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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디플레이션 deflation 시기에 투자하는 방법

by 성공의문 2020. 4. 22.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deflation)이라고 한다. 경제의 한 부문에서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은 디플레이션이 아니다. 예를 들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디플레이션은 물가수준이 하락하는 상황으로 인플레이션율이 0% 이하(마이너스 인플레이션)이면 디플레이션이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현상인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나 경기가 불황인 디프레션(depression)과는 구분되는 다른 개념이다.

 

1666 년 이후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 (파란색) 및 디플레이션 (녹색). wikipedia

 

우리는 주로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디플레이션은 생소한 개념이다. 디플레이션은 경제 교과서에서만 소개된 하나의 이론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1930년 이전에는 디플레이션이 오히려 빈번하게 발생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주간 경제지인 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생하기 직전의 영국의 물가는 런던 대화재가 발생했던 1666년 수준과 거의 동일했다”고 밝히고 있다. 물가가 매년 상승하는 현상은 부유한 공업국가에서도 1930년 이후에 발생했다고 한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 하에서는 현금이나 현금에 준하는 자산을 소유하면 손해를 입는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이나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플레이션이 높을수록 채무자의 채무액 실질가치는 하락하기 때문에 채무자에게 인플레이션은 빚을 탕감해주는 우군이다.


디플레이션 하에서는 주가는 하락하고 부동산의 가격도 하락한다. 디플레이션 하에서는 현금이나 현금에 준하는 자산이나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디플레이션 하에서는 채무자의 채무액 실질가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은 채무자의 적이다.

디플레이션은 공황으로 연계될 수 있다


디플레이션은 돈의 구매력을 올려준다. 돈의 가치가 올라간 것이다. 돈이 귀해지면 사람들은 돈 쓰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집이나 자동차와 같은 고가품의 구매를 유예한다.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에서 덜컥 집을 사놓고 나서 추가적으로 주택가격이 더 떨어지면 엄청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격이 되는 것이다.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가격 하락이 멈출 때까지 투자를 유보한다. 새로 매입하려는 공장 부지나 기계의 구매가격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생산한 상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이윤이 감소하기 때문에 기업은 선뜻 신규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


결국 소비와 투자의 감소는 전반적인 가격 하락을 초래한다. 가격하락은 생산 위축을 초래하고, 생산 위축은 고용 감소와 임금하락을 초래하고, 실업과 소득감소는 상품과 서비스의 수요를 감소시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초래한다. 이러한 현상을 디플레이션 소용돌이(deflationary spiral)라고 한다. 디플레이션이 스스로 다시 디플레이션을 만드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현상은 디플레이션으로 인하여 채무자의 채무 실질가치가 더욱 상승하는 점이다. 가중되는 채무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채무자는 소유한 자산과 재고를 처분하고자 한다. 시장에서 자산과 상품의 가격은 더욱 하락한다. 채무자가 미처 갚지 못한 잔여 채무의 실제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채무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역설적으로 채무부담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채무를 청산하려는 군중심리로 인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결국 개인과 기업이 줄이어 파산하고 은행이 도산하는 공황으로 진전되는 것이다. 1930년대의 세계대공황이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제시한 경제학자는 피셔(Irving Fisher)이다. 그는 “경제 전 영역에 걸친 파산” 이후에야 상황이 궁극적으로 안정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얼마나 처참한 결과인가. 디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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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체크리스트

1. 신용카드 연체자가 늘어난다
대출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고 부도율이 증가한다면 디플레이션의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아무리 돈을 풀어도 시중에 자금이 돌지 않고 자금경색 현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디플레이션 시대에 진입했다는 신호입니다.

2. 소비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
기업이 바겐세일 등을 통해서 실질적인 제품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판매정책을 실시한다면 디플레이션을 확인해주는 셈입니다. 바겐세일을 하는데도 소비위축 현상이 나타난다면 디플레이션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 주택시장에서 매수세가 급격히 사라지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다
부동산의 가격 하락은 디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징조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강남 불패의 신화가 깨지고 있으며, 재건축 호재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매수세는 실종된 상태입니다.

4. 기업의 현금보유 비중이 높아지고, 신규투자는 미미하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매각하고, 보유 부동산 등을 매각하고, 인원을 감축하기 시작하면 이미 디플레이션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증거입니다.

5. 시중금리가 낮은 수준인데도 단기 금융상품에 자금이 몰린다
저축률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면 디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6. 기업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디플레이션 시대에 볼 수 있는 현상 중에는 기업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전환된다는 점입니다.

7. 한국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해서 경기 후퇴를 막아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금리인하는 시중자금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는 접어두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디플레이션 시대 실패하는 재테크

1. 큰 집으로 늘려간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만큼 손해를 보게 되고, 대형 아파트일수록 하락폭은 커집니다. 

2. 땅에 목돈을 묻어둔다
돈이 고정자산에 묶이면 좋은 투자기회가 생겨도 그림의 떡이 됩니다.

3. 대출이 많다
디플레이션 시대는 시중자금이 돌지 않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자산에 비해서 대출이 많다면 서둘러 구조조정에 착수해야 합니다. 

