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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 입추(立秋)-8/8
계절 - 가을
날짜 - 8월 1일 ~ 15일
개요 - 곡식의 이삭이 피는 절기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것이 입추이다. 입추라 해도 더위는 여전하여 '잔서(늦더위)'가 계속된다. 이때쯤이면 김장용 무·배추를 심기 시작한다. 벼논에서는 목도열병과 벼멸구를 막기 위해 신경을 쓴다. 

특히, 이 시기에는 태풍과 장마가 오면 자주 발생하는 목도열병과 고온이 지속되면 주로 발생하는 벼멸구의 피해가 심하다. 목도열병은 일반벼에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이 시기는 출수기로 쌀 감수와 직결되기 때문에 신경을 써서 방제해야 한다. 잠깐 실수로 잘 지은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뜻밖의 복병, 사리가 도사리고 있다. 사리는 한 달에 음력 2-4일과 17-19일 두 차례 생기며 사리 가운데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때가 음력 7월 보름 전후인데 백중 부근에 사리 현상이 드높다 하여 '백중사리'라고 부른다.

바다의 수면이 올라가는 사리 현상은 태양과 달의 위치가 지구-달-태양 또는 태양-달-지구일 때 태양과 달의 인력이 합쳐져 지구의 바닷물을 끌어당겨 생긴다. 이로 인해 바닷물의 수위가 최고가 되어 낮은 지대 농작물에 피해를 끼친다.
이때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해수면 상승으로 인천, 안산, 평택, 보령, 군산, 목포, 여수, 광양, 통영, 부산 등 저지대는 침수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평택지방은 바닷물 높이가 9미터 53센티미터까지 올라가 애써 가꾼 농작물이 온통 잠겨 농민을 깊은 시름에 빠뜨리기도 한다. 볍씨는 크게 일반벼와 통일벼가 있었다. 

일반벼는 기존 재래종을 약간 개량한 것으로 밥맛이 좋고 매우 차졌다. 또 볏짚의 길이가 길어 소의 사료로부터 초가지붕, 가마니나 거적, 새끼, 노끈 재료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소출이 떨어지고 병충해에 약한 것이 흠이다. 
여기에 비해 통일벼는 볍씨가 일반벼에 비해 크고 소출도 많으나 쌀이 푸석푸석해 밥맛이 없고 밥을 해 놓으면 찰기가 적어 우리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다. 또 볏짚의 길이가 짧고 억세며, 쉽게 서리에 고꾸라져 사료용과 장작 대용의 연료 이외에는 잘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기존 농가에서는 일반미, 그 중에서도 속칭 '아끼바리(원명은 아끼바레)'라 불린 쌀을 많이 심었다. 차지고 밥맛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절기풀이> 
입추(立秋) : 한창 더운 가운데 가을 기운이 일어선다. 곡식들 이삭이 나오기 시작한다. 태풍이 몰려오고, 큰 비가 온다.

<농사정보> 
-김장 농사를 시작한다. 
-배추 모종 키우기(1차, 2차로 나누어 넣는다.) 
-양파 씨, 대파 씨 넣기 
-무밭을 장만하고, 씨를 직파한다. 
-메밀밭 돌보기 
-토마토, 수박, 박, 들깻잎, 호박, 호박잎, 오이, 풋옥수수, 풋콩 등등 
(옥수수에 새가 파먹은 자국이 있으면 적당히 익었다는 가르침이다.)

<농사속담> 
대추가 많이 달리면 풍년든다.

<기타사항> 
호박에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열매를 공중에 매달아 준다. 
토마토 병조림하기 
오이소박이 만들기 
강가에서 천렵해서 어죽 끓이기 
누룩 디디기 
 


절기 - 처서(處暑)-8/23
계절 - 가을
날짜 - 8월 15일 ~ 30일
개요 - 여름기운이 사그라진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렀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다. 농부들은 익어가는 곡식을 바라보며 쟁기를 씻고 닦아서 둘 채비를 한다. 옛 조상들은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밭두렁이나 산소의 벌초를 한다.

