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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_문화

고전역학에서 문제 푸는 방법 - 답안 작성은 의사 소통의 한 부분

by 성공의문 2021. 11. 24.

학기초에 학생들에게 고전역학 문제를 어떻게 하면 잘 풀 수 있는지 정리해서 나눠준 적이 있다. 고전역학을 공부하는 분들을 위해 이 방법을 페북에도 올린다. 2학년 학생들은 이 방법을 잘 따르지 않더라만, 1학년 학생들은 이 방법을 곧잘 따라해서 학기말이 되면 근사하게 답안을작성하더라.

<고전역학에서 문제 푸는 방법>

물리학 문제를 푸는 것은 셰프가 요리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여러분 모두가 할 줄 하는 요리, 아니 요리라고도 할 것 없이, 라면 끓이는 것을 생각해보자. 라면을 끓이기 위해서는 물 500-600 ml를 냄비에 부어야 한다. 라면을 끓이기 위해서 이 냄비 안에 라면을 봉지 그대로넣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라면을 끓이려면 먼저 라면 봉지를 뜯어야만 한다. 대부분 라면 봉지 안에는 라면과, 스프 봉지 두 개가 들어 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먼저 라면을 넣고 그 다음에 스프봉지를 열어 하나씩 차례로 넣는다. 그리고 라면이 잘 익도록 젖가락으로 라면을 휘저어 준다. 이처럼 라면도 몇 단계로 나눠서 끓인다. 물리학에서 문제를 푸는 것도 마찬가지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문제를 잘게 나눠야 한다.
고전역학 문제를 풀려면, 다음과 같은 순서를 밟아나가는 게 좋다.

1. 문제에 주어진 정보를 모아라.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여라. 그리고 숫자로 주어진 양들이 있는지도 살펴라. 그리고 주어진 값들이 물리적으로 타당한지도 살펴라. 만약에 그림이 주어졌다면, 그림도 잘 살펴 보아라. 그림에 주어진 정보가 무엇인지 잘 숙지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만약에 그림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문제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보아라. 무엇보다 고전역학 문제에서는 그림을 그려보는 게 좋다.

2.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방법을 찾고 복습하여라. 물리학에서 주어진 문제는 대개 주어진 물리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을 수학을 써서 구체화하거나 정량화하는 것들이다. 문제를 풀 때 교과서를 훑어서 이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공식을 찾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식에 주어진 수치를 대입해 푸는 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주어진 문제에 해당하는 공식을 다시 유도해 보아라. 이미 배운 식을 반복해서 유도하다 보면, 공식을 저절로 기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일석이조다.

3. 문제가 복합적인 경우는 문제를 풀어서 작은 문제 여러 개로 바꿔라. 고전역학에서 어려운 문제란 대개 복합적인 문제이다. 이런 경우에도 문제가 복잡하다고 당황할 필요가 없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문제를 잘게 쪼개라. 라면에 대파를 통채로 넣는 것보단, 칼로 잘게 다져서 넣는 게 더 맛있다. 이번 학기에 퀴즈 문제와 과제 문제는 여러분이 문제를어떻게 잘게 쪼개서 풀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4.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방법이 무엇인지 따져 보아라. 고전역학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수학은 미적분학과 미분방정식, 벡터해석 정도다. 과정이 조금 더 복잡해지면, 그 외에 조금 더 어려운 수학이 필요하긴 하지만, 학부 고전역학에서 요구하는 수학은 앞에서 말한 정도면 충분하다. 수학 때문에 물리학이 힘들다고 느끼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조언을 하고 싶다. 그건 덧댐의 원리(다른 말로는 땜빵의 원리)라고 하는 것인데,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그때그때 메꿔가는 게 더 낫다.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수학이 부족하다고해서 일반수학 책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면, 지금 수강하고 있는 과목들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부가적으로 더 공부해야 할 것들은 방학을 이용해서 하자.

5. 수치 대입. 문제에 주어진 수치를 대입할 때는 반드시 유효숫자를 따져야만 한다. 주어진 수치가 유효숫자 자리수가 두 자리인지, 세 자리인지 확인하고, 계산 결과도 반드시 유효숫자를 고려해서 적어야만 한다. 물리학에서 나오는 모든 숫자는 실험에서 측정한 값이라고 여겨라.

6. 문제 풀이 결과를 물리적으로 검토하라. 이 부분이 실수를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학생들은 대개 문제를 푼 다음, 결과를 적고는 그 문제를 되돌아 보지 않는다. 여러분이 처음에 멈춰 있는 공이 자유낙하를 시작하는 문제를 풀 때, 최종 결과가 10^5 m/s가 나왔다면, 의아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 값이 왜 그렇게 큰지, 한번은 고민해봐야 한다.

7. 답안 작성은 개괄해서 하지 말고, 서술형으로 풀어서 해라. 많은 학생들이 고전역학 문제의 해를 적을 때, 식 몇 개와 답만 적는 경우가 있다. 답안을 작성할 때는 가능하면 식 번호를 적은 다음, 식 (1)에서 식 (2)를 어떻게 구했는지 설명을 하는 게 좋다. 이런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해 가면, 중간에 혹시라도 여러분이 잘못된 가정을 하진 않았는지 살펴 볼 수 있다. 수치 계산도 수업 시간에 배운 것처럼 구체적으로 작성하라. 단위 변환이 필요한 경우에는 단위변환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서 문제가 원하는 단위로 나타내어야 한다.

답안 작성은 의사 소통의 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답안 작성을 따라가기 힘들게 작성한 경우에, 퀴즈나 시험에서 감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명심하세요, 단순히 답만 달 경우에는 퀴즈 문제든 과제문제든 시험 문제든 상관 없이 영점 처리합니다.

-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