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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한 환경오염과 농약의 과용에 따른 문제 및 GMO에 대한 우려로 무공해 식품의 선호가 날로 증가됨에 따라서 토종 유기농산물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토종을 유기농업에서 고려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신토불이의 관점에서 그 자리에서 생산된 것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운동의 관점에서이다. 또한 유기농업과 토종 유기종자를 유기농사에 적용하는 것은 오랫동안 선조가 먹고 살아온 뿌리와 근본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종은 개량된 품종에 비해 일반적으로 수량성이 낮고, 특정병에 대한 내병성도 낮으며, 키도 커서 잘 쓰러지는 등 단점이 많다. 그러나 토종은 오랫동안 한반도의 여러 가지 특수한 환경에 잘 적응되도록 농민들 특히 여성농민들에 의해 선발 육종되어 왔으며, 무비료, 무농약 등의 유기농법에 잘 적응되어 왔기 때문에 병충해에 대한 수평저항성(horizontal resistance)을 갖게 되어 갖가지 병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많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평균 정도의 수량을 낼 수 있다. 토종은 조상들로부터 먹어온 식품으로 우리의 몸에 그 성분이 녹아있는 신토불이이다. 또한 토종의 맛은 어려서부터 입에 길들여져 왔거나 선조로부터 그 맛에 길들여져 왔으므로 입맛에 잘 맞는다.



유기농업의 시작은 유기종자·토종종자에서부터 이다. 유기종자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본다.


목차: 1. 유기종자의 문제점

        2. 아시아의 유기종자

        3. 유기종자 자가 수분 방법

        4. 유기농업에서의 토종종자 적용 

        5. 토종종자의 활용 예

        6. 토종종자를 지키자!

        7. 유기종자의 전망 



1. 유기종자의 문제점


1) 유기종자란 무엇인가?

유기종자란 유기적으로 재배된 농작물에서 채종된 종자를 말한다. 즉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코덱스에서 허용된 자재만을 이용해 생산되고, 채종된 후에 종자소독이 이루어지지 않은 종자를 말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유기종자를 사용하지 않아도 유기농산물의 인증을 받을 수 있으나 미래에는 유기종자의 사용유무가 이슈로 대두될 전망이며 국제적으로도 유기종자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기종자의 개념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종자회사는 오랫동안 다수확종자를 개발하는데 주력해왔다. 벼품종은 국가기관인 농촌진흥청에서, 원예작물은 일반종자회사에서 담당해왔다. 종자를 개발할 때 종자회사는 농약과 화학비료의 이용을 전제로 한 품종을 개발해왔기에 막상 원칙에 맞추어 유기재배를 하는 농가에서는 종자회사로부터 종자를 구입해 파종하면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종자를 개발하지는 못할 지라도 우리 종자회사들은 작물의 병충해에 저항성이 강한 종자를 개발하는데 소극적이었다. 화학비료의 과다시용과 그에 따른 작물체의 병충해에 대한 면역력의 감소, 농약사용의 증대라는 연결고리에 종자도 함께 있다고 볼 수 있다. 



2) 유기종자의 문제점

유기농업이 성장함에 따라 과거에는 귀찮다고 여겨진 유기종자 운동도 이제는 공식분야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유기재배인증 농가에서는 직접 자가 채종을 하기도 한다. 이는 토종종자를 순화시키는 OT 종자에서 가능하다. 가령 토종종자를 10개 심은 다음에 8개는 수확하고 생장이 좋은 것은 원종으로 삼고 2대는 추대를 시켜 채종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F1종자는 자가 채종이 힘들다. F1종자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조자를 말하며 유전학자에 의해 품종이 개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회사에서 생산 판매되는 것은 F2에서 품질이 제각각이고 품질이 떨어지므로 자가채종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시중에서 구입한 종자를 수확하고 일부를 재종하면 다음 작기에 수확량과 품질이 크게 저하된다는 이야기이다.