여름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말리는 일도 이 무렵에 한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말처럼 파리·모기의 성화도 면하게 된다. 한편 처서에 비가 오면 "십 리에 곡식 천 석을 감한다."든가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곡식이 준다."는 속담처럼 처서의 비는 곡식이 흉작을 면치 못한다는 믿음이 영·호남 지역에 전하여져 온다. 그만큼 처서의 맑은 날은 농사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처서 날이 잔잔하면 농작물이 풍성해진다 했다.

입추·처서가 든 칠월은 논의 '지심 맨다'하여 세 벌 김매기를 한다. 피 뽑기, 논두렁 풀베기를 하고 참깨를 털고 옥수수를 수확한다. 또 김장용 무·배추 갈기, 논·밭 웃거름 주기가 이루어진다. 
농가에서는 칠월을 '어정칠월이요, 동동 팔월'이라 부르기도 한다. 칠월은 한가해 어정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팔월은 추수하느라 일손이 바빠 발을 구르며 지낸다는 말이다. 그러나 칠월도 생각보다는 일거리가 많다. 특히 태풍이 오거나 가뭄이 오면 농민의 일거리는 그만큼 늘어난다. 논물도 조정해야 하고 장마 후에는 더 극성을 부리는 벼 병·충해 방제도 빠뜨릴 수 없는 일이다.

<절기풀이> 
처서(處暑) : 여름 기운이 꺾인다.

<농사정보> 
-양파 모종 살펴보기 
-당근 밭 가꾸기 
-알타리무 심기 
-배추 모종 본밭에 심기 
-참깨 가을걷이 
-붉은 고추 따기 시작, 계속 
-자주 따주는 게 다음에 열리는 고추에도 좋다. 
-수수이삭 패이면 거두기 
-산 버섯 따기(큰 갓 버섯, 외꽃 버섯, 밤버섯, 싸리버섯, 능이버섯 등등)

<농사속담> 
들깨 꽃 피면 큰 바람 없다.  
  
 

절기 - 백로(白露)-9/8
계절 - 가을
날짜 - 9월 1일 ~ 15일
개요 - 가을걷이의 시작
 
하얀 이슬 산들바람 가을을 보내주자 
발 밖의 물과 하늘 청망한 가을일레 
앞산에 잎새 지고 매미소리 멀어져 
막대 끌고 나와 보니 곳마다 가을일레

-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사계시(四季時)』중 -

백로는 들녘의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히고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때이다. 이때가 되면 고추는 더욱 붉은 색을 띠기 시작한다. 맑은 날이 연이어지고 기온도 적당해서 오곡백과가 여무는데 더없이 좋은 날이 된다. "백로에 비가 오면 오곡이 겉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하여 오곡백과가 여무는 데 지장이 있음을 걱정했다.

초가을인 이때는 가끔 기온이 뚝 떨어지는 '조냉(早冷)'현상이 나타나 농작물의 자람과 결실을 방해해 수확의 감소를 가져오기도 한다. 백로에 접어들면 밤하늘에선 순간적으로 빛이 번쩍일 때가 더러 있다. 
농부들은 이를 두고 벼이삭이 패고 익는 것이 낮 동안 부족해 밤에도 하늘이 보탠다고 한다. 이 빛의 번쩍임이 잦을수록 풍년이 든다고 한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가운데 한낮에는 초가을의 노염(老炎)이 쌀농사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벼 이삭이 여물어 가는 등숙기(登熟期 : 양력 8월중순 - 9월말)의 고온 청명한 날씨는 벼농사에 더없이 좋고, 일조량이 많을수록 수확량도 많아지게 된다. 이때의 햇살과 더위야말로 농작물엔 보약과 다름없는 것이다.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내리 쬐는 하루 땡볕에 쌀 12만섬(1998년 기준)이 증산된다고 한다. 중위도 지방의 벼농사는 그간 여름 장마에 의해 못자란 벼나 과일들도 늦더위에 알이 충실해지고 과일은 단맛을 더하게 된다. 이때의 더위로 인해 한가위에는 맛있는 햅쌀과 햇과일을 먹게 되는 것이다.

<절기풀이> 
백로(白露) : 밤에 기온이 내려가니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 그 이슬이 흰색으로 느껴져 백로라고 했을 터. 가을걷이의 시작이다. 

