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반인이 메시, 호날두와 100번 축구경기를 해서 1번이라도 이길 확률은 당연히 0%다. 메시까지 갈것도 없고, 고등학교 선수출신 이랑만 해도 0%다.
그런데 '주식투자 세계'의 메커니즘은 이와는 좀 달라서, 만약 개미투자자가 한달 동안 버핏옹과 수익률 대결을 한다면 이길 확률은 꽤 된다. 작정하고 주도주나 변동성 큰 중소형주에 몰빵해서 잘 얻어걸리면 충분히 승산 있다.(리스크도 그만큼 높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주식투자라는 것이 개인투자자에게 해볼만한 게임 아닌가?'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이 바로 주식투자의 가장 큰 함정이다. 왜냐하면 한번도 주식투자를 안하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첫 투자에서 운좋게 성공한 사람이 그에 만족하고 중단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한두번은 운이 좋아 대가들을 이길수 있겠지만, 참여하는 시간과 횟수를 충분히 늘리면, 아주 오랜기간을 기준으로 버핏옹의 장기수익률을 이기는 개인투자자의 비율은 시간에 반비례하여 0에 가깝게 수렴해 나갈 것이다.
이 위험한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메타 인지' 와 '자기 객관화'다. '메타 인지'란 스스로의 생각에 대한 생각으로, 쉽게 말하면 '스스로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수 없는지'를 인지하는 것이다.
우리가 동네에서 볼좀 찬다고 K리그 선수에게 축구로 이겨보겠다고 덤벼볼 엄두는 감히 내지도 않지만, 주식시장에서는 S&P500 지수를 장기간 이기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것도, 이 '메타 인지의 작동 여부'와 무관하지 않다. 작년같은 10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특수한 장을 제외하고는, 개인투자자가 평생동안 이 바닥에 오래 머물면서 SPY를 이기는 경우는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2가지 질문에 답해보면 된다.
1. 단기로 주식시장에서 화끈하게 한탕 성공하고 영원히 접을것인가?
만약 Yes라면, 개인 성향에 따라 그만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하고싶은 대로 해볼 수도 있을것 같다. 만약 그게 아니라 No이고, 노후 대비 또는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 위해 '평생동안' 투자를 해 나가길 원한다면 2번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2. 내가 수십년 동안 SPY, QQQ를 이길만한 능력, 재능이 되면서, 올인하여 노력,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인가?
YES 라고 답하실수 있는 고수라면, 나 따위가 감히 코멘트도 할수 없는 수준이실테니 패스하고, No 라고 생각되시면 SPY, QQQ, VT 등을 모아나가거나, 상위 10% 이상의 우수한 펀드매니저를 선별하여 돈을 맡기시는게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확률높고 손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메타인지의 작동 오류로, 실제로는 No 인데 Yes 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것이 함정이지만)
만약 그게 너무 지루할것 같고 뭔가 아쉽고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면, 지수에 투자하되 일부 자산만 따로 떼서 본인이 가장 크게 확신을 가진 소수종목에 집중 공부하고 병행 투자하면 된다. 사실 가장 확신높은 그 한두 종목에만 집중 공부해서 성공하면 계좌 전체는 지수를 이기게 된다.
그런데 나처럼 평범한 개미가 직장다니고, 애키우고, 취미활동하고, 친구들과 모임하면서, 10개~20개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것은....잘 모르는 것들에 투자하고 있다고 자인하는 것과 크게 다름없다고 본다. 개인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능력이 부족한 내 기준에선 걍 그렇게 생각된다.
나의 경우도 휴직 기간때 전업투자자처럼 잠 줄여가며 공부하고 투자하던 시기에 여러개로 늘려놨던 종목들이, 복직하고 나니 테슬라 한종목도 제대로 깊이 공부하고 따라가기가 벅차더라. 정신없이 지내다가 어느 순간 되돌아보니 제대로 팔로우 안되고 이해도가 떨어지는 종목들이 포트에 가득하다는걸 깨달았다.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참고로 저는 일상을 '일', '육아',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간을 투자 공부 및 고민에 올인하는데도 그렇더라구요. 다 제가 부족한 탓이겠지만요)
* 혹시, 주식투자의 목적이 '돈' 때문이 아니라 '재미 또는 자기만족'을 위해 하시는 분이라면? 그건 각자의 개인 취향의 영역이라서, 그냥 그렇게 재밌게 투자하시고 결과도 좋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그건 니가 ㅈ밥이라 그런거지, 열심히 개별종목 투자 재밌게 잘하고 있는데 김빠지게 뭔 X소리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본인이 잘하시면 그렇게 하시면 되는거고 투자에는 정답이 없죠. 누구나 그렇게 해야한다고 절대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통계가 그렇단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