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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한 환경오염과 농약의 과용에 따른 문제 및 GMO에 대한 우려로 무공해 식품의 선호가 날로 증가됨에 따라서 토종 유기농산물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토종을 유기농업에서 고려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신토불이의 관점에서 그 자리에서 생산된 것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운동의 관점에서이다. 또한 유기농업과 토종 유기종자를 유기농사에 적용하는 것은 오랫동안 선조가 먹고 살아온 뿌리와 근본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종은 개량된 품종에 비해 일반적으로 수량성이 낮고, 특정병에 대한 내병성도 낮으며, 키도 커서 잘 쓰러지는 등 단점이 많다. 그러나 토종은 오랫동안 한반도의 여러 가지 특수한 환경에 잘 적응되도록 농민들 특히 여성농민들에 의해 선발 육종되어 왔으며, 무비료, 무농약 등의 유기농법에 잘 적응되어 왔기 때문에 병충해에 대한 수평저항성(horizontal resistance)을 갖게 되어 갖가지 병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많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평균 정도의 수량을 낼 수 있다. 토종은 조상들로부터 먹어온 식품으로 우리의 몸에 그 성분이 녹아있는 신토불이이다. 또한 토종의 맛은 어려서부터 입에 길들여져 왔거나 선조로부터 그 맛에 길들여져 왔으므로 입맛에 잘 맞는다.



유기농업의 시작은 유기종자·토종종자에서부터 이다. 유기종자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목차: 1. 유기종자의 문제점

        2. 아시아의 유기종자

        3. 유기종자 자가 수분 방법

        4. 유기농업에서의 토종종자 적용 

        5. 토종종자의 활용 예

        6. 토종종자를 지키자!

        7. 유기종자의 전망 



1. 유기종자의 문제점


1) 유기종자란 무엇인가?

유기종자란 유기적으로 재배된 농작물에서 채종된 종자를 말한다. 즉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코덱스에서 허용된 자재만을 이용해 생산되고, 채종된 후에 종자소독이 이루어지지 않은 종자를 말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유기종자를 사용하지 않아도 유기농산물의 인증을 받을 수 있으나 미래에는 유기종자의 사용유무가 이슈로 대두될 전망이며 국제적으로도 유기종자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기종자의 개념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종자회사는 오랫동안 다수확종자를 개발하는데 주력해왔다. 벼품종은 국가기관인 농촌진흥청에서, 원예작물은 일반종자회사에서 담당해왔다. 종자를 개발할 때 종자회사는 농약과 화학비료의 이용을 전제로 한 품종을 개발해왔기에 막상 원칙에 맞추어 유기재배를 하는 농가에서는 종자회사로부터 종자를 구입해 파종하면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종자를 개발하지는 못할 지라도 우리 종자회사들은 작물의 병충해에 저항성이 강한 종자를 개발하는데 소극적이었다. 화학비료의 과다시용과 그에 따른 작물체의 병충해에 대한 면역력의 감소, 농약사용의 증대라는 연결고리에 종자도 함께 있다고 볼 수 있다. 



2) 유기종자의 문제점

유기농업이 성장함에 따라 과거에는 귀찮다고 여겨진 유기종자 운동도 이제는 공식분야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유기재배인증 농가에서는 직접 자가 채종을 하기도 한다. 이는 토종종자를 순화시키는 OT 종자에서 가능하다. 가령 토종종자를 10개 심은 다음에 8개는 수확하고 생장이 좋은 것은 원종으로 삼고 2대는 추대를 시켜 채종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F1종자는 자가 채종이 힘들다. F1종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조자를 말하며 유전학자에 의해 품종이 개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회사에서 생산 판매되는 것은 F2에서 품질이 제각각이고 품질이 떨어지므로 자가채종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시중에서 구입한 종자를 수확하고 일부를 재종하면 다음 작기에 수확량과 품질이 크게 저하된다는 이야기이다.


앞으로 유기재배가 활성화되면 유기종자는 종자회사에 상업적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기종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유기적으로 채종할 수 있는 채종포를 확보해야 하는데 적지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해외채종이 가능한 다국적 종자회사가 두각을 나타낼 공산이 크다.


식품 무역과 소매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이제 유기농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유기농이 세계를 구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보다는 자신들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유기농에 주목하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은 유기농을 더 이상 자신들의 경쟁세력으로 보지 않고, 자신들이 정복해야 할 성장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유럽의 현재 종자법 하에선, 등록되지 않는 종자를 거래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따라서 농민들이 대대로 지켜온 종자는 암시장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탈리아 유기농업 협회의 Cristina Micheloni는 농민들의 선택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현지 농업에 맞고 시장이 요구하는 품종은 유기종자로 인정받지 못했고, 유기 인증을 받은 종자는 현지 농업 조건에 특화되어 있지 않고 또한 시장이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선택은 법개정을 통해 농업의 생물학적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요소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일부 거대 종자 기업은 이미 유기종자 개발 및 보급을 시작했다. 유기 종자를 공급하는 전세계 10대 종자기업에 관한 유럽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이 되어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듀폰사는 자회사인 파이오니어(Pioneer)를 통해 유기 옥수수 종자를 생산하고, 프랑스 거대 종자 기업인 리마그레인(Limagrain)은 자회사인 아드벤타 씨드(Advanta Seeds)와 니커슨(Nickerson)을 통해 일련의 작물 종자를 판매하고 있다. 독일의 KWS사는 유기 옥수수와 사탕무를 생산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중소 유기 종자 기업을 인수해 유기종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기종자 시장에서 수익 창출의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인수 합병의 경향도 강화될 것이다.


