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부터 온라인쇼핑을 빨리 시작하고 애용해 왔지만, 특히 쿠팡 멤버십을 이용하고 나서는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프라인 상점을 방문하는 일은 정말 많이 준것 같다. 그리고 몇년 전만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목좋은 상가들에 공실이 하나 둘 늘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그마저 동네의 상가들을 방문하거나 지날 때마다 무인화 또는 키오스크로 평범한 사람들의 노동력이 대체되는 곳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는 것을 보며, 개인적으로는 그 빠른 변화 속도에 놀라고 때론 무서운 감정마저 든다. 얼마 전 방문한 식당에서는 주문한 음식을 자율주행 로봇에게 테이블로 서빙받기도 했고, 들리는 얘기로는 자동 음성인식 필기 프로그램으로 인해 속기사 시장의 초토화가 시작되고 있다고도 한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도로 위 자율주행'이 허무맹랑한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이 기술의 빠른 발전속도를 예민하게 체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그날이 적어도 아주 먼 미래는 아닐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완전 자율주행이 완성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만에 하나 진짜 완성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전 세계에 운전을 직업으로 살아가는 수천만명의 일자리가 단기간에 날아가는 대재앙이 닥칠 것이다. 정해진 자동차 전용도로 위주의 루트를 달리는 상용 배송 트럭, 트레일러의 자율주행 시대는 더 빨리 다가올 것이다. 이 자율주행 트럭기사는 잠도 자지않고, 밥도 먹지않고, 졸음운전도 하지않고, 충전시간만 제외하면 24시간 주행이 가능하다. 펩시코, 월마트, DHL 등이 왜 벌써부터 아직 출고도 안되는 테슬라의 세미트럭을 서둘러 주문하고 있을까.
기술혁신에 따른 인공지능, 자동화, 로봇화는 인간의 신성한 노동권을 빼앗아갈 것이고,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사실 매월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나 고용지표도 정말 중요한 경제지표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예민하게 체크하진 않고 있다. 단기 경기변화나 매크로지표를 예측하며 트레이딩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이러한 변화는 '확정된 미래'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고, 그 속도를 늦추기 위한 처절한 집단행동과 정치 쟁점화 등이 앞으로 수 없는 사회갈등과 마찰음들을 만들어내겠지만, 세상과 돈은 서로 너무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단일화된 폐쇄적 시장에서 살아갈 수 없다면 이런 거대한 물결의 방향은 슬프지만 거스를 수 없다.
이 변화 속에서 일부 소수 고급인력들은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들을 찾아가겠지만, 로봇, AI로부터의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많은 보통사람들이 근로의 기회를 잃어갈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고, 축복인지 비극인지 평균수명은 아이러니하게도 계속해서 길어지고 있다.
노동으로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일자리들은 계속해서 줄어들지만, 그 빼앗긴 부가가치가 어디로 증발하거나 전체경제가 역성장하는 것은 또 결코 아니다.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소수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인건비를 절감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전체경제는 계속해서 효율성을 증대시키며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점점 더 주식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특히 인간의 일자리와 희망을 빼앗아가고, 세상을 변화시켜 그 변화된 세상과 시장을 잠식해나갈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위험을 헷징하기 위해 할 수 있고 어쩌면 해야만 하는 중요한 수단임에 틀림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디스토피아'가 우리 앞에 닥치게 된 날, 이러한 기업들을 소유하며 성장을 함께해온 사람들과 무방비인 사람들의 삶의 수준과 마음자세는 분명 서로 다른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