<농사정보> 
-가을걷이 연장 살펴보기 
-겨울초, 갓, 김장 알타리무 심기 
-시금치 심기 
-수수이삭, 풋콩, 풋팥, 햇고구마, 햇땅콩 등등 정식으로 거두기 전에 따고 후벼본다. 
-가지, 박, 애호박 말리기 
-참깨 베기, 애벌 털기, 두벌 털기 
-저장 옥수수 거두기 
-토종 고추, 토종 오이 씨 거두기 
-검은 쌀 논 물 떼기 
-오미자 따기 
-능이, 송이버섯 따기

<농사속담> 
백로까지 핀 고추 꽃은 효도한다.수확이 가능하다.

<기타사항> 
포도 식초 담그기 



절기 - 추분(秋分)-9/23
계절 - 가을
날짜 - 9월 16일 ~ 30일
개요 - 밤이 길어지기 시작
 
들판은 어디서나 귀뚜라미 울어예고 
바람에 마르는 콩꼬투리 툭툭 터지는 소리
조 이삭, 수수 이삭 여물어 가는 청명한 가을 하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의 들녘에 서면 곡식들 여물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수수와 조가 늘어 뺀 고개를 숙일 대로 숙이고, 들판의 벼들은 강렬한 태양, 천둥과 폭우의 나날을 견뎌 저마다 겸손의 고개를 숙인다. 머잖아 쌀알로 열매 맺게 될 저 알곡들이 황금빛 바다를 이루어 빛나는 시기이다.
없는 이웃 논바닥을 피바다로 만드니, 이웃집 농부들의 수군거림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피사리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이맘때는 여름내 짙푸르기만 하던 들이 하루가 다르게 누릿누릿 익어 물들어 간다. 또 고추가 익기 시작하므로 수시로 따서 말린다. 가을 누에치기, 건초 장만하기, 반찬용 콩잎 따기도 한다. 
논물 빼고 도구치기, 마지막 논두렁 베기, 병·충해 방제, 논에 피사리 등 수확을 앞두고 관리에 들어간다.

<절기풀이> 
추분(秋分) :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이후로는 밤이 점차 길어진다.

<농사정보> 
-팥 거둔 밭에 거름 내어 밀 심을 준비하기 
-팥 꼬투리 여문 것부터 미리 딴다. 
-콩, 팥, 기장, 수수 등 익는 대로 벤다. 
-땅콩 캐기. 팥 털기, 메주콩 거두기 
-고추 따서 말린다. 
-반찬거리도 저장한다. (가지, 애호박, 늙은 호박, 애박, 토란대, 고구마 줄기, 깻잎) 
-김장 농사(무, 배추 등) 밭 살피기(배추는 속이 차는지, 무는 북을 준다. 갓, 쪽파, 알타리 등은 가물면 물을 주고 웃거름도 주어야 한다.) 
-벼 타작 준비, 올벼부터 물 떼기 이어서 타작, 나락 말리기 연속 
-오미자 따고, 밤, 도토리 주워 말리고 저장하기 
-다래, 으름 따기 
-가을 수영, 가을 쑥 채취, 건조

<농사속담> 
설은 질어야 좋고, 추석은 맑아야 좋다.

<기타사항> 
가을걷이 때 쓸 막걸리 빚기, 도토리 묵 쑤기  
 


절기 - 한로(寒露)-10/9
계절 - 가을
날짜 - 10월 1일~15일
개요 - 무서리
 
찬 이슬 맺히는 한로에 접어들면 농부들은 잠시 머뭇거릴 겨를도 없다. 새벽밥 해먹고 들에 나가 밤늦도록 일을 한다.

한로에는 찬 이슬 머금은 국화꽃 향기 그윽하고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진다. 이즈음 기온이 더욱 내려가니 늦가을 서리를 맞기 전에 빨리 추수를 끝내려고 농촌은 바쁘기 그지없다.

벼이삭 소리 슬슬 서걱이고 곡식과 과일이 결실을 맺는 때. 북에서부터 남으로 내려오는 벼들의 황금빛 물결에 맞추어 벼베기가 시작되고 단풍은 춤추듯 그 붉은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높다.
벼가 여물어 들판이 황금물결로 출렁일때 농부들은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벼를 베거나 타작하는 날은 무슨 잔칫날처럼 부산하고 고될망정 수확을 하는 농부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친다.

