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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델의 선구자들


바로 지금 새로운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모델들은 제2의 애덤 스미스Adam Smith나 칼 마르크스Karl Marx의 머리에서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가슴속 소망, 수많은 사람의 머릿속 기지, 수많은 사람의 수고에서 나온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직관적으로 알고, 그것을 일구려는 사람들이다.


미국과 영국 모두에서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s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비즈니스로서 기능하면서 사회적 사명을 최우선으로 삼는 기업이다. 800만 달러의 이익을 올리는 뉴욕 주 용커스Yonkers의 그레이스톤베이커리Greyston Bakery가 그 예다. 그레이스톤베이커리는 홈리스를 위한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로 선불교 수도자들이 세운 회사다. 미국에서는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저소득 공동체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기관인 지역공동체개발금융기관Community development financial institutions, CDFIs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10년이 조금 넘는 동안, CDFI 자산은 50억 달러에서 420억 달러로 늘었다. 신규 자금은 예금자 및 투자자, 정부 기금에서 온다.


해양어업에 대한 소유권인 조업권catch shares에 대한 새로운 실험은 어류 자원의 파국적 감소를 멈추거나 증가세로 되돌려 놓았다. 현재 수천만 에이커를 아우르는 보존지역권conservation easements은 토지를 개발로부터 보호하여 농경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미래의 후손뿐 아니라 미래의 야생동물을 위해 토지를 보전하려는 것이다. 시장의 힘이 침입하지 못하게 막을 필요가 있는 보편적 삶의 영역을 존중하고자, 공유 자산을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누구 하나가 소유하지 않고 집단적으로 운영되는 위키피디아 같은 기관들로 이뤄진, 바이러스처럼 스스로 전파되는 세계도 있다.


혁신적 변호사들은 법을 통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느라 바쁘다. 영국 법에 규정된 공동체이익기업community interest corporation이 그 예다. 미국의 저이익유한책임회사low-profit, limited liability company, L3C는 재단의 사회적 투자를 촉진하고자 법제화되었다. 이 모델은 겨우 2~3년 만에 20개 가까이 되는 주에서 이미 법제화되었거나 고려 중에 있다. 미국의 유일한 주립州立 은행state-owned bank인 노스다코타 은행Bank of North Dakota은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노스다코타 은행은 금융 위기가 닥쳐 민간 은행이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을 때조차 흑자를 기록했다. 노스다코타 은행이 예상치 못했던 회복력을 보이자, 14개 주가 주립 은행 설립을 위한 법제화를 고려하기 시작했다.(주립 은행은 민간이 소유하지 않는 은행으로, 이익 최대화가 아니라 공익에 초점을 둔 대안적 소유 구조라 할 수 있다.)


연대적 경제를 향한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지역으로 퀘벡과 라틴아메리카를 꼽을 수 있다. 연대적 경제는 협동조합과 비영리기구들로 구성된다. 퀘벡에서 연대적 경제는 공식적인 인정을 받아, 독립적인 경제 부문으로서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나아가 놀랄 정도로 많은 수의 대기업이 이익 최대화 대신 고유한 사명을 중심 목적에 두고 경영하는 사명 경영 구조mission-controlled design를 채택했다. 사명 경영 구조로는 북유럽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재단 소유 기업이 있다. 110억 달러 매출을 올리는 덴마크의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뿐 아니라, 이케아Ikea, 베텔스만Bertelsmann 및 여러 대기업이 재단 소유 기업이다. S. C. 존슨S. C. Johnson과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처럼 강력한 사회적 사명 아래 가족이 경영하는 기업도 사명 경영 구조에 포함된다.


사회적 기업인 그라민다농Grameen Danone처럼 더욱 색다른 구조도 등장하고 있다. 그라민다농은 다국적 요거트 제조업체인 다농 그룹과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파이낸스 대출 기관인 그라민 은행이 만든 합자회사로, 방글라데시의 마을 여성들은 이 회사를 통해 요거트를 판매한다. 그라민다농은 빈곤층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고자 설계되었다. 그라민다농의 배당금 지급 목표는 1%로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경제 구조 분야의 선구자 두 명, 바로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와 엘리너 오스트롬Elinor Ostrom은 노벨상을 수상했다. 유누스는 그라민 은행의 설립자로 그라민다농의 창설을 도왔으며, 오스트롬은 인디애나 대학교 교수로 공유지의 경제적 관리 체제를 연구했다. 오스트롬은 동료들과 함께 어류 자원, 목초지, 삼림, 호수 및 지하수원 등의 효과적 관리법을 자생적으로 고안해낸 지역 공동체들을 세계 곳곳에서 찾아냈다. 이들 공동체는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보전하는 방식으로 공유 자원을 관리했다.


