개소의 중개수수료이다. 따라서 아주 작은 크기의 송금 수수료만이 해당 거래의 비용이 된다.

금융기관을 거치는 전형적 방식의 경우 훨씬 큰 수준의 송금 수수료를 내야하며 송금이 완료되는 데까지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통해 얻는 경제적 효용 가치는 1) 송금 수수료의 절약분과 2) 송금 시간의 절약분의 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경제적 효용은 법정화폐 단위로 환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효용은 크게 두 부류 집단의 수고 덕에 창출된다. 하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개발자 집단이며 다른 집단은 거래 인증을 맡은 채굴자 집단이다. 이 중 해당 거래에서 발생한 암호화폐 기준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은 개발자 집단이 아닌 채굴자들이다. 채굴자들은 거래 인증의 대가로 암호화폐 신규 생성분(신규 화폐공급분)과 위에서 언급한 수수료를 수취한다. 


신규 블록을 블록체인에 연결할 경우 신규 블록 내에 존재하는 거래에 대한 수수료와 더불어 주조차익을 채굴자 집단이 가져가는 것이다. 개발자 집단의 경우 암호화폐 거래가 많아진다 하여도 거래량이 증가함에 따른 수익을 수취하지 않는다. 대신에 블록체인을 개발하는 시기에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이를 시장에 판매함으로써 경제적 보상을 얻는다. Initial Coin Offering(ICO)이라 불리는 이 과정은 개발자 집단이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투자자를 모으는 과정을 의미한다. 투자금을 기존에 존재하는 다른 암호화폐로 수취하고 그 대가로 신규 발행하는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 예에서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의 경제적 효용과 비용을 <표 Ⅲ-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 시장 참여자들에게 있어 경제적 효용과 비용이 하나의 화폐 단위로 통일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개발자 집단과 채굴자 집단의 경우 경제적 보상이 암호화폐로 지급되기에 암호화폐 가격 수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암호화폐 가격 수준은 모든 이용자 집단에서 경제적 효용이 비용보다 클 수 있게 형성되어 있다. 암호화폐의 법정화폐 환산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은 최근의 현상은 더 많은 개방형 블록체인의 개발과 더 많은 채굴 연산력의 투입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암호화폐 가치가 향후 급락하게 될 경우 다수의 채굴자가 채굴 작업에서 빠져나가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은 낮아지게 될 것이다.


이 구조에서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사실은 이용자가 블록체인 이용에 지급하는 비용이 개발자 및 채굴자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효용과 불일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은 블록체인 사용을 통해 높은 경제적 효용을 취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낮은 비용만을 지급한다. 낮은 수수료 수준을 고려하면 거의 무료로 해당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 이는 개발자 및 채굴자들이 블록체인 이용을 통해 경제적 효용을 누리는 이용자들로부터가 아닌 거래소 시장에 유입되는 신규 수요에 기반을 두어 보상을 얻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용자가 지급하는 비용이 낮기에 외부적인 보상이 주어져야 하고 이를 거래소 시장에서의 가

격 상승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필자는 이 구조적 문제점을 “경제적 효용 창출과 보상의 불일치”로 정의한다. 기존의 경제체계는 경제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해당 활동이 창출한 효용에 근거한 금전적 가치를 제공한다. 근로자는 노동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고, 기업은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고 매출을 올린다. 이 각각의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임금 혹은 물품 판매가의 적정성은 경제주체가 생성한 효용의 크기가 판단근거가 되어 시장에서 결정된다.


기존 경제체계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개방형 암호화폐 시스템이 취하고 있는 운용 방식은 구조적으로 큰 모순을 갖고 있다. 시스템이 제공하는 효용은 시스템의 안정성이 올라감에 따라 증가하나, 시스템 안정성을 증대시키는 데에 대한 대가는 철저히 외주화함으로써 시스템이 창출하는 효용과 분리되고 마는 것이다.