4. 장기 채권투자를 한다
유동성 위기로 기업의 부도와 신용 리스크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폭락합니다.

5. 버는대로 다 쓴다
디플레이션 시대는 현금 확보가 생명선인데 저축자산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됩니다.

디플레이션 시대 성공하는 재테크

1. 현금성 자산을 많이 확보해라
디플레이션 시대는 자산가격 하락으로 싼 값에 좋은 물건을 매입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따라서 현금성 자산을 많이 확보한 사람이 유리합니다. 현금이 아니더라도 중도인출이나 약관대출을 통해서 언제든지 현금화 시킬 수 있는 자산을 확보하면 됩니다.

2. 고정지출이 적은 사람이 유리하다
사업도 미리 구조조정을 하고, 대출도 조기 상환해서 고정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3.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지 말아라
자산가격 하락에 따라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로 장기투자 시 주가가 회복될 때는 큰 이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4. 고가 소비재 구입은 나중으로 미뤄라
바겐세일 등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유리한 조건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5. 매월 고정소득을 확보한 사람이 유리하다
임대소득이나 이자소득, 급여소득 등 꾸준하게 들어오는 스테디인컴을 확보한 사람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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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상황이 온다면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까?

디플레이션은 한 국가 경제에서 재화와 용역의 가치가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의 반대 개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버블의 붕괴’, 즉 거시경제상 대규모 투자실패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유력한 분석입니다. 

 

물가의 상승과 하락은 본질적으로 수요와 공급 측면뿐만 아니라 화폐금융적인 함의를 지니며, 이를 도식화 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임금의 하방경직성(삭감이 힘들다는 것)과 경상적 소비지출(의식주와 관련된 기초적 지출) 비중을 감안할 때, 생산과 소비는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물가상승이 완전 배제되어버린 디플레이션은 일반적인 경제상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제적 환경변화로 인하여 통화량이 감소 내지 증발하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러한 상황이 오면 실물뿐만 아니라 금융 부문까지 큰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 실물 : 물가 하락 → 기업 투자 감소 → 임금 하락 → 소비 감소 → 경기침체 → 반복


- 금융 : 통화 증발 → 신용경색 → 실질금리 상승 → 채무 부담 증가 → 자산매각 → 역 부의 효과 → 반복

디플레이션의 원인과 가능성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며, 이를 가리켜 ‘기대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디플레이션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디플레이션은 진입하는 순간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확산시켜 안전자산인 화폐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소비는 위축되고, 심하면 현금 선호에 의한 뱅크런(은행예금의 대량 인출 사태)이 발생하게 됩니다. 기업의 자금부족은 그 다음에 따라오는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디플레이션 발생 원인으로는 통상 통화량 감소를 들 수 있습니다. 통화량 감소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통화량을 흡수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일반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대부분 은행파산으로 인한 뱅크런 등이 주된 원인입니다. 대공황 때에도 다발적인 뱅크런이 발생하는데, 미국의 경우 1929~36년 대공황 기간 중 통화량이 40%나 감소했습니다.


근대 이후 발생한 대규모 디플레이션은 신용 시스템의 붕괴로 인한 통화증발이 주 원인으로, 이는 한정적인 예금자 보호제도 하에서는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장 유명한 디플레이션 사례로는 1929년의 세계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있습니다. 2008년 발생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버냉키 연준 의장의 과감한 유동성 공급 조치로 현실화되지 않았으나, 세계적으로 수요 회복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 진행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대다수의 선진국가들을 비롯해 우리나라 역시 아직까지 플러스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지만, 문제가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고 유동성 공급을 지속한 결과,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내재 가치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 입니다. 이러한 자산가치 상승은 버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이른바 “민스키 모멘트”에 다다를 경우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민스키 모멘트 : 자산가격 상승 → 레버리지 투자 증가(담보대출 등) → 대출수요 확대 → 자산가격  재상승 → 한계상황 → 모멘텀 변화(민스키 모멘트) → 자산가격 폭락 → 대출상환 요구 증가 → 매물 증가 → 자산가격 재폭락 → 담보부족 발생 → 대차대조표 위기

그런데, 이렇게 상황이 급격히 진행되지 않고 매우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게 바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입니다. 물론 일본에서도 부동산 가격 하락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대규모 SOC 등)로 미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디플레이션 진입시의 자산관리

디플레이션 시대엔 물가가 계속 하락하므로 소비지출을 지연시킬수록 유리합니다. 반대로 주식-펀드-부동산 등 대부분의 자산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갖고 있는 자산은 하루라도 빨리 팔아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 주식과 펀드는 손실을 확정하고 처분할 수 있지만, 부동산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다. 특히 집값 하락으로 담보능력이 부족해지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에서는 상환 요청을 강화할 것이고, 이러한 독촉 때문에 가계는 지출을 줄이다가 나중에는 예금과 적금을 깨고 보험도 해약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전세 세입자 역시 집주인의 부담을 간접적으로 전가 받게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디플레이션 시대엔 실물자산보다 현금입니다. 노후 준비 역시 투자자산보다 연금이 더 적합 합니다. 씨티그룹이 작년 12월 20개국 50개 대형 지점에서 상위 1% 부자고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자산의 39%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자산구성을 보면 주식 25%, 채권17%, 대안투자 19% 등이었다. 이러한 글로벌 자산가들의 현금 비중 증가를 눈 여겨 봐야 할 것입니다.