게다가 거대 농기업은 수직적 통합을 통해 종자 시장뿐만 아니라 유기 시장 전반에 관한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최대 ‘Green Food'사와 유기농 기업인 ’China National Green Food Industry Corporation(중국 국가 녹색 식품 산업 공사)‘는 중국 국가 종자 기업의 자회사이다. 즉, 중국 최대 종자기업이 유기종자에 관한 중국 표준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인도의 경우, 인도 최고의 종자 기업인 Namdhari Seeds가 유기식품 산업에 생산 뿐만 아니라 소매를 주도하고 있다.



2. 아시아의 유기종자


1) 아시아 유기 품종 개량 현황

아시아 유기생산 시스템은 주로 병충해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량 품종과 종자는 시장에서 구입하거나, 농가에서 관행적으로 생산한 것들이다. 개량품종을 재배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적의 품종을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개량 품종의 자양분 활용 능력은 부족하지만, 일반적으로 병충해 및 질병에는 강하다. 그러나 질병의 경우도 흔히 발생하는 질병에는 강하지만, 흔하지 않는 소소한 병원균에는 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개량품종을 유기농업에 이용하려고 하는 생각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식물 품종 개량을 전문용어를 이용해 말해보면, 유전적 표현형(Phenotype: P)=유전자형(Genotype: G)+환경(Environment:E)+G×E로 표현된다. 즉, 개량품종의 우수성은 유전적 속성, 환경영향 및 개량 품종과 실제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된다. 유기농은 지금까지 E 즉 문화적 관리, 유기비료, 해충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유전자형의 중요성은 간과되어 온 것이다. 그 동안 유기품종 개량에 대한 요구는 유기농업분야에서 놀라울 정도로 도외시 되어 왔다. 대조적으로 유전자변형(GM) 작물의 경우 유전자형이 기본이며, 사실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작물 재배의 환경적 요인은 유전자 투입 환경만큼이나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필연적으로 유기농업은 유기 비료 및 생물 살충제에 관한 논의로만 점철되어 있고, 유전적 측면에서는 거의 논의 되고 있지 않다. 유전적 측면에서 보면 유기농업은 전통적 개량 품종을 수용하는데 있어 다소 보수적이며, 유전적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


아시아에서 공공부문이 주도해 유기채소 품종 개량을 진행하는 것도 최근의 일이다. 필리핀에서는 1996년에 비공식적으로 유기채소 품종 개량이 시작되었고, 기금이 마련된 것은 1999년이었다. 아시아 기타 지역에서, 특히 채소에 있어 유기 품종 개량은 ‘종자와 안심할 수 있는 채소 생산 시스템 프로그램으로서 AVRDC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전세계에서 유기 경작지가 가장 많은 호주에서 조차, OPV이든 교배종이든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던, 토종 종자를 이용해 유기종자를 생산하고 있는 수준이다. 유기 채소 품종개량에서 종자에 대한 연구 또한 최소한의 수준이다. 왜냐하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유기 종자생산은 아직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또한 시장조차 형성되어 있지 않다.


중국의 유기콩재배단지


2) 아시아 유기종자 운동의 현황


방글라데시

Nayakrishi Andolon은 뱅갈어로 신농업운동이라는 뜻이다. 농업에 기반한 생물 다양성 추구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Nayakrishi Andolon 운동은 생물학적 다양성과 유전적 자원을 보존, 보호, 개선하자는 취지로 전통적이고 토착적인 기술을 통합하는 새로운 방식의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환경, 생태계 및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을 파괴하는 활동을 반대하는 것이다. Nayakrishi 농민은 소중한 유전요소 및 방글라데시에서 아직 확보할 수 있는 생물학적 유전 자원을 수집, 보전, 재생산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들에게 종자를 관리하는 것은 농촌 공동체의 생명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종자를 보존, 재생산, 발아시키고, 수확 후 다시 종자 창고에 보관하는 것도 주로 여성이 담당한다.


인도

인도에선, 녹색 혁명 동안에 소위 HYV(생산량 증대 개량 종자)가 도입되었고, 1대 교잡종에 대한 거센 로비로 인해 지역 관습이 파괴도고, 전통환경, 경제, 문화를 지탱해오던 종자가 사라지게 되었다. 인도 전역에서 성장 중인 종자은행과 유기농업 프로젝트들이 한데 연합해 Green 재단을 창립하였다. Green 재단은 카르타나타주 농가를 도와 생산량 증대라는 경향에 반대하고, 현지 멸종위기의 토종 종자를 발굴하고 있다. Green 재단은 주로 여성이 운영하는 마을 종자은행 네트워크를 통해 종자보전 노력에 대한 공을 인정 받아 2005년 UN 이퀘이터 상을 수상하였다. 오늘날 Green 재단은 160개 마을 2,000여 농가와 약 382종의 토착 종자를 보관하고 있는 50여 공동체 종자 은행을 망라하고 있다. 최근에 43종의 핑거밀렛(기장의 일종), 84개의 벼, 24개의 수수, 44개의 마이너 밀레, 53개의 콩, 14개의 유지종자, 4개의 밀, 116개의 채소 종자를 보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벼 연구 개발센터는 빈농 및 농장 노동자와 협력/파트너쉽을 구축해 토종종자를 수집하고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위 녹색혁명의 대량 생산종(HYV)의 환경적 부작용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8개 시범농장에서 20개 작물을 3년 동안 재배 수확한 PUSSPAINDO의 실험을 바탕으로, 토종종자를 이용해 벼를 유기농으로 생산할 경우, 생산량이 헥타르당 최소 10톤에 달했다. 생산비용은 현대적인 농법에 비해 60% 이상 절약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Siyem Putih, Rajalel, Nongko Bosok 같은 우수한 토종 벼 종자가 최고의 생산량을 보였으며, 헥타르 당 10톤 또는 그 이상을 수확할 수 있다.