이는 개방형 블록체인 이용자가 해당 암호화폐 가격 수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로도 설명할 수 있다. 비트코인 시스템을 통해 100달러의 금액을 송금하려는 이용자는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100달러면 1개를 구매하고, 1만달러라면 100분의 1개를 구매하여 전송하면 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가격 수준은 이 이용자가 비트코인 시스템을 사용하며 얻는 효용 수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나. 암호화폐 공급 제한에 따른 문제점

위에서 설명한 “경제적 효용 창출과 보상의 불일치” 문제는 암호화폐 공급량이 제한되고 그로 인해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는 거래량이 제한되는 또 다른 문제점을 낳는다.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함에 따른 경제적 보상이 모두 암호화폐로 주어지는 상황에서 블록체인의 안정성은 해당 암호화폐의 가격 수준에 의해 직접 영향을 받는다. 그 때문에 개발자 집단과 채굴자 집단 모두 암호화폐 가격을 상승시키려는 강한 유인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자 집단이 암호화폐 공급 방식을 정할 때 어떠한 방식으로든 공급량을 통제하려는 유인을 갖게 된다. 만약, 암호화폐 공급량을 시장 상황에 따라 증감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암호화폐 가치 하락이 염려될 수 있고 채굴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공급되는 방식에 일정한 제약이 존재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암호화폐 총공급량 및 공급 시기가 사전적으로 정해져 있다. 총공급량이 사전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 암호화폐들의 경우에도 공급속도가 일정하도록 제약되어 있어 암호화폐 공급측 변동에 의한 가치 하락을 사전적으로 차단하는 구조다.


그 결과 현재의 개방형 블록체인들은 거래량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닌다. 개별 블록에 저장할 수 있는 거래의 수가 정해져 있고, 블록들이 인증되는 속도 역시 통제되고 있어 거래량이 증가할 때 시스템이 대응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림 Ⅲ-1]은 일별 비트코인 미인증 거래량을 보여주는데 미인증 거래량의 수와 변동폭이 2017년 들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화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함으로 인해 암호화폐 가격에 큰 변동이 발생하게 되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암호화폐 공급량이 사전적으로 통제되고 있기에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 증감에 따라 암호화폐 가치가 급격하게 변동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암호화폐 가치의 급등락은 불필요한 연산력 증대에 일조하여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인증구조를 갖게 한다.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 개별 채굴자는 더욱 많은 연산력을 투입하여 채굴 확률을 올릴 유인을 갖게 된다. 하지만, 수많은 채굴자가 이와 같은 유인을 함께 갖기에 가격 급등기에 채굴 연산력 또한 함께 급등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산력 증대가 블록체인 시스템의 안정성에 기여하기는 하나 현재의 채굴방식은 필요 이상의 연산력이 투입되는 비효율성을 낳고 있다. 아래의 그림은 비트코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연산력의 일별 전기 사용량의 추정치를 보여준다. 지속적인 채굴기 효율성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일별 채굴 전기료는 2018년 초 7백만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다. 집중화로 인한 문제점

거래소에서 형성되는 암호화폐 가격 수준이 해당 블록체인 전체의 안정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은 거래 및 채굴의 집중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개방하고 분산하여 보안성을 높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기본 개념과는 배치되는 양상이며 그로 인한 문제점들 역시 지속해서 지적되고 있다.


우선, 채굴 과정이 심각하게 집중화되고 있으며 그로 인한 부작용 또한 발생하고 있다. 채굴 성공 난이도가 연산력과 함께 매우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개개인이 개별 장비를 통해 직접 채굴에 성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대신, 채굴 풀(Mining pool)에 가입하고 이에 자신의 연산력을 제공한 뒤 전체 연산력 중 자신의 연산력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 및 채굴 풀에 연산력이 집중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전체 연산력의 80%가량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중 특정 중국 기업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연산력이 전체 연산력의 30%를 넘는다는 보도 또한 존재한다.


채굴 연산력이 일부 집단에 집중될 경우 블록체인 개발자의 의사와는 다르게 시스템이 운영될 가능성 또한 높아지게 된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경우 거래량 급증에 대해 대응하는 과정에서 개발자 집단과 채굴자 집단의 대립으로 인해 하나의 블록체인이 ‘비트코인 캐시(Bitcoin Cash)’와 ‘비트코인’으로 분화되는 과정을 겪기도 하였다. 비트코인 개발자 집단이 제시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채굴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집중화가 발생하는 또 다른 지점은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는 오프체인(Offchain) 거래들이 일부 지점에 집중되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의 대표적인 예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사용자 간 암호화폐 매매 거래를 꼽을 수 있다.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는 초당 거래량이 한정되어 있기에 모든 개별 암호화폐 매매거래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은 큰 비용을 초래한다. 이거래소들은 발생하는 거래들을 매번 블록체인에 기록하기보다 내부 장부를 활용하여 중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거래소별 내부 장부의 안전성과 블록체인 안전성은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에 안전한 블록체인에 속한 암호화폐를 거래소에서 구매한다 하여도 이를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거래로 이관하지 않는 이상 해당 거래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실제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사건은 2014년 당시 세계 최대 거래소였던 Mt.Gox 해킹 사건 이후로도 최근까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 수준의 적정성