다른 대안으로는 시야를 해외로 돌리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한국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높은 금리와 수익이 기대되는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캐리 트레이드는 '스미스 부인'이나 '와타나베 부인'만의 전유물은 아닌 것입니다. 다만, 해외투자를 하려면 다른 나라의 환율에 민감해야 합니다. 환차익은 아니라도 적어도 환차손은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장 해외투자를 하지는 않더라도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들의 경제사정이 어떤지 항상 체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리미리 준비하면 최소한 그만큼 실수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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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가격하락)' 시나리오

①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②빚을 내서 집을 산 가구가 결국 빚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산을 처분하면서 가격 하락이 가속화되고→③가구 소비 여력이 줄고→④기업의 실적이 나빠져 고용과 투자가 줄고→⑤한국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진다

현금이 왕이다

디플레 시대에는 일반적으로 주식, 부동산, 원자재 같은 투기성 자산의 가격이 모두 하락한다. 세계 경제사에서 가장 유명한 디플레 사례는 1929년 미국 대공황과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장기불황이 꼽힌다. 대공황 당시 미국의 주가는 최고치 대비 90% 떨어졌고, 부동산도 동반 하락했다.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며 주가가 3분의 1토막나고, 부동산 가격도 60%가량 하락했다. 결국 디플레의 기간에 가치가 오르는 유일한 자산은 현금이다.


바꿔 말해 디플레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빚을 내서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한 사람이다. 보유자산의 가치는 하락하는 동시에 실질금리가 상승하면서 부채의 부담이 증가하는 이중고(二重苦)를 겪게 된다. 


디플레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먼저 빚을 줄여야 한다. 반대로 현금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통화(通貨)를 적극적인 투자 대상으로 고려해볼 수도 있다. 디플레 시대에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걱정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우량국 국채와 통화가 강세를 보인다.


금리부 상품을 찾아라

디플레 시대에는 수익률은 낮더라도 안전하면서도 꼬박꼬박 현금을 주는 상품이 제일이다. 예금, 국채, 초우량 회사채 등이다. 또 이 기간에는 이자율이 하강 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예금이나 채권 모두 단기 상품보다는 장기 상품이 유리하다. 반대로 대출자 입장에서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가 낫다.


집 한 채 외에 특별한 자산이 없는 은퇴자들은 요즘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왕 가입할 거라면 빨리 가입하는 게 낫다. 집값이 떨어질수록 연금 수령액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식 중에서는 성장주 대신 배당률이 높은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 주가가 절반 이상 폭락하지 않으면 연 7% 수익을 보장하는 식으로 설계돼 있는 주가연계증권(ELS)도 디플레 시대에 유용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증시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펀드 등도 주가 하락에 대비하는 방법이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는 금(金)

금 신봉자들은 금이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모두 대비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한다. 하지만 금은 1980년대 이후 20년 이상 장기 약세에 빠진 적이 있고, 요즘에는 가격이 투기자본에 의해 요동치기 때문에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보험'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를 금에 투자하는 것은 고려해볼 만하다. 물가인상과 경기침체가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일 때 금이 특히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두 차례에 걸친 오일쇼크로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1980년을 전후해 금 가격은 10배 가까이 뛴 적이 있다. 실질가치 면에서 금 가격은 아직도 그때의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반등한다

디플레는 소리없이 시작돼 짧게 지나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요란한 파열음을 낸 다음 몇 년간 고통스러운 침체의 기간을 거쳐 회복하는 패턴을 보인다. 


실제 디플레가 발생한다면 기업의 도산, 개인 파산, 부동산 가격 폭락 등의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현금을 보유한 고수들은 이런 때를 기회로 여긴다. 혼란기에는 신용경색으로 금리가 일시적으로 치솟았다가 점차 안정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타이밍을 잘 잡으면 금리상품만으로도 단기차익을 낼 수 있다. 


또한 디플레는 신용팽창과 과잉공급으로 인한 거품을 걷어내는 조정 과정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기간을 견디면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산 가격이 '충분히' 낮아진 시점에 매입한 뒤 반등을 기다려볼 수도 있다. 물론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지는 경우는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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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이후 약 50년간 물가가 오르는 것만 봤기 때문에 디플레가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산업혁명 이후에는 인플레 기간보다 디플레 기간이 더 길었다. 산업혁명이 기계가 수작업을 대체하는 과정이므로 물건의 생산이 늘어나 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가장 유명한 디플레는 1930년 대공황이다. 1920년대에 풍요를 누렸던 미국 경제가 과잉생산구조가 되면서 디플레가 발생했는데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졌다. 최근 사례로는 일본이 있다. 2000년대 들어 디플레가 본격화됐는데 돈의 가치 상승으로 자산 가격이 하락했고 그 여파가 10년 이상 지속됐다.


