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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반도체 업계의 대만파워 - 젠슨 황 엔비디아, 리사 수 AMD

by 성공의문 2021. 11. 30.

젠슨 황, 리사 수 엔비디아와 AMD를 키운 대만계 경영자들. 반도체 업계의 대만파워가 대단하다.

TSMC 위에 있는 미국기업, '대만 파워'
반도체설계기업 엔비디아·AMD 모두 대만계 CEO, 올해 주가 급등

최근 메타버스가 뜨자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기업이 '핫'한 종목으로 부상했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력인 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 엔비디아는 올해 주가가 130% 넘게 상승했다. 메타버스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목표가도 계속 상향됐다. 지난 11일 릭 새퍼 미국 오펜하이머증권 애널리스트가 엔비디아 목표가를 235달러에서 350달러로 49% 높이며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또다른 미국 팹리스 기업인 AMD 역시 지난 10월 이후 50%가량 상승하는 등 주가가 펄펄 날고 있다. AMD는 PC 및 노트북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라이젠 CPU를 정착시키며 인텔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그동안 인텔이 독점했던 서버용 CPU 시장에서도 3세대 에픽(EPYC)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인텔의 점유율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이 두 기업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대만계 미국인이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이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향방을 바꾸고 있는 대만계 기업가에 대해 알아보자.


1. 검은 가죽재킷을 사랑하는 글로벌 34위 부호, 젠슨 황

엔비디아는 올해 메타버스 붐을 타고 글로벌 상장기업 시총 8위, 글로벌 반도체 업체 시총 1위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 16일 기준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7527억 달러, 우리 돈으로 888조원에 달한다. 대만 TSMC(6124억 달러, 723조원)보다 20% 이상 크고 삼성전자(4038억 달러, 476조원)의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젠슨 황(58)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지분 3.6%를 보유하고 있으며 재산이 280억 달러(약 33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34위 부호다.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젠슨 황은 오레곤 주립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며 1992년 스탠포드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젠슨 황은 대학 졸업 후 LSI로직과 AMD에서 일하다가 만 30세가 되는 1993년 엔비디아를 공동 창업해서 지금까지 최고경영자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엔비디아는 일찍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집중했으며 게임을 전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도 일조했다.

그래픽에 주력하는 젠슨 황의 일관된 사업 방향이 최근 인공지능(AI), 딥러닝, 자율주행, 더 나아가 메타버스 등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시총 1위로 부상한 것이다.

한 가지 재밌는 건 젠슨 황이 중요한 행사마다 반드시 검은 가죽재킷을 입고 나오면서 '검은 가죽재킷 사나이'로 불린다는 점이다. 젠슨 황은 올해 팀 쿡 애플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함께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히는 등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 AMD 시총을 44배 키운 리사 수 박사

AMD 최고경영자인 리사 수 박사(52) 역시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한 대만계 미국인이다. 1986년 리사 수는 MIT에 입학해 전기공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1994년 같은 대학에서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나중에 리사 수는 신입생 시절 전기공학과 컴퓨터 공학 중 전공을 고민하다가 전기공학이 가장 어려워 보여 전기공학을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리사 수는 AMD 내부뿐 아니라 미국 언론에서도 CEO 대신 박사(Dr. Lisa Su)로 불리며 존경받고 있다. 경영자이기에 앞서 40편이 넘는 반도체 관련 기술 논문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찐' 기술자이기 때문에 받는 존경이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현업에 관심을 가진 리사 수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IBM에서 일하다가 2012년 AMD에 합류했고 2년 뒤인 2014년 최고경영자로 취임했다. 리사 수가 합류할 무렵 AMD는 PC용 CPU시장 점유율이 한 자리 수로 추락하면서 주가가 2달러 아래로 가는 등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리사 수는 시장 다각화를 먼저 추진해 한숨 돌린 이후 젠(Zen) 아키텍처 기반의 CPU 라이젠(RYZEN) 개발에 사활을 걸었으며, 2017년 2월 라이젠이 시장에 공개되면서 AMD는 화려하게 재기하기 시작했다. AMD가 제조한 라이젠 CPU는 게임 실행을 제외한 모든 성능이 인텔의 코어 i 프로세서를 능가했으며 가격은 동급 인텔 CPU보다 훨씬 저렴했다.


AMD가 인텔을 따라잡는 과정에서 TSMC와의 협업도 톡톡히 한 몫을 했다. 인텔은 IDM(종합반도체기업) 체제를 유지하며 반도체 자체 생산을 고집했으나 AMD는 팹리스(반도체설계)에만 집중하며 반도체 생산은 대만 TSMC에 위탁했다. 결과적으로 AMD 라이젠 CPU는 2019년부터 7나노미터(㎚)공정에서 양산됐으나, 인텔은 2022년 7나노공정을 도입할 예정인 등 초미세공정 도입이 AMD에 크게 뒤처졌다.


2014년 리사 수가 CEO에 취임한 이후 AMD가 인텔을 위협할 만큼 성장하면서 AMD 주가는 무려 44배 상승했다. 미국에서 리사 수가 추앙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16일 기준 이전 5년간 AMD 주가가 1650% 상승하는 동안 인텔 주가는 44.8% 오르는 데 그쳤다.

젠슨 황과 리사 수는 같은 대만계 미국인일 뿐 아니라 공교롭게 둘 다 대만 타이난시(市)가 고향이다. 이 때문인지 몇 년 전엔 한 대만TV가 젠슨 황이 리사 수의 외삼촌이라고 보도했으나 리사 수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둘 다 팹리스기업을 경영 중인 젠슨 황과 리사 수의 성공에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대만 TSMC의 역할도 일정 부분 작용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대만계 기업가와 기업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