협동조합, 종업원 소유 기업, 정부 지원 기업 등, 여러 대안적 소유 모델이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새로 부상 중인 소유 모델들은 새로운 식구인 셈이다. 영국의 최대 백화점 체인인 존루이스 파트너십John Lewis Partnership, JLP도 그중 하나다. JLP는 종업원이 100% 지분을 보유하며, 전통적인 이사회와 더불어 종업원들로 이뤄진 평의회를 운영한다.


이러한 대안적 모델들은 소유 구조의 새로운 일가一家를 이룬다. 산업화 시대의 소유 구조를 단일 작물 모델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구조들은 열대 우림의 생물종만큼이나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구조를 연구하고, 그 구조들의 여러 부분을 접합해봄으로써, 구조 실험의 온실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그 온실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가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대안적 모델들은 깊숙이까지 새로운 선구자다. 아직 완전히 모습을 갖추지 않았고, 새로운 사회 질서의 틀로서 기능할 준비가 끝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수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신호다. 이는 산업혁명 이래 가장 창조적인 경제 혁신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가리킨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통상적인 의미의 경제 혁신이 아니다. 다시 말해 돈을 더 많이 버는 방법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 혁신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심오한 것이다. 조직화의 목적과 구조의 차원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발명, 삶의 필요를 충족하고자 스스로 조직화하는 경제 체계를 창출하는 것이다.



생성적 vs 추출적 소유


이 소유 모델들은 하나의 일관된 철학을 구현한다. 조직의 공통된 형태를 통해 인류 및 생태 공동체의 생생한 고려 사항들을 재산권과 경제 권력의 세계에 반영하려는 것이다. 이 사상은 새롭게 등장하는 하나의 원형原型이지만, 현재까지는 하나의 현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아직 한 가지 이름으로 불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길 잃은 개에게 이름을 붙여주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데 주목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새로운 소유 모델들에도 이름을 붙여, 생성적 소유 구조라고 부르는 게 어떨까? 이런 모델들이 생성적 경제의 기초를 이룬다.


이런 소유 구조들의 활기찬 목표와 생생한 영향력에는 모든 생명이 번영할 수 있는 조건을 생성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generative’라는 말은 그리스어 ge에서 파생된 것으로 ‘대지’라는 의미의 Gaia(가이아), 그리고 genesis(기원, 발생), genetics(유전학)와 같은 어근을 사용한다. 생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셈이다. ‘생성적generative’은 생명의 영위를 의미하고, 생성적 구조란 그를 위한 제도적 틀을 가리킨다. 생성적 경제는 근본 구조가 해로운 결과물보다는 유익한 결과물을 내놓는 경향을 띤 경제다. 내재된 경향 자체가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살아 있는 경제다.


생성적 소유 구조는 다음 사분기에는 증발해버릴 수 있는 허구의 부phantom wealth가 아니라 진정한 부, 살아 있는 부living wealth를 생성하고 보전하고자 한다. 가족들이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누리도록 돕고자, 삼림을 보존하고자, 쓰레기에서 자양분을 생성하고자, 폭넓은 복지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런 소유 구조는 오늘날의 지배적인 소유 구조와 대조를 이룬다. 그 차이를 명확히 드러내려면 지배적 소유 구조에도 이름을 붙여야 한다. 이 소유 구조는 물리적, 금전적 추출물을 최대화하려는 것에 초점을 맞추니, 추출적extractive 소유 구조라는 이름이 어떨까? 산업화 시대의 문명은 쌍둥이 같은 두 가지의 추출 과정에 힘입어 발전했다. 하나는 지구로부터 화석 연료를 추출하는 과정이었고, 다른 하나는 경제로부터 금전적 부를 추출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 두 과정은 동등하지 않다. 금전적 추출 과정이 주된 힘이었다. 생물물리학적 폐해는 시스템이 벌인 행동의 결과인 경우가 많았을 수 있다. 반면 금전적 부의 추출은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경제학자 E. F. 슈마허E. F. Schumacher가 ‘영속성의 경제’라 부른 것을 이 허약한 지구 위에 세우는 첫발을 내딛는 때, 금전적 성장의 최대화는 길을 이끄는 목적으로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생성적 소유 구조를 통해 다른 목표가 어떻게 경제 활동의 중심이 될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자세히 확인하게 된다. 생성적 구조는 전환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전환이 어떻게 하면 널리 퍼질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혁명적 동력으로서의 소유