디플레 기간에 사람들은 자기 자산을 어떻게 움직일까? 

일본의 사례를 보면 세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현금이나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의 비중이 늘었다. 2000년 이후 12년 동안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 흐름을 보면 현금과 예금이 전체 금융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2%에서 55%로 늘어났다. 초단기 상품 금리가 0.02%에 불과했지만 돈이 저축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금리가 0%라 해도 물가가 하락하면 실질금리가 높아지기 때문에 자금이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이동하기보다 현금으로 남아 있었다.


투자 쪽으로 자금이 모이기 시작한 건 디플레로 금리가 0%까지 내려가고 한참이 지난 후부터였다. 그 사이에는 채권이 투자의 중심이었다. 일본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어졌는데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 채권가격이 올라 이익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둘째, 해외 상품의 비중이 늘었다. 금리가 너무 낮아 더 이상 국내 채권에 투자하기 힘들어지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환 헤지 비용을 제외하고도 일본채권보다 1~2%p 높은 수익이 발생하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2000년에서 2006년 사이 국내 주식형 펀드가 10% 늘어나는 동안 해외 채권과 하이브리드 채권은 10배 이상 늘어났다.


셋째, 주식투자는 보수적인 형태로 진행됐다. 주가순이익배율(PER)보다 배당 수익률이 중시됐는데 상황이 어려울수록 배당이란 확실한 보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배당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도 배당에 신경을 써 2003년 3조엔(33조2800억원)에 지나지 않았던 동경증권거래소 1부 기업의 배당총액이 2008년에 8조엔으로 늘었다. 실적이 좋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 주가 차이도 커졌다. 성장률이 높을 때에는 일류 기업이 채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류, 삼류 기업으로 호경기가 확산하지만 성장률이 낮아지면 일류 기업조차 매출 부진에 허덕이게 되는데 이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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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말 그대로 ‘부동자산(不動資産)’이다. 유동자산(流動資産)의 반대말이다. 유동화나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이다. 다시 말해 팔고 싶을 때 바로 팔 수 있는 자산이 아니라는 뜻이다. 디플레이션 시대가 오면 팔 수조차 없는 자산이 부동산이다. 

지금 서울 시내 상가들은 수익률 3%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다. 차라리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래야 필요할 때 바로 꺼내서 쓸 수도 있다. 어차피 인플레이션도 거의 없어서 돈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도 않는다. 그저 상가에 투자하는 이유는 미래에 상가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상가의 가치도 경기가 좋아지거나 물가가 올라야만 상승할 텐데, 불행하게도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


2030년쯤 다가올 디플레이션 시대. 일단 디플레이션이 시작되면 ‘최소 40년은 현금이 왕이다’. 베이비 붐 세대의 끝자락인 1974년생부터 지금까지 42년간 출생아 수가 감소해 왔기 때문이다. 이제 실물을 팔고 유동성에 투자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물론 내일 당장 그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2030년까지 조금씩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의 비중은 줄이고 증권이나 채권 그리고 현금 등 유동자산의 비중을 조금씩 높여가는 것이 좋겠다.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유동자산이, 특히 현금이 가치 방어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현금은 빨리 버려야 하는 자산이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실물은 위험이고 현금은 기회다. 부동산은 가치하락을 그대로 감당해야 하지만 현금은 같은 부동산을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금을 마냥 들고 있을 수만은 없다. 현금은 현금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현금 고유의 권리인 실물과 바꿀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주식으로, 채권으로 또 부동산으로 이동하면서 굴려야만 부가 창출된다.


전반적인 관점에서 필자라면 ‘주식 > 현금 > 채권 > 부동산’의 순으로 보유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 부동산은 이미 말한 대로 비중을 조금씩 줄여간다는 관점에서 마지막에 두었다. 채권은 이제 제로(또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마무리되고 서서히 금리 인상의 시기로 접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주식과 현금, 둘 사이를 적당히 오가는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유동성(현금과 주식)이다. 우리는 현금의 위력에 대해 잊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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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이란? 

  최근까지 주요국의 근심거리였던 인플레이션(inflation)은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영어 inflate는 원래 타이어나 풍선에 바람을 넣어 부풀리는 것을 의미한다. 가격과 임금이 어느 정도 올라 줘야 상품을 파는 기업도 임금을 받는 직장인들도 신이 날 것이다. 따라서 풍선이 여기저기 가볍게 둥둥 떠다닐 정도의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풍선에 바람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면 바람을 빼기도 어렵지만 잘못 다루다가 터지기 십상이므로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반대로, 디플레이션(deflation)은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다. 영어 deflate는 inflate의 반대말로 바람을 뺀다는 뜻이다. 물가하락은 통상 저성장과 실업증가를 동반하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요즘엔 디플레이션 하면 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동반하는 현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람 빠진 풍선이 널브러져 있는 것처럼 물가하락과 함께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은 인플레이션이 이미 상당히 발생한 상황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을 말한다. 말 그대로 빵빵하게 바람이 든 풍선에서 서서히 바람을 빼는 작업이다. 이때 잘못하면 풍선의 주둥이를 놓치는 때처럼 어디로 경제가 갈지 모르게 되거나 풍선이 터지게 된다.