예전엔 길손이 지나면 꼭 불러 새참이나 점심을 함께 권했고,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돌려 먹을 줄 알았다. 그러나 요즘의 가을 들판은 너무도 다르다. 주인은 논둑에서 어정거리는 동안 콤바인이 굉음을 울리며 순식간에 논을 오가며 벼를 담은 가마니를 떨어뜨린다.

<절기풀이>
한로(寒露) : 찬 기운이 내려 어느새 무서리가 살짝 내린다. 밭에 남은 농작물들은 서리를 맞으면 삶아진 듯 시들어버린다.

<농사 정보>
-가을 파종 적기- 밀, 보리 심기, 씨마늘 놓기
-콩나물 콩, 메주콩, 팥을 베어 도리깨로 털고, 햇볕에 말리고, 바람 불 때 잡것을 날려 보내 알곡을 추린다.
-땅콩, 고구마 캐기
-조, 수수 거두기
-감자, 양파를 땅 속에 저장
-벼 베어 털고 갈무리
-산국 따서 국화차 만들기
-밤, 도토리, 은행 줍기(바람 분 다음날 오전)

<기타사항>
월동용 땔감 넉넉히 마련할 것.

 

절기 - 상강(霜降)-10/24
계절 - 가을
날짜 - 10월 16일~31일
개요 - 된서리
 
된서리가 내려 천지가 눈이 온 듯 뽀얗게 뒤덮히는 때다.  이때쯤이면 각 시·군의 엽연초조합에서 잎담배 수매가 시작된다. 과거 수입담배가 들어오기 전 잎담배가 제값을 받을 때는 담배수매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그 지역은 흥청거렸다. 
담배 등급을 판정하는 심사관들이 묵는 여관에는 조금이라도 나은 판정가를 받으려고 술 접대가 한창이었고 수매가 시작되는 날이면 목돈을 쥔 사람들을 유혹하는 장사꾼이 도처에서 모여들어 흥청거렸다. 
목돈을 손에 쥔 농민들은 할 일없이 어슬렁거리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더러는 제 기분에 취한 나머지 일 년 고생해 지은 담배 값을 기생집이나 사기꾼에 홀라당 털리기도 했다. 

상강은 보리파종의 적기이다. 가을 추수가 끝나기 무섭게 이모작 지대인 남부지방에서는 보리파종에 들어간다. 보리파종이 늦어지면 동해(凍害)를 입을 우려도 있고 수확량도 급감한다. 또 보리파종이 늦어지면 이듬해 보리 숙기가 늦어져 보리베기가 지연되고 보리베기가 지연되면 모내기가 늦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이 시기를 놓칠까봐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명을 다한 잎새들이 마무리하며 겨울 맞을 준비를 한다.

보름간의 준비가 겨울을 얼마나 알차게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느냐를 좌지우지한다. 얼마 후면 입동, 농촌은막바지 가을걷이로 바쁘다. 농부에겐 길고 힘든 한 해였지만 그래도 거둠의 기쁨이 있으니 어떠랴.
농사를 잘 지었으면 잘 지은 대로, 못 지었으면 못 지은 대로의 수확이 있으니. 가을 동안 잘 익은 호박 따 들이랴, 밤·감 따랴, 조·수수 수확하랴, 서리 오기전 고추 따랴, 깻잎 따랴, 고구마 캐랴, 콩 타작하랴, 농부는 고단한 몸을 추스릴 사이도 없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도록 들판에서 살게 된다.

논갈이 및 가을보리 파종, 마늘 심기와 양파모종 이식도 이맘때가 절정이다. 일손이 많이 가는 마늘농사는 집집이 모여 품앗이 형태로 심게 된다. 최근엔 농촌 일손이 달리면서 도회지에서 품을 팔러 온 이들이 몰려 늦가을 들녁은 사람과 단풍의 물결로 출렁이게 된다.

<절기풀이>
상강(霜降) : 무서리 몇 번에 된서리가 내린다. 들판은 하룻밤 새 누렇게 바뀐다.

