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아주 조금이라도 먹으면 유전자 발현에 큰 변화를 일으키며 이것이 신체 생리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일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UMMS) 과학자들은 예쁜꼬마선충(C. elegans) 실험을 통해 먹이의 차이가 유전자 발현에 큰 차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셀(Cell) 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꼬마선충 실험에서 한 집단에는 자연의 먹이인 코마모나스균을, 다른 집단에는 실험실 표준 먹이인 E.콜라이균을 먹인 결과 전자의 경우 후자에 비해 발육이 빠르지만 후자보다 자손도 적고 수명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른 먹이를 섭취한 두 집단에서 최소한 87가지의 유전자 발현 변화를 찾아냈다. 놀랍게도 이들 변화는 영양소 센서 경로인 TOR 및 인슐린 신호전달계와는 관계없이 성장·발육과 관련된 탈피(molting) 조절인자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섭식과 유전자 발현 및 생리 사이의 필수적인 관련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중요한 사실은 꼬마선충의 먹이로 영향받는 것과 같은 조절인자가 사람의 활동일주기를 좌우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한 집단에 주로 E.콜라이균을 먹이로 주면서 코마모나스균을 소량만 섞어 줬을 때도 유전자 발현과 생리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먹이가 `건강에 좋거나 나쁘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라 각기 다른 조건에서 각기 다른 생리적 효과를 내는데 특정량의 특정 먹이가 최상의 효과를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대체로 건강에 이롭지 않은 음식이라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조금만 섞어 먹으면 유전자 발현에 이로운 변화를 이끌어내 매우 큰 생리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생물의 대사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체내 생리와 외부 환경의 신호에 빠른 속도로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