개방형 블록체인의 높은 잠재력은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높은 신뢰 수준에 따라 변동된다. 따라서, 암호화폐 채굴자들은 많은 연산력을 시스템에 투입하여 블록체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기에 분명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만약 그 경제적 가치가 손쉽게 환산될 수 있다면 암호화폐의 적정 가격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고 암호화폐 급등락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더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앞 절의 논의는 암호화폐의 ‘적정 가격 수준’이라는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음을 강하게 보여준다. 이용자들이 누리는 경제적 혜택은 암호화폐 적정 가격 수준을 산정하는 준거가 되지 못한다. 암호화폐 시스템의 연산력 수준 또한 해당 암호화폐 가격의 준거가 될 수 없다. 더 많은 연산력이 투입된다 하여 해당 암호화폐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채굴자들이더 많은 연산력을 투입하면 시스템은 채굴 연산의 난이도를 상승시켜 대응한다.



이 절에서는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 수준 변동 추이를 채굴 비용 추이와 관련 검색어 추이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가. 채굴 비용과 비트코인 가격 수준

비트코인을 신규로 취득하려는 이용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 직접 채굴하는 것이 하나의 방식이고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것이 또 다른 방식이다. 따라서 이 두 방식을 통한 취득 비용은 장기적으로 수렴하여야 한다.

암호화폐 개당 채굴보상이 채굴비용에 비해 높을 경우 더 많은 채굴자가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시스템에서 발행하는 시간당 비트코인 보상의 수는 일정하기에 더 많은 채굴자의 진입은 더 격한 경쟁을 의미하며, 이는 채굴비용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채굴보상이 채굴비용에 비해 낮을 경우 채굴자들이시장에서 이탈하게 되고, 같은 수준의 연산력으로 얻을 수 있는 채굴량이 증대되어 채굴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비트코인 가격 수준이 채굴비용과 합치하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비트코인 1 개를 채굴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다음의 방식을 통해 추정하였다. 비트코인 채굴비용은 크게 채굴에 드는 전기료와 채굴기 구입비로 구분할 수 있다. 비트코인 채굴에 든 전기료를 추정하기 위해 대표적인 ASIC 채굴기의 J(W · s)당 연산력(Th),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일평균 초당 연산력(Th/s), 그리고 $0.15/KWH의 전력요금을 적용하였다.


ASIC 채굴기의 경우 기간 중 지속적으로 성능(단위 연산력당 전력소모량) 개선이 이루어졌기에 한 기기의 사용 기간을 6개월로 가정하고 특정 시점 기준 최근 6개월 동안의 연산력의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채굴기 구입비 역시 채굴 기기의 시장가를 연산력 평균값당 가격으로 환산하여 적용하였다.


아래의 그림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달러 기준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과 위 방법으로 추정한 비트코인의 개당 채굴비용을 보여주고 있다. 2014년 하반기부터 두 값은 거의 유사한 수준에서 유지되었다. 즉,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과 거래소에서 사는 것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값은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큰 폭으로 괴리되기 시작하였다. 2017년 1분기의 경우 비트코인 거래가격은 평균 1,034달러 였으나 채굴비용은 871달러로 추정되어 둘 사이의 격차가 크지 않았으나,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2017년 3분기의 경우 격차가 약 1,604달러로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격차는 현재 더욱 벌어져 2017년 4분기의 경우 비트코인 거래가격 평균값은 9,507달러지만 채굴비용은 3,014달러로 추정되었다. 



또한, 2017년 중반 이후 채굴 연산력 향상으로 인한 난이도 증대로 채굴 비용 또한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거래소 시장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은 훨씬 더 즉각적이며 빠르게 증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채굴력 증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비를 사고 설치하는 등의 시간적 비용 또한 소요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다.