필리핀

필리핀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기종자운동’ 단체 중의 하나는 MASIPAG이다. 이 단체는 주로 전통 종자를 사용하는 유기 수도작 농가의 연합조직이다. 최근에 재교배 시키거나 품종 개량을 통해 토종 종자를 강화하고 있다. 혈통 선택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몇몇농가들은 이를 번거롭다고 여긴다. 소규모로는 유전 요소 선택과 강화법이 옥수수, 채소, 가금류까지 확대 사용되고 있다.

MASIPAG는 생물 다양성을 이용해 식량 안보를 추진하고 있다. 2009년 현재 개발을 위한 농민-과학자 파트너쉽은 1,090여 전통 벼 종자를 수집하였다. 1,069개의 Masipag 벼 개량종/변종을 개발했고, 75개의 토종 옥수수 종을 수집했다. 농민들은 또한 벼품종 개량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미 농민이 개량한 품종이 67개이며 273개의 벼 이종 교배종을 개발하였다.


3번 유기종자 자가수분 방법 발문: 어떻게 하면 유기종자를 자가 수분 할 수 있을까? 자가수분이 가능한 토마토와 가지, 고추, 십자화과 작물 등의 자가 수분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3. 유기종자 자가 수분 방법


토마토

토마토의 자가 수분율은 높기 때문에, 농민들은 F1 과일에서 종자를 추출하여, Tom-01이라는 표시를 한다. 파종을 해 50~100개의 F2종을 재배한다. 이렇게 재배된 종 중에서 식물과 열매 특성에 따라 선택한다. 각각의 식물에서 따로 종자를 추출하고 Tom-01-1, Tom-01-2, Tom-01-3 등으로 표시한다. 각각의 식물은 1개 계통을 표현한다. 이 식물들을 F3종으로 재배한 후, 위의 프로세스를 다시 진행한다. 이후 Tom-01-1-2, Tom-01-2-1 등으로 표시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F6 교배종까지 반복하고, F6은 순수 계통인 것으로 간주한다.


가지

가지는 이종 교배율이 약 30% 정도인 종종 교차 수분되는 종이다. 프로세스는 토마토와 유사하지만, 글라신지(glassine)봉지 또는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해 선택된 식물의 꽃봉오리를 싸서 교차 수분되는 것을 막고, ‘자가 수분’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자가 수분되 과일만 수확해 종자를 추출한다.


고추

가지처럼 고추는 이종 교배율이 높다. 식물과 열매의 특성에 따라 식물을 선택하고, 모든 열매와 꽃봉우리를 제거한다. 이후 식물을 빈 봉지로 싸서, 교차 수분을 예방한다. 선택 프로세스는 토마토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십자화과 식물(Crucifers)

십자화과 작물은 십자 모양의 갖춘 꽃(complete flower: 꽃의 4대 요소가 모두 있는 경)이 피지만, 교차 수분된다. 배추와 백채는 재래 OPV 또는 심지어 F1종으로 시작한다. 만약 일반적으로 식물의 상태가 좋다면 부정적 선별을 하여 상태가 안 좋은 식물을 골라내야 한다. 남아 있는 식물에 꽃이 피는 것은 괜찮지만 초기 볼터(bolters)를 제거해야 한다. 선택된 식물에서 종자를 수확하여 다음 번 파종을 위해 비축 종자로 보관해야 한다. 다른 종자는 신선 채소 생산에 사용해야 한다.

무와 당근의 경우 이용할 수 있는 품종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적의 조건이 아닌 상태에서 일렬로 파종해 재배해야 한다. 뿌리를 수확해 최고의 뿌리를 선별해야 하며, 선택한 뿌리를 나뭇재로 처리한다. 선택한 뿌리를 다시 심어서 꽃이 피도록 한다. 종자를 대량으로 수확해 원하는 품질을 얻을 때 까지 위 프로세스를 반복한다.


콩류

콩류는 일반적으로 자가 수분율이 높아 종자를 생산하기는 쉬운 편이다. 키가 큰 콩, 강낭콩의 자가 수분율은 높은 편이다. 



4. 유기농업에서의 토종종자 적용


한 지역이 건강하게 살게 되려면 다양한 오염되지 않은 먹을거리를 자급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지속적인 순환에 기초해야 한다. 그 순환의 근본적인 힘은 인간의 노동과 건강한 땅과 생명력 있는 종자가 지켜지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 땅을 지켜온 생명력 있는 토종종자를 확보할 수 없다면 외부로부터의 일회성 종자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농사의 근본인 씨앗을 받는 일조차도 잃어버린 농민은 가장 고귀하고 위대했던 농민의 권리를 잃고 마는 것이다.