앞으로 유기재배가 활성화되면 유기종자는 종자회사에 상업적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기종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유기적으로 채종할 수 있는 채종포를 확보해야 하는데 적지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해외채종이 가능한 다국적 종자회사가 두각을 나타낼 공산이 크다.


식품 무역과 소매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이 이제 유기농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유기농이 세계를 구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보다는 자신들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유기농에 주목하는 것이다. 다국적 기업은 유기농을 더 이상 자신들의 경쟁세력으로 보지 않고, 자신들이 정복해야 할 성장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유럽의 현재 종자법 하에선, 등록되지 않는 종자를 거래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따라서 농민들이 대대로 지켜온 종자는 암시장에서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탈리아 유기농업 협회의 Cristina Micheloni는 농민들의 선택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현지 농업에 맞고 시장이 요구하는 품종은 유기종자로 인정받지 못했고, 유기 인증을 받은 종자는 현지 농업 조건에 특화되어 있지 않고 또한 시장이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선택은 법개정을 통해 농업의 생물학적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요소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일부 거대 종자 기업은 이미 유기종자 개발 및 보급을 시작했다. 유기 종자를 공급하는 전세계 10대 종자기업에 관한 유럽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이 되어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듀폰사는 자회사인 파이오니어(Pioneer)를 통해 유기 옥수수 종자를 생산하고, 프랑스 거대 종자 기업인 리마그레인(Limagrain)은 자회사인 아드벤타 씨드(Advanta Seeds)와 니커슨(Nickerson)을 통해 일련의 작물 종자를 판매하고 있다. 독일의 KWS사는 유기 옥수수와 사탕무를 생산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중소 유기 종자 기업을 인수해 유기종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유기종자 시장에서 수익 창출의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인수 합병의 경향도 강화될 것이다.


게다가 거대 농기업은 수직적 통합을 통해 종자 시장뿐만 아니라 유기 시장 전반에 관한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최대 ‘Green Food'사와 유기농 기업인 ’China National Green Food Industry Corporation(중국 국가 녹색 식품 산업 공사)‘는 중국 국가 종자 기업의 자회사이다. 즉, 중국 최대 종자기업이 유기종자에 관한 중국 표준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인도의 경우, 인도 최고의 종자 기업인 Namdhari Seeds가 유기식품 산업에 생산 뿐만 아니라 소매를 주도하고 있다.



2. 아시아의 유기종자


1) 아시아 유기 품종 개량 현황

아시아 유기생산 시스템은 주로 병충해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량 품종과 종자는 시장에서 구입하거나, 농가에서 관행적으로 생산한 것들이다. 개량품종을 재배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적의 품종을 선택하게 된다. 따라서 개량 품종의 자양분 활용 능력은 부족하지만, 일반적으로 병충해 및 질병에는 강하다. 그러나 질병의 경우도 흔히 발생하는 질병에는 강하지만, 흔하지 않는 소소한 병원균에는 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개량품종을 유기농업에 이용하려고 하는 생각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식물 품종 개량을 전문용어를 이용해 말해보면, 유전적 표현형(Phenotype: P)=유전자형(Genotype: G)+환경(Environment:E)+G×E로 표현된다. 즉, 개량품종의 우수성은 유전적 속성, 환경영향 및 개량 품종과 실제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결정된다. 유기농은 지금까지 E 즉 문화적 관리, 유기비료, 해충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유전자형의 중요성은 간과되어 온 것이다. 그 동안 유기품종 개량에 대한 요구는 유기농업분야에서 놀라울 정도로 도외시 되어 왔다. 대조적으로 유전자변형(GM) 작물의 경우 유전자형이 기본이며, 사실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작물 재배의 환경적 요인은 유전자 투입 환경만큼이나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필연적으로 유기농업은 유기 비료 및 생물 살충제에 관한 논의로만 점철되어 있고, 유전적 측면에서는 거의 논의 되고 있지 않다. 유전적 측면에서 보면 유기농업은 전통적 개량 품종을 수용하는데 있어 다소 보수적이며, 유전적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