  
  리플레이션(reflation)은 디플레이션을 벗어나 어느 정도 물가가 오르는 상태로 만드는 상황을 뜻한다. 요즘의 일본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으로, 바람이 빠진 풍선에 공기를 불어넣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공기가 빠진 풍선에 공기를 불어넣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공기를 많이 불어넣을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므로 매우 조심스러운 작업이다.


자산 중 부동산 비중 계속 떨어질 것 

고령화·저출산 현상이 급속히 진행된다면 우리나라도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안정세를 이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총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도 더 하락하는 쪽으로 움직여 갈 것이다.

  
  주요 선진국 중 상대적으로 부동산 비중이 높은 유럽대륙의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부동산 비중이 50% 중후반대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이들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수준과 경제 및 부동산시장 동향 등에 비춰 보면 우리나라의 부동산 비중도 앞으로 적어도 60% 초중반대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봐도 될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굳이 비싼 주택을 소유하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다. 집값이 오르지도 않을 것인데 소유를 통해 재산세 등을 내는 것보다 주거의 개념이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최근 들어 월세(月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이미 부동산가격 하락과 저금리 현상에 적응하고 있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전세(專貰)가 ‘부동산 불패(不敗)’ 시대의 유산이라면 앞으로는 부동산가격이 예전처럼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전세금을 받아 저금리로 운용하느니 아예 보다 수익률이 높은 월세로 받겠다는 것이다. 당분간 집 없는 사람들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지만 월세 공급이 늘어날 경우 월세 상승세도 꺾일 것이다.


주식 상승세 기대 어려워 

주식가격 또한 상승세를 이어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성장과 저고용에 시달리는 경제에서 해외진출 또는 혁신기술의 개발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업들도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식이 기본적으로 고위험 고수익을 위한 투자대상이기도 하지만 고위험 저수익이 될 가능성이 앞으로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경우 금리가 낮아지면서 금융자산을 굴릴 곳이 없는 돈이 몰리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돈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우량주와 비우량주의 격차를 더 벌려 놓을 것이다.


따라서 투자대상 기업도 잘 선택해야 한다. 저성장·저물가시대에서 기업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살아남는 기업은 독점 또는 1등 기업들일 것이다. 적어도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3위, 못해도 5위 내에 들지 못하는 기업은 급속하게 도태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20~40대의 젊은 연령대일 경우 주식 또는 주식형 펀드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려놓아야 노후(老後)준비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다. 흔히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100-나이’라고 한다. 나이가 30세라면 100-30=70으로, 가진 총자산(금융자산)의 70%를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식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젊을수록 ‘100-나이+α, α>0’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다. 이때 α의 크기는 개인의 위험선호도에 따라 0~10 사이가 될 것이다. 반면 50대 이후에는 ‘100-나이-α, α>0’이 적절할 것이다. 젊어서 투자실패는 회복이 가능하지만 나이 들어서 실패할 경우 회복할 시간적·마음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저물가시대에는 돈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무리한 투자를 해서 원금을 까먹기보다는 지키기 전략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현금이 왕 

디플레이션하에 있는 일본에서는 ‘현금이 왕(Cash is King)’이라는 말이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대체 어떤 게 맞는 투자전략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는 투자를 않고 현금 또는 예금으로 가지고 있는 게 제일이라는 뜻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욕심을 최대한 절제하는 전략으로 나가야 한다. 은퇴자의 경우 저성장·저고용·저물가에 따른 임금하락 또는 실업증가에 따른 타격을 거의 받지 않는다. 금리하락이 문제이기는 해도 물가가 낮아지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면 살 만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금을 가지고 있다가 투자기회가 왔다 싶으면 바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이점도 가질 수 있다.


투자 다양화해야 

저금리라고는 하지만 대출금리는 항상 예·적금 금리보다 높다. 따라서 대출로 빌린 자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금리가 높은 대출부터 갚아 나가는 것이 상책이다. 빌린 돈으로 투자해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인플레이션 시대, 고성장 시대는 앞으로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공격적 포트폴리오보다는 바구니에 다양한 투자상품을 담는 동시에 눈높이를 낮춘 방어적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령화와 함께 성장, 물가, 자산가격, 금리, 고용 등이 모두 한꺼번에 낮게 깔리는 투자환경에서 나 혼자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그것은 사기이거나 꿈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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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10년 장기불황이 20년 불황으로 연장되는 결정적 요인으로서 디플레이션 문제가 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글로벌 경쟁의 격화와 함께 부실채권 부담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스파이럴에 기인하고 있다. 이것이 세계경제의 특수한 사례인지, 아니면 다른 나라들도 이러한 전철을 밟을지를 알아보고 시사점을 찾아본다.


