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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 섭씨 200만도와 영하 269도까지

by 성공의문 2012. 2. 6.


레이저를 이용해 물질을 가열하고 또 냉각하는 상반된 결과가 동시에 발견됐다. 가장 높은 온도는 섭씨 200만 도에 달하며 낮게는 섭씨 영하 269도까지 낮출 수 있다. 연구결과는 각각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와 네이처피직스(Nature Physics)에 게재됐다.

레이저는 1960년 미국 과학자 시어도어 메이먼(Theodore Maiman)이 루비 막대를 이용해 처음 발명했다. 광원이 되는 재료의 원자 구조에 동일한 파장의 빛을 충돌시켜 강력한 복사선을 만드는 방식이다.

레이저(Laser)는 ‘유도 방출복사에 의한 빛의 증폭(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약자다. 루비를 이용하면 붉은색 빛이, 이산화탄소에서는 무색의 적외선이, 아르곤을 매질로 하면 푸른 빛이 발생한다.
200만 도 달하는 행성 중심부 물질 만들어내

레이저는 일반 빛처럼 퍼지지 않고 한 곳으로 초점을 모을 수 있어 엄청난 에너지를 집약시킬 수 있다. 물질에 닿으면 표면온도를 수십만 도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미국 에너지국(DOE) 산하 스탠퍼드 선형가속기연구소(SLAC)가 최근 만들어낸 레이저는 물질의 온도를 200만 도까지 높일 수 있다. 선형가속기로 만들어낸 응집광원식(LCLS) 레이저다.

LCLS 레이저는 기존 엑스선보다 10억배나 밝은 속사 방식의 초단파로 이루어져 있다. 알미늄 포일 조각에 이 레이저를 쬐면 1조분의 1초만에 온도가 200만도까지 치솟으며 이른바 ‘뜨겁고 조밀한 물질’이 만들어진다. 태양처럼 빛을 내는 항성이나 거대행성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기존의 레이저는 고체 수준의 물질은 투과할 수가 없다. 그러나 LCLS 레이저는 이 ‘뜨겁고 조밀한 물질’을 투과할 뿐만 아니라 검사까지 동시에 실행한다. 연구진은 이 레이저를 이용해 한 면이 1천분의 1센티미터 크기인 플라스마 입방체를 최초로 만들어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최근호에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이용한 고체밀도 플라스마 제작과 분석(Creation and diagnosis of a solid-density plasma with an X-ray free-electron laser)’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주저자인 샘 빈코(Sam Vinko) 옥스퍼드대 박사후연구원은 “연구결과를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재입력해 핵융합 연구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레이저 가열로 영하 269도까지 낮출 수도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닐스보어 연구소(Niels Bohr Institute)는 레이저를 이용해 섭씨 영하 269도로 냉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소는 최근 ‘반도체의 기계적 움직임을 이용한 광공동 냉각법(Optical cavity cooling of mechanical modes of a semiconductor )’이라는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피직스(Nature Physics)에 게재했다. 1921년 설립된 닐스보어 연구소는 양자물리학과 나노물리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한다.

이번 논문은 2개 분야 연구진이 융합연구를 실시해 완성했다. 레이저를 쬐어 물질을 가열시킴으로써 역설적으로 냉각을 시키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우선 160나노미터 두께에 가로세로 길이가 각 1밀리미터에 불과한 초소형 반도체막을 만든다. 이것만으로도 전례가 없는 수준의 최신기술이다.

여기에 레이저를 쏘면 반도체 물질의 구조가 변한다. 물질 구성요소의 기계적인 움직임이 변하면 레이저에도 영향을 주는 상호작용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 과정의 물리학적 원리를 규명해 반도체 막이 특정 파장의 진동을 갖도록 조절해 주변 온도를 섭씨 영하 269도까지 낮췄다.

닐스보어 연구소 내 퀀톱(Quantop) 연구센터는 레이저를 이용해 물질의 원자를 냉각시키는 방법을 몇 년째 연구해왔다. 연구센터의 우사미(Koji Usami) 교수는 “반도체 특성, 막 제작기술, 광학적 공명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시켜 얻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태양전지, LED 등 각종 전자제품의 핵심부품이다. 미래에 전자기술이 더 발전하려면 반도체의 과열을 방지하는 냉각기술의 발전도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 덕분에 양자컴퓨터와 초민감 센서 등을 개발하는 데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