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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맞아도 틀려도 괴로운 주식 투자의 길

by 성공의문 2021. 12. 26.

내가 틀렸는데 시장도 미쳐서 주가가 엉뚱하게 대선테마로 올라가는 날은 운수대통이다.

내가 틀렸는데 시장은 정확하게 폭락으로 말해주면 나는 길바닥에 나앉는다.

내가 맞았는데 시장이 알아주지 않고 한없이 날개없는 추락을 할 때
나는 사마천이 옳은 말 하고도 궁형 당해 인생 조지는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이 패턴은 묘하게도 너무나 반복적이다.

삼성공조가 현금 1300억을 가지고있는데 시총은 9백억에 지나지 않았길래 웬 떡이냐 하고 1% 를 샀는데
무려 2년 넘게 하락에 하락을 거듭해서 시총 4백억까지 추락했다.
아무에게도 이 회사가 순현금이 시총의 3배가 넘게 갖고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미친 놈이 될 것 같아서.

f&f 는 2014년부터 엄청 실적이 좋아서 per 이 6 근방으로 내려오면서 매출 성장률이 매년 30%, roe 는 25% 로 쭉 찍었다.
보통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회사의 per는 나는 roe 와 같아야한다고 생각해서 적어도 4배는 주가가 올라야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주가는 2015년부터 2년간 개바닥에서 헤매면서 per 는 계속 6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주가는 6년 뒤에 30배 올랐다.

조선주는 특이하게 수주를 아주 미리 받는 회사다.
작년부터 한국조선은 뜨겁게 수주를 받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수주가 작년의 두 배가 넘어서 2014년 이후 최대 수주를 받을 거라 한다.

이것은 2년반 뒤에 실적이 딱 찍히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올해 내내 두뇌 분열을 겪었다.
3년뒤에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쳐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클락슨은 이미 올해 4월에 2023년부터 2031년까지 수퍼사이클이 예상된다고 리포트 내는데
그냥 개무시하고 조선주 주가는 쭉쭉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맞더라도 시장이 틀렸다고 반대로 가면 그게 길어질수록 뇌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매일 나오는 공시는 한국이 lng운반선을 독식한다.
2조 수주.
카타르에서 160척 수주한다.
뜨거운 소식만 나오는데
조선주 주가는 꾸준히 밑으로 밑으로 하락한다.

드디어 작년 11월 주가까지 내려가니 나의 회백질은 드디어 완전히 분열했다.

작년 11월부터 한국 조선소가 수주한 게 수십조 어치인데 조선소 주가는 꿋꿋하게 절대 고정이다.

예언자의 삶은 그래서 고달프다.
자기가 맞더라도 시장은 반드시 반대로 움직여서 예언자를 반 죽이고 나서야 제자리로 돌아간다.

예언자는 극한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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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조는 20년 12월에 6천원 하더니 6개월 뒤에 3만원까지 미친듯이 올라갔고 나는 미친듯이 팔아버리고 다시는 꼴도 보기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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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벌어줬어도, 매우 미운 주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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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막스도 48년간 4번의 기회로 돈을 벌었다고 하니
사람은 할수 없는건가요.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