미국 FRB 등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나 정부기관들도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경제의 사례를 심도 있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부정하던 종전 입장에서 보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디플레이션 문제를 조심스럽게 경계해야 할 정책 과제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일본 물가의 단계적 하락세

디플레이션은 전반적인 물가하락 현상을 의미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자본주의에서는 정부가 통화량과 함께 총수요를 적극적으로 관리한 결과 50년 이상 디플레이션이 억제되어 왔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은 대단히 특이한 일인 셈이다.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과정을 보면 물가 하락 현상이 단계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1980년대 후반부터 도매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였고, 주식과 부동산 버블 붕괴의 후유증이 본격화된 90년대 말에는 소비자물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물가가 오랫동안 감소 추세를 보인 것은 일본시장의 실질적 개방화와 함께 엔화가 급격한 강세를 나타내면서 공산품을 중심으로 수입물가가 하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었다. 이 결과 일본의 제품수입비율(농산물, 원료, 에너지를 제외한 제품수입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84년의 29.8%에서 2002년 8월에는 62%로 급격히 상승했다. 일본의 무역구조가 과거에는 주로 원료를 수입해 이를 가공해서 만든 제품을 세계 각국에 수출하던 구조에서 제품을 서로 수출입하는 수평적인 분업 구조로 변해온 것이다.


90년대 초에는 물가의 하락이 일본의 고물가구조를 시정하는 가격파괴 현상으로서 환영된 측면도 있었다. 엔고를 통해 확대된 구매력을 활용해서 생활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여겨진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일본경제가 장기부진을 보이는 한편 중국, 러·동구, 기타 아시아 각국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한층 격화되면서 물가의 하락세가 한층 심화돼 일본경제의 부담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쟁 격화와 산업구조의 변화 효과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개도국의 저가품 수출공세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규제완화나 시장개방화 수준이 심화돼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본의 물가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EU, NAFTA 등 지역경제권이 확대되면서 규모의 경제효과와 경쟁강도가 더욱 높아져 물가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일본은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으로부터의 저가품 수입 확대와 함께 물가하락 압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 역사를 보면 1873~ 1896년에도 주요국에서 장기적으로 물가수준이 하락하는 글로벌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이 때는 세계의 공장이라는 지위가 영국에서 미국과 독일 등으로 분산되는 주도국의 변화 시기이기도 했다. 당시와 같이 현재도 중국이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면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의 격화는 선진국 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요구하며, 이것이 다시 물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선진국이 지식집약형 산업으로 변하면서 기존의 중화학공업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IT나 바이오산업의 경우 과거에 비해 각종 원료나 장비, 부동산 등을 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필요한 인력이 소수정예화되면서 고용효과도 감소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실제로 90년대 이후 물가의 하락과 함께 제조업 취업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스파이럴 작용

글로벌경쟁 격화와 산업구조의 변화 효과 등은 일본 이외의 다른 선진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만 유독 디플레이션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서 언급한 일반적 요인 외에 일본의 특수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부동산과 주식의 버블 붕괴에 따라 부실채권이 누적되면서 발생한 디플레이션 스파이럴(Deflation Spiral)이다.


디플레이션 스파이럴이란 통화량의 위축과 함께 물가가 하락하면서 기업의 채무부담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 투자 위축 → 고용악화 → 총수요 감소 → 물가 하락 →기업수익 악화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부도의 확대와 함께 금융경색이 더욱 심해져 실물경제와 금융경제가 동시에 위축되는 것이다. 한 국가의 신용규모는 담보가치에 의해 제약되기 때문에 버블붕괴 이후 일본의 자산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부실채권이 늘어나면서 통화량은 둔화되고 통화의 가치 상승, 물가의 하락 현상이 심해진 것이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부실기업의 정리가 지연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심해지고 구조적인 물가하락 압력이 장기화되었다. 예를 들어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이나 부도기업에 대한 은행의 지원이 지속되고 부실채권의 처리가 지연된 결과 가사(假死) 상태에 빠진 기업의 무차별 덤핑이 속출하여 물가하락을 더욱 부채질했다. 또한 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명목임금의 하방경직성 때문에 실질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기업의 투자가 침체되고 실업이 확대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물가하락은 원래 임금을 포함한 각종 요소 가격을 낮추고 부실기업을 도태시켜 건전한 기업이나 신규기업에게 좋은 투자여건을 조성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이와 같은 시장메커니즘이 가진 조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물가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디플레이션의 파괴적 영향