아시아에서 공공부문이 주도해 유기채소 품종 개량을 진행하는 것도 최근의 일이다. 필리핀에서는 1996년에 비공식적으로 유기채소 품종 개량이 시작되었고, 기금이 마련된 것은 1999년이었다. 아시아 기타 지역에서, 특히 채소에 있어 유기 품종 개량은 ‘종자와 안심할 수 있는 채소 생산 시스템 프로그램으로서 AVRDC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전세계에서 유기 경작지가 가장 많은 호주에서 조차, OPV이든 교배종이든 조상으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던, 토종 종자를 이용해 유기종자를 생산하고 있는 수준이다. 유기 채소 품종개량에서 종자에 대한 연구 또한 최소한의 수준이다. 왜냐하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유기 종자생산은 아직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또한 시장조차 형성되어 있지 않다.


중국의 유기콩재배단지


2) 아시아 유기종자 운동의 현황


방글라데시

Nayakrishi Andolon은 뱅갈어로 신농업운동이라는 뜻이다. 농업에 기반한 생물 다양성 추구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Nayakrishi Andolon 운동은 생물학적 다양성과 유전적 자원을 보존, 보호, 개선하자는 취지로 전통적이고 토착적인 기술을 통합하는 새로운 방식의 농업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환경, 생태계 및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을 파괴하는 활동을 반대하는 것이다. Nayakrishi 농민은 소중한 유전요소 및 방글라데시에서 아직 확보할 수 있는 생물학적 유전 자원을 수집, 보전, 재생산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들에게 종자를 관리하는 것은 농촌 공동체의 생명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종자를 보존, 재생산, 발아시키고, 수확 후 다시 종자 창고에 보관하는 것도 주로 여성이 담당한다.


인도

인도에선, 녹색 혁명 동안에 소위 HYV(생산량 증대 개량 종자)가 도입되었고, 1대 교잡종에 대한 거센 로비로 인해 지역 관습이 파괴도고, 전통환경, 경제, 문화를 지탱해오던 종자가 사라지게 되었다. 인도 전역에서 성장 중인 종자은행과 유기농업 프로젝트들이 한데 연합해 Green 재단을 창립하였다. Green 재단은 카르타나타주 농가를 도와 생산량 증대라는 경향에 반대하고, 현지 멸종위기의 토종 종자를 발굴하고 있다. Green 재단은 주로 여성이 운영하는 마을 종자은행 네트워크를 통해 종자보전 노력에 대한 공을 인정 받아 2005년 UN 이퀘이터 상을 수상하였다. 오늘날 Green 재단은 160개 마을 2,000여 농가와 약 382종의 토착 종자를 보관하고 있는 50여 공동체 종자 은행을 망라하고 있다. 최근에 43종의 핑거밀렛(기장의 일종), 84개의 벼, 24개의 수수, 44개의 마이너 밀레, 53개의 콩, 14개의 유지종자, 4개의 밀, 116개의 채소 종자를 보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벼 연구 개발센터는 빈농 및 농장 노동자와 협력/파트너쉽을 구축해 토종종자를 수집하고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위 녹색혁명의 대량 생산종(HYV)의 환경적 부작용을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8개 시범농장에서 20개 작물을 3년 동안 재배 수확한 PUSSPAINDO의 실험을 바탕으로, 토종종자를 이용해 벼를 유기농으로 생산할 경우, 생산량이 헥타르당 최소 10톤에 달했다. 생산비용은 현대적인 농법에 비해 60% 이상 절약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Siyem Putih, Rajalel, Nongko Bosok 같은 우수한 토종 벼 종자가 최고의 생산량을 보였으며, 헥타르 당 10톤 또는 그 이상을 수확할 수 있다.