1998년 친환경농업의 원년이 정부로부터 선포된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아직 자급용 벼농사와 작은 텃밭농사를 제외하고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넘어서지 못하는 처지이다. 경제적 판단과 이익의 확대만이 전제되는 기술적인 유기농업보다는 내용이 풍성하고 다양한 에너지와 거름, 종자, 농사방식에 까지 온전한 자연순환의 흐름을 회복시켜 가는 유기농업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 농촌의 마을마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텃밭마다 지역자급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토종 종자들이 심겨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토종은 농부가 매년 마음대로 씨를 받아서 재배할 수 있으며, 키가 커서 예전처럼 비료가 아니라 퇴비나 가축이나 사람의 분뇨만으로 재배하면 적당한 키에 적당한 수량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파종시기나 간혼작, 돌려짓기 등의 농사방법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자연순환적인 무공해 유기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제철에 나는 음식, 그 땅의 기후에 맞는 음식시스템이 건강도 살리고 에너지를 줄이며, 자연친화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토종종자를 활용해 유기농업을 발전시키는 것이야 말로 앞으로 건전한 지구환경을 지킬 수 있는 농사법이라고 할 것이다.


근래에 유기농업을 실천하면서 유기농업을 위해 유기농자재를 생산 보급하는 (사)흙살림을 비롯해 수많은 개인 농가 등 많은 귀농인들이 토종을 찾아서 유기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하고 있다. 또 슬로시티로 지정된바 있는 울진군이나 청산도를 비롯해서 한국 농촌의 곳곳에서 그 곳의 토종으로 생산하는 지역단위 유기농사가 늘어나고 있다. 유기농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에서는 대체로 적당한 토종종자를 찾기 원한다.


대부분의 귀농인들의 경우 토종으로 유기농사를 하여 식량을 자급하고 나머지를 도시소비자들에게 소비시키려고 한다. 귀농인 들을 선도하고 있는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는 ‘토종의 중요성과 보전활용’이라는 주제를 커리큐럼에 필수적으로 포함시켜 귀농자들에게 토종종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한편 적극적으로 국내 농촌마을로부터 토종을 찾아 보존 활용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유기농가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경우 귀농가들이나 소농가에서는 재배하고 있는 모든 농산물 토종을 유기농사 방법으로 재배하고 싶어 한다. 즉 식량작물인 벼, 보리, 밀, 잡고, 콩, 팥, 녹두, 기장, 수수 등이나 채소류인 배추, 무, 시금치, 파, 고추, 호박, 오이 등이다. 유기농산물을 판매 할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특별히 토종 중에서도 맛, 품질, 모양, 수량이나 내병성 외에도 각종 좋은 형질을 갖는 작물이나 품종을 선택해 규모를 늘려서 재배한다.



5. 토종유기농업 적용 예


청주 토종오이: 청주의 홍진희 씨는 1991년 농사를 시작해 10여 년간 유기농업에 적용할 토종종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던 중 2000년 여름 청원군 옥산면 가락리의 곤죽골 할머니에게서 토종 조선오이 모종 2포기를 얻어다가 자급용으로 심게 되었다. 그 후 노각오이를 수확해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모종하우스에서 오이를 키워서 파종과 채종을 되풀이하여 모양이 어느 정도 고정되고 맛이 좋은 토종오이를 선발하였다.


2004년 봄, 지난해 좋았다고 골라놓았던 종자로 1,983㎡ 농사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처음에는 맛이나 색깔, 모양,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다양한 오이가 수확되었다. 생산량도 많지 않아 매장에만 적은 양이 공급되었다. 또 다시 많은 포기를 심었을 때 나타나는 다양한 형질의 오이 중에 고르게 품질이 뛰어난 포기를 선발한 후 종자용 오이로 표시를 하고 늙혀서 다음 해 농사의 종자로 쓰기 위해 보존을 하였다. 모종 2개를 얻어온 후 4~5년의 과정을 거쳐 유전형질이 안정된 종자를 얻어서 3년 정도 토종 조선오이를 생산·공급할 수 있었다. 현재는 도입천적과 토착천적을 병행 이용하고 유기적인 방법을 이용해 충해를 예방하고 종자는 한 해 전에 넉넉하게 확보해 사용하고 있다.



재래종파: 청주의 홍진희 씨는 텃밭에서 어머니의 손에 오랜 시간 자급용으로 심겨지던 재래종파를 채종·파종해 5년 여 농사를 해서 외대파와 다른 생육 특성이나 차별성이 인정되는 토종파를 선발하여 2009년부터 재래종파(조선파)로 품목을 독립시켜 공급하고 있다.


