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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루돌프 슈타이너] 수행자를 위한 7가지 조건

by 성공의문 2018. 2. 24.


  첫 번째 조건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북돋우도록 유의하라는 것이다. 한 인간이 얼마나 건강한가 하는 것은 물론 처음에는 자기 자신에게 달린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그 방향으로 자신을 북돋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건강한 인식은 건강한 인간에게서만 나올 수 있다. 수행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수행자가 건강하게 살려는 의지를 갖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 속에서 사람은 가능한 한 최대한의 자주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 대게는 묻지도 않았는데 - 모든 사람에게 다 해당되는 좋은 충고를 하더라도 듣지 말라. 그런 충고는 대체로 아무 쓸모가 없다.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 수행자에게 향락이 의무와 같은 자리를 차지해서는 결코 안 된다. 수행자에게 향락은 건강과 생활을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자기 자신을 아주 성실하고 진실하게 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금욕적 생활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향략과 비슷한 이유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 많은 사람들은, 고차적 인식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방해하는 듯이 보이는 모든 것을 자신들의 생활 환경 탓으로 돌린다. 그들은 “이런 처지에서 나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어.”라고 말한다. 다른 측면에서 볼 때 많은 사람의 경우 생활 환경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비 수행을 목적으로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이 목표를 위해서는, 바로 현재 있는 환경 속에서 자신들의 몸과 영혼의 건강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하면 된다. 모든 일은 인류 전체에 기여할 수 있다. “이 일은 나에게 너무 맞지 않아, 나는 다른 일이 맞아.”라고 생각하는 인간의 영혼보다, 보잘것없고 누추할 수도 있는 어떤 일이 인류 전체를 위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를 분명히 아는 인간의 영혼이 훨씬 더 위대하다.


  수행자에게는 완전한 정신적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불건전한 정서 생활과 사고 생활은 항상 고차적 인식으로 가는 길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명료하고도 평정(平靜)한 사고, 확실한 지각과 감정이 수행에서 토대가 된다. 공상벽이나 격양된 존재, 신경질, 흥분, 광신 등에 치우치는 성향만큼 수행자가 멀리해야 할 것은 없다. 그는 모든 생활상에 대한 건전한 시각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는 생활 속에서 올바른 길을 확실하게 찾아야 한다. 그는 사물들이 조용히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영향을 끼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는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생활의 요구에 따르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판단과 지각에서 과장된 것, 단면적인 것은 일체 피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수행자는 고차 세계 대신 자기 자신의 상상력의 세계 속에 빠져 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진리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생각이 유효하게 될 것이다. 흥분을 잘하거나 공상적이기보다는 ‘냉정한’ 편이 신비 수행자에게는 더 좋다.


··········


  두 번째 조건은, 자기 자신을 전체 생명의 한 부분으로 느끼는 것이다. ·········· 내가 교사인데 학생이 내가 바라는 바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내 감정을 먼저 학생에게 퍼부을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돌려야 한다. 나는 학생과 내가 하나임을 느끼면서, “학생에게 나타나는 불만스러운 점이 내 자신이 행한 행동의 결과는 아닌가?”라고 자문해야 한다. 나는 내 감정을 학생에게 돌리는 대신, 장차 그 학생이 내 요구에 더 잘 부응할 수 있도록 하려면 나 자신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를 숙고할 것이다. 그와 같은 의향에서부터 인간의 사고 방식 전체가 점차적으로 변해 나간다. 이는 극히 사소한 일과 큰일에 다 적용된다.


  예를 들어, 범죄자를 보더라도 나는 그러한 의향이 없을 경우와는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나는 판단을 삼가면서 다음과 같은 식으로 생각한다. “나 또한 이 사람과 전혀 다르지 않다. 환경을 통해 나에게 이루어진 교육이 아마도 그의 운명을 걷지 않게 나를 지켜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나는, 나에게 노력을 기울였던 스승들이 그에게도 똑같은 노력을 베풀었다면 이 인간 형제는 다른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에게 모자란 것이 나에게 제공되었다는 것, 나의 좋은 점은 그에게는 모자란 바로 그 상황 덕택이라는 것을 고려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전체 인류의 한 구성원일 따름이며 만사에 다 책임이 있다는 관념 또한 더 이상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게 된다. ·········· 그런 사고는 조용히 영혼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 그러다 보면 그것은 아주 점차적으로 한 인간의 외적 태도에 아로새겨진다. 그런 가운데 각자는 오로지 자기 자신 속에서 개혁을 시작할 수 있다. ·········· 수행자가 하는 일은 표면에서가 아니라 심층에서 이루어진다.