필리핀

필리핀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기종자운동’ 단체 중의 하나는 MASIPAG이다. 이 단체는 주로 전통 종자를 사용하는 유기 수도작 농가의 연합조직이다. 최근에 재교배 시키거나 품종 개량을 통해 토종 종자를 강화하고 있다. 혈통 선택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몇몇농가들은 이를 번거롭다고 여긴다. 소규모로는 유전 요소 선택과 강화법이 옥수수, 채소, 가금류까지 확대 사용되고 있다.

MASIPAG는 생물 다양성을 이용해 식량 안보를 추진하고 있다. 2009년 현재 개발을 위한 농민-과학자 파트너쉽은 1,090여 전통 벼 종자를 수집하였다. 1,069개의 Masipag 벼 개량종/변종을 개발했고, 75개의 토종 옥수수 종을 수집했다. 농민들은 또한 벼품종 개량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미 농민이 개량한 품종이 67개이며 273개의 벼 이종 교배종을 개발하였다.


3번 유기종자 자가수분 방법 발문: 어떻게 하면 유기종자를 자가 수분 할 수 있을까? 자가수분이 가능한 토마토와 가지, 고추, 십자화과 작물 등의 자가 수분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3. 유기종자 자가 수분 방법


토마토

토마토의 자가 수분율은 높기 때문에, 농민들은 F1 과일에서 종자를 추출하여, Tom-01이라는 표시를 한다. 파종을 해 50~100개의 F2종을 재배한다. 이렇게 재배된 종 중에서 식물과 열매 특성에 따라 선택한다. 각각의 식물에서 따로 종자를 추출하고 Tom-01-1, Tom-01-2, Tom-01-3 등으로 표시한다. 각각의 식물은 1개 계통을 표현한다. 이 식물들을 F3종으로 재배한 후, 위의 프로세스를 다시 진행한다. 이후 Tom-01-1-2, Tom-01-2-1 등으로 표시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F6 교배종까지 반복하고, F6은 순수 계통인 것으로 간주한다.


가지

가지는 이종 교배율이 약 30% 정도인 종종 교차 수분되는 종이다. 프로세스는 토마토와 유사하지만, 글라신지(glassine)봉지 또는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해 선택된 식물의 꽃봉오리를 싸서 교차 수분되는 것을 막고, ‘자가 수분’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자가 수분되 과일만 수확해 종자를 추출한다.


고추

가지처럼 고추는 이종 교배율이 높다. 식물과 열매의 특성에 따라 식물을 선택하고, 모든 열매와 꽃봉우리를 제거한다. 이후 식물을 빈 봉지로 싸서, 교차 수분을 예방한다. 선택 프로세스는 토마토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십자화과 식물(Crucifers)

십자화과 작물은 십자 모양의 갖춘 꽃(complete flower: 꽃의 4대 요소가 모두 있는 경)이 피지만, 교차 수분된다. 배추와 백채는 재래 OPV 또는 심지어 F1종으로 시작한다. 만약 일반적으로 식물의 상태가 좋다면 부정적 선별을 하여 상태가 안 좋은 식물을 골라내야 한다. 남아 있는 식물에 꽃이 피는 것은 괜찮지만 초기 볼터(bolters)를 제거해야 한다. 선택된 식물에서 종자를 수확하여 다음 번 파종을 위해 비축 종자로 보관해야 한다. 다른 종자는 신선 채소 생산에 사용해야 한다.

무와 당근의 경우 이용할 수 있는 품종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적의 조건이 아닌 상태에서 일렬로 파종해 재배해야 한다. 뿌리를 수확해 최고의 뿌리를 선별해야 하며, 선택한 뿌리를 나뭇재로 처리한다. 선택한 뿌리를 다시 심어서 꽃이 피도록 한다. 종자를 대량으로 수확해 원하는 품질을 얻을 때 까지 위 프로세스를 반복한다.


콩류

콩류는 일반적으로 자가 수분율이 높아 종자를 생산하기는 쉬운 편이다. 키가 큰 콩, 강낭콩의 자가 수분율은 높은 편이다. 