흙살림의 토종쌀, 잡곡 생산: 흙살림(회장 이태근)은 2007년 이후로 토종으로 유기농사를 하기 위해 토종종자를 모으고 재배하고 있다. 2009년 기준 토종 벼 40여 품종 외에 토종 수수, 옥수수, 기장, 콩, 팥 등 138 품종을 재배하고 토종 벼로는 소량 다품목화해 판매 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흙살림에서는 매년 토종전시포 방문의 날(흙살림 본부)행사를 통해 유기농과 토종종자의 중요성을 홍보한다. 2008년에는 3,305㎡의 유기농사로 ‘흙살림토종현미’상품을 개발했다. 2009년에는 토종벼 21,487㎡, 토종콩 10,743㎡(괴산군내)의 유기농 재배생산농가를 확대하였다. 벼룩기장 2,975㎡(괴산 8농가 재배확대), 또 ‘흙살림유기농토종쌀’로 브랜드를 개발하였다.


토종 흰민들레: 건강을 책임지는 먹을거리, 신비의 ‘토종흰민들레’는 경남 함안군 칠원면에 위치한 ‘토종 흰민들레’농원의 최주경 대표는 “간암을 앓으신 어머님께 흰민들레를 꾸준히 섭취하신 후 건강해지신 것을 보고, 토종 흰민들레의 결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민들레에는 유용한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며, 세계적 권위의 암센터인 ‘미국 MD 앤더슨’은 민들레가 간암 및 대장암, 유방암 등에 효과가 좋다고 발표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연구팀 역시 민들레가 간암 세포를 억제·제거한다고 말했다.


민들레 중에서는 한국의 ‘토종 흰민들레’가 노란 꽃이 피는 서양 민들레에 비해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 수배에서 수십 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토종 흰민들레는 번식이 까다로워서 일반적으로 대량 증식이 어렵고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성이 좋기 때문에, 종자로 번식할 경우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토종 흰민들레농원’의 최주경 대표는 토종 흰민들레를 대량 증식하기 위해, 흰민들레를 채집해 밭으로 옮겨 심고, 3~4년 동안 밭에서 키워낸 후 뿌리의 크기에 따라 2, 3 뿌리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17년이란 세월을 노력하여, 유기농 재배에 성공했다. 현재는 약 23,140㎡의 토종흰민들레 농원을 확보했다. ‘토종흰민들레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업체는 유기농 토종흰민들레 농축진액, 녹즙, 환, 김치 등을 판매하고 있다. 



6. 유기종자·토종종자를 지키자!


국립종자관리소 벼 보급종을 친환경농업으로 생산하고 유기종자를 생산하는 등 친환경 쌀 생산을 위한 종자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학비료와 합성화학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산물 인증기준에 맞는 유기종자를 시범사업으로 생산하여 공급할 계획이다. 친환경종자 생산을 위해 벼 채종포장에도 겨울철에 자운영, 헤어리벳치, 호밀 등 녹비작물을 재배하는 ‘푸른채종포장가꾸기사업’을 실시하여 지력증진과 대기정화에 기여토록 함과 동시에 화학비료와 농약사용량을 감축토록 하는 등 친환경 종자생산을 추진하고, 축산농가와 연계하여 총체보리를 벼 채종포에 집단적으로 재배하여 축산액비를 토양에 환원하고 청예사료를 가축에게 급이 하는 자연 순환농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친환경 쌀 생산을 위하여 미소독 종자 수요를 사전 조사하여 소독을 하지 않은 종자를 공급키로 하였다. 


농촌진흥청에서도 토종종자를 지키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진청은 2007년 미국에서 1,679점, 2008년 일본에서 1,546점의 한반도 태생 종자를 돌려받은 데 이어 독일로부터 무상으로 토종 유전자원을 돌려받게 됐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는 독일 식물유전자원연구소에서 일제시대부터 동서 냉전시대에 우리 곁을 떠난 토종 유전자원 900점을 반환받았다. 돌려받은 배추와 보리, 밀, 콩, 팥, 참깨 등 종자는 대부분 일제시대 독일과 냉전시대 옛 동독이 북한지역에서 수집한 것들로 황해도 개풍보리, 개성배추 등 과거 북한에서 재배됐지만 지금은 이름만 알려진 품종들이다. 


농진청은 종자를 경기도 수원시 서둔동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에 보존하는 동시에 이들 종자의 증식과 특성 조사를 거쳐 신품종 개발과 기능성 물질 추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7. 유기종자의 전망


유기종자운동은 아직까진 많은 부분 토종 종자의 보존 활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유기종자운동은 유기농업발전에 좀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단지 전통 종자를 보존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유기종자 개량에 뛰어들어야 한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기농업이 전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로 확대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유기종자 운동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공식적 종자 시스템을 형성하는데 적극 참여해야 한다.


오늘날 개발되고 있는 종자는 종자 개발 시점부터 출시까지 시간에 기반하여 현재부터 5~10년 이후 시장전망에 맞추어져 있다. 유기종자 분야에 있어서 쉽게 딸 수 있는 키 작은 과일들이 많이 있다. 즉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기종자 시장은 현재 종자 산업을 좌우하는 대기업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유기 농가는 자신들의 유기 품종을 선택 개발하고 유기종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기술적 측면으로 보면 아주 쉬운 기술을 이용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농가는 유기종자에 참으로 헌신해 왔다. 토종재래품종을 사용해 변종 선택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품종 개량 목적과 목표를 잘 정의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유전 물질에 관해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종자를 찾아 나선다. 자양분 및 물이 부족해 계통/식물의 뿌리로 양분과 물을 충분히 흡수 할 수 없거나, 양분 활용도가 떨어지고, 해충 관리가 부족하거나 없어서 계통/식물의 내성이 떨어지는 경우 같은 최적 조건이 아닌 상태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스트레스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유전적 능력을 갖춘 변종을 개발해야 한다. 이후 환경에 대한 품종/유전 요소에 관한 좀 더 총체적인 영향력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유기농업의 성장과 목표를 감안할 때, 유기종자운동의 전망은 밝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유기 종자 운동이 적극적으로 종자 개량에 관여하는 것은 조금 더딘 편이어서, 유기 종자 운동은 여전히 전통 재래종에 의존하고 있다. 유기종자 사업은 크게 성장할 것이지만, 만약 유기종자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면 유기 종자 사업은 거대 종자 기업에 의해 좌우 될 것이다.


