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낮에 주식투자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되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주식시장이 계속 오르자 당시 핫한 주식들을 샀고, 성과가 나자 돈을 빌려 더 샀는데 지금 손실이 커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 요즘 그 친구는 경제 유투브를 열심히 본다고 합니다.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것이겠죠. 주식시장이 더 빠질지 바닥이 어딘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지, 테이퍼링이 언제 일어날지, 헝다 문제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유투브에서 들은 것에 자신의 의견을 더해서 이야기 하더군요. 3. 한참을 듣다가 친구에게 당장 경제 전망을 하는 유투브를 끊으라고 말해줬습니다. 네가 만약 사람들이 한 시간 씩 줄을 서서 입장하는 맛집 주인이라면 테이퍼링이 언제 일어나고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되고 하는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겠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그 식당 주인도 식자재 가격 인상, 기름 값 상승, 인건비 상승 등에 민감하게 생각하겠지만 제 친구처럼 인플레이션 전문가는 아닐 것입니다. 다만,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손님들이 얼마나 줄어들까 계속 올까 그 정도만 생각할 것입니다. 4. 김정은과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주식시장은 단기간에 급락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핵실험을 했구나 불안하다 장사가 잘되지만 식당을 싸게 매각해야지' 하는 식당 주인이 있다면 미친 사람일 겁니다. 이처럼 실제 세상에서는 미친 짓이 되는 일들이 주식 세상에서는 자주 일어납니다. '미친X, 또 저러고 있네. 김정은이 김정은하고 있네.' 식당 주인은 이렇게 중얼거리고 자기 할 일을 하겠지요. 5. 요즘 기업들을 살펴보면,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저평가인 기업들이 꽤 있습니다. 1년 전보단 많이 줄었지만 정말 이건 말도 안되는 가격인데 싶은 회사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좋아지기 시작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요즘 이슈가 되는 것들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테이퍼링이 일어나도, 인플레이션이 몇 %가 되도, 헝다 문제가 이슈가 되도 제가 투자한 기업들은 열심히 사업을 할 것이고, 그 사업의 성과에 비해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6. 제 친구에게 이 말을 해줬습니다. 주식시장은 걱정하지 마라. 싸다고 생각하는 회사들이 이렇게 많은데, 경험상 이럴 때는 큰 일 나지도 않고 큰 일 난다 해도 금방 회복된다. 하지만, 너는 걱정해야 할 것 같다. 네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으니까. 7. 친구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 현금 비중,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듣고 친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지금 어떤 기업을 봐야 할지, 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이 왜 좋은지도 이야기 해줬지만 그대로 따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화를 끊을 때도 친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테이퍼링 이야기만 하고 있었으니까요. 8. 아마 다음 번에도 이 친구는 제게 전화할 것입니다. 그 때도 제가 해줄 조언은 정해져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라. 하지만 자신이 뭘하고 있는지 모른다면 걱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