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은 투자할 만한가? 위험한가?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중국 주식은 리스크는 높아도 최고의 성장률을 보여주는 만능 자산이었다. 다만, 최근에는 습근평 황제의 빅테크, 교육, 엔터 섹터를 필두로 한 중국 경제 전체를 때리는 훌륭한 문혁 2.0을 1년이 넘도록 시행하는 바람에 중국 주식 열풍이 꺾이긴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이 믿는 구석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미국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의 중국 투자 행보이다. 미국 대형 IB치고 최근 계속 열리는 중국 자본시장에 발 안 담근 곳이 없다. 열이면 열 우당탕탕 중국 시장에 열라게 돈 때려넣는 중임. 이걸 봐라, 돈의 흐름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겉으로 암만 미중이 싸워봐야 뒤로 저리도 호박씨 까는데 당연히 중국 주식 투자해야지- 이게 바로 그들의 논리. 근데 이들의 믿음을 박살낼 지도 모르는 전조가 미국 정가에 드리우고 있다.
그것은 바로 2000년 WTO 가입하는 중국을 모니터 하기 위해 미국 의회에 의해 설립된 [미중 경제 안보 검토 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이 위원회 보고서가 무서운 이유는 지난 20년간 미국의 입법과 규제 트렌드를 아주 잘 예측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중국 화위 이슈를 처음으로 제기한 것으로 유명한데, 그게 무려 2004년이었음. 그 후에 지금 초미의 관심사인 공급망 이슈를 제기했는데 그건 2010년. 또한 신장-위구르의 강제노동 이슈도 발굴해냈다. 이런 적중률을 보면, 아무리 돈이 우선인 자본주의 미국이라도 보고서에 신경 안 쓸 수가 없다. 보고서는 32개 권고안을 내놨는데, 이런 권고안을 내놓은 이유가 "중국 공산당이 외국자본을 길들여 중국 자본시장에 봉사하고 중국의 기술개발과 국내정책목표를 위해 이용해먹기 때문"이라고.
32개 권고안 중에는,
1) 중국 회사의 변동지분실체(VIE: 중국기업들이 공산당의 외자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업지배구조모델)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 2) SEC가 상장회사들이 신장-위구르 강제노동과 관련된 회사에 투자하거나 관여하는지 요구하는 권한 강화 3) SEC가 상장회사들이 상무부 블랙리스트 or 재무부 군산복합체 리스트에 들어있는지 검토하는 권한 강화 4) SEC가 상장회사의 사업활동 내에 공산당위원회가 관여되어 있는지 아닌지를 보고 받도록 권한 부여 5) 중국 소유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데이터 서비스 사용 제한을 권고
이런 무지막지한 내용들이 들어있다. 이것들이 과연 입법화 될까? 된다면 그야말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홍해바다가 갈라지는 꼴이 될 거임.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공산당위원회]의 사기업 관여이다. 중국 국영기업에는 공산당위원회가 있어서 경영에 간섭할 수 있는데, 이런 걸 사기업에도 설치하는 것. 근데 이게
1998년에는 전체 사기업의 0.9%가 공산당위원회의 간섭 받음 2008년에는 전체 사기업의 16%가 공산당위원회의 간섭 받음 2013년에는 전체 사기업의 58%가 공산당위원회의 간섭 받음 2017년에는 전체 사기업의 73%가 공산당위원회의 간섭 받음
이었다. 이때 73% 사기업의 숫자는 190만개였음. 4년이 지난 2021에는 과연 몇 %일까? 이걸 바꿔말하면 2017년에 중국 사기업의 73%는 오버로드의 통제를 받는 신세였다는 의미. 지금은 거의 100% 되지 않을까? 이런 식이면 중국 국영기업이나 사기업이나 먼 차이가 있지? 어차피 공산당 오버마인드 1개가 다 통제하는 셈이니. 아무리 애플이 세계 최고 시총 기업이라도 화위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 화위는 화위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고 수많은 다른 국영기업, 사기업과 (공산당을 통해) 결국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만이겠나. 세계 최고의 감시기술을 통해서 14억 인민들의 행동도 다 통제한다. 모든 것이 연결된 초거대 저그 집합체. 지휘자는 단 하나, 습근평 동지. 그것이 바로 중공. 이러니 중국과 아예 연을 끊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오는 거지.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중공 기업의 대다수는 ESG 어젠다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것. E는 기술로 어떻게 넘어간다쳐도, 신장-위구르와 공산당이 있는 한, S와 G는 나락으로 폭망할 수 밖에 없음. 따라서 돈 버는데 장사 있냐- 하면서 중국 금융시장에 우당탕 들어가려면, 최신 핫 트렌드인 ESG는 포기해야 한다. 아니면 니들은 ㅈㄴ 위선적인 ㅅㅋ들인 거지. ESG compliance가 갈수록 강화될 것이기에 월가 IB들이 돈이 최고다~ 하면서 무턱대고 중국에 돈 때려넣는 것은 언젠가 제동이 걸릴 확률이 높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미소 냉전을 보면 된다. Chimerica라는 말처럼 미중은 공급망과 자본흐름으로 과거의 미소보다 훨씬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상태지만, 그게 자연의 물리법칙은 아니다. 연을 끊겠다고 링크를 하나 둘 날려버리면 디커플링은 천천히 실현된다. 공급망 디커플링은 지금 한창 진행 중인데, 자본 디커플링도 조만간 일어날 거라는 예측. 미중 자본 디커플링이 과연 일어날까? 안 일어날까? 일어나면 어떤 강도로 나타날까? 안 일어나면 당분간은 중국 주식에 투자해도 된다. 근데 정말 일어나면 중국 꼴 보지 않아서 속은 시원해도 전쟁 가능성 역시 높아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