자료참조: 농촌진흥청, 동아시아 유기농업 컨퍼런스 자료집

StoneHi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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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은 한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 생각이 올바를 때, 역사의 흐름은 퇴보하지 않는다. 미래를 약속하는 언어들이 출렁이는 2012년, 온 지구를 가로질러 30여 개국에 선거가 있다. 변화의 시기, 한 생각은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힘의 논리로 억압하지 않는 생명의 순환을 이어가고자 <오마이뉴스>는 세계의 지성들을 만난다. 그들의 통찰력을 빌어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내면의 지혜를 깨우려 한다. 한 생명이 밝아지면 세상은 그만큼 희망을 얻기 때문이다. '깨어나자 2012' 인터뷰 시리즈는 그 노력의 하나다. [편집자말]



전 세계 유전자 조작 작물 종자 가운데 90%를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 몬산토는 잡초가 햇빛을 훔친다고 주장한다. 인도의 어머니들은 쌀가루를 가지고 만다라와 같은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들 때 문지방 위에 있는 개미를 위해 먹을 것을 남겨둔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감을 거두면서도 나무 꼭대기에 까치밥을 남겼고, 산에 사는 스님들은 땅 속에 사는 미물이라도 죽을까봐 뜨거운 물을 함부로 버리지 않았다. 


세계를 대표하는 에코 페미니스트인 반다나 시바 박사는 여성의 세계관이 곧 풍요의 세계관이라고 말한다. 이 풍요의 세계관으로 다른 생물과 다른 종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줌으로써 식량 주권, 식량 안보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우리 시대의 리더는 성별과 관계없이 여성처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월 31일, 세계화 국제 포럼의 샌프란시스코 본부에서 나눈 반다나 시바 박사와의 대화 2부다. 



"식량 독재는 정치적 독재와 가깝게 연결돼 있습니다" 


▲  반다나 시바 ⓒ 안희경


- 지금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지는 유전자 변형 식재료를 식품 포장에 명기하는 법안을 지원하고 있으신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제게 깊게 감명을 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지구와 지구에서의 삶이고, 두 번째는 자유입니다. 유전자 변형 식재료라는 걸 명시하자는 데에는 이 두 가지 이유가 모두 해당됩니다. 우리 농작물의 유전자를 조작하고, 우리의 씨앗을 가져가 특허내는 회사들에게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당위를 말하는 겁니다. 


자유의 관점에서, 우리에겐 모든 민주 사회가 가져야만 하는 알 권리가 있어요. 지금 당신이 먹고 있는 음식에 독이 들어 있고, 그 음식을 만든 기업은 독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으려고 하루에 100만 달러를 쓰고 있다면, 이는 어떤 상황일까요? 바로 음식 독재, 식량 전체주의입니다. 이 식량 독재는 정치적 독재와도 굉장히 가깝게 연결돼 있어요. 


저는 그 어떤 독재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유전자 변형 식품을 통해 우리는 독을 주입받고 있습니다. 점점 더 건강을 무너뜨리게 될 거에요. 제가 이렇게 미국에 와서 보면, 사람들의 몸이 균형에 맞지 않는 모습을 봅니다. 이는 질병에 시달리는 겁니다. 인간으로서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먹기 때문이죠." 


- 물고기와 이종 교배를 통해 수퍼 딸기가 나오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그래도 단일 교배를 통해서 식량 증산을 하는 수퍼 씨앗의 경우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 않나요? 한국의 경우 식량 증산에 도움을 준 육종학자들의 헌신과 성과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물리학자이지만, 농업을 택한 이유는 이 수퍼 씨앗이라는 아이디어가 너무나 많은 배고픔과 가난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유전자 조작이 된 씨앗은 더 많은 음식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지난해 우리가 'GMO 유전자 조작 왕국에는 옷이 없다'는 보고서를 만들었습니다. 그 누구도 바보로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기에 침묵하는 겁니다." 


-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우화에 빗댄 것이네요.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박수치며 '황제께서는 정말 멋진 옷을 입으셨습니다'라고 하는 거죠. 그 황제 자신도 거기 속해서 말이에요. GMO 유전자 변형 수퍼 씨앗의 이야기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와 같은 맥락입니다. 유전자 조작 씨앗은 '불임 씨앗'입니다.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는 씨앗을 뿌리는 거에요. 1세대 밖에 자라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음 해에 또 그 씨앗을 사야 해요. 미국 법정에서 종자에 대한 소유를 인정했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유전자 변형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하면서 모든 변형 씨앗이 상품으로 기업 독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도 그 씨앗들은 1회용일 수밖에 없구요. 생산물은 수확되고 유통되지만, 정작 농사짓는 농민은 계속 종자, 비료, 살충제 비용을 지불해야 하니까 빈곤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겁니다." 