··········


세 번째 조건은, ·········· 수행자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그의 행동과 마찬가지로 세계에 대해 의미를 지닌다는 관점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이웃 사람을 증오하면 그를 때리는 것과 같은 정도로 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면, 나 자신을 완성하는 것이 나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세계를 위해서도 뭔가를 하는 것이라는 인식에 도달한다. 세계는 나의 선행으로써 그렇게 되는 것과 똑같이 나의 순수한 감정과 생각으로써 이롭게 된다. 세계에 대해 나의 내면이 지니는 의미를 믿을 수 없는 한, 수행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그 영혼적인 것을 외적인 것과 적어도 동일한 정도로 현실적인 양 다룰 때, 비로소 나는 나의 내면, 나의 영혼의 의미에 대한 올바른 믿음으로 가득 차 있게 된다. 나의 감정이 나의 손이 하는 일과 똑같은 영향력을 지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


네 번째 조건은, 인간의 본래적인 본질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있다는 견해를 갖게 되는 것이 그것이다. 스스로를 외적 세계의 산물로서만, 물리적 세계의 결과로서만 여기는 사람은, 수행에서 어떠한 성취도 거둘 수 없다. 스스로를 영혼적 · 정신적 존재로 느끼는 것은 그러한 수행의 기초이다. 그렇게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내적 의무와 외적 성공을 구분할 수 있다. 그는 전자가 후자에 의해 바로 측정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수행자는, 외적 조건이 규정하는 것과 그가 자신의 태도와 관련하여 적합하다고 인식하는 것 사이에서 올바른 중용을 찾아야 한다. 그는 자신의 환경에 대해 그것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해서도 안 되지만, 이 환경에 의해 인정될 수 있는 것만 행하려는 욕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는 오로지 인식을 추구하는 성실한 영혼의 목소리 속에서만 자신의 진리에 대한 인정을 구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는 환경에 무엇이 도움이 되고 이로운지를 찾아내기 위해 가능한 한 환경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이렇게 하여 그는 ·········· ‘정신의 저울’이라 부르는 것을 자기 자신 속에서 발달시킨다. 그 저울의 접시 한쪽에는 외부 세계의 필요에 대해 ‘열린 가슴’이, 다른 한쪽에는 ‘내적인 확고함과 불굴의 지속력’이 놓여 있다.


··········


다섯 번째 조건은, 한번 결심한 것을 꿋꿋하게 따르는 것이다. 결심이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 이외에는 어떠한 것도 신비 수행자로 하여금 결심한 것을 어기게 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결심은 다 하나의 힘이다. 이 힘은 바라는 직접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 나름의 방식으로 작용한다. 욕망에서 비롯된 행동을 할 때에만 성공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 고차 세계에서는 오로지 행동에 대한 사랑만이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수행자로 하여금 행동하게 하는 모든 것은 이 사랑 속에서 펼쳐져야 한다. 그러면 그는 아무리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결심을 거듭 행동으로 옮기는 일에 시들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그는 자기 행동의 외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 자체에서 만족을 누리게 된다. 그는 그의 행동, 아니 그의 존재 전체를 세계에 바치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세계가 그의 희생을 어떻게 받아들이든 말이다. 수행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그와 같은 희생적 헌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여섯 번째 조건은, 자신에게 생기는 모든 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현존재가 우주 전체의 선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들 각자가 생명을 받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것이 필요한가! 우리는 자연과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은혜를 입고 있는가! 수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은, 고차적 인식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무한한 사랑을 자기 속에서 기를 수 없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나는 내 앞에 나타나는 모든 것을 감사에 가득 찬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들로써 내가 더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다.


··········


일곱 번째 조건은, 이상의 조건이 요구하는 대로 삶을 이해하고 끊임없이 다듬어 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행자는 자신의 삶에 통일적인 특징을 부여할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 그의 개별적인 생활 표현들은 모순됨 없이 서로 조화를 이룰 것이다. 그는 수행의 첫 단계에서 도달해야 할 평정함을 위한 태세를 갖추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조건들을 충족시키려는 진지하고도 성실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수행을 결심할 수 있을 것이다. ·········· 모든 내적인 것은 외적인 것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어떤 그림이 화가의 머릿속에만 있을 때에는 아직 존재한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적인 표현 없는 수행은 있을 수 없다. 외적인 것 속에서 내적인 것이 표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만이 엄격한 형식을 경시한다. 어떤 사상(事象)의 정신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은 진실이다. 그러나 정신이 빠진 형식이 가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형식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정신 또한 아무 쓸모도 없는 것으로 존재할 것이다.


  여기에 제시된 조건들은 수행자를 강하게 만들기에 적합하다. 이를 통해 그는 정신 수행이 그에게 가하지 않을 수 없는 더 많은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힘을 기를 수 있다. 그에게 이러한 조건들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는 새로운 요구가 주어질 때마다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에게 필요한 인간에 대한 신뢰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진리를 추구하는 모든 노력은 신뢰와 진정한 인간애 위에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노력이 신뢰와 진정한 인간애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 자신의 영혼의 힘에서 솟아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에 구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애는 모든 존재, 아니 모든 현존재에 대한 사랑으로 점차 확장되어야 한다. 앞에서 거론된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모든 건설과 창조에 대한 완전한 사랑도, 모든 파괴와 부정 그 자체를 그만두려는 경향도 지니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