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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구글 알파폴드 - 1000조 제약 산업을 변화시킬 AI

by 성공의문 2021. 12. 13.

State of AI라는 보고서가 있다. 1년에 한 번씩 나온다. 미국 VC들은 자기 전문성을 자랑하려고 고품질 리포트를 공짜로 뿌린다. 그 중 하나다.

나름 유명한 리포트라, 나도 2년 전부터 읽어보고 있다. 며칠 전 2021년 버전이 나왔다.

State of AI는 최첨단 AI 기술 트렌드를 요약해준다. 다르게 말하면, 겁나 어렵다..

하지만 AI 트렌드엔 관심이 많기 때문에, 매년 꾸역꾸역 읽어본다. 모르는 개념은 하나씩 구글링으로 배워가면서.

올해 3번째 읽으니 조금씩 이해하는 범위가 넓어진다. AI가 현재 이런 거까지 가능하구나 보는 게 흥미롭다.

2021 리포트에서 가장 놀라운 건 딥마인드의 '알파폴드'였다.

뒷북이긴 한데 난 딥마인드가 알파고 이후로 스타크래프트 연구하고 있는 줄만 알았다. 알고 보니 더 엄청난 걸 하고 있었다.

알파폴드는 작년 10월에 처음 나왔다. 올해 7월엔 딥마인드가 코드까지 공개했다.

이걸 보고 유명 교수, 과학자들이 모두다 '게임 체인저' 라느니 '생물학 역사에 남을 사건', '50년 묵은 난제를 풀어냈다.' 라며 난리다.

왜 이렇게들 난리일까? 나도 잘 모르지만 비전문가가 이해한 만큼만 설명해본다.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다.

단백질은 생명 활동의 근본이다.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부분 단백질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약물'들은 이 단백질 중 하나를 타깃으로 잡는다. 단백질 작용을 돕거나, 방해해서 몸을 낫게 만든다.

단백질은 실처럼 생긴 아미노산들이 꼬이고 접힌 모양으로 생겼다.

그런데 이 모양이 굉장히 중요하다. 단백질이 어떤 형태로 생겼는지가 단백질의 기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알고, 거기에 들어맞는 구조의 약물을 쓰면 효과가 크다. 신약을 개발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다.

쉽게 말하면, 자물쇠랑 열쇠 같은 거다. 복잡한 모양을 가진 자물쇠를 열려면 그 모양에 딱 맞물리는 열쇠가 필요한 것처럼.

문제는 이 자물쇠 모양을 예측하는 게 엄청나게 어렵다는 것.

단백질 염기서열 정보를 가지고 입체 구조를 예측할 수 있을 거란 이론은 예전부터 있었다. 1990년대부터 과학계에서는 단백질 구조을 예측하는 경연대회가 열렸다.

대회에서 '예측이 맞았다'고 간주하는 수준은 90이다. 2018년 이전까지는 1등이 40이었다. 한마디로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은, '내 생애 안에 안 풀릴 문제일 줄 알았다'고 한다.

2018년 딥마인드가 알파폴드 1으로 이 대회에 도전한다. 점수는 60점.

오 대단하네. 사람들은 놀랐지만 여전히 90점에는 멀었기에 그러려니 했다.

근데 2020년에는 한층 더 강력해진 알파폴드 2로 도전하고, 무려 92.4점(!)을 기록한다.

쉽게 말해, 수십 년 걸린 난제를 그냥 '풀어버렸다'.

만약에 실용화되면, 약물 설계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줄어든다. 자물쇠 모양을 컴퓨터로 계산해낼 수 있으니 들어맞는 열쇠를 만들어내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알파폴드는 1,000조짜리 글로벌 제약 산업을 뒤바꿔놓을 수 있는 기술이다.

정말 신기하다. 예전에 제약회사 다니던 누나가 신약개발 AI는 거의 '신의 영역' 같은 거라고 설명해줘서 먼 미래려니 했는데. 예측을 다 깨버린다.

오픈AI가 GPT-3 내놨을 때도 정말 놀라웠는데 이제는 그 다음 모델이 또 나왔다고 하질 않나. 진짜 세상 빠르게 변하는구나.

출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