"농업 부문에서 유전공학은 완전히 길을 잘못 든 겁니다" 


- 앞서 1부에서 말했던 농업의 산업화, 세계화의 핵심에 있는 것이 유전자 변형 종자, 그리고 제조된 식품이네요. 결국 이는 기업의 논리, 경제 숫자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소수의 이윤을 불리는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농업 부문에서 유전공학은 완전히 길을 잘못 든 겁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고과당 콘시럽이라는 완전 가짜로 제조된 설탕을 먹이고, 정말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어요. 이렇게 중독성이 있는 것을 음식이라고 해서는 안 되는데, 그들은 그것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대안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 선생은 대표적인 에코 페미니스트입니다. 많은 남자들은 흔히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질색을 합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여성인 저도 페미니스트라는 말보다 휴머니스트라는 말이 평화를 부른다는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에코 페미니즘의 경우 급진적 관점의 페미니즘과는 달리 상생을 이야기하는 듯한데요. 

"저는 기본적으로 여성은 수동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여성은 제 2의 성이 아닙니다. 열등하지 않아요. 그리고 자연은 죽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가부장제의 전체 구조는, 자연은 착취되기 위해서 죽는다고 바라봅니다. 문제에 접근함에 있어서 이런 기본 틀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여성은 이차적이라고 여깁니다. 우리 여성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여성은 두뇌를 가지고 있고, 가슴을 가지고 있고,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은 죽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방금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를 보여 주세요. 죽어있다는 자연이 이처럼 뉴욕 시티를 휩쓸어 버릴 수 있을까요?" 


- 자연은 살아있고, 여성은 머리, 가슴, 손을 갖고 있는 생산의 주체라는 말씀인데, 선생께서는 여성의 핵심적인 힘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네, 그럼요." 


- 남자가 아닌 여성이 주체가 되는 건가요? 

"여성과 여성처럼 생각하는 남자가 할 수 있습니다. 남자들이 더 문화적이고, 단일한 체제를 유지하고, 지배력에 대해 더 사려깊고 우월하게 만들어졌다는 어떤 유전적인 실증은 없습니다. 남자들이 보다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입증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여성이 이와 같은 능력을 키워내는데 있어서 혜택을 덜 받고 있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돌보고 나누는 가치는 아직 여성이 더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들 또한 그런 가치를 배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생물적인 것이 아니라 의식에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에요." 


- 사회적 리더라면 하나의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것인데, 여성적인 행동이 이뤄낸 성과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처음 참여한 운동이 히말라야 지역에 있는 마을에서 벌어진 벌목 반대 투쟁이었습니다. 오래도록 삶의 터전이 된 아름다운 곳인데, 인도 정부는 기업의 편을 들어 벌채를 허용했죠. 산에서 돈이 되는 것은 나무를 베어 파는 거라고 여겼으니까요. 그때 여성들이 떨쳐 일어났습니다. '나무를 끌어안자'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당신들이 나무를 죽이려면 먼저 우리를 죽여라'라고 버텼습니다. 그 운동은 '칩코'라 불렸고, 그 의미는 '껴안는다'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높은 히말라야에서 벌목을 중단시켰어요. 그리고 지금 지구 저편 에쿠아도르에서는 아마존 열대 우림을 지키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사무실을 만들고 국제 협력 기구로 국제 연대를 이뤄내며 생태 운동을 하는데, 파차마마 동맹입니다. 파차마마는 어머니 지구의 이름이에요. 지구는 살아있는 그 자체로 우리의 어머니이고, 우리는 이를 잘 새기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에코 페미니스트로 나아가는 첫 번째 인식이에요." 



"세계은행의 진실은 그들이 국제 노상강도라는 겁니다" 


▲  반다나 시바 ⓒ 안희경


- 자연의 아픔을 느끼며 삶의 터전을 지키는 것이 보다 더 대안적이라는 것을 인지한 여성의 공감 능력이 해낸 일이군요. 여성에게 하고 싶은 당부는 무엇인가요? 

"첫째, 보통의 여성으로서 열등하다고 느끼지 않는 겁니다. 둘째, 소외감을 느끼지 말자는 거구요. 셋째, 그대의 가슴이 그대의 마음에게 말을 하도록 허락하자는 겁니다."


- 여성 스스로 내면에서 울리는 여성적 소리, 그러니까 온 생명과 소통하는 그 공명에 귀 기울여야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한국의 여성학자들이 선생을 바라봄에 있어서 세계화를 페미니즘과 연결해내는 위대한 활동가라고 합니다. 선생께서는 일찍이 세계은행의 진실에 대해 알려왔습니다. 

"세계은행의 진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자이고, 주요 국가들의 의존도를 유지하려고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들이 빌려주는 1달라는 제3세계 국가에서는 3달러의 가치를 지닙니다. 이들은 국제 노상강도입니다. 1997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한국의 자산을 사유화했잖아요? 이를 확장해서 철강 회사인 포스코가 인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오늘날 포스코의 실제 오너는 한국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이고 워렌버핏이죠. 그가 5%의 주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중국으로 철강 수출을 하려고 합니다. 광산에서 항구까지 넓은 육로 이동로가 필요하기에 농민들을 수탈했습니다. 농민들은 저항했고, 죽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세계은행으로 인해 생겨났습니다." 