4. 유기농업에서의 토종종자 적용


한 지역이 건강하게 살게 되려면 다양한 오염되지 않은 먹을거리를 자급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지속적인 순환에 기초해야 한다. 그 순환의 근본적인 힘은 인간의 노동과 건강한 땅과 생명력 있는 종자가 지켜지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 땅을 지켜온 생명력 있는 토종종자를 확보할 수 없다면 외부로부터의 일회성 종자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농사의 근본인 씨앗을 받는 일조차도 잃어버린 농민은 가장 고귀하고 위대했던 농민의 권리를 잃고 마는 것이다.


1998년 친환경농업의 원년이 정부로부터 선포된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아직 자급용 벼농사와 작은 텃밭농사를 제외하고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넘어서지 못하는 처지이다. 경제적 판단과 이익의 확대만이 전제되는 기술적인 유기농업보다는 내용이 풍성하고 다양한 에너지와 거름, 종자, 농사방식에 까지 온전한 자연순환의 흐름을 회복시켜 가는 유기농업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 농촌의 마을마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텃밭마다 지역자급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토종 종자들이 심겨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토종은 농부가 매년 마음대로 씨를 받아서 재배할 수 있으며, 키가 커서 예전처럼 비료가 아니라 퇴비나 가축이나 사람의 분뇨만으로 재배하면 적당한 키에 적당한 수량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파종시기나 간혼작, 돌려짓기 등의 농사방법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자연순환적인 무공해 유기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제철에 나는 음식, 그 땅의 기후에 맞는 음식시스템이 건강도 살리고 에너지를 줄이며, 자연친화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토종종자를 활용해 유기농업을 발전시키는 것이야 말로 앞으로 건전한 지구환경을 지킬 수 있는 농사법이라고 할 것이다.


근래에 유기농업을 실천하면서 유기농업을 위해 유기농자재를 생산 보급하는 (사)흙살림을 비롯해 수많은 개인 농가 등 많은 귀농인들이 토종을 찾아서 유기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하고 있다. 또 슬로시티로 지정된바 있는 울진군이나 청산도를 비롯해서 한국 농촌의 곳곳에서 그 곳의 토종으로 생산하는 지역단위 유기농사가 늘어나고 있다. 유기농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에서는 대체로 적당한 토종종자를 찾기 원한다.


대부분의 귀농인들의 경우 토종으로 유기농사를 하여 식량을 자급하고 나머지를 도시소비자들에게 소비시키려고 한다. 귀농인 들을 선도하고 있는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는 ‘토종의 중요성과 보전활용’이라는 주제를 커리큐럼에 필수적으로 포함시켜 귀농자들에게 토종종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한편 적극적으로 국내 농촌마을로부터 토종을 찾아 보존 활용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유기농가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경우 귀농가들이나 소농가에서는 재배하고 있는 모든 농산물 토종을 유기농사 방법으로 재배하고 싶어 한다. 즉 식량작물인 벼, 보리, 밀, 잡고, 콩, 팥, 녹두, 기장, 수수 등이나 채소류인 배추, 무, 시금치, 파, 고추, 호박, 오이 등이다. 유기농산물을 판매 할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특별히 토종 중에서도 맛, 품질, 모양, 수량이나 내병성 외에도 각종 좋은 형질을 갖는 작물이나 품종을 선택해 규모를 늘려서 재배한다.



5. 토종유기농업 적용 예


청주 토종오이: 청주의 홍진희 씨는 1991년 농사를 시작해 10여 년간 유기농업에 적용할 토종종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던 중 2000년 여름 청원군 옥산면 가락리의 곤죽골 할머니에게서 토종 조선오이 모종 2포기를 얻어다가 자급용으로 심게 되었다. 그 후 노각오이를 수확해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모종하우스에서 오이를 키워서 파종과 채종을 되풀이하여 모양이 어느 정도 고정되고 맛이 좋은 토종오이를 선발하였다.


