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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마이크로소프트: 블리자드 인수는 컨텐츠 전쟁의 서막(feat. 반독점 이슈)

by 성공의문 2022. 2. 11.

MS의 블리자드 인수는 컨텐츠 전쟁의 서막

750억 달러 전액 현금 지불 거래는 하루도 안 되서 전세계 게임 섹터를 뒤집어놨다. MS가 게임으로 겨룬다면 맞닥뜨리게 될세계구급 경쟁자는 콘솔의 소니와 모바일의 텐센트다. 근데 화욜에 나온 핵폭탄이 태평양을 건너 또다시 일본 열도에 명중해서 수욜 아침부터 소니 주가는 최대 -13%를 찍었다고 ㄷㄷㄷ

이번 M&A가 웹 3.0에 버금가는 새로운 컨텐츠 전쟁의 시작이라고 보는 이유는, 이게 게임이기 때문이다. 2014에 취임한 CEO 사티아 나델라는 당시 클라우드 컴퓨팅을 살리기 위해서 저따위 Xbox는 팔아버리라는 내외부의 압력을 떨쳐내고 게임 부문을 지켜냈다. 나델라가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했을 당시부터 오늘의 큰그림이 있었을 거라 추정됨. 그렇지 않고서는 MS 역사상 최대규모 M&A(그것도 몽땅 현찰로!)라는 게 설명이 안 됨. 예전에 나델라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MS는 게임 섹터의 넷플릭스를 구축할 것이다"라고. 단일 규모+구독 체계로 온갖 게임의 홍수에 어푸어푸 하게 되는 지옥의 파라다이스. 게임이라는 게 가져다주는 또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는, 빅테크 중 게임사를 소유한 최초의 회사라는 것. 게임이 유망 분야인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빅테크들도 다들 게임 섹터에 한 다리 걸치고 있다. 페북은 오큘러스를 통해서 메타버스에 잠수 중이고, 구글은 Stadia를 통해 클라우드 게임에 관여 중이고, 애플과 구글은 각각 앱스토어를 통해서 게임 유통을 조절하고, 아마존은 게임방송으로 유명한 트위치를 인수했다. 근데 이들은 전부 다 게임의 곁다리이다. 게임 섹터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게임을 만드는 자들. 대박을 내던 쪽박을 차던 게임섹터의 방향타는 게임사가 쥐고 있음. 메타버스도 흥행하려면 오큘러스 같은 하드웨어가 빠방하다고 보장되는 게 아니다. 그 안에 들어가서 놀기에 재밌는 컨텐츠가 핵심. 게임 자체를 생산해내는 핵심 역량을 보유+메타버스 개척에 가장 유리한 키를 획득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빅테크들과 확실히 차별화됨.

또 하나 이번 딜에서 좋은 점은, 750억 달러라는 초대형 딜에 블리자드라는 블록버스터 게임사임에도 불구하고, MS 내에서 게임 부문의 매출 비중은 작다는 사실. 10%도 안 된다. 게임부문 매출 총액도 경쟁자인 소니나 텐센트보다 낮음. 그래서 빅테크한테 천형처럼 따라다니는 반독점규제에서 "또"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다. 아무리 블리자드가 유명해도 전세계 게임 매출을 과점할 정도는 아니니까. 와 징한 놈들... 과거에 반독점에 걸려서 MS가 박살날 뻔했던 악몽을 통해 제대로 교육받았고만. 하여튼 반독점 이슈에 있어서는 MS가 빅테크 중에서 제일 안전함.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