- 한국의 언론에도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아직 인도에서 진행중인 갈등이군요. 

"매우 긴 이야기죠. 오리사에 있는 주민들을 이주시키려고 했고, 이에 맞서 주민들은 저항했습니다. 경찰이 무력으로 어린이와 여성을 공격하려고 투입되어 있는 동안 저도 마을에 함께 있었습니다. 주민들이 살해당했어요. 그들이 차지하려는 광산 지역은 그 부락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름다운 숲과 폭포가 있는 곳입니다." 


- 제가 잊고 있던, 또 그리 잘 알지 못하던 사안이라 갑자기 당혹하기도 하고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다른 측면에서, 포스코는 한국의 산업화에 있어서 동력이 되어준 기업이고, 공익적 활동으로 신뢰를 얻고 있기도 한데요. 

"저는 세계은행이나 포스코가 한국의 부를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절대로요. 한국의 부는 열심히 일한 한국인들이 만든 겁니다. 그 당시 정부 정책이나 국제 은행의 돈은 '힘들여 일한다면 한국인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그 때 하고도 또 다르죠. 사람들이 힘들여 일하더라도 이득은 월드 뱅크만이 챙길 수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은 더 가난해 지구요. 


한국인들에게 전달하는 저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겁니다. '여러분은 인도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죽음에 기반한 번영을 갖고 싶은가요? 우리는 하나의 인류입니다. 이는 나는 오른 손의 번영을 돕기 위해서 내 왼손을 자를 거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지구의 민주주의는 포스코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 선생께서는 세상을 설명하면서 '망' 또는 '피륙'이라는 비유를 합니다. 저 또한 작은 변화가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 책 가운데 <지구의 민주주의>라고 있습니다. 지구는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영감을 얻고 쓴 거지요. 흙은 식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식물은 건강을 퍼내주고자 연결되어 있구요. 우리의 식량이 자라나는 데는, 변화가 있던 없던 간에 기후가 연결돼 있습니다. 기후가 변하기 때문에 우리는 또 식량을 갖을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지구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모든 생명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말하는 겁니다. 지구는 하나의 커다란 가족이니까요. 그러나 제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진정한 민주주의, 삶에 뿌리 내린 민주주의입니다. 자본주의의 돈이 힘을 조절하는 그런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우리가 요즘 벌어지는 선거를 보면 누가 돈을 더 가졌느냐에 따라 좌우되고 있어요. 그러나 민주주의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 성립돼야 합니다. 지금처럼 '기업의, 기업에 의한, 기업을 위한 민주주의'여서는 안 됩니다.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식물의 것을 훔칩니다. 


우리 지구의 민주주의는 포스코와도 연결되어 있고, 환경과도 연결되어 지는 것이며, 배고픔을 없애는 것, 이러한 모든 것이 하나의 삶의 피륙 속에 상호 연결되어 있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경제는 경제를 죽였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국민을 대변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국민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그런 정치인을 갖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죽음의 문화가 아니라 생명의 문화의 일부분임을 기억합시다." 


- 그럼, 지금 바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씨앗을 살려야죠." 


[인터뷰이와 인터뷰어] 반다나 시바 박사와 안희경 작가


▲  반다나 시바 ⓒ 안희경


인터뷰이(interviewee) 

반다나 시바(1953년~ )는 인도의 사상가이자, 환경 운동가이며 에코 페미니스트다. 인도 델리에 기반을 두고 토종 종자 보전과 생태적 환경 운동을 하는 나브다냐(Navdanya는 '9개의 씨앗'이라는 의미로 생명과 문화의 다양성을 보호한다는 상징을 담았다)를 이끌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세계화에 대항하는 국제 조직인 세계화 국제 포럼의 대표이기도 하다. 


반다나 시바 박사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철학박사를 받았다. 그녀는 대학에서 핵물리학을 공부할 당시 두각을 나타냈으나, 인류에 미치는 핵의 영향을 보며 기층 민중의 삶을 보다 근원적인 상생의 길로 나가도록 하고자 행보를 바꾸었다. 인도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여러나라에서 벌어지는 개발과 기업의 이윤만을 앞세운 행위에 원주민들과 함께 연대해 활동하고 있다. 


반다나 시바는 지금까지 20여 권의 저서를 출판했다. 그 중 <에코 페미니즘>, <자연과 지식의 약탈자들>, <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 등의 책이 한국어로 소개돼 있다. 반다나 시바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강연과 대중 활동을 지원하며, 스페인 사회당의 정책 그룹인 과학위원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그녀는 또 하나의 노벨 평화상이라 불리는 'Right Livelihood(바른 생활, 正命) Award'를 수상했다. 


인터뷰어(interviewer) 

안희경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불교방송 PD로 활동할 당시, 1998년과 2000년에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했다. 2002년 미국 이주후 여러 매체에 미국의 시사 문화와 명상 트랜드를 다양하게 소개해왔다. 또한, 세계의 석학 및 현대미술 거장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예술을 뒷받침하는 근원적 삶의 자세를 드러내 진한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의 환경을 지키는 책 <우리가 머무는 세상>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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