디플레이션이 일본경제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보면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도쿄 도심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거나 생활비용이 국제적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부분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나 일본경제를 장기간 침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디플레이션 스파이럴이 나타날 경우 가격이 하락해도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등 시장 메커니즘이 약화되는 데다 정책효과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에 빠져들면서 일본의 정책금리는 0%로 떨어졌으며, 금리정책을 통해 수요를 부양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금리정책이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정책금리가 3%는 넘어야 한다. 과거 일본금리가 비정상적으로 2.5%로 떨어졌을 때 버블이 발생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는 대단히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떨어지는 물가수준에 맞게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 저가 제품의 수입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일본의 제조업 기반도 서서히 약해지면서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자산가격의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시장의 구조에도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 자산으로서 국채에 대한 지나친 선호경향과 함께 주식을 기피하는 행태가 강해지고 있다. 주식의 경우에도 배당 등 현금 수입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 사실 작년의 경우 주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일본 도쿄증시 1부 상장사의 시가배당률은 1%를 초과해 채권수익률을 상회했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주식의 배당률이 안전자산인 채권 금리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은 19세기형 자본주의 시대의 투자법칙이었다. 일본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전제로 자산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현대경제 시스템의 근간에 대한 믿음이 붕괴된 셈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의 붕괴 효과는 재정, 연금, 보험 시장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물가하락으로 인해 명목 GDP가 실질 GDP 이상으로 침체했기 때문에 명목 GDP에 의존하는 기업 매출이나 근로소득이 감소해 세수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재정적자 누적 금액은 명목 GDP의 130%인 650조 엔을 초과하고 있다.


그리고 명목금리와 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자산운영 수익을 기반으로 한 연금이나 보험 산업의 존립 기반도 약화되고 있다. 보험회사들의 경영위기가 만성화되면서 1990년대 이후 일본에서는 대형 보험회사들이 잇따라 부도를 내기도 했다.


이와 같이 현대경제 시스템에서 보장받았던 각종 규칙이 무너진 것은 일본 소비자나 기업의 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예를 들어 노후를 걱정한 소비자들이 소비를 더욱 줄이고 기업도 함께 투자를 줄이기 때문에 총수요가 과도하게 위축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호조기업과 부진기업의 격차

디플레이션이라는 열악한 경영환경 때문에 대부분의 일본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구(舊) 재벌계 기업도 실적 부진 때문에 심각한 상태에 있다. 그러나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경영전략이 우수한 일부 기업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진기업과 호조기업의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우선, 부실기업의 특징은 부실자산을 과다 보유하면서 과잉 채무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 회사나 유통업체에서 이와 같이 대차대조표가 무겁고 부실한 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한 가격경쟁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집중에 실패한 기업도 부진하다.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체 생산하려는 자급 전략 기업이 열악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조건 경영을 줄이기만 하고 미래에 대비하지 않는 축소 위주의 구조조정으로 성장기반 강화에 실패한 기업도 있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 중에서도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높은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제품개발 측면에서 미숙함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바는 지난 1984년에 세계최초로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학회에 발표했으나 이 기술의 장래성을 경시해 투자를 미루어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한편 호조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대체적으로 보면 창의성과 독자성을 중시하여 새로운 시장 창조에 성공하고 있다. 캐논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60%로 끌어올렸다. 가격경쟁에 휘말리지 않는 고부가가치 신제품으로 승부하기 위해 제품개발력을 강화한 결과이다.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22년간 연속으로 최고이익을 갱신 중인 생활화학기업인 카오의 경우 전사 차원의 비용절감과 함께 소비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 개발에 참여한 많은 종업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게 생산체제의 글로벌화로 경영 스피드를 제고하고 코스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독자적인 하드웨어 기술을 가진 기업이 많으나 이를 잘 활용하면서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부가 가치를 창조한 기업이 성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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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의 원인

 


결과적으로는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한 가격 하락
모든 재화의 가격은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만약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적다면 재화의 가격은 떨어집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많은데 정작 사는 사람들이 적다면, 판매자들은 자기 물건을 팔기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줄어든다면 재화의 가격은 떨어지게 됩니다. 장기적인 수요공급의 불균형(수요감소 및 공급증가)이 디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디플레이션을 일으킨 것은 맞지만, 과연 무엇이 경제 전반에 걸쳐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야기시키는 것일가?' 입니다. 경제시장에서 수요공급의 불균형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정말 많지만, 대표적으로 아래의 원인들이 자주 언급됩니다.   

· 디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원인  

① 정부의 통화정책(→수요 감소)
② 투기적 행위로 인한 자산의 버블현상 후 버블의 붕괴(→수요 감소)
③ 대내외 악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수요 감소)
④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공급증가 및 생산단가 하락(→공급 증가)

원인 1 : 정부의 통화정책(금리인상 및 화폐발행량 축소)
디플레이션은 정부의 통화정책 때문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기준금리 조절, 화폐발행량 조절 등 여러가지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상승률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금리를 인상시키고 화폐발행량을 축소시킴으로써 물가상승을 억제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물가가 거꾸로 떨어진다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죠?   

원인 2 : 투기적 행위로 인한 자산의 버블현상 후 버블의 붕괴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에 투자를 하다보면 가끔 비정상적으로 자산 가격이 폭등할 때가 있습니다. 부동산을 사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다는 투기적인 생각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 실제 자산가치 이상의 버블이 끼기 마련인데요,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버블은 언젠가는 꼭 붕괴된다는 것입니다.   

버블의 붕괴는 갑작스럽게 찾아옵니다. '자산 가격이 너무 오른게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공감대를 이루는 순간 겉잡을 수 없이 자산 가격이 폭락합니다. 한번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하면 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합니다.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있는데 섵불리 자산에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은 없을테니까요. 