“운동인 줄도 모르고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변호사 토드 존슨Todd Johnson이 내게 한 말이다.(그는 새로운 소유 구조를 고안해내는 혁신적인 변호사 중 하나다.) 소유 혁명이 벌어지고 있다. 소유 혁명은 경제 권력을 소수의 손에서 다수의 손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무관심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사회적 유익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전환을 두려워하도록 교육받는다. 동시에 경제 구조는 둘 중 하나, 즉 자본주의 아니면 공산주의, 사적 소유 아니면 국가 소유밖에 없다고 교육받는다. 하지만 오늘날 자라나고 있는 대안들은 이런 먼지 쌓인 19세기식 분류를 거부한다. 이 대안들은 공익을 위한 사적 소유라는 새로운 선택지다. 이 같은 경제 혁명은 정치 혁명과 다르다.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세우는 것이며, 경제의 바탕이 되는 소유의 기초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지난 수 세기 동안 위기가 닥칠 때면 사람들은 보호막을 구하고자 대안적 소유 구조로 눈을 돌렸다. 최초의 근대적 협동조합인 로치데일 조합Rochdale Society은 1840년대 잉글랜드에서 생겨났다. 산업혁명이 수많은 숙련 노동자들을 빈곤으로 몰아가던 시기였다. 직공과 장인 들은 힘을 합해 최초의 소비자협동조합인 로치데일을 세웠다. 로치데일 조합은 다른 곳에서라면 식료품을 살 수 없을 노동자들에게 식료품을 팔았다. 그들이 만든 협동조합 모델은 90개가 넘는 나라로 퍼져나갔다. 오늘날 전 세계의 협동조합 조합원은 10억 명에 이른다.


대공황 기간 미국에서는 연방신용협동조합법Federal Credit Union Act이 불균형적 금융 시스템의 안정화를 도왔다. 법 제정 시 의도했던 바였다. 연방신용협동조합법은 저소득 계층에게 대출이 돌아가도록 하려는 법률이었다. 오늘날 신용협동조합의 자산은 총 7,000억 달러를 넘어선다. 2008년 금융 위기 이래 신용협동조합처럼 소비자가 소유한 은행들의 조합원 수는 150만 명 이상 늘어났다. 처음 위기가 닥쳤을 때 신용협동조합의 대출 연체율이 일반 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 주된 이유였다. 2001년 아르헨티나에서 금융 붕괴로 수천 곳이 도산하고 수많은 사업주가 도망쳤을 때,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일터를 지켰다. 노동자들은 정부 지원 아래 200개 넘는 기업을 인수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노동자 회생 기업empresas recuperadas을 스스로 꾸려나갔다.


우리 시대, 대안적 소유 구조에 대한 필요는 어느 때보다 크다. 우리 앞에 놓인 길은 두 갈래다. 한쪽은 요새 같은 세상을 향해 뻗은 길로서 이제까지의 비즈니스가 걸어온 것이다. 그 세상에서 부유한 소수는 호화롭고 안전한 요새에 몸을 숨기고 살아가고, 대부분은 곤궁에 시달리며 두려움과 싸운다. 다른 한쪽은 새로운 경제를 향해 뻗은 변혁의 길이다. 새로운 경제란 지속 가능하며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번영을 가져올 생성적 경제다. 어떤 세상을 선택하든, 소유와 재무 구조가 그 세상에 본질적 형태를 부여할 것이다.


생성적 소유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근사한 일이군요.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죠?”라고 묻곤 한다. 아마 대답은 두 가지 측면을 포함할 것이다. 우리는 이중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쪽 팔로는 기업의 남용에 고삐를 죄면서 기존 기업의 통치 체제를 개혁하고, 나머지 팔로는 생성적 대안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두 가지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응집력과 동력이 부족한 쪽은 두 번째 전략, 바로 대안을 추구하는 일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경제에 대한 명료한 비전을 공유하지 못하고, 그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는 구조에 대한 간결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깊숙한 변화를 향해 힘을 합해 일하기란 쉽지 않다.


