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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정학] 러시아 Heartland : Rimland 중국 - 한국의 선택

by 성공의문 2022. 2. 18.

100년도 전에 영국의 지정학자 Halford John Mackinder는 이런 주장을 했다.

1) 동유럽을 지배하는 자는 heartland(러시아)를 지배하고
2) Heartland를 지배하는 자는 유라시아를 지배하고
3) 유라시아를 지배하는 자는 세계를 지배한다.


이걸 잘 읽어보면, 어라 결국 러시아가 제일 중요한 지역이네? Or 러시아를 지배하면 세계를 지배한다는 거냐? 라는 생각에 도달한다. 맥킨더는 저런 주장의 이유로 세계 자원의 50%가 유라시아에 위치하고, 러시아는 그 중심에 있어서 유라시아를 지배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을 하던 100년 전 당시에도 러시아 제국은 세계를 지배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로는 heartland를 보호하는 산맥과 사막 같은 지리적 요소들과 교통수단의 부족이 heartland 개척의 장벽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맥킨더는 심장지대가 충분히 개발된 2000년대에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가 나온다면 다음의 방식으로 heartland를 지배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1) 서유럽 국가(아마도 독일)의 러시아 침공
2) 러시아와 독일이 동맹을 맺어 서유럽을 침공
3) 중국+일본 제국(Sino-Japanese Empire)이 러시아를 침공


지금 보면, 이게 대체 먼 소리여? 하는 말이 나오는 이론이지만 위의 1)과 2)는 역사 속에서 현실로 실현됐다. 2차 대전 직전 독일은 러시아와 독소 불가침 조약을 맺었다.(하지만 그게 동맹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함) 그리고 독일은 러시아를 먹으려고 달려들었다(결국 그것 땜에 망했지만..) 


이 100년 전의 heartland theory는 미국으로 건너가 rimland theory으로 수정된다. 유라시아가 중요하다는 대전제는 동일한데, heartland보다 rimland가 패권 장악에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유라시아에서의 힘의 균형이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1차 대전 이후처럼 미국이 고립주의로 돌아가선 안 되며, 유라시아로 진출하는 선제적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그걸 어떻게 실현하나? 해군으로 하지. 미국은 이러한 지정학적 대외전략을 충실히 따랐고, 그 이후의 역사는 미국의 초강대국 등극이다. 현재의 인류는 미국이 구축한 질서 위에서 살고 있다. 림랜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은

1) 해군을 증강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강력한 힘을 원하는 곳에 투사한다.
2) 림랜드에 미군 기지를 건설한다.

의 방식을 써 왔다. 그 결과가 위 사진처럼 림랜드의 미군 기지 도배다. 대륙의 힘을 묶어놓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잘 보이는 그림이다. 

냉전이 끝난 이후(소련이 몰락한 후) 러시아는 찌그러져 있고, 미국은 당분간 혼자서 수퍼파워의 지위를 누렸는데, 이러한 질서에 균열을 일으킬 상황이 오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북극해가 해빙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러시아가 미국처럼 Sea Power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러시아 지도를 보면(독일도 마찬가지) 아주 요소요소 마다 해군력 투사가 어려운 지리적 환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체 어디로 함대를 내보낼 것인가? 발트해? 흑해? 지중해? 부동항은 오직 블라디보스톡 밖에 없다. 그 블라디보스톡도 모스크바라는 핵심 지역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지옥의 시베리아를 지나야 한다.

그에 반해, 미국은 태평양, 대서양과 큼지막하게 면하고 있으며, 파나마 운하를 독점함으로써 동서 함대의 빠른 전용도 가능하다. 해군력 투사에 있어서 상대가 안 됨. 그보다 엄청 작은 스케일은 독일은 말할 것도 없고… 이게 러시아가 군사면에서 대단히 불리한 점이었는데, 북극해가 열리면 러시아 윗부분 전체가 대양이 된다. 거기에 북극 항로는 가장 빠르게 캐나다, 미국으로 전력을 투사할 수 있어서 러시아에는 엄청난 이득이 된다. 


그런데 사실 북극해 해빙은 새발의 피고, 진정한 바람은 역시 중국에서 불어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와 인구다. 2억도 안 되는 인구, 자원 위주 경제라 들쭉날쭉인 GDP와 달리 중국의 국력 신장은 누가 봐도 명확하고 엄청난 상승이 예정되어 있다. 즉, 진실로 미국과 헤게모니 쟁탈을 벌일 수 있는 맷집을 소유한 국가는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다.

Land power인 중국은 미해군을 꺾어야 중국이 산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대안으로 두 가지를 고안했다. 일대일로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돌파구고, 그걸 군사적 측면에서 표출한 것이 바로 도련선(島鍊線)이다. 도련선은 한 마디로 고슴도치 전략이다. 1996년 대만 총선에서 대만독립주의자인 이등휘(李登輝)가 출마하자, 중국은 대만 해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해군훈련을 하는 등 엄청난 무력 시위를 벌였다. 이에 미국은 당시 7함대 소속 항모와 태평양 건너서 달려온 “단 2개의 항모”를 대만 해협에 파견해 “중국 해군 전체”를 물렸다. 이는 중국에 있어서 엄청난 대굴욕 사건이었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은 대양 해군 육성에 총력을 기울였다….만, 그래봐야 아직 역부족이다. 여전히 중국 해군 전체보다 미국 제7함대가 혼자서 이긴다.

그래서 일단, 중단기적으로는 미해군과 직접 대결을 피하고 지대함 미사일, 잠수함 부대, 기뢰 뿌리기 등등을 남중국해에 초집중시켜 “니들 쎈 거 알겠는데, 대신 내 앞 마당에는 들어오지 마” 전략으로 나간다. 이것이 도련선 전략이다.  


그런데… 도련선을 잘 보면, 한국은 이미 제1도련선 안에 들어가 있다(…) 제2도련선은 동경에 닿아 있다. 그리고 중국의 궁극적 목표인 제3도련선은 하와이까지(…) 가 있다.(거의 대동아 공영권 수준..)즉, 태평양을 미국이랑 반띵하자- 는 것. 남중국해에서 거의 모든 동남아국가들과 벌이는 분쟁 도서 현황들.. 동남아국가들에게는 정말 황당하게도 어느날 갑자기 남중국해의 거의 모든 영역은 이제부터 내 꺼- 라고 일방 선언을 했고, 지금도 중국은 꾸준히 인공섬을 건설 중이다. 필리핀이 UN에 제소해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서 이긴 거는, 중국이 과연 콧방귀나 뀔까? 천만에. 제3도련선을 봐라.

그들의 궁극적 목표는 하와이까지인데 보이지도 않는 앞 마당 바다의 스카버러섬 따위쯤이야… 남 걱정할 때가 아니고, 다시 제1도련선을 보면, 결국 중국에게 한국은 그냥 내 앞 마당이라고 상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한국을 중립적으로 대하고 싶어도 지정학적 위치상 그렇게 될 수가 없다. 북경에 최단거리로 도달할 수 있는, 이른바 중국의 목 바로 앞에 있는 칼 같은 게 한국의 위치다. 그런 한국이 스위스처럼 영세중립국 되는 건 정말 가능성이 0에 수렴한다.

그래서 이러한 거대한 체스판을 보면, 결국 대국이 아닌 한국은 어딘가 편에 붙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주 독립, 우리 민족 끼리, 동북아 운전자… 다 이상은 좋지. 하지만 저렇게 절묘하게 중요한 지역을 주변의 어느 강국이 조용히 중립적으로 내비둘까? 그런 나라는 없다. 그럼 어디에 붙어야 할까? 뭐 그 다음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