2004년 봄, 지난해 좋았다고 골라놓았던 종자로 1,983㎡ 농사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처음에는 맛이나 색깔, 모양,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다양한 오이가 수확되었다. 생산량도 많지 않아 매장에만 적은 양이 공급되었다. 또 다시 많은 포기를 심었을 때 나타나는 다양한 형질의 오이 중에 고르게 품질이 뛰어난 포기를 선발한 후 종자용 오이로 표시를 하고 늙혀서 다음 해 농사의 종자로 쓰기 위해 보존을 하였다. 모종 2개를 얻어온 후 4~5년의 과정을 거쳐 유전형질이 안정된 종자를 얻어서 3년 정도 토종 조선오이를 생산·공급할 수 있었다. 현재는 도입천적과 토착천적을 병행 이용하고 유기적인 방법을 이용해 충해를 예방하고 종자는 한 해 전에 넉넉하게 확보해 사용하고 있다.



재래종파: 청주의 홍진희 씨는 텃밭에서 어머니의 손에 오랜 시간 자급용으로 심겨지던 재래종파를 채종·파종해 5년 여 농사를 해서 외대파와 다른 생육 특성이나 차별성이 인정되는 토종파를 선발하여 2009년부터 재래종파(조선파)로 품목을 독립시켜 공급하고 있다.


흙살림의 토종쌀, 잡곡 생산: 흙살림(회장 이태근)은 2007년 이후로 토종으로 유기농사를 하기 위해 토종종자를 모으고 재배하고 있다. 2009년 기준 토종 벼 40여 품종 외에 토종 수수, 옥수수, 기장, 콩, 팥 등 138 품종을 재배하고 토종 벼로는 소량 다품목화해 판매 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흙살림에서는 매년 토종전시포 방문의 날(흙살림 본부)행사를 통해 유기농과 토종종자의 중요성을 홍보한다. 2008년에는 3,305㎡의 유기농사로 ‘흙살림토종현미’상품을 개발했다. 2009년에는 토종벼 21,487㎡, 토종콩 10,743㎡(괴산군내)의 유기농 재배생산농가를 확대하였다. 벼룩기장 2,975㎡(괴산 8농가 재배확대), 또 ‘흙살림유기농토종쌀’로 브랜드를 개발하였다.


토종 흰민들레: 건강을 책임지는 먹을거리, 신비의 ‘토종흰민들레’는 경남 함안군 칠원면에 위치한 ‘토종 흰민들레’농원의 최주경 대표는 “간암을 앓으신 어머님께 흰민들레를 꾸준히 섭취하신 후 건강해지신 것을 보고, 토종 흰민들레의 결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민들레에는 유용한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며, 세계적 권위의 암센터인 ‘미국 MD 앤더슨’은 민들레가 간암 및 대장암, 유방암 등에 효과가 좋다고 발표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연구팀 역시 민들레가 간암 세포를 억제·제거한다고 말했다.


민들레 중에서는 한국의 ‘토종 흰민들레’가 노란 꽃이 피는 서양 민들레에 비해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 수배에서 수십 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토종 흰민들레는 번식이 까다로워서 일반적으로 대량 증식이 어렵고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성이 좋기 때문에, 종자로 번식할 경우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토종 흰민들레농원’의 최주경 대표는 토종 흰민들레를 대량 증식하기 위해, 흰민들레를 채집해 밭으로 옮겨 심고, 3~4년 동안 밭에서 키워낸 후 뿌리의 크기에 따라 2, 3 뿌리를 분리하는 방법으로 17년이란 세월을 노력하여, 유기농 재배에 성공했다. 현재는 약 23,140㎡의 토종흰민들레 농원을 확보했다. ‘토종흰민들레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업체는 유기농 토종흰민들레 농축진액, 녹즙, 환, 김치 등을 판매하고 있다. 



6. 유기종자·토종종자를 지키자!


