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_문화

게보린, 펜잘, 사리돈 '이소프로필안티피린'성분의 안전성 논란 ?

by 성공의문 2008. 12. 26.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는 지난 10월과 12월 사이에 총 3차례 논평을 발표하며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의 진통·소염제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대대적인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건약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 골수억수작용에 의한 과립구감소증과 재생불량성빈혈 등의 혈액질환과 의식 장애, 혼수, 경련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고 있다"며 "식약청은 이 제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건약의 이 같은 주장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지난 30년간 사용된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주성분으로 한 소염·진통제에 대한 부작용(side effect) 논란이 확산되고 있고 이미 블로고스피어에서도 논의가 활발히 있었지요.



1930년대 개발된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은 pyrazolone계 약물로서 100년 이상 사용됐지만 위액과 반응해 발암물질인 'nitrosamine'을 생성해 퇴출된 'Dimethyl aminoantipyrine'과 동일한 해열, 진통, 소염 효과를 보여 1950년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내에는 1970년대부터 수입돼 현재까지 이용되고 있는 상태로 현재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금지'한 나라는 약 6개국이며, '단일제 및 복합제로 시판'하고 있는 곳은 대략 21개국으로 알려졌습니다.

식약청에 따르면 '사용하지 않는 나라'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며 '제조판매금지'한 곳은 터키, 아랍에미리트이고 바레인은 해당 의약품이 철수된 상태라고 합니다. 이들 국가에서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사용하지 않은 시기와 이유는 현재까지 불명확하다고 식약청은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1970년대 후반부터 사용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체코, 폴란드, 러시아, 헝가리, 칠레,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홍콩,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등이고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사용해 발매하고 있는 주요 소염·진통제는 게보린(삼진제약), 펜잘(종근당), 사리돈에이(바이엘코리아), 암씨롱(동아제약) 등 14개 제품인데 이번 건약 발표 후 대부분 약국에서 철수를 했거나 사용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죠. 종근당의 '펜잘'은 최근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성분을 빼고 새로운 성분을 넣은 '펜잘큐'를 발매하며 기존 펜잘을 리콜하고 있습니다.
이들 제품이 국내 시판된지 50여년이 지났는데 갑자기 이런 안전성 논란이 생긴 것을까요?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소염·진통제 안전성 논란에 불을 지핀 건약의 입장은 2005년 발간된 'UN 보고서'와 국제 비영리기구인 'HAI(health action international)'에 기대고 있습니다. 2005년 UN보고서는 위험성이 높은 약물들이 각 국가에서 어떤 이유로 퇴출·규제·시판중인지 소개했다고 하는데 이중 최소 5개국 이상에서 시판이 금지된 약물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HAI'가 재점검하고 있으며 이 리스트에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 포함돼 있습니다.

HAI가 검토하고 있는 성분 중 우리나라에서 시판되고 있는 것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 이외에도 7가지가 더 포함됐지만 일반의약품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 뿐이라고 합니다. 아일랜드와 터키에선 재생성빈혈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시판을 금지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심각한 통증이나 발열의 단기치료에만 승인된 상태입니다.


건약 심형근 정책실장은 "아직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사용하고 있는 독일의 문헌을 보면 과립구감소증, 재생불량성빈혈, 의식장애, 혼수 등 부작용이 보고됐다"며 "식약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2005년부터 2007년에 매년 각 1건의 혼수, 발진 등이 관찰됐다"고 이번 문제제기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심 실장은 "건약은 올해부터 의약품 적색경보를 발령하며 ADHD·다이어트·피임약 등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고 이소프로필안티피린도 같은 경우로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은 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 덱시부프로펜 등 대체할 성분이 있기에 식약청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안전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에 들어가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개발된 지 70년이 된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부작용은 최근 새롭게 드러난 것은 아닙니다.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김상봉 사무관은 "건약이 주장하는 부작용은 이미 다 밝혀져 의약품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명기돼 있다"면서 "그러나 부작용이 명기돼 있다고 100% 안전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사용하지 않고 있거나 시판금지 한 6개 나라, 특히 안전성 판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미국의 경우 그 시기와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건약 심형근 실장도 "미국 등 국가들이 1970년대부터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미국 FDA의 허가 거절 때문인지 제약사들이 품목허가를 안 낸 것인지는 파악이 안 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의 광범위한 안전성 자료를 검토 중인 식약청도 아직까지 미국 등서 왜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 사용되고 있지 않은지 규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김상봉 사무관은 "충분히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외부 자문을 거쳐 과학적인 사실을 축적한 후 필요하면 역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고 미국 등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사용하지 않는 국가에 그 이유를 물을 예정이지만 관행상 답변이 오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헬스조선 - 주요 진통제 시장 매출 현황

김 사무관은 이어 "어떤 나라는 사용하고 어떤 나라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퇴출해야 한다는 것은 본질적인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할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논리"라며 "식약청은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약품들이 일반의약품으로 국내에 장기간 판매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고 또 불안해하며 분노하시기도 했죠. 이번 안전성 논란과 관련 약학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쓰여 오면서 이미 알려진 부작용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식약청장을 지낸 바 있는 서울대 약대 제약학과 심창구 교수는 "의약품 부작용 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세계적으로 의약품의 안전성과 부작용을 판단하는 통일된 가이드는 없으며, 결국 논의를 통해 합의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사용된 의약품의 안전성 논란이 제기됐을 때 언뜻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한 것 같지만 결국 상당히 많은 약이 사라져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반작용이 더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국민 안전을 위해 해당 약물들의 위험성을 다시 평가할 필요는 있다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살펴보니 충분한 정보가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뉴스를 접해서 불안이 증폭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