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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유튜브 정치, 포퓰리즘

by 성공의문 2019. 3. 1.


············ 유튜브를 시청하는 경우도, 어떤 특정한 영상을 보면 그와 관련된 다른 영상들을 계속 추천해서 볼 수 있게 한다. 한 영상에서 만족한 내용을 찾지 못하더라도 다른 영상을 통해 필요한 것을 찾으면 된다. 주로 영화 리뷰 영상들이 그렇다. 하나의 영화를 두고 여러 각도에서 리뷰를 들려주는 채널이 인기를 많이 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방식이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 정치적 사안에 대한 유튜브 방송은 편향된 내용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에, 특정 정치 사안에 대한 확증편향을 강화해주는 기능을 유튜브가 할 수 있다. 이 확증편향이 소위 '가짜 뉴스'의 원인이다. 


············ 포퓰리즘이 21세기의 정치 키워드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유튜브 역시 포퓰리즘 강화에 한몫을 할 것이라고 본다. ············ 인류사에서 최초로 포퓰리즘을 정치의 도구로 사용한 세력은 파시스트들이었다.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에 반대했던 파시즘의 과거는 절대적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일사분란한 정치적 행동이 특징이었다. ············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드러낸 극단적 폭력성은 많은 이들에게 독재에 대한 환멸을 확고하게 자리 잡게 했다. 포퓰리즘과 파시즘을 나누는 결정적인 차이는 독재자의 인정 여부다. 


포퓰리즘은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긴 하지만, 그 지도자가 독재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포퓰리즘은 강력한 지도자가 입안의 혀처럼 굴기 바란다. 자신들의 지지를 받고 집권한 지도자가 독재를 할 경우에는 탄핵시켜버린다.


············ 종종 한국에서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와 혼동을 일으킨다. 그러나 포퓰리즘과 민주주의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민주주의가 확고한 정치적 대의를 지니는 반면, 포퓰리즘은 그렇지 않다. 물론 포퓰리즘도 절대다수의 대중을 위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대중이라는 추상적 대상을 전제로 해서 가능한 것이다. 이 추상적 대상은 기득권 엘리트라는 대상을 설정해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포퓰리즘의 대중은 그러므로 기득권 엘리트와 짝패를 이루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포퓰리즘은 대의제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거부라기보다 그 지평 위에서 형성되는 원한 감정(Resentment)의 산물이다. 물론 20세기 이후 민주주의는 일정하게 포퓰리즘과 함께 뒤섞여 있는 양상을 보여준다. 한국의 민주화 과정이 바로 이런 모습을 띠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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