국립종자관리소 벼 보급종을 친환경농업으로 생산하고 유기종자를 생산하는 등 친환경 쌀 생산을 위한 종자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화학비료와 합성화학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산물 인증기준에 맞는 유기종자를 시범사업으로 생산하여 공급할 계획이다. 친환경종자 생산을 위해 벼 채종포장에도 겨울철에 자운영, 헤어리벳치, 호밀 등 녹비작물을 재배하는 ‘푸른채종포장가꾸기사업’을 실시하여 지력증진과 대기정화에 기여토록 함과 동시에 화학비료와 농약사용량을 감축토록 하는 등 친환경 종자생산을 추진하고, 축산농가와 연계하여 총체보리를 벼 채종포에 집단적으로 재배하여 축산액비를 토양에 환원하고 청예사료를 가축에게 급이 하는 자연 순환농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친환경 쌀 생산을 위하여 미소독 종자 수요를 사전 조사하여 소독을 하지 않은 종자를 공급키로 하였다. 


농촌진흥청에서도 토종종자를 지키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진청은 2007년 미국에서 1,679점, 2008년 일본에서 1,546점의 한반도 태생 종자를 돌려받은 데 이어 독일로부터 무상으로 토종 유전자원을 돌려받게 됐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는 독일 식물유전자원연구소에서 일제시대부터 동서 냉전시대에 우리 곁을 떠난 토종 유전자원 900점을 반환받았다. 돌려받은 배추와 보리, 밀, 콩, 팥, 참깨 등 종자는 대부분 일제시대 독일과 냉전시대 옛 동독이 북한지역에서 수집한 것들로 황해도 개풍보리, 개성배추 등 과거 북한에서 재배됐지만 지금은 이름만 알려진 품종들이다. 


농진청은 종자를 경기도 수원시 서둔동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에 보존하는 동시에 이들 종자의 증식과 특성 조사를 거쳐 신품종 개발과 기능성 물질 추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7. 유기종자의 전망


유기종자운동은 아직까진 많은 부분 토종 종자의 보존 활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유기종자운동은 유기농업발전에 좀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단지 전통 종자를 보존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유기종자 개량에 뛰어들어야 한다.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기농업이 전체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0%로 확대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유기종자 운동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공식적 종자 시스템을 형성하는데 적극 참여해야 한다.


오늘날 개발되고 있는 종자는 종자 개발 시점부터 출시까지 시간에 기반하여 현재부터 5~10년 이후 시장전망에 맞추어져 있다. 유기종자 분야에 있어서 쉽게 딸 수 있는 키 작은 과일들이 많이 있다. 즉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기종자 시장은 현재 종자 산업을 좌우하는 대기업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유기 농가는 자신들의 유기 품종을 선택 개발하고 유기종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기술적 측면으로 보면 아주 쉬운 기술을 이용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농가는 유기종자에 참으로 헌신해 왔다. 토종재래품종을 사용해 변종 선택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품종 개량 목적과 목표를 잘 정의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유전 물질에 관해 획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종자를 찾아 나선다. 자양분 및 물이 부족해 계통/식물의 뿌리로 양분과 물을 충분히 흡수 할 수 없거나, 양분 활용도가 떨어지고, 해충 관리가 부족하거나 없어서 계통/식물의 내성이 떨어지는 경우 같은 최적 조건이 아닌 상태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스트레스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유전적 능력을 갖춘 변종을 개발해야 한다. 이후 환경에 대한 품종/유전 요소에 관한 좀 더 총체적인 영향력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유기농업의 성장과 목표를 감안할 때, 유기종자운동의 전망은 밝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유기 종자 운동이 적극적으로 종자 개량에 관여하는 것은 조금 더딘 편이어서, 유기 종자 운동은 여전히 전통 재래종에 의존하고 있다. 유기종자 사업은 크게 성장할 것이지만, 만약 유기종자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면 유기 종자 사업은 거대 종자 기업에 의해 좌우 될 것이다.


자료참조: 농촌진흥청, 동아시아 유기농업 컨퍼런스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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