<농사정보>
-내년 봄에 먹을 시금치, 상추 심기
-양파 아주 심기
-생강 캐기. 고구마 캐기
-늦팥, 메밀, 수수 거두기
-베어 놓았던 들깨 털어 까불어 알곡을 추린다.
-산국, 감국, 구절초 따서 국화차 만들기

<기타사항>
각종 토종 씨받기
된서리 매린 후 장대 들고 감 따러 간다. 이어서 곶감 깎아 말리기
흙벽 틈새 메우기. 문종이, 도배, 구들 청소 등 겨울날 준비를 시작한다.

 

절기 - 입동(立冬)-11/8
계절 - 겨울
날짜 - 11월 1일~15일
개요 - 가을걷이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 詩. 김남주 『옛 마을을 지나며』-

찬 서리는 내리고 집 한 쪽 감나무 끝엔 까치밥만이 남아 홀로 외로운 때가 입동이다. 바야흐로 겨울의 시작이다. 일순간 몰아치는 바람은 짧았던 가을의 끝임을 알리고 벌써 긴 겨울이 시작됨을 고한다. 이때쯤이면 가을걷이도 어느덧 끝나고 바쁜 일손을 털고 한숨 돌리는 시기이다. 농부들은 자연의 변화를 직감하고 기나긴 겨울 채비에 들어간다.

입동은 겨울을 앞두고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농가에서는 서리 피해를 막고 알이 꽉 찬 배추를 얻기 위해 배추 묶기에 들어가고, 서리에 약한 무는 뽑아 구덩이를 파고 저장하게 된다. 
『회남자(淮南子)』천문훈(天文訓)에 "추분에서 46일이면 입동(立冬)인데, 초목이 다 죽는다."고 하였다. 바야흐로 겨울의 문턱이요, 시작이다. 
월동동물들은 동면에 들 준비를 하고, 푸르게 자라나던 풀이며 무성하던 나무들은 왕성한 자람을 멈추고 잎을 떨군 채 겨울의 채비에 들어가는 것이다. 나무들이 잎을 떨구는 것은 긴 겨울을 대비해 영양분의 소모를 적게 하기 위함이다.

이맘때면 수확을 끝낸 들판에선 소들의 중요한 겨울먹이인 볏짚을 모은다. 모든 볏짚은 농가 마당에 보기 좋게 쌓아 두기도 하고 논배미에 단촐히 모아두기도 한다. 농가의 큰 일꾼이자 초식동물인 소에게 볏짚 같은 풀 사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먹이인 것이다. 
입동은 천지만물이 양에서 음으로 변하는 시기이다. 이제 길고 고통스러운 겨울의 시작인 셈이다.

<절기풀이> 
겨울 기운이 일어선다. 저녁 해가 금방 지고, 아침은 더디 온다.

<농사정보> 
- 내년 봄 먹을거리 가꾸기- 시금치, 겨울초, 상추(가을 파종은 아무리 늦어도 입동 전까지는 해야 한다.) 
- 나무 돌보기(거름주기, 어린 나무 볏짚으로 겨울옷 입히기 
- 서리태 거두기 
- 무, 당근 거두기 
- 가을걷이 끝낸 뒷정리 밭둑 터진 곳 새로 쌓기

<농사속담> 
감은 가지째 따야 좋다. → 전정 효과

<기타사항> 
짐승우리 겨울채비 바닥을 치워 밭에 거름으로 내고, 왕겨를 새로 넣어준다. 메주 쑤기, 띄우기 



절기 - 소설(小雪)-11/23
계절 - 가을
날짜 - 11월 15일~30
개요 - 월동준비
 
24절기 입동 후에 소설이 있다. 입동이 지나면 첫눈이 내린다하여 소설이라 했다. 소설에는 눈이 적게, 대설에는 많이 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소설 추위는 빛내서라도 한다"했듯이 첫얼음과 첫눈이 찾아들므로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 호박오가리, 곶감 말리기 등 대대적인 월동준비에 들어갔다. 농가월령가에서도 겨울채비를 노래하고 있다.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방고래 구들 질과 바람벽 맥질하기
창호도 발라놓고 쥐구멍도 막으리라
수수대로 터울하고 외양간에 떼적 치고
우리 집 부녀들아 겨울 옷 지었느냐

이렇게 많은 월동준비 가운데 뭐니 뭐니 해도 김장이 가장 큰 일이다. 오죽하면 "김장하니 삼동 걱정 덜었다"고 하겠는가?