맨 처음 대안의 개발은 발생emergence에 의존한다. 조직 변화 이론가 마거릿 휘틀리Margaret Wheatley가 말했듯이, 발생이란 공동의 비전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바로 국지적인 행동이 일어나,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고, 행동하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발생적 현상은 별 예고 없이 나타날 수 있다. 유기농 식품, 로컬 식품 운동의 등장이 그런 예다.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시스템이 더 큰 규모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마법이 일어나서가 아니다. 미리 계획되지 않은 자발적 활동이 일어나고, 이후 좀 더 집중적인 노력이 더해지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나는 8장에서 발생에 대해 다룰 것이다. 나아가 책 전체, 특히 에필로그에서 변화의 전략에 대한 좀 더 많은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하지만 여기서 거기까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로드맵을 그리려는 게 내 목표는 아니다. 나는 목적지에 초점을 맞춘다. 닥쳐올 혼란스러운 시기에 길잡이가 되어줄, 현실적이면서도 심오한 비전과 언어를 탐색하고자 한다.



생명 패턴


대부분이 민주적 권력의 구조는 이해하지만, 경제적 권력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소유의 구조 역시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이 문제다. 우리에게 아직 없는 것은 단순한 패턴 언어pattern language다. 그 언어로 보기엔 동떨어진 듯한 모델들을 통합하고 그 근저를 이루는 소유 구조를 묘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패턴 언어다. 

건축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Christopher Alexander가 말했듯이, 우리는 공유할 수 있는 방식으로 패턴을 이야기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의미다. 알렉산더는 『시간을 초월한 건축의 방법 The Timeless Way of Building』에서 “각각의 패턴을 하나의 대상으로 만들어 인간 지성이 그것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썼다.(알렉산더의 작업에 대해 3부에서 다시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다른 종류의 소유를 창출하는 데 함께 작용하는 다섯 가지의 본질적 패턴을 발견했다. 목적, 구성원, 통치 방식, 자본, 그리고 네트워크가 그 다섯 가지다. 이들은 단기간에 금전적 부의 추출을 최대화하려는 목적 아래 추출적 방식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혹은 미래의 세대를 위해 모든 생명체가 번성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적 아래 생성적 방식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새로운 모델이 앞으로 창조되어야 할 테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기초 구조 패턴은 이미 여럿 존재하며, 이 패턴들을 창조적 방식으로 결합할 수 있다.


추출적 소유는 금전적 목적을 갖는다. 이익을 최대화하는 게 목표다. 생성적 소유는 삶을 위한 목적을 갖는다. 삶을 위한 조건을 만드는 게 목표다. 오늘날의 주식회사는 실제로는 회사에 속하지 않는 부재자 구성원Absentee Membership으로 이루어진다. 소유주가 기업의 활동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방식이다. 반면 생성적 소유 구조는 공동체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뿌리내린 구성원Rooted Membership으로 이루어진다. 소유권이 살아 있는 손에 들린 방식이다. 추출적 소유는 시장에 의한 통치제로 운영된다. 자본 시장이 자동항법장치로 기업을 통제한다. 반면 생성적 소유는 사명 경영 통치제로 운영된다. 사회적 사명을 중심 목적으로 삼아 기업을 경영한다. 추출적 구조의 투자는 카지노 금융을 수반하는 반면 생성적 방식의 대안은 이해당사자 금융을 활용한다. 이해당사자 금융에서 자본은 주인이 아니라 친구가 된다. 재화가 가격을 바탕으로만 거래되는 상품 네트워크 대신, 생성적 경제 관계는 윤리적 네트워크의 지원을 받는다. 윤리적 네트워크는 여럿의 힘을 모아 사회적 · 생태적 규범을 지탱한다. 모든 소유 모델에 이런 구조 패턴이 전부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성적 패턴이 더 많이 포함될수록 그 구조는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중요한 측면에서 이 책은 나의 전작 『주식회사 이데올로기The Divine Right of Capital』의 연결선 상에 있다. 『주식회사 이데올로기』는 자본의 권리를 지탱하는 신화들, 그중에서도 특히 부자들의 필요가 다른 모든 사람의 필요보다 앞선다는 신화를 파헤쳤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 민주주의의 원칙들을 살펴보았다. 그 책이 출판된 후 10년 동안 우리 경제의 소유 체계는 기후 변화와 같은, 전례 없이 새로운 위기를 불러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식회사와 자본 시장이 서로 얽힌 제도들, 거기서 요구하는 영속적 성장과 이익의 증가도 큰 몫을 했다. 경제 민주주의가 해결책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은 듯하다.


