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기에는 전두엽이 미성숙하여 계획을 세우고 무언가 실행하는 것이 미숙합니다. 나이 들어 전두엽의 기능이 약해지면 고집이 세지고 사고가 유연하지 못하고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쩌면 두뇌의 노화 방지를 위해서라도 평생학습은 사람에게 꼭 필요합니다. 자주 감동 받기, 지적 자극, 새로운 도전, 걷기 운동 등은 전두엽 관리를 위한 좋은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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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질병의 종류와 예
전두엽 증후군, 전두엽 손상
전두엽 증후군은, 뇌진탕이나, 뇌출혈, 혹은 교통 사고나 낙상 등으로 인하여, 뇌의 '전두엽' 부위가 손상을 입어서 발생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전두엽은, 크게는 뇌의 앞통수 전반이며, 특히 중요한 부분, 생각하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부분이 주로 이마 뒷 부분, 눈알의 윗 부분에 해당합니다.
뇌는 부위별로,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소뇌, 간뇌 다양하지만, 특히 전두엽 증후군이란 용어가 많이 쓰입니다. 그것은 이 전두엽 손상으로 인한 상황이 참 관리하기도, 진단하기도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전두엽 앞부분의 기능은, 주로 생각하고 이해하고 판단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못한다거나, 몸에 마비가 온다거나, 사람을 못 알아본다거나, 방금 한 말을 기억못한다거나 하는게 아닙니다. 대충 보면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세하게라도 사고판단 능력과 충동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함께 사는 가족들 입장에서는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심한 경우 환자가 편집증이나 의처증, 심한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별 것도 아닌 일인데 엄청나게 화가 나서 식칼을 들거나 물건을 던지고 욕설을 하는 식입니다.
환자의 자녀들 입장에서는, 분명히 '이 분이 변했다'라는 걸 알수가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달라졌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런 점을 지적당하면 무척 분노합니다. 환자 자신은 그저 충동적이게 되었을 뿐, 시야가 가려진 것도 아니고, 손발에 마비나 무감각 증세가 생긴 것도 아닙니다.
공간 인식에 문제가 생겨서, 좌우를 착각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들은 자신의 판단력과 충동 조절능력이 건재하다고 생각합니다. 말도 대부분 유창합니다. 특히 전두엽 증후군 환자가, 높은 지위에 있거나, 전문직이거나 경영자, 오너일 경우에도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전두엽 증후군은, 중병을 극복하고난 환자에 대한 가족들의 죄책감과 연민으로 인해, 더욱 대처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가족들은, 뇌출혈이나 큰 교통사고 후에, 죽음을 극복하고 이제 겨우 회복된 환자분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겼다'라는 결론을 내는 걸 힘들어합니다. 자녀들이 보기엔 뻔히 아버지(환자)가 심각하게 달라졌는데, 어머니는 그걸 절대 인정하지 않고 환자와 다투거나 끌려가기도 합니다.
자녀들도, 부모(환자)가, '판단력이 떨어졌다','충동조절능력이 떨어졌다'라는 점을 인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자녀들로서는 늘 부모가 정정하고 건강하다고 믿고 싶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전두엽 증후군 상태의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내분들은, 오랜 상담 후에야 겨우 '맞아요 솔직히 정말 애 같아졌어요'라고 인정하곤 합니다. 남편이 퇴행했다거나 변했다는걸 인정하기 괴로운 것입니다.
전두엽 증후군 환자들이 보이는, 사고의 경직성, 엄살이나 고집, 판단미스, 이기적인 모습, 의처증이나 의심, 편집증, 분노발작 등의 증상은, 가족들을 무척 힘들게 합니다. 하지만, 사실 딱히 이 부분을 완치시킬 방법은 없습니다.
정신과 영역에서는 항정신병약물 등을 투여하여 충동성을 억누른다는 개념의 대증적 치료가 됩니다. 이 점도 가족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입니다. 보통 환자가 뇌출혈이나 교통 사고 등을 당해서 뇌손상을 받았을 경우, 물론 큰 병원의 신경외과나 신경과로 입원해서 치료를 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신경과와 신경외과 의사들은, 자신들의 전공 분야의 특성상, 환자의 생명 보전이나, 신경 기능의 회복에만 관심을 둡니다. 이제 무사하고, 마비도 없고, 말도 잘 하고 있으니 문제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가족들이 보기에도 맞는 말인 듯 합니다.
하지만 정신과적 후유증은, 신경과 의사나 가족들의 입장에서도 아주 애매한 문제로 남습니다. 방치하기도, 개입하기도 어려운 것입니다. 그렇다고 마음 먹고 환자에게 정신과 치료를 권하면, '내가 정신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왜 날 정신과에 데리려 가느냐'며 분노할 것입니다.
전두엽 증후군 환자의 정신과적 증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할지 말지는 보호자들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같이 사는 가족들이 괴롭거나 번아웃될 처지에 있다면, 장기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만성적인 전두엽 증후군 환자의 행동 문제와 충동성이, 가족들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은, 이 문제에 대해 숨기지 말고 같이 상의하는게 좋겠습니다. 환자가 변했다는 걸 인정하고, '그래도 이 정도면 우리가 감당할 수 있겠다..어떤 부분에서 주의하자'고 하면 되겠습니다. 만약 환자가 경영자인데, 전두엽 증상으로 인해 무리한 투자를 하려할 경우라면 가족들이 상의해서 결정하면 됩니다.
하지만 '가끔씩 칼을 든다, 바람 핀다고 날 죽이려 든다'는 정도면 꼭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집요하게 굴고, 의심하고, 애처럼 군다'는 정도라면, 가족들에 따라서 견딜 수 있으면 견디고, 못견디겠다면 치료를 받는게 좋습니다.
대부분 이런 환자분들은 신경과나 신경외과의 외래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에 대해 괴롭다면 담당 신경과, 신경외과 의사한테 적극적으로 어필해야합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신경과, 신경외과 의사는, 이런 점에 대한 가족들의 문제에 크게 개의치 않는 습성이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해 정신과 약물을 쓰는 것에도 익숙치 않고, 거부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신경과 의사들은, 가족들이 진지하게 얘기하면 결국 이해하고 행동 조절을 위한 약물을 추가해줍니다.
결론적으로, 전두엽 증후군은 '꼭 치료 받아야 할 병'이라고 하기에 애매한 영역입니다. 게다가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나 동정심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하기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가족간의 분위기가 더 힘들어지거나, 남은 가족들이 환자에게서 정서적으로 떠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능한, 이 문제를 오픈해서, 가족들끼리 얘기를 하는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치료하기로 결정한다면, 담당 신경과 의사에게 간곡히 얘기해서 약물 조정을 요구하고, 그래도 의사가 듣는둥 마는둥 한다면, 정신과 협진을 요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