<절기풀이> 
비가 눈이 되고 살얼음이 언다.

<농사정보> 
- 검불을 두둑히 덮어 겨울나기를 돕는다.(밀, 보리, 마늘, 양파) 
-부추에 재 끼얹기 
- 쪽파에 거름주기 
- 내년 호박, 오이 구덩이 파기 
- 무 뽑기 → 김장 
- 배추 뽑기 → 김장 
- 쪽파, 갓 거두기 
- 무 땅 속에 저장하기, 무청 시래기 엮어 말리기 
- 배추 갈무리

<농사속담> 
가을 무 껍질이 두꺼우면 겨울이 춥다.

<기타사항> 
사는 집도 겨울 준비 따뜻한 날 천연 염색하기
김장하기 : 영하 2 ~ 3도면 무김장을 먼저하고, 한 단계 더 내려가면 배추 뽑아 김장한다. 
배추 갈무리 : 뿌리 채 뽑아 한 포기씩 신문지로 돌돌 말아 골판지 상자에 거꾸로 세워 담아 얼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전국귀농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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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월요일 출근길에 이 책을 처음 들었다.
그리고 전철에서 몇페이지 보고 그냥 가방에 넣었다.
이 책은 전철에서 읽을 책이 아니였다.

혹여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두눈을 꼭잡고 보기를 바란다.

엄마를 잊은 사람들은 꼭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엄마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절대 보지 말기를 권한다.

엄마를 부탁해
책이 나오기 전부터 기대도 했지만
제목에서 흘러나오는 내용도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을 듯 했다.
하지만
시작이, 이야기의 흐름이 생각과 달랐다
 
어머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뭔가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잊고 무감각하게 살아가게 된다.
엄마를 잃은 후
딸의 시점에서 아들의 시점에서 남편의 시점에서 그리고 엄마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전개가 된다.
잃은 후에 오는 후회와 안타까움들이....
 
엄마에게도 첫걸을을 뗄때가 있었고
스무살이 있었다는 것을 상상해보지 않고 엄마를 엄마로만 여기고 사는 우리들..
점점 엄마와 이야기하는 것이 얼굴을 대하고 하는 것이 아닌
전화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하게 되고 점점 말도 짧아지게 되고  귀찮해하게 되는...
그런 엄마는
예전의 어려웠던 시절을 어렵고 힘들었다 생각하지 않고
밥상에 둘러앉아 숟가락을 놀리는 우리들을 보며 행복해 하고 살독에 쌀 떨어지는게 가장 가슴 철렁해하고...
당신의 몸을 살피기 보다는 식구들의 건강만을 챙기다가 정신을 놓게 되기도 하고
그러한 엄마가
마지막 가는 길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모두가 그랬겠지만
책 속의 엄마가 하는 말, 행동을 우리 엄마가 예전에 그랬었지... 하면서
책 속의 자식들이 하는 말, 행동을 우리가 지금 그러고 있지 ... 하면서
피식 웃기도 하면서
죄스러움에 고개를 수그려가며
그렇게 읽었다
 
 
엄마를 부탁해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그건 우리 모두에게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엄마를 부탁해
-엠파스키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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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볼 수 없게 된 사람들

예전부터 읽어봐야지 싶은 책이었는데,

영화가 개봉한단 소식에 그렇다면 영화를 먼저 보고 읽어야겠다 - 책으로 읽은 거 영화로 봐서 만족스러운 경우는 드무니까-라고 미루어왔는데 어쩌다보니 개봉 직전 그냥 책을 읽게 되었다.

역시 영화는 못 보겠다, 이건... 책으로 읽었으니까라는 이유가 아니라 너무 우웩~스러울 것 같아서.  지저분한 오물 천지 묘사며, 시체가 썩어나는 거리며... 너무 상상하며 읽었나보다. 결말부분이 차이가 있는 모양이라 좀 궁금하긴 한데...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선 며칠동안 밥도 못 넘기는 건 아닐까.... 뭐,내 식탐이 그 정도에 굴할  없긴 하지만 말이다.

