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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국 패권의 세계 질서가 끝난다면, 어떤 세상이 도래할까

by 성공의문 2021. 12. 12.

미국 본위의 세계질서가 끝난다면,

1.
오늘날 세계질서는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힘과 미국의 가치를 바탕으로 성립한 독특한 체제이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제국주의는 당연한 것이었고, 보편적 인권이란 개념도 공인되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엔 또는 IMF,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구들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의 기술이전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절대강자로 부상한 결과, 유럽은 기존에 갖고 있던 제국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 나아가 항행의 자유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2.
미국은 거대한 시장을 우호국에게 개방하여 동반성장을 모색했다. 유럽의 재건, 일본의 재건, 그리고 한국의 재건은 모두 미국시장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미국은 이들 국가에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군대를 주둔시킴으로써 유럽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국방부담을 줄여주었고 이들이 경제발전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물론 이는 냉전이란 특수한 상황 때문에 가능했다. 미국인들은 소련이란 거대한 적이 미국의 존재자체에 위협이라고 생각했고 그 결과 사상 처음으로 공식 동맹관계를 맺었고 동맹의 방위를 위해 커다란 비용을 치르는 데 동의했다.

3.
그 결과 미국은 일본이나 한국이 자유주의에 반하는 산업정책을 펼치고, 보조금을 지급하고 환율을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묵인했다. 그리고 이들과의 엄청난 규모의 무역적자도 묵인했다. 무역이나 환율문제를 시정하려는 상무부나 재무부와는 달리 국무부나 국방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동맹국들의 변칙 플레이를 장기간 용인했던 것이다. 이들이 강해져야 미국의 힘도 배가된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럽의 제국을 묵인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대영제국 해체를 위해 수차례 압력을 행사했고, 또 네덜란드에 대해서도 식민지 독립을 수용하지 않으면 마셜플랜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4.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성립한 결과 기존의 상식으로 여겨졌던 세력권(sphere of influence)이 철폐되었고, 세계시장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개방된 것으로 바뀌었다. 어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시장에 대해 배타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이 영국이나 일본이 중국에 대해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진한 문호개방정책(Open door policy)이 세계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롭고 안전한 통상을 위해 미국은 전세계 바다를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도록 ”항행의 자유”를 규범화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전세계 바다에 함대를 파견했다.

5.
그런데 미국이 이와 같은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이 지금껏 질서의 수호자 역할을 할 수 있던 것은 미국의 압도적인 국력과 미국인들이 이 역할을 수행할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의 국력이 예전같지 않고, 미국인들의 내부적으로 어느 때보다 분열되어 있으며, 영향력 있는 논객들도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사실 미국은 세계의 경찰 노릇하지 않아도 여전히 번영할 수 있으며, 여전히 안전하다. 대서양과 태평양이란 자연방벽 덕분에 그 어느 나라도 미국 본토를 침공할 의사가 없으며, 미국이 군사비 지출을 크게 줄일 경우 국내경제에 투자할 수 있는 막대한 재원이 생긴다.

6.
사실 미국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미국이 리비아, 시리아, 아프리카 사헬 등지에 개입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심지어 한국이나 대만도 사활적 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 우크라이나도 말마찬가자이다. 게다가 유럽이 그들이 자랑하는 소위 복지국가모델도 미국의 안보우산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평범한 미국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미국이 국내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유럽이 무임승차하면서 복지를 누린다는 건 괘씸한 일이다. 이는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든 중국이든 이들은 한국과 일본과 더 가깝지 미국에 직접 안보위협이 되는 건 아니다.

7.
미중협력의 대표적인 옹호자 헨리 키신저는 19세기 오스트리아 제국의 외상 메테르니히를 존경한다. 그가 유럽에서 확립한 장기평화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메테르니르히가 주도했다고 알려진 평화체제에는 민주주의나 자유주의 그리고 민족주의가 설 자리가 없었다. 메테르니히는 5개의 열강이 동등하게 협력하면서 왕정이란 체제를 수호하고, 민주주의(민족주의) 운동을 분쇄하고 자유주의적 움직임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보수왕정(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러시아)들은 서로 각국 내부의 불온한 움직임을 감시하고 해당 정보를 공유했다. 1848년의 러시아는 오스트리아의 요청으로 헝가리 독립운동을 무력으로 궤멸시켰다.

