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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끊임없이 밀려 내려오는 사막과 거센 모래바람에 못 견뎌 마을 주민 3분의 1이 고향을 떠났습니다."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 성 민친 현 신거우 4촌에 사는 리완샹(46) 촌장은 하루 일과를 대청소로 시작한다. 밤새 집안 곳곳에 쌓인 모래를 쓸어낸 뒤 밭으로 간다. 저녁에 힘든 밭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모래가 다시 수북이 쌓여 있다. 그는 "황사가 거세게 몰아치는 날이면 문 밖 출입을 하기 힘들다. 마스크를 써도 모래가 입안을 파고들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 2.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 성 더친 현에 위치한 메이리설산. 메이리설산은 티베트불교 8대 성산 중 하나로 최고봉이 6천7백40m에 달한다. 티베트어로 '카와 카르포'라고 불리는데 '설산의 신'이라는 뜻이다. 메이리설산 13봉은 모두 만년설로 뒤덮여 있고, 산 정상은 아직도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반세기 동안 이 성산의 만년설이 줄어들고 있다. 관광객을 말에 타워 산 중턱까지 데려다주는 티베트인 마부 기종완쇼(31)는 "날씨가 따뜻해지고 오염이 심해지면서 정상 아래 밍융(明永) 빙하의 크기가 20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작아지고 빙하 색깔도 검푸르게 변했다"라고 말했다.


중국 내몽고 자치구의 한 농부가 사막화된 땅에 물을 대기 위해 호수를 끌어 쓰고 있다. 

중국의 사막화는 심각한 상태로 전체 국토의 27.5%인 2백64만㎢가 사막으로 변했다. ⓒ EPA 연합


모래바람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민친 현과 만년설이 줄어드는 메이리설산. 이 두 곳은 중국이 직면한 환경 재앙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로 '사막화'와 '온난화'이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에 따르면 전 세계 건조 지대의 70%, 지구 지표면의 4분의 1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0년 현재 아시아의 사막화율은 37%로 해마다 3천5백㎢의 옥토가 사막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는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은 전체 국토의 27.5%인 2백64만㎢가 사막화되었고, 몽골은 전체 면적의 40%가 메말랐다. 해마다 중국에서는 서울 면적의 네 배인 2천4백60㎢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 3대 사막화 위기 지역으로 꼽히는 민친 현은 과거 실크로드로 통하는 하서회랑 중심부의 오아시스 도시였다. 20세기 초만 해도 민친 현 내에는 무려 1천2백여 개의 크고 작은 하천과 호수가 있었다. 특히 민친 현청에서 동북쪽으로 80㎞ 떨어진 곳에 있는 거대한 호수 칭투후(靑土湖)는 기원전 서한 시대에 흉노족 왕의 목초지로 각광받았고, 반세기 전에는 전체 면적이 4백㎢에 달했다. 평균 수심은 25m, 최고 수심은 65m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1970년대에 이르러 칭투후는 점점 메말랐고, 결국 자취를 감추었다. 칭투후는 중국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내 사라진 대형 호수로 기록되었다.


한때 메이리 설산 전체를 뒤덮었던 만년설. 지금은 절반으로 줄어든 모습이다. ⓒ 모종혁 제공



4백㎢ 호수가 사막화로 사라져


사라진 호수는 칭투후뿐만이 아니다. 수백 개의 호수와 하천이 메말랐고 이내 자취를 감추었다. 20여 년 전부터는 지하수마저 고갈되고 있다. 현재 민친 현은 연간 6억t의 물이 부족해 만성적인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리 촌장은 "30여 년 전 마을 북쪽에는 제법 큰 강이 흘러 다양한 작물을 재배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하수조차 없어 옥수수와 목화를 재배해 겨우 입에 풀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마을 주변에는 제대로 자라나는 나무가 드물다. 과거에 1m만 파도 솟아나던 샘물은 이제 지하 10m 이상을 뚫어야 겨우 수맥이 잡힐 정도이다. 간신히 찾아낸 물줄기도 산성화가 심해 가축들에게 먹이기 힘들고 농업용수로도 적합하지 않다.


신거우 4촌에 위기가 닥친 가장 큰 원인은 마을 동쪽에 있다.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바단지린(巴丹吉林) 사막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반세기 전만 해도 마을에서 30여 ㎞ 떨어져 있었던 바단지린 사막은 이제 코앞까지 다가왔다. 민친 현에는 또 다른 사막이 압박해 오고 있다. 바로 중국에서 네 번째로 큰 텅거리(騰格里) 사막이다. 서쪽에서는 바단지린이, 동쪽에서는 텅거리가 민친 현을 협공하는 모양새이다. 란저우 대학 자원환경학과 마진주 교수는 "강력한 모래바람을 동반한 두 사막의 팽창으로 민친 현의 사막화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해마다 10m씩 사막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급속한 사막화로 인해 민친 현의 전체 면적 1만6천㎢ 중 94.5%가 이미 황무지나 사막으로 변했다. 지난 20여 년간 고향을 떠난 주민만 7천9백70여 가구, 3만5천여 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의 10%가 사막화와 모래바람을 피해 정든 고향을 등졌다. 현재 민친 현의 사막화 위기를 단순한 환경 재앙 탓으로만 말하기는 어렵다. 주민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마 교수는 "본래 민친 현의 적정한 거주 주민 수는 20만명인데 1950~70년대에 인구가 폭증했다. 갑자기 몰려든 주민들이 무분별하게 하천과 지하수를 사용하면서 사막화를 앞당겼다"라고 지적했다. 간쑤 성 내 강수량은 반세기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