어느날 한 남자가 아무 이유없이 시력을 잃는다. 그 후 그 남자가 - 볼 수는 없지만 - 볼 수 있는 곳에 있던 사람들에게 실명이 전염되고, 전염된 자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있던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전염된다.

정부는 실명한 그들을 철거예정이던 정신병원 건물에 모아놓고 관리한다.

"정부는 정부의 정당한 의무로 간주되는 행동을 긴급하게 이행할 수밖에 없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것은 현재의 위기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주민을 보호가기 위한 조치였다."라고 거듭 방송하지만 사실 병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고, 전염이 두려워 아무도 접근해서 연구할 수도 없으니, 실명바이러스(?) 보균자들의 사망과 함께 실명병도 사라지길 바랐던 것일게다.

그러니 그 건물 안엔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만 모여서 지내게 되는 것인데...

다른 사람이 보지 않을 때 사람은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주인공인, 의사의 아내- 그 안에서 유일하게 눈이 보이는 그녀는 그 모습을 속속들이 관찰하게 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고 믿고 있고, 자신도 보이지 않으니 마음대로 행동하고 수치심을 잃어간다. 그런데 오히려 앞이 보이는 그녀는 그 모습을 보기가 민망하고 고통스럽고 처참한 기분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보이는 나를 봄으로써 인간은 인간답게 된다는 이야기인가.

여기에 폭력을 휘두르는 집단이 나타나고, 인간답기 위해선 그에 저항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있는 병실인 우병동 1호실 사람들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단순하게 그들이 소설의 준주인공이니까... 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그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의사 아내의 시선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물론 시선이란 꼭 육체적인 시각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터.

우여곡절 끝에 정신병원에서 나온 이들은 첫번째 눈먼 사람의 집을 차지하고 있는 어떤 작가를 만나게 된다. 그 작가는 자신의 집을 다른 이에게 빼앗기자 비어있던 그 집에서 현재에 대한 기록을 남기며 지내고 있었다. 아무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은 작가라며 자신조차 볼 수 없는 글을 남기는 무의미한 짓을 한다. 자신은 비록 시력과 함께 이성도 잃은 사람에게  자기 집을 빼앗겼지만 현재 사는 집의 주인이 나타나자 원주인과 타협하여 이성적으로 상황을 해결하고자하는 모습을 보인다. 왜 어떤 사람들은 그런 상황에서 먹고 자고 싸고 섹스할 생각만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아직도 이성을 기대하고 눈먼 육체에 무의미해 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일까. 어디에서 이런 차이가 나오는 걸까. 그게 바로 자신을 보는 시선의 유무가 아닐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자신을 보는 눈. 그것은 아마 눈멀었어도 눈멀지 않을 수 있는 모양이다. 이 소설대로라면 극히 일부 사람의 경우에만.

그냥 한번 너희들을 시험해본 거야...라는 듯이 모두들 이번엔 아무 이유없이 눈 멀었던 순서대로 앞을 보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엉뚱한 상상을 해보았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성인이 된 후 한 시기동안 이런 실명상태를 거치게 되고 그동안 남을 믿고 의지해야하고, 다른이들은 이런 시기를 거치는 사람을 도와야만 한다면 어떨까? 이타심과 배려심이 깊어지지 않을까?

'어둠 속의 대화'라는 체험전이라고해야하나... 그런 것이 있는데(우리나라에선 예술의 전당에서)  아주 캄캄하게 해놓고 시각장애인들의 상황을 겪어보도록 만든 전시이다. 경험해보면 꽤나 느끼는 것이 많다던데 그런 느낌을 위한 재앙이었던 걸까? 이 재앙 후 사람들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삶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게 될까.

그런데 꼭 실명이 아니더라도 '인생 끝'이라는 느낌의 고통스런 시기를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되지만 그 시기를 지난 후 성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망가져버리거나 악해져버리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쓸데없는 상상같기도 하다.

작가는 볼 수 없었다가 다시 보게 된 사람들이 어떠하리라 묘사해 줄 지 궁금해진다.
-도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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