 

일본의 연간 물가상승률, 출처 :  Tradingeconomics.com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내가 가진 자산가치가 줄어들면 소비심리도 급격히 위축됩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일본은 1990년대 부동산 버블의 붕괴 이후 2012년까지 약 20년동안 급격한 경기침체를 겪었습니다. 해당 기간동안 물가상승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위의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가 버블붕괴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버블붕괴 뿐만 아니라 엔화의 급격한 강세, 전세계 무역활성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경쟁 심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인 3 : 대내외 악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국가 대내외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 가령 국가간의 무역전쟁,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그 밖의 다양한 정치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에도 디플레가 올 수 있습니다. 세상이 뒤숭숭해지면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기 마련이죠. 비록 현재의 경제지표가 견고하다 할지라도 앞으로는 먹고살기가 팍팍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사람들은 좀처럼 주머니를 열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위축된 소비심리는 물가하락을 초래할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디플레가 올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원인 4 :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공급증가 및 생산단가 하락
앞서 언급됐던 3가지 경우와 달리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원인은 공급량의 증가에 따른 좋은 디플레이션을 불러옵니다. 이런 좋은 디플레이션은 주로 20세기 후반 경제 성장기때 일어났던 현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국제 교역의 활성화로 인해 전세계의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로 인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물가가 떨어졌던 것이죠.  

다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공급증가 현상은 공산품 쪽에만 치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디플레이션으로 봐야 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1. 긍정적 영향
· 물가하락으로 인해 소비부담 완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공급의 증가는 좋은 디플레이션을 불러온다고 했죠? 공급의 증가로 인해 물가가 떨어진다면 그만큼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어나 전체적인 수요가 증가하게 됩니다. 수요가 늘어나니 경기가 활성화되고, 활성화된 경기가 다시 수요를 증가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디플레이션 효과는 국부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서 언급드렸다시피 이런 현상을 디플레이션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2. 부정적 영향

 

① 소비침체로 인한 고용시장 악화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상품의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면 사람들은 돈을 쓰는 것을 주저하게 됩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생필품보다는 집이나 자동차같은 고가의 상품일 수록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앞으로 몇달만 더 기다리면 자동차나 집값이 더 떨어질텐데 굳이 지금 시점에서 무리하게 살 필요가 없으니까요.   

소비가 침체되다보니 기업도 생산을 줄이고 현금을 보유하려고 합니다. 지금 당장 생산에 투자해봐야 잘 팔리지도 않고, 상품의 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기업이윤도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생산위축은 다시 임금하락과 고용감소로 이어집니다. 기업에 근로하고 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득감소와 실업 증가로 이어지겠죠. 소비자들의 주머니사정이 나빠지다보니 소비침체는 더욱 가속화됩니다. 사람들이 상품을 사지 않으니 상품 가격은 더 떨어집니다. 즉 디플레이션이 스스로 디플레이션을 다시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이를 디플레이션 소용돌이(Deflationaly Spiral)라고 합니다.

 

디플레이션 소용돌이 : 소비침체 → 기업의 투자감소 → 고용감소 → 소득감소 → 소비침체 가속화   

② 실질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자의 채무부담 증가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빚을 진 사람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만약 치킨요정이 5,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그 후 디플레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디플레로 인해 물가가 하락하고 소득도 줄어들지만 갚아야 할 돈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치킨요정은 대출상환에 더욱 어려움을 느낄 것입니다. 지속적인 디플레가 예상된다면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자산을 처분하여 대출을 갚으려고 할 것입니다. 너도나도 빚을 갚기 위해 자산을 처분하려 할테고, 자산가격은 또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참고로 채무부담 증가가 물가하락을 부채질하는 현상을 부채디플레이션,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현상을 자산디플레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둘 사이의 관계는 얽히고 섥혀있는 관계입니다.)   

위의 예시를 경제학 관점으로 바라보면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금리가 상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질금리란 명목금리(위의 예시에서는 은행 대출금리)에 물가상승률을 뺀 값입니다.   

실질금리 = 명목금리 - 물가상승률   

채무자가 갚아야 할 돈의 액수는 그대로인데(=명목금리는 일정) 물가가 떨어지니깐 실제로 채무자가 갚아야 하는 돈(=실질금리)이 커지게 됩니다. 즉 채무자의 채무 상환부담이 더 커지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국가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의 흐름이 원활히 이어져야 하는데, 디플레로 인해 돈의 흐름이 막히니 경제가 몸살을 앓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몸이 망가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마치며
디플레이션을 야기시키는 원인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좋은 디플레가 될 수도, 나쁜 디플레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디플레이션은 나쁜 디플레이션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부정적인 원인으로 인한 나쁜 디플레이션 사례(20세기초 경제대공황, 일본의 사례 등)가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소비위축을 수반한 디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습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실물자산보다는 현금보유(특히 원화보다는 외화를 보유, 왜냐면 디플레이션이 오면 국제시장에서 원화 화폐의 신뢰를 잃을 수 있으므로 원화가치도 동반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임)를 해두는 것이 내 자산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출처: 네이버캐스트황자한화투자증권조선비즈LG경제연구원이데일리더굿북월간조선치킨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