지구의 생명 시스템living system을 준거의 틀로 삼는 것이 더 적절할지 모른다. 모든 시스템에 적용되어야 할 궁극적인 패턴은 생명 패턴living patterns이다. 즉 자연이 생명을 지탱하고자 진화시켜온 조직화 패턴이다. 물리학에서 시작되어 다른 영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는 생명 패턴과 프로세스를 논하는 데 쓸 수 있는 견고한 언어를 제공한다. 이 언어는 생물학적 시스템과 사회적 시스템에 똑같이 적용된다. 시스템 사고를 통해, 소유 구조의 재설계라는 과제가 인간 문명이 지구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더 큰 과제의 일부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미래의 경제에는 풍력발전소, 탄소 배출 제한, 지속 가능하도록 관리되는 삼림 등이 필요할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직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문제들은 이런 것들을 누가 소유하고 통제할 것인가, 이런 것들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누가 유익을 누릴 것인가다. 우리는 물리적 기술뿐만 아니라 사회적 구조에서의 혁신이 필요하다. 물리적 기술이 경제의 무엇에 해당한다면, 사회적 구조란 누구에 대한 문제다. “누가 어떻게 경제적 결정을 내릴 것인가? 어떤 조직화 체계를 사용하여?”를 묻는다. 사회적 구조는 인간관계들의 청사진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조직화해서 일이 이루어지도록 할지를 고민한다. 소수를 위한 성장과 최대 이익을 중심에 놓고 조직화된 경제적 구조에 앞으로도 계속 의존할 것인가? 아니면 지구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번성하는 것을 중심에 놓고 조직화된 새로운 구조로 전환할 것인가? 이 책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여정이다.


(본문 중 일부)


출처:http://nabeeya.net/nabee/view.html?type=review&cat1=52&cat2=67&cidx=4677&set_field=title&search=&pag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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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측이 50억 달러를 들여 북한에 투자하기로 한 대상이 무산광산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북한의 어려운 처지를 기회로 광산 개발권을 헐값에 후려치려 하면서 북·중 관계도 다시 냉각되고 있다.


‘북한투자 전용 펀드’를 조성해 북한 지하자원을 독점하려던 중국의 시도가 벽에 부딪혔다. 지나친 헐값 매입 시도에 대한 북한 측의 반발 때문이다. 북한 최고인민회의(9월25일)가 열리기 전이었던 지난 9월22~23일 베이징에서는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와 중국 해외투자연합회가 참여한 ‘북·중 투자협력 포럼’이 열렸다. 양측은 ‘북·중 민간자본전략 협력 협의’를 체결하고 약 30억 위안(약 5300억원, 약 5억 달러)의 대북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그러나 이 30억 위안은 대외적으로 공표된 수치일 뿐 내부적으로는 50억 달러(약 5조5200억원)라는 게 정설이었다. 


그 후 50억 달러 투자 펀드의 용처가 묘연했는데 최근 그 뒷얘기가 알려졌다. 중국 측이 50억 달러를 들여 우선적으로 확보하려 했던 것은 바로 북한 무산광산의 광권(채굴권)과 개발권이었던 것이다. 

 

    

함경북도 무산군에 있는 무산광산. 북한 측 조사에 따르면 가채 매장량이 31억t을 넘는 아시아 최대의 노천 철광산이다.

 


중국의 무산광산 50년 사용은 ‘낭설’