단기간 개방형 블록체인을 사용하려는 이용자의 경우 암호화폐를 채굴을 통해 축적하는 것이 매우 번거로우며 걸리는 시간 또한 크다는 단점이 존재하기에 분명 거래소를 통해 비싼 값을 주더라도 구매할 유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의 채굴비용 대비 암호화폐 가격의 격차는 그러한 인센티브로 모두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큰 수준이다. 두 방식의 취득 가격이 장기적으로 수렴해야 함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을 채굴을 통해 얻는 것이 거래소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것에 비교해 2배 이상 경제적인 현 상황은 분명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나. 투기적 수요와 비트코인 가격 수준

특히 [그림 Ⅲ-3]에서 두 값의 격차가 급격하게 증가한 2017년 7월을 전후로 암호화폐 시장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이와 같은 암호화폐 가치 급등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처럼 가격이 급등하는 원인으로 다음의 두 요인을 고려해볼 수 있다. 우선, 암호화폐 기술에 큰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즉, 이전에 해결하지 못하던 문제를 해결했다거나, 단점으로 지적되어 온 제약이 기술적으로 극복되었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해당 암호화폐의 미래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형성된 결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단기간의 암호화폐 가치상승이 또 다른 가치상승을 유도하는 버블적 성격의 가격 급등이 존재할 수 있다.


첫 번째 요인인 암호화폐 기술의 급격한 변화는 특정 코인이 아닌 암호화폐 전반적인 수준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만일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에 국한되어 기술변화를 살펴보게 되면 비트코인 암호화폐의 프로토콜은 해당 시기에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지 않았다. 거래의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증진하기 위해 블록당 처리 건수를 늘리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비트코인이 가치 이동의 수단으로 선호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요인이라 하기 어렵다.


비트코인 이외의 알트코인으로 범주를 넓히게 되면 그간 누적된 기술 혁신이 2017년 상반기 중 상당히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2017년 상반기 이더리움(Ethereum) 가치의 급격한 상승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보여 준 변조되기 어려운 세계 컴퓨터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반영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알트코인들이 비트코인이 지닌 구조적 결함을 이겨내기 위해 개선된 알고리듬을 제시하며 등장하고 있었던 것 또한 2017년 가격 급등기에 주목받은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알트코인의 기술혁신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준 경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법정화폐와 교환이 되지 않는 다수의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을 통해 시장에서 교환되고 있기는 하나 그것이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두 번째 요인인 버블적 성격의 가격 급등은 현재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전혀 없는 이들도 소량의 암호화폐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들이 국내에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거래에 용이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기에 단기간의 가격 급등은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전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의 수요를 자극하여 투기적 수요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두 요인을 대리하는 변수들을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기에 2017년 상반기 이후의 가격 급등이 어떤 것에 더 기인하는지에 대해 통계적 검증을 시도하기란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볼 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이 대중에 널리 알려진 기술이 아니었고, 이에 따라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데에도 여러 검색이 필요했었다는 점에 기초하여 다음 두 변수의 상대적 검색 수의 변동과 가격 변동 추이를 비교해보는 방법을 통해 대략적인 상관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암호화폐의 기술적 배경에 대한 관심도를 대리하는 변수로 ‘Blockchain’ 검색량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2017년 상반기 중 이더리움 기술에 대한 전반적 관심을 고려할 때 ‘Ethereum’ 검색량은 신기술의 유입을 대리하는 변수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버블적 성격의 가격 급등을 대리하는 변수로 ‘Bitcoin Price’에 대한 검색과 대표적 비트코인 거래소인 ‘Coinone’에 대한 검색 수를 고려해볼 수 있다. 



[그림 Ⅲ-4]는 2016년 1월에서 2018년 1월까지 달러 기준 비트코인 가격과 앞서 언급한 네 검색어의 상대적 검색량을 보여준다. 가운데 그림을 보면, 2017년 5월 이전의 경우 ‘Bitcoin Price’ 검색량과 ‘Blockchain’ 검색량이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17년 5월경을 기점으로 두 검색량에 큰 차이가 발생하였고, 이후 2017년 하반기에 이르러 두 검색어의 검색량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아래 그림을 보면, 2017년 상반기 ‘Ethereum’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전후로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기에 앞서 언급한 요인 중 첫 번째 요인 역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2017년 7월 이후 대중의 관심은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나 알트코인의 새로운 기술 개발이 아닌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집중된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암호화폐의 내재적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그림 Ⅲ-4]는 최근의 가격 급등이 투기적 수요에 의한 것임을 잘 보여준다. 비트코인 가격 및 비트코인을 매매할 수 있는 거래소에 대한 검색량이 비트코인 가격 급등기에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한 것은 투기적 수요에 의한 비트코인 가격 거품의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 7월을 기점으로 이러한 관심이 급증하였고 최근 들어 다시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투자와 암호화폐의 가치