그동안 사막화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국에서 진행되는 온난화는 그 여파가 더욱 심각하다. 온난화가 가장 빠른 티베트고원이 바로 중국 3대 강의 수원이기 때문이다. 황하강, 양쯔강, 메콩강은 모두 티베트고원 동북부인 칭하이(靑海) 성에서 발원한다. 이 수원지는 만년 빙하 지대로, 평균 해발 3천6백m에 달한다. 그런데 지난 반세기 간 티베트고원 영구동토대의 얼음이 녹으면서 줄어들었다. 지난 10여 년간 양쯔강 수원지에 대한 환경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인 중국과학원 싱위안훙 연구원은 "티베트고원의 해빙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티베트고원 빙하의 30%가 10년 내에 사라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티베트고원은 황하 강물의 절반, 양쯔강 수량의 25%, 메콩 강물의 15%를 공급한다. 이 3대 강은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광대한 논밭에 물을 대준다. 강 유역에 사는 인구만 5억8천만명이다. 빙하와 강물이 줄어들면서 수원지 일대에 사는 티베트인들이 이미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수원지에서 멀지 않은 칭하이 성 위수(玉樹) 현. 이곳 주민 27만명 중 절반은 오랜 세월 동안 유목이나 목축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1976년부터 2008년까지 이 일대 초지와 습지가 32% 이상 줄었고, 호수도 2백28㎢나 사라졌다. 야크나 양에게 먹일 물이 메말라가면서 현지 티베트인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메이리설산 주변에서 사는 티베트인들도 처지가 비슷하다. 메이리설산은 티베트고원 동남부에 위치한다. 본래 설산 일대 티베트 주민들은 보리의 일종인 '칭커'를 경작해왔다. 칭커는 티베트의 빵인 '빠바'와 미숫가루인 '참파'의 원료이다. 설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칭커의 성장과 발육을 도왔다. 그러나 만년설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물도 줄어들었다. 기종완쇼는 "밍융촌 내 칭커 수확량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주민 생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농사일을 그만두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장사로 전업하는 티베트인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온난화 때문에 식량 위기 온다"


2009년 위수 현 정부는 물 부족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티베트 유목민 2만명을 초원에서 도시로 이주시켰다. 초원의 방목은 규제되었고, 야크와 양은 대자연이 아닌 우리 속에서 사육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3대 강 수원지의 건조화를 방지하기 위해 2005년부터 75억 위안(약 1천3백5억원)을 투입해 환경보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 온난화의 위협은 티베트고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에 있는 톈산(天山)산맥의 해빙도 심각하다. 톈산산맥의 빙하는 전 세계에서 도시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신장의 주도인 우루무치에서 빙하까지의 거리는 1백30㎞에 불과하다.


지난 1959년 이후 빙하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조금씩 늘었다. 특히 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간 동쪽 빙하의 길이가 35.4m나 짧아졌다. 우루무치 주변 빙하는 1962년 1.95㎢에서 2006년에는 1.68㎢로 14%가 감소했다. 1993년에는 빙하가 두 개로 쪼개지기도 했다. 톈산산맥의 전체 빙하는 스위스 영토의 3분의 1인 1만5천㎢에 달한다. 신장은 여름철 강수량이 적어 빙하가 유일한 물 공급원 노릇을 한다. 빙하가 줄어들면, 녹는 물로 농사와 목축을 하는 위구르인의 생활이 위협받게 된다. 우루무치에 사는 환경운동가 리수화 씨는 "1980년대에는 산맥 전체가 야생 동식물의 천국이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중국 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은 엄청난 석탄 소비이다. 중국의 석탄 사용량은 2003년에서 2007년 사이 두 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소비량은 단지 26% 증가했을 뿐이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70%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해 온실가스 배출 1위국이 되었다. 게다가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인정받아 탄소배출량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


그 결과로 생긴 온난화가 물 부족을 부르면서 이제는 식량 위기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 대학 도시환경학원 퍄오스룽 교수는 2010년 9월 < 네이처 > 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1세기 중반 중국 주요 곡물의 수확량은 5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퍄오 교수는 "온난화로 중국 평균 기온이 1960년보다 1.2℃ 상승하고 가뭄, 홍수 등 이상 기후 현상이 자주 출현했다. 21세기 중반에는 2000년과 비교해 쌀 생산량은 4~14%, 밀은 2~20%, 옥수수는 0~23% 감소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퍄오 교수의 경고가 힘을 얻는 이유는 중국이 만성적인 물 스트레스 국가이기 때문이다. 중국 남부는 수자원이 풍부하지만 북부는 물이 부족하다. 중국인 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세계 평균의 25%에 불과하다. 세계 경작지의 7%에서 세계 인구 20%의 식량을 공급하는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여기에 급속한 공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토지 유실과 수질 오염은 물 위기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지난 2월 천레이(陳雷) 중국 수리부장은 "토지 유실이 발생한 지역이 전체 국토의 3분의 1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곡창 지대인 동북 3성의 흑토 보존과 서남부의 사막화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6월 중국 '과기일보'는 "중국 전체 경작지의 5분의 1인 2천만㏊가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다"라고 보도했다. 경제 성장에 치중하면서 공업 폐수와 폐기물, 생활 오폐수 등을 무단으로 내버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막화와 온난화로 대변되는 환경의 역습이 현실화되고 있는데도 중국의 대응은 밝은 전망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뒤늦게라도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적절한 조건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투입·소모·오염이 높은 생산 방식을 유지하는 중국의 성장 시스템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현재 중국은 선(先)오염, 후(後)복원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모종혁│중국 전문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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