그동안 국내에는 중국이 이미 무산광산 50년 사용권을 확보했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가 유통돼 왔는데, 실제로는 지린성 천지그룹이 2008년께 손을 뗀 이후 몇몇 작은 회사들의 소규모 개발 외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천지그룹은 2005년 북한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해 일부 개발권을 확보했으나 계약 당시 t당 65달러였던 철광석 값이 그해에 186달러로 폭등하면서 양 당사자 간에 분쟁이 발생했고 몇 년째 거래가 중단됐다. 북한 측은 오른 철광석 가격으로 계산하면 이미 4000만 달러어치가 공급이 됐다는 것이고 천지그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양측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그 뒤에도 중국 측은 광산회사인 우쾅그룹이 전면에 나서고 상무부가 파트너로 참여해 북한 측과 무산광산의 광권 및 개발권을 독점하는 협상을 1년 반 가까이 해왔으나 투자 대가에 따른 북한 측 지분을 20%만 인정하고 자신들이 80%를 가져가겠다고 함으로써 북한 측과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중국 측이 투자 펀드를 통해서 새로 조성한 50억 달러를 바로 상무부와 우쾅그룹이 협상에 나선 무산광산의 광권 및 개발권 획득에 투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무산광산의 광권과 개발권 인수 대금으로 50억 달러를 내겠다는 조건을 새롭게 제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매년 생산 예정인 철광석 2000만t 중 25%에 해당하는 500만t을 북한 측에 주겠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중국 측이 제시한 조건을 현재의 철광석 국제시세(t당 100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무산광산의 2012년 기준 확정 매장량은 89억t(Fe30-35)이고 가채(채굴할 수 있는) 매장량은 31억3100만t이다. 약 30억t이 경제성 있는 매장량이라는 얘기다. 이걸 금액으로 따지면 3000억 달러(약 331조원)의 가치에 해당한다. 중국 측이 제시한 50억 달러+생산량의 25%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800억 달러로 전체의 26.6%이다. 즉 50억 달러가 추가됐을 뿐 전체 지분상으로는 여태까지 중국이 주장해온 20∼25%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인 것이다.


이에 비해 북한은 50억 달러+생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1000만t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전체의 약 51%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로 투자한 측과 지분을 반분하겠다는 게 그동안 북한 측이 지하자원 개발에서 보여온 협상 태도였던 점에 비추면, 중국 측에 대해서도 한 치의 양보 없이 이 선에서 맞서고 있는 셈이다. 


현재 북·중 간 협상은 중국에서는 우쾅그룹과 상무부가 나서고 있고, 북한에서는 합영투자위원회와 금속공업성이 대표로 나서고 있는데, 회담장에서 서로 고성이 오갈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고 한다. 


  

2010년 11월 중국 트럭들이 무산광산에서 캔 철광석을 나르고 있다. ⓒ시사IN 남문희

 


장성택 부장의 10월 방중도 불투명


협상이 잘될 경우 원래는 10월 중순께 북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다시 한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것은 중국 측의 북한 지하자원 개발 펀드 조성이 장 부장의 지난 8월12∼17일 방중을 계기로 본격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장 부장 방문 당시 베이징에서는 최소 10억 달러에서 많게는 60억 달러까지 중국이 북한에 차관 등의 명목으로 경제개발 자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막상 방중이 끝날 때쯤, 중국 측에서는 오히려 “중국 정부 자금, 공산당 자금, 국영기업, 은행 등의 자금은 북한에 줄 수 없다”라는 4불가론만 내놓아 빈손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그 후 움직임을 보면 4불가론에 해당하지 않는 민간 기업이나 홍콩 자본은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였던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부터 자본이 없는 북한 처지에서는 막대한 지하자원을 팔아서라도 경제개발에 필요한 종잣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장성택 부장의 지론이었다. 따라서 지난 8월의 방중은 지하자원 개발과 연계해 중국의 투자 자금을 유치하려는 구상에서 추진된 것이라 할 수 있고, 그 구상에 따라 지난 8월에 중국 관영 기업 ‘동북성 탐사그룹’에 북한 전 지역의 지하자원을 탐사할 수 있는 독점권을 준 데 이어 최근까지 무산광산의 광권과 개발권을 둘러싼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중국 측의 무리한 요구 앞에 또다시 좌절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장 부장의 10월 중순 방중 역시 힘들어졌다고 한다.


현재까지의 흐름으로는 북한 측이 양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무산광산은 아시아 최대의 노천 철광이자 북한의 국가전략 광산이기 때문에 원석 값만 받고 광권이나 개발권을 쉽게 내놓을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다. 


하지만 지하자원으로 목돈을 마련해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하고 경제개발의 종잣돈을 마련하겠다는 북한 실리파의 희망 역시 암초에 부딪혔다. 올가을 북한의 식량 수확은 지난해보다 약 70만t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가뭄으로 파종을 못해 10만 t, 그리고 홍수와 태풍 피해로 60만t의 수확량 감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출 부진과 결제 지연 등이 겹쳐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식량난에 외화난이 겹치면서 북한 내부적으로 보수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어려운 처지를 중국이 지하자원 헐값 매입의 호기로 삼고자 했으나 북한이 마지막 자존심을 내걸고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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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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