8.
그럼 키신저가 바라는 국제질서란 무엇인가? 소수 열강들이 인권이니 민주주의니 하는 가치를 완전히 배제하고 순수하게 안정(stability)을 위해 협력하고 지배하는 상황인가? 그는 서로의 세력권을 인정하고 이 바탕 위에서 강대국의 충돌을 파하는 것을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는 희생시켜야 하며 대만도 희생시켜야 한다. 러시아의 세력권, 중국의 세력권 등을 모두 인정해줘야 한다. 그가 무력을 동원해 칠레의 아옌데 정권을 전복시킨 것도 남미는 미국의 배타적 세력권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미국 내에서 키신저를 살해자, 악마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런데 뭐 어떤가? 미국본토만 안전하고 강대국 간 충돌만 회피하면 된 거 아닌가? 이게 소위 키신저 다운 생각이다.

9.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배타적 세력권을 인정하는 방식의 협상타결이 이루어지고, 미국이 preeminent power가 아니라 primus inter pares 아니면 그냥 pares 의 지위에 만족하게 된다면 한국에게 옵션이 남아있을까?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배타적 세력권을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은 한국을 중국의 배타적 세력권으로 양보할 것인가? 소국의 희생 위에 강대국 간 협상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레버리지는 무엇인가? American world order가 아니라 과거 19세기 유럽의 Concert of Europe처럼 새로운 Concert of great powers가 뉴노멀이 되면 그 안에서 한국은 독립과 국익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이 점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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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국이 일본에게도 우호적이지 않았어요. 당장 나카소네 시절만 하더라도 미국이 영국, 독일, 프랑스와 같이 일본이 플라자 합의를 승인하도록 압박했으니깐요.

80년대초까지 참아주다가, 세계 넘버 2가 계속 무임승차하니까 제대로 빡친거죠… 이미 1970년대부터 세계 넘버 2경제대국이었는데…

일본의 경우도 쉽게 말하면 일본을 포기하면 미국의 태평양 패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원한 것이죠.
원래 미국은 일본을 뉴질랜드나 아일랜드와 같은 농업 위주의 국가로 만들려고 했죠. 그런데 그 김일성이 큰 사고쳐서 다시 공업국가로 만든 것이고요.
영국과 관련해서는 수에즈 운하 갈등도 있었지만 미국과 영국이 영국령 인도양 제도에 군사기지를 배치하는 것이나 중동 내 미군 기지 공동 이용 등 협약을 맺었죠. 이 때 BRUSA 협정이 나온 것이죠.

미국 입장에서는 서유럽 국가들이 식민지 신경 쓸 시간 있으면 동유럽, 구 소련 국가들보다 더 잘 살고 그리하여 체제 경쟁에서 이기길 바랬죠. 그래서 NATO가 결성된 것이고요.

한번 글로벌 패권국가가 다시 내려 앉아 지역패권국가가 되는건 큰 사변적 일이 발생하지 않고서는 불가능. 중국이 치고 나오니 중국을 주저 앉혀야 미국이 계속 글로벌 패권국가로 남으니 어차피 미중패권경쟁은 숙명적인 일. 결국 한국은 이 경쟁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 매우 높음. 따라서 시나리오적으로 미래를 봐야..

미국의 막대한 쌍둥이 적자를 지탱하려면 달러본위 통화질서가 필요하니 현재의 일극체제를 손에 놓기 힘들지 않을까요? 다극체제 혹은 세력권 질서가 되면 달러 절하로 미국민의 삶의 질이 대폭후퇴할 텐데요?

세력권으로 나눠진다고 해도 여전히 세계 다수 사람들은 미국국채에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거 같습니다. 중국의 경우 국가가 언제든 해외자본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미국은 그러하지 않으니 미국이 안보공약을 축소한다고 해도 세계의 자본은 여전히 미국으로 모일 거 같습니다. 사실 중국부호들도 자산을 위안이 아니라 달러로 보유하려고 하는 게 현실이니…

미국 국채 투자는 계속되더라도 국제 결재체계에서 달러가 아닌 위안화 블록이 커지면 미국은 시뇨리지 효과가 축소되면서 국방비 부담보다 더 큰 손해를 보지 않을까요?

미국은 당근 일극체제을 원하지만, 달러본위체제가 작동하는 것도 미국의 경제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세계GDP 대비 약 24% 정도를 차지하는데, 경향적으로 비중이 줄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 등이 커지고 있고, 각국의 외환보유 비중 달러비율도 경향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미국 GDP 중국 GDP 비중은 약 73%이니,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의 패권’이 크게 도전받는 시기인 것은 분명한 듯 합니다.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