마지막으로, 투기적 수요가 아닌 암호화폐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 동기가 암호화폐 가격 수준과 어떠한 관련이 있을지에 대해 논하겠다. 다수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개방형 블록체인이 가진 잠재력에 주목한다. 개방형 블록체인이 창출할 수 있는 미래가치의 크기에 비례하여 암호화폐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논리다.


현재 거래되는 암호화폐들은 저마다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 결과 비트코인의 시장 가치가 차지하는 비율이 다른 암호화폐들에 비교해 지속해서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비트코인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알트코인들의 시장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위의 논리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 앞선 논의들은 이와 같은 논리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방형 블록체인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해당 암호화폐의 시장 가치와 하등의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이 창출하는 가치 수준에 따라 암호화폐 가격이 연동되는 구조를 갖지 않는 이상 둘 사이의 관계를 경제적으로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



요약 및 시사점

개방형 블록체인 기술의 보상체계인 암호화폐의 매매거래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으나, 암호화폐 가치가 개방형 블록체인의 내재적 가치와 연동되지 않고 시장 수급에 따라 변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그 경제적 가치를 산정할 수 없고 거래량 급증에 대응할 수 없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암호화폐 가치 급등락에 따라 여러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기에 정책적 대응 또한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12월 ‘범정부 가상통화 TF’ 발족 이후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대응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암호화폐 매매에 집중된 상황이기에 전반적으로 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육성 방안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투기적 수요에 대한 정책의 경우 거래소 폐쇄안이 검토된 적이 있을 정도로 매우 강경하지만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육성책을 제시하고 있다. 즉, 정부의 대응방안은 개방형 블록체인에 속하는 암호화폐 거래에 대해 강한 규제를 가하여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는 반면, 폐쇄형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정부 지원을 통해 육성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폐쇄형 블록체인 활용에 대해 적극적인 육성책을 제시한 정부의 방침은 일견 타당해 보이나, 해당 기술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정부의 재정지출을 통한 육성 정책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는 폐쇄형 블록체인 기술은 근본적으로 비효율성을 동반한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폐쇄형 블록체인의 목적에 따라 발생하는 혜택은 다량의 작업인증 방식을 통한 정보의 공유라는 비효율성을 동반한다. 둘 사이의 Trade-off가 존재하기 때문에 폐쇄형 블록체인 기술은 혜택이 비효용에 비해 큰 분야에서 선별적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정부 지원책은 이 선별과정에 왜곡을 낳을 수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려는 정책 방향은 개방형 블록체인 기술의 한계를 고려할 때 적절하다. 특정 암호화폐 가치가 해당 블록체인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와는 무관하게 거래소에서 결정되고 있기에 암호화폐의 적정 가치는 경제적으로 산출할 수 없다. 공급 또한 기술적으로 제한되고 있어 투기적 수요의 증감에 따라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락하는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또한, 현재 등장한 1,000여 종의 개방형 블록체인들 중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블록체인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현재의 높은 암호화폐 가치가 지속적인 투기적 수요가 유입되지 않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그런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개방형 블록체인 기술은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의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기 단계의 실험적 성격이 강하기에 향후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활용도 또한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상의 정보에 신뢰를 부여하는 분산원장의 도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중개인들을 배제하겠다는 기본 아이디어가 훗날 실제 활용되기 시작할 경우 사회적 영향력이 실로 광범위하고 파괴적일 수 있다. 현재 거래를 중개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많은 산업이 필요하지 않게 될 수 있고 그로 인한 해당 산업 부문의 일자리 감소가 동반될 수 있다. 개방형 블록체인의 활용으로 인한 사회적 효용은 소비자 개개인들에게 서비스 혹은 재화 가격 하락이라는 형태로 배분되기에 적용과정에서 큰 사회적 갈등이 초래될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투기 억제 정책과 더불어 중장기적 정책 대응 또한 함께 고민할 시점이다.

-출처: 한국조세재정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